스님의하루

2015.9.26 해외 정토행자대회 3일째 (회향식)


 

오늘은 해외 정토행자대회 회향식 날입니다. 새벽 물안개가 피어나는 호숫가 대강당에서 스님은 새벽 예불을 하기 전에 아무도 없는 깜깜한 대강당에 먼저 와서 명상을 시작하였습니다. 

 


 

4시 20분이 되자 행자들이 수련장에 도착하자 스님은 행자들과 함께 새벽 30분 명상을 더 하고 천일결사 기도를 하였습니다. 

 


 


 

새벽기도 후에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스님은 일정을 조정하여 전날 저녁 즉문즉설 활동편 시간에 해소되지 못한 의문들에 대해 1시간 30분 동안 법문 시간을 더 가졌습니다. 그리고 모둠활동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업무를 보았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모둠별 소감나누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정토행자대회 기간 동안 행자들이 느꼈던 소감과 향후 비전에 대한 발표를 경청한 스님은 이어진 회향식에서 회향 법문을 하며 지난 주 토요일 명상수련부터 시작된 8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활동과 관련한 법문에서는 해외 정토행자들이 한국 정토회에서 시행되는 갖가지 정책들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에 대한 내용과 해외의 특수성이 반영된 건의에 대한 답변도 있었고, 2차 만일을 준비하는 전법자의 역할에 대한 당부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정토회의 의사 결정은 반드시 공식적 통로를 통해서 해야한다고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해외를 방문하는 동안 스님과 논의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공식 논의절차를 거쳐야 최종 결정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건의가 있을 때는 담당자, 팀장, 총무, 지구장, 지부사무국장에서 행정처장에게로까지 이어지는 결재라인을 따르고, 그래도 반영이 되지 않을 때에는 대의원회에 건의하고, 필요할 때는 법사에게 수행적 관점에 대한 상담 형식으로도 문제제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계통을 밟지 않아 생길 수 있는 혼선을 정리해주었습니다.    

 

또한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설명도 하였습니다. 팀이 구성되면 반드시 회의를 해서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 ‘삼의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삼의제란 만장일치를 원칙으로 하는 의사결정 방식으로 만장일치가 안 될 경우는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때 찬성하지 않은 3분의1 소수자들에게 설명의 기회를 주고 다시 전체 표결을 하는 과정을 3번 반복하며, 소수의 의견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3번째에도 의결이 되지 않을 경우 소수는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철회해서 만장일치로 죄종 결정을 하는데 이는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 대중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의미입니다.

 

정토불교대학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개강 정족수인 5명 충당이 쉽지 않은 해외 지역의 현실을 감안하여 3명으로 줄이자는 의견, 봄과 가을 정기 개강일 만이 아니라 정족수만 되면 개강하는 수시개강과 수시입학 제도의 도입, 유투브에 있는 스님의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 관련 법문이 학생 모집에 장애가 되고 있으니 빨리 내려달라는 요구 등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이번 대회에 2명이 참석한 하와이 열린법회 회원들의 하와이 지역 스님 강연에 대한 건의, 해외 정토법당이나 수련장의 외부 대여 문제, 열린법회에서 보시금을 받는 문제, 정토회원 간 상거래 문제 등에 대해 사례를 들려주며 답변을 해주었고, 또 정토회에서 천도재를 지내지 않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종교의 진리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을 언급하며 문화적 측면으로서의 천도재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문화적 요소가 지나쳐 허례허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도화상의 신라 최초의 전법과 원불교의 초기 전법을 사례로 들어 정토회원 개개인의 삶이 모범이 되는, 밑으로부터의 전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상도 지역은 이차돈의 순교 등 처음 전법 과정에서 시련을 겪고 밑으로부터 전파되었기 때문에 불교의 뿌리가 깊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역사의 인연과보를 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신비주의와 개인수행에 머물러 있는 미국 불교의 현수준에서 믿음, 교화, 수행,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지는 전법의 발전단계를 언급하며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우 실천불교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전법에 대한 희망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 아이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준 듯 해서 안쓰러운 마음도 있지만 해외의 정토행자들은 교화의 선각자로써 눈은 항상 멀리 보고 발은 현실에 붙인 채 민들레 홀씨가 되어 불법을 전파하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공양팀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공양을 먹고 회향식에 참석한 스님은 오전에 진행된 전체 소감 나누기와 정토행자의 비전에 대한 모둠별 발표내용을 흐뭇하게 듣고 회향 법문을 시작하며 부처님의 전법선언을 먼저 들려주었습니다. 

 

“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 너희들도 해탈을 얻었다. 자, 이제 전법의 길을 떠나거라. 사람들과 신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처음도 중간도 끝도 조리있게 법을 설하거라. 두 사람이 함께 가지 말고 한사람씩 홀로 가거라.”

 



 

그리고 나서 이렇게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늘 신과 인간에게 매여 있었습니다. 권위, 부, 명예 등 형이하학적 물질적 요소가 인간세계이고, 죽어서 극락이나 지옥에 간다는 형이상학적 요소가 신들의 세계인데, 부처님은 이런 신과 인간의 모든 집착과 굴레에서 벗어나는 해탈과 열반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문제의식을 잊지않고 세상 사람과 신까지 포용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지고 꾸준히 수행해 나간다면 시절 인연이 도래하여 저절로 전법의 꽃이 필 것입니다.

 


 

우리는 완전을 향해 나아가지만 개개인은 지금 불완전 투성이입니다. 그러나 정토행자들이 100명, 1000명 모여서 하는 정토회의 일은 세상에 유의미한 일을 하므로 비교적 완전에 가까와지고 있어 붓다의 인격을 닮은 모자이크 붓다가 되어갑니다. 그래서 환경, 평화, 통일 운동 등을 하는 정토회 공동체는 그 규모에 비해 세상의 높은 평가를 받는 것입니다. 

 

모자이크 붓다들이 이루어내는 좋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일을 하는 과정도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좋은 일은 독재자도 재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좋은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 일을 하는 과정과 방식도 세상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대의원제를 도입한 것이고, 법사단은 행정 업무에서 손을 떼고 수행지도에 전념케 한 것입니다. 

 

또한 과정이 모범적일지라도 그 과정에 서 있는 개개인이 행복해야 힘이 들어도 후회가 없게 됩니다. 즉, 모자이크 붓다의 길은 개인은 행복하고 과정은 민주적이며 결과는 세상에 이익이 되어서 개인, 과정, 결과가 다 좋아야 합니다. 

 


 

현재 정토행자들을 보면 결과는 세상에 좋은 일을 하지만 개인의 행복 부분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과정도 민주적 시스템은 갖추었으나 제대로 가동을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항상 수행을 기초로 하여 자신을 가다듬어 갈 때 자신이 행복하며 이것이 전법의 가장 탄탄한 기초가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큰 장점은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쪽으로 정토회의 활동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할 뿐이며 그 성과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의 공덕으로 인한 것입니다. 개인 정진을 꾸준히 하며 길게 보고 천천히 갑시다.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스님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며 전법을 해나가야 하는지를 강조하면서 1차 만일결사를 통해 지난 30여년간 한국에서 결실을 맺어오고 있는 것처럼 이제 2차 만일결사는 세계 전법을 해야 하니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해외 정토행자들은 2차 만일결사의 주역으로써 필요한 일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꾸준히 ‘다만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후 모든 일정을 마치고 스님은 법사님들과 함께 각 지부별로 참석한 정토행자들과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 독일에서 온 정토행자들과 함께 기념촬영 

 

스님은 해외 정토행자대회를 마치고 유럽과 미주 각 지역으로 돌아가는 정토행자들과 일일이 악수로 인사를 나누고 뉴저지법당으로 돌아왔습니다. 

 


 

뉴저지법당에는 오랜만에 스님의 속가 형님이 찾아와 반갑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스님은 '지금 여기 깨어있기' 책과 '인생 수업' 책을 선물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뉴저지정토법당 불교대학 학생들이 정성으로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한 후 법사단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를 주관한 뉴욕정토회 회원들과 함께 마음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며 발생한 모든 애로사항과 마음나누기, 행사에 대한 평가를 들으며 다음 명상수련의 개최 가능성도 검토했습니다. 

 


 

밤 10시경 행사를 주관한 뉴욕정토회의 활동가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는 무변심 법사님과 함께 해외지부 사무국의 팀장들과 밤늦게까지 다시 미진한 회의를 더 하였습니다. 

 

 

스님은 이번에 건의되었던 내용들을 취합해 안건으로 정리하여 행정처로 올리라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해외지부 사무국 활동가들은 독일 베를린, 뒤셀도르프, 뉴욕, LA, 워싱턴DC, 오하이오, 데이톤 등 모두 따로따로 떨어져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회의하기도 힘들고 모이기도 어려운데, 열심히 해외 지역을 지원해주고 있다"고 하면서 "그동안 고생많았다"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또 내일 일정이 있으니 거의 12시가 되어서 회의를 마무리하고 스님은 숙소로 가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전체댓글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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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 참 정이 많으신 것 같네요^^*스님 곁에 앉으신 보살님 부럽습니다~<br />&lt;&lt;“나는 신과 인간의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났다.&gt;&gt;-부처님의 전법선언 참 충격적이네요..<br />&lt;“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늘 신과 인간에게 매여 있었습니다. 권위, 부, 명예 등 형이하학적 물질적 요소가 인간세계이고, 죽어서 극락이나 지옥에 간다는 형이상학적 요소가 신들의 세계인데, 부처님은 이런 신과 인간의 모든 집착과 굴레에서 벗어나는 해탈과 열반의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문제의식을 잊지않고 세상 사람과 신까지 포용할 수 있는 당당함을 가지고 꾸준히 수행해 나간다면 시절 인연이 도래하여 저절로 전법의 꽃이 필 것입니다.&gt;

2015-10-25 03:49:59

백은주

이날 뉴저지법당의 불교대학 학생들은 스님과 법사단을 위해 정말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을 준비하였답니다. 10여일 행사 준비와 참여로 많은 회원들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불교대학 학생들이 각 팀별로 법당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꽃 공양을 올리고 스님 일행을 위한 음식을 준비하여, 행사를 마치고 법당으로 돌아온 스텝들마저 감동할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평소 차분하던 불단이 축제분위기가 되었네요.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카톡방을 통해 활발히 의사소통되고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자발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에 큰 찬사와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목요불대 반장, 백은주 드립니다.^^

2015-09-30 09:41:02

지니

굉장해요.!!!!~~~~~ ^^^ 고맙습니다. 스님.
그리고 이 좋은 소식을 옮겨 서 전해주시는 분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개인이 행복하고 과정은 민주적이며 결과도 세상에 이익이 되게 하는 것. 모든 조직의 원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2015-09-30 09: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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