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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다시 행군을 계속해서 오후 1시에 통일암 너른 터에 도착했습니다. 통일암에서는 통일의병대회 2부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통일의병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난 통일의병학교 졸업 기념으로 각 지부에서 준비한 축하 공연이 연이어 신나게 펼쳐졌습니다.
▲ 성동 법당의 ‘백두산’ 노래
▲ 마산 법당의 ‘통일의병가’
▲ 울산 법당의 ‘통일의 불꽃’ 공연
▲ 대구법당과 남산법당 합동팀의 ‘아리랑’ 공연
공연을 보니 의병들의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이 느껴져서 행사장은 순식간에 통일에 대한 열기로 다시 한 번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모두가 하나 되는 신명나는 시간에 이어서 서로를 부정하고 반목하는 역사를 넘어 이제 새로운 희망의 역사를 써나갈 것을 발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토회 통일의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김은숙 행정처장님의 경과 보고가 있은 후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이 대회사를 해주고, 또 통일의병 대표인 김홍신 작가님이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이어서 지난 3월부터 진행된 1차 교육과 2차 교육을 모두 수료한 1510명의 통일의병들에게 임명장과 배지를 수여했습니다. 법륜 스님이 먼저 법사단에 임명장과 배지를 수여했습니다.
▲ 통일의병 임명장 수여식
임명장과 배지를 수여 받고 법사단을 대표해서 묘수 법사님이 그 소감을 말했습니다.
“굉장히 감격스럽습니다.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묘수 법사님은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 법사단에 통일의병 뺏지를 달아주고 있는 법륜 스님
법사단에게 배지를 모두 달아주고 나서 스님도 통일의병 0번으로써 배지를 달았습니다.
▲ 법륜 스님이 단 통일의병 뺏지
다시 법사님들이 각 지부별로 임명장과 배지를 전달했습니다. 통일의병들은 배지를 받아서 가슴에 달면서 모두들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일제 시대 때 독립운동을 했던 선조들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짐작해 봅니다.
▲ 통일의병 뺏지를 달고 기뻐하는 통일의병들
이어서 통일 돼지 저금통을 통일의병 모두에게 분양했습니다. 일제 시대 때 독립운동 군자금을 모았듯이 통일의병들은 점심 도시락을 싸서 다니며 절약된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돼지 저금통에 모두 넣어 오기로 약속했습니다. 저금통을 양손에 든 통일의병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통일의병들이 마음을 모아 저금통을 뒤로 전달하는 모습은 정말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 통일 돼지저금통 분양
임명장과 배지 수여, 돼지 저금통 분양을 모두 마치고 다소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통일의병들은 법륜 스님에게 청법가와 삼배로 법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통일의병의 자세와 역할에 대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왜 지금 통일이 중요한지 지금 대한민국이 놓인 위치를 재조명하고 통일 한국이 되었을 때 우리가 꿈꿀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현재에도 먹고 살 만하고 과거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미래에 아무런 희망이 없으면 사람은 생기가 없어집니다. 과거도 중요하고 현재도 중요하지만 역시 사람에게는 미래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꿈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어요. 가능성과 희망이 있다면 인간은 현재의 어려움을 능히 극복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큰스님께서도 우리가 비록 지금은 중생이지만 나도 부처님 같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노력한다면 부처님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 같이, 조사님 같이, 우리 각자에게도 그런 좋은 성품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히 수행정진 한다면 우리도 그 분들처럼 될 수 있습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가능성입니다. 반드시 된다면 노력할 필요가 없고 아무리 해봐야 안 된다면 역시 노력할 필요가 없겠죠. 나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을 때 사람은 노력을 하게 됩니다.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나라가 기울어져 갈 때 그걸 바로 세우려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나라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다시 나라를 찾으려고 많은 희생을 했지만 우리 힘으로 되찾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해방은 되었지만 우리가 해방정국의 주인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 스스로 해방을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을 패망시킨 주 세력인 미국과 소비에트 연방에게 우리 운명이 달리게 되었고, 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남북이 38선으로 분단되었어요.
왜 분단이 되고, 왜 자주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없었을까요? 독립을 우리 힘으로 못 했기 때문입니다. 꿈에도 그리던 해방은 이루어졌지만, 결국은 일제를 패망시킨 국가들이 주역이 되고 우리는 종속변수가 되었어요. 분단이 된 데다 종속변수가 되어 소위 그들의 하수인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20세기 전반기는 이런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기는 시기,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고 희생되는 시기, 나라를 되찾았지만 분단되는 시기, 동족상잔의 비극인 전쟁까지 치르는 시기... 정말 혼란기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북쪽은 북쪽대로 60년대에는 대동강의 기적이라 할 만큼 재건을 했고, 남쪽은 10년쯤 뒤에 한발 늦게 출발했지만 70년대 들어 북한을 따라잡았고 80년대 들어와서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북한을 앞질렀습니다. 남북은 갈등관계에 있었지만 이때는 서로 잘 살려고 경쟁했기에 우리는 분단된 상태에서도 성장을 할 수 있었어요. 남북은 서로를 적대했지만 다른 편에서는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을 한 측면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절대빈곤국가에서 소위 중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지금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만큼 경제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 민주화 투쟁이 있었고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을 통해 어렵사리 민주사회를 이루었습니다. 이 또한 제3세계 나라 가운데 몇 안 되는 성공 사례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이 두 가지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국민들은 어렵사리 여기까지는 왔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거의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계속 이런 정체 국면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 데다가 우리가 많은 성공사례를 갖고 있고 경제적으로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그러면 국민이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지수로 따지면 세계 100위보다도 한참 아래인 117위라고 합니다. 최하위권이에요. 절대빈곤은 해소되었지만 상대적 빈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즉 빈부격차가 너무 심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거기다 성장도 더 이상은 어렵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우리가 직접 대통령을 뽑고 국회의원도 뽑는 선거민주주의는 쟁취했지만 뽑힌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는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는 아직 전혀 진척이 없습니다. 지난 10년 동안에는 경제가 정체되고 민주화는 오히려 후퇴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답답한 거예요.
게다가 전쟁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 금융위기가 도래할지 모른다는 불안이 옛날보다 오히려 더 커지고 있고 직장도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점점 가중되고 있어요. 여러 면에서 뚜렷이 ‘저러면 되겠다’라고 하는 희망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서 우리 국민들의 답답함을 풀어주려면 첫째, 수행이 필요합니다. ‘계속 성장할 거라는 욕심을 버려라. 남을 쳐다보고 상대적 빈곤에 헐떡거리지 말고 밥 먹고 살면 되었다’라고 자기만족하고 자기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수행을 해야 합니다. 경제를 발전시킨다 뭘 한다 해서만은 더 이상 해결이 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모든 것을 다 이런 수행만을 통해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이 수행하고 기도한다고 한반도의 평화가 보장되는 게 아닙니다. 어떤 사회적, 제도적인 조건들에 갇혀서 답답해하는 문제들을 조금 개선한다면 훨씬 더 희망을 갖고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수행은 혼자 할 수 있지만 사회 변화는 혼자서는 할 수 없어요. 서로가 협력해서 함께 나가야 합니다.
경제적으로는 성장의 한계라는 문제, 정치적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 남북 간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안보 불안 문제 등 이런 모든 문제의 원인은 돌아보면 어디에 있을까요? 나라가 분단된 데 원인이 있어요.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주위 정세를 볼 때 중국이 부상하고 미·중이 경쟁에 들어가면서 분단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남북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도, 또 한 발 더 나아가서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도 이제는 통일 없이는 어렵습니다. 전에는 그나마 통일 없이도 성장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통일 없이는 성장도 어렵고, 평화 유지도 어렵고, 나라를 발전시키기에는 한계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통일의 문제는 지금 우리의 답답한 문제를 극복하는, 어쩌면 유일한 출구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적대 관계에 있던 북한과 합의를 해서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 나아가 중국과도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고, 일본과도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통일 한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큰스님은 옛날식으로 용성 큰스님이 쓰셨던 말씀을 쓰신 거고, 저는 요즘의 정치사회학적인 언어를 써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바로 여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어요. 21세기 초반에 우리가 사실상의 통일을 이룬다면 21세기 중반에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이룰 수 있고 21세기 후반부에 가면 세계 문명의 중심으로 등장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는 게 아니라, 될 수 있는 씨앗이 지금 우리에게 있다는 거예요. 이걸 우리가 한번 해보면 어떻겠어요?
통일을 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우리 미래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통일을 해야만 과거의 한을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으며 엄청난 고통을 겪었어요. 지금도 상처가 많아요. 학도병으로 20만 명이 끌려갔고, 위안부로도 20만 명이 끌려갔고, 징용으로는 100만 명이 끌려갔어요. 맺힌 한을 다 꺼내면 끝이 없습니다. 한국전쟁 때도 엄청나게 많이 죽고 한 마을이 몰살당했고, 그 뒤로도 남북 갈등 때문에 북한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계속 숙청당하고 남쪽에서도 인혁당이니 뭐니 해서 빨갱이로 몰려 온갖 고통을 겪었잖아요. 말을 안 하고 다 못 드러내서 그렇지, 드러낸다면 사람마다 집집마다 쌓인 한이 태산 같이 많아요.
또 이산가족은 어때요? 북쪽에서 내려온 500만 이북 도민은 나이 들어 죽어가는 지금도 고향에 가고 싶어 하죠. 요즘 새로 온 탈북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사람 당 소설이 한 권 나올 만큼 사연이 많고, 북쪽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역사를 조금 더 올라가보면 동학 혁명, 좀 더 올라가보면 병자호란이며 임진왜란 때 어때요, 고통을 겪고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 많지요? 조공물로 처녀들을 뽑아 바치고... 이렇게 한이 서려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분오열 되는 거예요.
통일을 하면 이런 한을 좀 풀 수 있습니다, 과거의 한을 좀 씻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독립운동 했던 사람들도 나라를 위해 죽었지만 누구는 공산주의 물이 있다 해서 남쪽에서 인정 안 하고, 누구는 북한 정부 세울 때 협력하지 않았다 해서 북한에서 인정 안 했어요.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들이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인정을 못 받았습니까. 나라의 독립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했지만 나라가 독립한 뒤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분들 역시 남북이 화해하고 통일만 되면 우리가 다 복원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가 공산주의 활동을 했든, 사회주의 활동을 했든, 모택동 밑에서 했든, 러시아 가서 했든, 장개석 밑에서 했든, 미국 가서 했든, 국내에서 했든 그게 뭐가 중요해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운 사람들을 우리는 모두 다 평가해줘야 합니다. 이런 복원 작업도 통일되기 전까지는 어려워요.
우리 속에 묻혀 있는 이런 갖가지 한들은 무슨 한풀이 춤을 춘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영가 천도재 지낸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오직 통일을 해야 해결돼요. 통일을 통해 이런 한을 풀면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은 정말로 자존심과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이웃 나라와 함께 어깨동무 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가능성이 지금 우리에게 열려 있어요. 여기서 우리가 평화와 통일의 기회를 못 잡으면 전쟁과 후퇴의 국면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고, 여기서 기회를 잡으면 오히려 성장과 통일과 새로운 문명의 희망을 가질 수도 있는 분기점에 섰다는 뜻입니다. 20년, 30년 전에는 통일이 되면 좋긴 하지만 안 되어도 그런 대로 살 수 있었다면, 지금은 살 만하긴 하지만 시대적 과제인 통일을 이루지 못하면 몰락하는 쪽으로 가고, 극복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을 위해 노력해보자고 오늘 모인 겁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주인이기 때문에, 정말 주인으로서 나라를 걱정하고 나의 행복도 공동체와 함께 찾아가는 주인 된 자세를 한번 가져보자고 하여 오늘 통일의병 발대식을 하게 된 겁니다.”
스님이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렇게 큰 뜻과 서원을 갖고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되었음을 알게 되자 큰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오늘 하루 종일 정성껏 기도를 한 이유에 대해 다시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기도를 한 것은, 사람의 힘으로 부족한 것은 큰스님과 조상님들과 천지신명과 불보살이 알아서 해달라고 청하는 뜻입니다. 역할을 나눈 겁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해야지 이걸 해달라고 하면 안 돼요. 우리가 못 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기도해야지요. 그래서 우선 불보살에게는 ‘증명해 달라’, 그 다음으로 화엄성중, 제석천왕, 사대천왕, 팔부신장, 호국 선신들에게는 ‘우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 달라’, 그 다음으로 환인, 환웅, 단군 이하 온갖 조상신들에게는 ‘우리를 보호해 달라’ 하는 뜻으로 오늘 재를 지낸 거예요. 재를 지낸 의미를 이해하시겠지요? 이렇게 오늘 통일의병대회 첫 출발을 했습니다.
향후 1000일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지요? 그래서 3년, 천일기도에 들어간 거예요. 성불하려면 좀 더 길게 해야 하지만 이런 정도의 세상일은 3년 노력해서 기회를 마련해보자, 3년 안에 통일이 된다는 게 아니라 통일되는 쪽으로 물꼬를 터놓자는 거예요. 지금 분단 쪽으로 갈지 통일 쪽으로 갈지 분기점에 있으니 통일 쪽으로 방향을 틀어놓자는 겁니다. 통일이 완성되는 게 언제일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일단 분단이 고착화되는 쪽으로 가는 것을 막고 통일 쪽으로 가도록 물꼬를 트는 것은 우리가 3년을 바짝 노력한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지금은 삽으로 막을 게 3년 지나면 포크레인으로도 막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한번 전력투구해서 우리의 운명을 정말로 우리가 한번 개척해보자는 의미로 오늘 발대식을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황룡사지에서 통일 발원 기도를 했어요. 통일 과정에서 일어날 여러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천왕사지에서 통일 성취 기도를 했고요. 그런데 여기 오니 또 절 이름이 통일암이에요. 통일암이 다 지어져 있으면 좋겠지만 이 통일암은 터만 있어요. 앞으로 통일을 제대로 하라는 말이겠지요. 통일도 하고, 통일암도 짓고요. 오늘 우리는 이런 야외에서 미완성의 역사를 계승했습니다. 이런 미완성에서 시작해서 앞으로 새로운 미래는 우리 손으로 완성하자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 했다는 사실을 정말 자랑스럽게 여기고 가문의 영광으로 간직하셔도 좋겠습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이 기쁨, 오늘의 이 결의를 잊지 말고 1000일 후에는 통일의 길로 대한민국이 들어섰다는 기쁨을 한번 만끽해봅시다.”
오늘의 결의를 잊지 말자는 스님의 호소에 통일의병들도 굳게 마음을 다졌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오늘 행사를 위해 수고한 많은 분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행사를 할 수 있게 통일암 솔밭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 대구경북지부와 부산울산지부 거사님들, 밤새 행사를 준비한 행정처 자원활동가들, 곳곳에 배치되어 안내를 맡아 준 대구경북지부 자원활동가들, 천지신명에게 기도하려고 큰스님의 뜻에 따라 공양물을 준비해 준 부산정토회 활동가들, 내부 진행을 맡은 울산정토회 활동가들, 큰스님 일행의 공양 준비를 맡은 경주법당 활동가들을 비롯해 오늘 공양물을 보시해준 분, 5천만 남한 동포를 위해 5천만원을 모아서 보시해준 분들, 또 2천만 북한 동포들을 위해 오늘 보시해 준 분들, 깃발을 든 행자님들 등 모든 분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해 주면서 대중들 모두에게 감사의 박수를 부탁했습니다.
정말 보이지 않게 수고한 많은 분들의 정성 덕분에 오늘 행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님의 법문에 이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통일의병 모두의 의지를 모아 ‘통일의병 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이 선창을 하면 모두가 함께 따라했습니다.
▲ 통일의병 선언문 낭독
“1. 우리는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체제를 구축한다.
2. 우리는 미래 100년을 결정하는 통일시대를 연다.
3. 우리는 주변국과 상생하는 동아시아공동체를 지향한다.
4. 우리는 대한민국을 통일국가의 모델로 발전시킨다.
5. 우리는 기존의 남북한 간 당국의 합의를 존중한다.
6. 우리는 진영논리를 뛰어넘는 새로운 통일운동을 펼친다.
7. 우리는 민족구성원 중심의 ‘화해상생’의 통일방안을 추구한다.
8. 우리는 남한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북한과 합의하는 통일을 추진한다.
9. 우리는 생명존중, 평화, 인권, 민주주의, 환경보호의 정신과 가치를 수호한다.
10. 우리는 백의종군, 공공성, 자발성, 헌신성의 의병정신을 계승한다.”
대표님이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사회자가 “이제 정토회 통일의병의 출범을 만천하에 선포합니다.” 라고 공표했습니다. 통일의병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함께 기뻐했습니다. 이로써 1510명의 통일의병이 대한민국에 새롭게 탄생한 것입니다.
이를 축하하며 법륜 스님이 축원 및 발원 기도를 해주었고, 이어서 통일의병 모두를 대표하여 서울제주지부 백기순님의 발원문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 통일 발원문을 낭독하는 백기순님
백기순님은 “지금까지는 내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나라의 자주독립과 민주화, 통일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순국 선열과 민주열사의 뜻을 계승해 통일코리아를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하면서 “그 길에 밥을 해야 하면 밥을 하고, 기도가 필요하면 기도를 하겠습니다”고 덧붙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일도 기꺼이 하겠다는 다짐을 말해 통일의병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다음으로는 통일자유발언대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사회자가 1510명의 통일의병을 대표하여 오늘의 소감을 생생하게 말해 볼 사람은 마음껏 이야기해 보라고 하자 울산법당에서 통일의병이 된 한 청년이 뛰어나왔습니다. 청년은 “오늘만큼 기쁘고 뜻깊은 일은 없었습니다. 정토회는 항상 저를 놀라게 했지만 오늘 가장 많이 놀랐습니다.”고 하면서 “오늘의 이 기쁨을 노래로 표현하겠다”며 100년 전 선배 의병이었던 독립군들이 불렀던 독립군가를 오리지날 버전으로 불렀습니다.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용사야 ♬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 삼천리 삼천만의 우리 동포들 건질 이 너와 나로다...”
청년의 우렁찬 독립군가 노래 덕분에 통일의병들의 굳은 결의는 하늘을 울리고 땅을 울리는 듯 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서 이제는 지부별로 의병 구호를 만들어 온 것을 외쳐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원경기동부지부는 “백두와 한라가 하나 되는 그날까지 통일의병 앞으로!”를 외쳤고, 인천경기서부지부는 독립군가 반주에 맞춰 “가자 가자 통일로 가자! 경의선에 철마가 달릴 때까지 통일로 나가세. 얍!” 하고 외쳤습니다. 대전충청지부는 “뜻 모아 힘 모아 대전충청 통일의병 얍!” 하고 외쳤고, 전라광주지부는 “호남이 있어 통일이 있다”고 외쳤습니다.
부산울산지부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통일의병 물결쳐라. 우리가 통일의병이다!”고 외쳤고, 공동체는 “위, 아래, 위, 아래, 통일! 오오오옥! 통일!” 이라고 외쳤으며, 청년정토회는 “통일세상 마음껏 누릴 희망 청년! 통일은 청년이 만든다!” 고 외쳐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지부는 “마, 통일하자! 됐나? 됐다! 됐나? 됐다!” 고 해서 가장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이 함성을 노래로 모아보았습니다. 먼저 용성조사님이 작사하신 ‘온 겨레의 노래’를 선창으로, ‘터’를 힘차게 부른 후 마지막으로 ‘우리의 소원’ 노래를 다함께 손에 손을 맞잡고 불렀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노래를 마치니 많은 대중들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서 북녘 동포들과도 어깨동무하고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제1차 통일의병대회를 모두 마친 후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통일전으로 내려왔습니다. 통일전 주차장에서는 지부별로 스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각 지부별로 특색 있는 구호를 외치며 즐겁게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의병들이여서 그런지 금방 줄을 맞춰 서서 순식간에 모든 지부가 사진 촬영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각 지역별로 돌아가는 대중들에게 “수고했어요” 라며 반갑게 배웅을 해주었습니다. 대중들이 모두 돌아가자 행사를 준비한 행정처 자원활동가들을 데리고 인근 식당에 가서 칼국수 한 그릇씩을 사준 후 두북으로 돌아와서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두북을 출발하여 서울로 올라간 후 저녁에는 수원에서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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