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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서원행자대회를 마치며 회향 법문을 한 후 저녁에는 행자대학원 7기 수료생들을 위해 졸업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새벽 4시 30분, 스님은 서원행자대회에 참석한 300여명의 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 후에는 어제에 이어서 행정처 상반기 사업보고 및 하반기 사업계획과 예산에 대한 발표, 전국 대의원 회의의 결정 사항에 대한 발표 등이 이어졌습니다. 서원행자들은 정토회의 사업 전반에 대해 자세히 보고 받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하고, 건의사항이 있으면 마음껏 의견을 내어 놓기도 했습니다.
▲ 서원행자대회
보고회 이후에는 모둠별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둠별로 ‘불교대학 활성화 방안’, ‘경전반 활성화 방안’, ‘수행법회 활성화 방안’, ‘정회원들의 봉사 일감 마련’, ‘청년 불교대학 활성화 방안’, ‘공동체 기획법회 열기 실천과제 달성 방안’ 등 각각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한 후 다시 한자리에 모여 토론 결과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모둠별 토론 및 발표 시간
▲ 점심 식사는 각자 집에서 싸온 밑반찬과 수련원에서 만들어 준 밥과 국으로 먹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쏟아졌고, 스님은 각각의 발표 내용을 경청하면서 들었던 스님의 지혜를 함께 나누어 주었습니다. 특히 불교대학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어제에 이어서 더욱 핵심적인 방안들을 많이 이야기해 주셔서 앞으로 불교대학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는데 큰 귀감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상임위원회에서는 한달 동안 연구 조사 작업을 펼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전국 대의원 회의에서 한 차례 토론이 이뤄지고, 또 그 결과를 토대로 서원행자들이 모둠별로 다시 아이디어를 모아내고, 다시 그 결과를 공유해서 스님께서 또 지혜를 보태어 주시니 그동안 무엇이 문제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던 것들이 점점 더 명확해지고 과제도 아주 선명해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대중의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3분 스피치 시간에는 다양한 건의 사항들을 마음껏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업무에 빠지다 보면 수행을 놓치기 쉬운데 그럴 때마다 서원행자들은 깨달음의장 돕는이를 꼭 해보면 좋겠다고 추천하는 분, 소통 수단으로 카카오톡에 너무 의존하는 문화를 한번 살펴봐야 하지는 않는지 환기를 시켜주신 분, 통합 전산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는데 무작정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고 요구만 하지 말고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산출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달라고 호소하는 분, 가을 불교대학 입학 신청 마감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더욱 분발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교대학을 듣게 하자는 분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고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 3분 스피치 시간
긴 시간 동안의 토론과 공유의 시간을 마치고 오후 4시부터 서원행자대회 회향식이 열렸습니다. 회향 법문에서 스님은 먼저 8월 27일에는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 기자회견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이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다함께 정성을 모아 보자고 당부했습니다.
“8월 27일에는 5대 종교의 지도자들 600여명이 서명을 해서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통일에 대해서 전향적인 정책을 취해라. 그것은 새삼스러운 길이 아니고 박정희 대통령이 7.4 공동성명에서 이미 길을 열었고,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 기본합의서에 이미 합의를 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6.15 선언에서 이미 표명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10.4 선언에서 이미 표명한 옛길이다, 새로운 길이 아니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도 헌법 정신에 입각해 지난 역사에서 선배들이 갔던 그 길을 따라서 통일 정책을 전향적으로 추진해라. 그리고 국민 여러분들도 이제 우리의 모든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통일 밖에 없음을 각성하고 통일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 종교인들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못 살았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살 것이다,
이렇게 성명서를 오전에 발표하고, 오후 4시에는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1000일 기도를 시작하게 됩니다. 9월6일에는 통일의병 발대식을 하게 되고 이어서 평화재단에서 주최한 전국 통일 강연이 진행되고, 청년포럼에서 진행하는 청춘콘서트도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민족적 위기를 극복해 보고자 합니다. 늘 초조불안 속에서 강대국의 하위 변수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체적으로 주어진 조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종속 변수가 아닌 상수로서의 역할을 하는 그런 국가를 만들고 그런 국민이 되어보자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앞으로 1000일 동안 기도를 하려고 합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은 우리의 온 정성을 쏟아서 그 길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는 의미합니다. 저도 다른 종교인들, 사회 인사들과 함께 캠페인을 벌이고 활동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정성껏 기도하면서 뜻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부처님은 사회적인 저항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그 사례를 들려주었습니다.
“부처님은 사회적인 저항을 어떻게 이겨내셨는지에 대한 여러 사례가 있는 중에 이런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 부처님과 아난 존자와 제자들이 갔는데 처음에는 환영을 받았는데 조금 있으니까 걸식을 해도 아무런 공양을 주지 않고 법문을 들으러 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왕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지 마라. 법문도 들으러 가지 마라’ 이렇게 국민들에게 지시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난 존자가 상심을 해서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부처님, 다른 나라로 갑시다. 다른 나라에는 부처님을 환영하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요.”
“네가 말한 대로 다른 나라로 갔는데 그 사람들도 만약 환영을 하지 않으면 어떡할래?”
“그럼 또 다른 나라로 가죠. 뭐”
“그런데 그 사람들도 만약 환영을 하지 않으면 어떡할래?”
“그럼 또 다른 나라로 가죠. 뭐”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했습니다.
“네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쫓겨 다니니?”
이 모습을 보면 부처님께서는 그런 현실은 받아들이되 거기에 구애를 받지 않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그런 것은 그들의 사정이고, 나는 공양을 안 주면 안 먹고 살고, 법문을 들으러 오지 않으면 법문을 안 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그 경계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이 바르다면 여러 가지 역풍이 불 수도 있고 비난이 따를 수도 있지만 그냥 묵묵히 갈 뿐입니다. 불교대학생이 많이 입학하면 많이 입학한 대로 좋고, 적게 입학하면 적게 입학한 대로 좋습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활동을 하는데 그래서 국민들이 호응하면 좋지만 설사 비난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묵묵히 갈 뿐입니다.”
부처님이 걸어가셨던 그 당당한 위용이 오롯이 느껴졌습니다. 스님은 우리들이 기준으로 삼아야 할 표본으로 부처님의 사례를 상기키셔 준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 전 은사 스님이신 불심 도문 큰스님을 친견하면서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몇 일 전에 불심 도문 큰스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우리가 민족의 통일을 위한 활동을 하려고 하는데 사람의 힘으로 하는 것은 제가 하고 사람의 힘으로 하지 못하는 것은 큰스님께서 불보살과 천지 신명의 가피를 좀 모아주십사 부탁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이런 저런 우려점들을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 그러셨어요.
“바람이 불지 않기를 원하는구나...”
‘바람은 마땅히 부는 거야. 우려한다는 것은 바람이 안 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는 것 아니냐. 바람이란 건 본래 부는 거야. 또 바람이 불어야 곡식도 익고 시원해지고 잘 되는 거야’ 이런 말씀이죠. 바람이란 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죠. 때로는 우리가 태풍에 휩쓸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지만 또 태풍이 불어야 여러 환경적인 오염 물질들을 씻어낼 수 있습니다. 녹조니 적조니 난리인데 태풍이 한번 와야 해소가 됩니다. 한쪽에서는 태풍이 큰 재앙이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태풍 만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요인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큰스님께서 ‘바람이 안 불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러셨어요. 이것은 ‘바람이란 부는 거야. 마땅히 부는 줄 알고 해야 한다. 그러니 역풍에 대해서 너무 우려하지 마라. 어떤 일을 하려고 해도 역풍은 늘 있기 마련이다. 큰 뜻을 세웠으면 눈치 보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이지 뭘 그런 것 같고 걱정하느냐’ 하는 격려의 말씀이였고 또 지침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이렇게 서원행자들이 모여서 큰 발원을 했으니까 이 나라에 대한 은혜를 갚는 평화와 통일의 기초를 마련하는 일을 앞으로 3년을 내다보고 차근 차근 밟아 나가고자 합니다. 그 가운데에 혹시 상충되는 것이 있다면 나라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우리의 이익을 포기하는 것이 정토회의 전통적인 입장입니다. 그래서 우리 서원행자들이 딱 한 마음이 되어서 추진을 해나간다면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건투를 빕니다.”
여러분들의 건투를 빈다는 스님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민족의 평화와 통일은 이제 우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묵직한 무게감과 사명감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스님은 항상 우리들을 추종자가 아니라 주체자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긴 시간 동안 애정을 갖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해 준 스님께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사홍서원을 끝으로 서원행자대회를 모두 마친 후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대중들은 문경수련원에서 나눠주는 가래떡을 입에 물고 통일에 대한 큰 원을 가슴에 간직한 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스님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업무를 보다가 저녁 7시 30분부터는 대웅전으로 올라가 7기 행자대학원 졸업생들을 위해 졸업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현재 문경수련원에 상주하고 있는 모든 행자들이 함께 자리하고, 마침 서원행자대회에 참석한 법사단도 전원 참석해 어느 때보다 뜻깊은 행사가 되었습니다.
▲ 졸업식이 열린 문경 정토수련원 대웅전
행자대학원 7기는 2012년 9월에 8명이 입재하였고, 1학년 과정에서는 생태적인 삶과 공동체 운영이라는 학기 목표에 맞춰 봉화수련원에서 생태 주택을 지었으며, 2학년 과정에서는 NGO 활동을 통한 사회실천가로서의 지도력 함양을 목표로 서울에서 평화재단과 문화사업부, JTS, 에코붓다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사회운동 경험을 쌓았으며, 3학년 과정에서는 기아 질병 문맹 퇴치를 위한 국제 구호 활동을 목표로 인도JTS에서 마을개발, 수자타아카데미 학교 운영 파트에서 구호활동 경험을 쌓고 다시 문경수련원으로 돌아와 살림팀, 행자원, 불사팀에서 각각 근무하며 보살의 삶과 미래 문명에 대해 학습 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8명에서 3명으로 줄긴 했지만, 그래서 그런지 끝까지 과정을 수료한 3명에게 대중들은 아낌없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 행자대학원 7기 졸업생 민도연, 박연화, 정윤미 행자님(왼쪽부터)
이어서 3년 동안의 방대한 교육 과정을 원만히 마친 졸업생들을 위해 묘수 법사님의 축하 말씀이 있었습니다.
“세 사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면서 우리도 한번 새롭게 마음을 내고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공부해 나갈 것을 발심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보디사트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의 자리에 앉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정토 세상이 실현될 때까지 함께 갈 수 있는 새로운 도반이 생기게 되어 감격스럽고 기쁩니다.”
이어서 행자님들을 가까이에서 지도한 유수 스님의 인사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었고, 매일 매일 법륜 스님의 주옥같은 말씀이 계셔서 오늘의 졸업이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년이라는 수많은 난관 끝에 오늘이기에 더욱 감동스럽고 기쁜 것 같습니다.”
이어서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한 11기 행자대학원 후배님들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11기 행자님들은 대중가요인 ‘땡벌’을 개사해서 재미난 율동을 보여주어 대중들이 배꼽을 잡고 웃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정토를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 업식을 넘어 정토가 부르면 무조건 달려갈거야 ♬’
이어서 졸업생 3명을 대표해 박연화 행자님이 지난 3년간 수행을 지도해준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문경 수련원에서 꺾은 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행자님들의 정성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더욱 뜻깊게 느껴졌습니다.
졸업생 3명과 더불어 함께 자리한 모든 행자님들이 청법가와 삼배로 스님께 법문을 청했고, 스님은 애정을 담아 소중한 법문을 들려주었습니다.
“먼저 오늘 졸업을 하는 7기 행자대학원 박연화, 정윤미, 민도연 행자님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서 많은 행자님들이 함께 자리해주셔서 감사 말씀 드립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행자대학원을 졸업하고 정토회의 일선 활동에 배치가 됩니다. 그것이 문경수련원이든 서울의 어느 파트이든 인도나 필리핀의 해외 활동이든 정토회에서 필요로 하는 곳에서 그 필요에 맞게 요구에 수순해서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활동을 할 때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과제로 주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정토회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이것이 먼저 방침이 서야 합니다. 사람은 어떻게든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크게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괴롭게 인생을 살 것인가, 행복하게 인생을 살 것인가. 내가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 이것이 첫 번째 과제로 주어지게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당연히 ‘내가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러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 현실을 보면 그 의도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괴롭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처음부터 그렇게 살고 싶은 건 아니였을 거예요. 처음에는 행복하게 살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면 억울하고 분한 일이겠지만 누구도 괴롭게 살아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도 그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것이 전도몽상입니다. 순간 순간 내가 선택한 것이 내 본래 의도와는 다른 선택이 된 것입니다. 건강한 몸을 원한다면 건강해지도록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몸에 이로운 음식을 선택하지 않고 몸에 해로운 음식을 선택합니다. 몸에 이로울 만큼 먹지 않고 몸에 해로울 만큼 먹습니다. 몸에 이로울 때를 선택해서 먹지 않고 몸에 해로울 때를 선택해서 먹습니다. 먹고 싶다, 많이 먹고 싶다, 지금 먹고 싶다 하는 그 욕망에 사로잡혀서 결과는 그 정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은 나의 무지로부터 비롯된 것이기에 나의 책임입니다. 순간의 욕망에 사로잡혀서 이런 결과가 생긴 것입니다.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요? 만약 괴로운 인생을 살 것이라면 성질대로 살아도 됩니다. 화내고 짜증내고 욕망을 쫓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고 주인으로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한다면 욕망을 쫓아서는 안 됩니다. 천하가 다 그렇게 살아도 나는 거기에 휩쓸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문제이니까 그들을 비난할 필요도 없고 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야 합니다.
▲ 스님의 법문을 경청하고 있는 행자대학원 7기 졸업생들
어떤 선택을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수행자라고 할 때는 부처님께서 실제로 다 경험해 보시고 ‘이것은 아니다’ 하면서 ‘진정으로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길은 그런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라고 하신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이 너무 먼 얘기여서 잘 안 믿어지면 가까이에 있는 선배들로부터 확인해서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도 자기 경험화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직접 해보고 자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도 해치고 남도 해치는 인생은 괴로운 인생입니다.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하거나 나를 위해 남을 손해 끼치는 인생은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삶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것이 지속가능하려면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행복한 인생이면서 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인생, 이것이 보살의 삶입니다.
이렇게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가 먼저 정해지면, 그 다음에 정토회를 한번 살펴보는 겁니다. 그랬더니 ‘바로 정토회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단체이구나. 이것이야말로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이네’ 이렇게 해서 정토회를 선택해야 되는 것입니다. 정토회는 좋은 곳이라고 정해놓고 거기에 내 인생을 옭아매서는 안 됩니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가 먼저 딱 잡히고 그런 삶을 어디에서 살까 살펴보니 ‘정토회가 합당하네’ 이렇게 해서 정토회에 들어와야 하는 겁니다. 내가 정토회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의 길을 여기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으니까 내가 거기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토회의 주인이 됩니다. 혼자서 하려면 힘든 일인데 이미 사람들이 모여서 하고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그렇지 않고 ‘내가 정토회를 위해서 헌신한다’ 고 생각하면 정토회에서 좀 살다가 인정을 안 해주고 고맙다고 안 해주면 섭섭해져서 마음이 틀어집니다. 그리고 막상 와서 있어보니까 ‘선배는 그렇게 안 사네. 말로는 해놓고 실제로는 그렇게 안 사네’ 한다면 속았다고 생각하고 나가게 됩니다. 그런데 내가 주인이 되면 ‘너는 왜 그렇게 안 사니?’ 하면서 내가 현실을 고쳐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오면 올수록 정토회는 나날이 발전하게 되는 겁니다. 선배들이 좀 부족해도 후배들이 자꾸 자꾸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니까 똥차들은 밀려나가고 자꾸 자꾸 좋아지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 딱 잡혀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선택해야 합니다.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못합니다. 내가 생각해봐도 이 길이 옳으면 내가 선택해서 가는 것입니다. 나는 이 길을 가고 있는데 어느날 보니까 스님이 엉뚱한 길을 가려고 한다면 나는 스님을 제껴버리고 나는 이 길을 가야 합니다. ‘스님한테 속았네’ 이렇게 생각하는 건 바보같은 짓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사람에게 의지하지 말고 법에 의지하라’고 하신 겁니다. 법륜 스님에게 의지하지 말고 법륜 스님이 말하는 그 법의 방향이 옳다면 나는 그 길을 가는 겁니다. 가다가 스님이 안 가면 ‘당신은 빠지시오’ 하고 나는 그 길을 계속 가는 겁니다. 이것이 안 되기 때문에 이 세상에 자꾸 미혹이 생기고, 속았다고 하는 사이비가 생겨나는 겁니다. 그러면 왜 속았을까요? 자기 속에 욕망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그런 미혹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입장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직도 자꾸 껄떡거리는 것이 있고 미련이 남는다면, 넘어지기도 하고 자빠지기도 하고 다시 기어오르기도 하면서 자꾸 실험을 해봐야 합니다. 이것을 선에서는 ‘보림’이라고 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활동을 하면서 계속 수행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치를 더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이치는 이것 한가지 밖에 없어요. 남은 것은 끊임없이 이 이치가 온전하게 나의 삶이 되도록 경험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하면서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도록 해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득이 되는 일을 해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수행을 마치고 세상을 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을 다 구해놓고 나를 완성하는 것도 아니고, 이 길에서 나도 완성하고 세상에도 득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가기 때문에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 길을 여러분들이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이 방향성을 딱 잡은 것이 가장 큰 졸업 선물입니다. 이 방향 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계속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연습을 하는 장소는 어느 곳이든 상관 없어요. 농사 짓는 일이 주어지면 농사 짓는 것으로 연습하고, 혼자 있으라고 하면 혼자 있으면서 외로움을 극복하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으라고 하면 갈등 극복을 연습하고, 서울에서 술집들이 즐비한 곳에서 일하라고 하면 욕망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하고, 이렇게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연습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마음과 생각이 이것 하라고 하면 저것 하고 싶고, 일찍 일어나라고 하니까 늦게 일어나고 싶고, 이렇게 계속 부정적 반응이 일어나니까 피곤해지는 겁니다. 피곤하니까 애궂은 밥만 많이 먹게 되는 것입니다. (대중들 웃음)
그래서 툭 놓아 버려야 합니다. 피곤해도 일어나고, 1시간만 자고도 일어나고, 그러면서 ‘아, 몸이란 건 이런 성질도 있네’ 하면서 공부를 해가는 겁니다. 이렇게 경험을 해나가면 밥을 좀 못 먹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고, 하루 쯤 못 자도 불평이나 두려움은 없어지고, 1시간 밖에 못 자도 견딜 수 있고, 이렇게 몸이란 것은 적응을 하게 되어 있으므로 이것으로 인해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연습하는 겁니다.”
이제 방향성을 잡았으니 앞으로는 연습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는 말씀에 모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또한 졸업생들은 스님의 법문을 화두로 삼아서 다시 출발하는 마음이 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어서 졸업생 3명에게 그동안 수행하면서 들었던 의문에 대해 스님께 질문할 수 있는 즉문즉설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한 분은 대중생활을 하다보니 사람을 못 믿는 면이 있다는 것이 살펴졌다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물었고, 한 분은 항상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면이 많은 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물었고, 한 분은 성격이 급하고 일이 뜻대로 안될 때 화가 많이 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참석한 행자님들 전체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한 행자님은 뉴스를 보니까 지금 남한 정부는 북한이 붕괴되기를 기다리면서 흡수 통일을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스님은 어떻게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 물었습니다.
스님은 각각의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법회는 밤 10시가 넘어서 끝났습니다. 행자님들은 늦은 시간까지 소중한 가르침을 준 스님께 감사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스님으로부터 졸업장 수여가 있었습니다. 한명씩 앞으로 나와 졸업장을 수여받았습니다. 지난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지 졸업생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졸업장을 받기 위해 한명 한명 호명되어 앞으로 나올 때마다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어서 7기 졸업생들이 지난 3년 동안 수행 정진할 수 있도록 해준 대중들의 보살핌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를 올린 후 사홍서원을 끝으로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졸업생들과 행자님들 전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이어서 졸업생들 한명 한명과도 개별적으로 기념 사진을 찍어 주었습니다.
졸업식을 모두 마치고 스님은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밤 12시가 다 되어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내일 스님은 아침 비행기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항일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신한촌을 방문한 후 26일에 귀국할 예정입니다.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 법륜 스님의 명쾌한 강의를 통해 마음이 작용하는 이치와 불교에 대해 쉽고 체계적으로 배워보세요. 2015년 정토불교대학 가을 학기가 전국 114개 지역과 해외 33개 지역에서 동시 개강합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찾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신청 마감 :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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