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8.22 서원행자대회 1일째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치며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1000일 기도에 임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법문한 후 이어서 서원행자대회를 시작하며 ‘서원행자의 역할’에 대해 입재 법문을 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 스님은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한 정토행자들과 함께 문경 정토수련원 대강당에서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 새벽 예불 

 

기도 후에는 원고 교정 업무와 보고서들을 점검하고 살펴보다가 전국 대의원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대의원 회의에서 스님은 맨 뒷자리에 앉아 조용히 대의원들의 발표 내용와 토론 내용을 경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간 중간에 각 사안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 전국 대의원 회의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정토불교대학 입학생들의 만족도에 대한 연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교과 과정의 어떤 점을 개선하면 좋을지 스님께서 좋은 의견들을 많이 나누어 주셔서 더욱 풍성한 회의가 되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불교대학을 그만 둔 사람과 우리들의 관리 부족으로 불교대학을 그만 둔 사람이 있는데, 개인 사정으로 그만 둔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러나 개인 사정이란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조금 더 친절하게 응대해 주면 개인 사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기를 넘어가는데 도움을 줄 수가 있습니다. 개인 사정을 우리가 개선해 줄 수는 없지만 어려울 때 전화 한 통을 해준다든지 조금 더 부드럽게 대해 준다든지 해서 스스로 재도전을 할 수 있게 격려 같은 것이 있어 주면 좋겠습니다. 그만 둔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런 개인 사정이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전화를 할 때도 이런 사정에 대한 격려나 위로를 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개선할 소지가 있겠죠. 

 


 

그리고 정토회에서의 관리 부족으로 그만 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이유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개선을 해도 또 다른 불만이 생길 수 있어서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각각의 3%가 10개 모여서 30%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비록 소수의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 이유 하나로 그만두지는 않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불만이 쌓이면 중간에 그만둘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불만이 제기된 부분 부분들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연구되어야 할 것 같아요.  

 

만약 좌식이 불편하다면 전체적으로는 개선할 수 없지만 좌식을 기본적으로 하되 허리가 아프다든지 나이가 많은 사람 한 두 명에게는 뒷좌석에 의자를 배치해주는 것을 특별히 양해를 해준다든지 하는 것을 논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의 시간이 길다는 것에 대해서는 소수의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 해결에 집중을 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합니다. 정말 문제가 있다면 90분 강의를 45분 강의 후에는 5분 정도를 쉬고 환기를 시킨 다음 다시 나머지 45분 강의를 볼 수 있도록 영상 편집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재 편집이 부족한 것은 그만두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지만 지도를 넣는다든지 도표를 넣는다든지 오자를 개선한다든지 책 편집을 깔끔하게 해서 책처럼 제공하는 것은 우리가 능히 해낼 수 있는 일이죠. 

 

학사 안내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세 번 네 번 강조를 해도 현장에서는 왜 제대로 안내를 해주지 않았냐고 항의하는 문제가 늘 생깁니다. 그래서 이것은 어쩔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조금 더 분명하게 이야기하면 1~2%라도 개선이 될 것입니다. 또 교과 과정이 매번 바뀔 때 마다 전체 교과에 대해 설명해 준 후 이번 교과에 대해 안내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불교대학은 지식을 쌓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행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서 즉문즉설과는 달리 조금의 이론적 뒷받침이 필요해서 이론 공부를 하지만 교과 과정은 전체 수업의 절반에 해당하고 나머지 절반은 직접 수행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안내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체험 프로그램이 바로 봉사와 마음나누기, 수련입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한 사람은 졸업하기 전까지는 일단 그 사람이 불교에 대해 지적 충족만 하든지 괴로움을 덜든지 간에 그 사람의 요구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우선적이 되어야 합니다. 불교대학생은 무조건 모금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모금이나 봉사활동이 불법을 체험해보는 수업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제대로 안내되지 못하니까 봉사활동이 부담으로 다가가는 경향이 많은 것 같아요. 

 

불교대학을 졸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불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불교대학을 졸업하려면 이론적인 측면에서 수업의 70%는 들어야 졸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70%가 안 되어서 졸업을 못하게 되면 오계 수계는 받지 못하지만 다녔다는 수료증은 주는 것이 필요한지 검토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70% 출석이 안 되어도 끝까지 다니도록 안내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고 적어도 수료는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영상 강의로 인해 질의응답과 같은 피드백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과제인데요. 질문을 받아서 매번 강의 때 마다 답변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내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검토를 해보니까 현재의 교과 과정도 내용이 많아서 시간을 줄여달라고 난리인데 또 10분 강의가 더 들어가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렇다고 다른 날 하루를 더 배정해서 질의응답만 받아서 특강을 하면 어떤가 했는데 하루 더 나오는 건 또 힘들다고 해요. 질의응답을 하고 싶어하는 요구가 있지만 그렇다고 시간을 더 내는 것은 다들 부담스러워 하거든요. 결국 해결책은 교과 과정을 팍 줄이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불평은 없어지지만 교과를 다 소화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 불교대학을 왜 하는가 싶거든요. 이미 불교 변천사 부분은 상당 부분 내용을 뺀 상태이고요. 

 


 

그래서 지금의 교과 과정을 1년 안에 모두 소화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실천적 불교사상과 불교 예절 부분만 빼서 6개월 짜리 예비 과정을 먼저 하고, 나머지 세 과목으로 조금 여유있게 1년 동안 본과정을 배치해서 예비 과정과 본과정을 나누면 어떤지 하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경전반까지 포함하면 3년을 다녀야 하는 문제가 또 생깁니다. 

 

이렇게 대중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는 대강 파악을 했으니까 거기에 따라서 대중들을 대변하는 대의원회와 실무를 맡고 있는 행정처의 불대 담당자들, 교과의 원래 목적 달성을 주관하는 법사단 이 삼자가 모여서 개선책을 마련해 보면 좋겠습니다.”

 

불교대학 운영 개선 방안에 대해 좋은 의견들이 많이 제안되었는데 마침 불교대학의 학장이신 스님께서 회의에 참석해서 더욱 깊이 있는 토론이 전개될 수 있었습니다. 대의원 회의에서는 불교대학 운영 개선안을 마련할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토론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또 스님은 회의가 너무 지엽적인 것에 대한 토론으로 정체가 되고 있을 때마다 다음 안건으로 신속히 넘어갈 수 있도록 환기를 시켜주어서 자칫하면 예정된 시간에 마치지 못할 뻔 한 상황을 미연에 막아 주었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는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모든 안건 토의를 마쳤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의 의장인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은 간단한 인사 말씀을 통해 오늘 회의를 위해 수고한 모든 활동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 전국 대의원 회의 의장인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

 

“이번 전국 대의원 회의는 문서의 오류나 단순 수정을 뛰어 넘어서 전체 사업 방향에 대한 토론 중심으로 나아간 것 같습니다. 활발하게 회의가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대의원 여러분들의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마음이 되어서 회의를 잘 마친 것에 대해 감사 말씀 드립니다.” 

 

그러면서 대표님은 미숙한 진행에 대해 거듭 양해 말씀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회의를 이끌어준 대표님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법상에 올라가 1박 2일 동안의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무리 하는 회향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라고 격려한 후 정토회의 의결 방식으로 만장일치 방식의 삼의제를 채택한 이유와 그 방법, 중앙에서 지부와 지역으로 점점 분권화를 해나가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 정토회의 미래를 총괄 기획하는 역할의 필요성 등에 대해 지혜로운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 전국 대의원 회의 회향 법문

 

그 중에서 전국 대의원 회의가 끝나자마다 곧이어 서원행자대회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결의한 것은 서원행자들에게 모두 공유가 되어서 서원행자대회에서 크게 문제 제기가 없다면 이대로 통과하면 되지만 문제 제기 된 내용이 합당하다면 대의원 회의의 내용을 수정해서 그 부분까지 수용해서 최종적으로 대의원 회의에서 다시 결의를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서원행자들은 명예 대의원이라는 점을 여러분들 스스로가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서원행자들 모두가 다 모일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을 대표해서 먼저 우리가 모여서 회의를 하지만 회의 결과는 서원행자들과 공유를 해서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원행자대회를 반드시 대의원 회의 뒤에 바로 이어서 하도록 한 것입니다. 

 


 

우리의 결정이 소수의 결정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비록 준비는 소수가 하더라도 공유의 폭은 가능하면 서원행자들까지 넓혀야 합니다. 정회원 전체까지 공유를 하면 좋지만 정회원은 그 수가 너무 많으니까 전체가 다 모이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모이도록 해서 다시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원행자대회 이후에는 반드시 지역별로 정회원 보고회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원행자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 이제 서원행자대회도 전국적인 모임을 할 수가 없고 지부별로 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그 규모에 따라서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이렇게 정토회는 완성된 조직이 아닙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나가야 합니다.” 

 

서원행자들을 명예 대의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에 대의원들 모두 공감을 표현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활동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공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전국 대의원 회의에서는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1000일 기도를 오는 8월 27일부터 시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스님은 1000일 기도를 하는 마음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강조해 주었습니다. 

 

“옛날에는 절에서 큰 불사를 할 때 수행자는 참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 때는 불교가 탄압을 받아서 보시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수행자들이 직접 절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절을 지으려면 수행을 못 하게 되고, 수행을 하려면 절을 못 짓고 움막에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전체를 대신해서 기도를 하고 나머지는 전부 목수처럼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목수 일을 계속 하다 보면 나중에 스스로가 목수인 줄 착각하게 되고 3년이 지나면 그냥 목수가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나는 목수가 아니고 수행자인데 잠시 목수 일을 할 뿐이다’ 하는 이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한 사람은 법당에서 계속 목탁을 치고 기도만 하도록 했습니다. 즉 ‘불사가 필요하니 목수 일을 하되 이것은 일이 아니라 수행이다’ 하는 자세를 유지시키는 것이 기도를 하는 첫 번째 목적입니다. 기도를 하면 부처님이 돌봐준다는 것이 핵심이 아니예요. 

 


 

그것처럼 앞으로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사회 활동들을 해나가려면 마치 운동가나 정치인이 된 것처럼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럴 때 수행자라는 본분을 잊어버리기 쉬워요. 일을 잘 하려고 하다 보니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욕심도 내게 됩니다. 그래서 법당에서는 늘 한 사람이 24시간 기도를 해서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나는 수행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하는 것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수행자임을 놓쳐버리고 일을 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 목적은 우리는 어떤 일을 하다가 잘 안 되면 물러서기가 쉬워서 우리의 원이 성취될 때까지 그 원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을 염불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자각하기 위함입니다. 

 

세 번째 목적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귀에 들리지는 않지만 불보살님의 가피를 입어서 사람의 힘을 넘어서는 일을 해나가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의미로 평화와 통일을 위한 1000일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기도의 목적이 이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다 기도만 하는 것은 마치 절을 지으면서 아무도 절은 안 짓고 전부 다 법당에서 기도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전체가 다 일꾼이 될 때 기도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지 전체가 다 기도만 한다면 기도하는 사람을 따로 둘 필요가 없겠지요. 우리가 기도를 하는 이유는 이 중심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기도를 할수록 현실에서의 실천을 더욱 많이 해내야 합니다. 즉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사회적 활동을 하다보면 반드시 분란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이렇게 기도를 딱 하고 있으면 분란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습니다. ‘수행을 하고 있다’는 관점이 명확히 잡혀야 서로 견해가 다른 것을 넘어설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전부 자신들의 이해 관계로 돌아가서 난장판이 되어 버립니다. 

 


 

1000일 기도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기적을 한번 만들어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기적을 만든 경험이 많았습니다. 17년 전에는 북한동포돕기 100만인 서명이라는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 때 정토회는 현재의 한 지역 정토회 규모였습니다. 적은 인원이였지만 목욕탕으로 해수욕장으로 온갖 곳을 돌아다니면서 서명을 받아서 100만인 서명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런 기적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인도적 지원을 이끌어내서 북한의 대량 아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도에 1000일 기도를 하면서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기적이 일어났었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딱 집중해서 마음을 모아 한다면 또 한번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적이라는 것은 원래 없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니까요. 기적을 만들자는 것은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 회의한 내용들이 앞으로 잘 실행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왜 1000일 기도를 해야 하는지 스님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서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토회는 2015년 8월 27일부터 2018년 5월 22일까지 1000일 동안 1초도 쉬지 않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를 이어나가기로 한 마음 한 뜻을 모았습니다. 1000일 기도를 하는 와중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쁜 소식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대의원들과 행정처 임원들 간의 역할 분담과 화합에 대해 강조를 하면서 전국 대의원 회의의 회향 법문을 마무리 했습니다.  

 

“대의원들은 앞서 나가서 일반 대중들을 이 운동으로 마음을 모아주는 선각자의 역할도 해야 하고, 또한 대중들의 애로를 수용해주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애로를 수용하는 역할이 너무 지나치면 대중의 뜻을 핑계 삼아 계속 불평하는 사람이 되기 쉽고, 앞서 가는 사람이 되라고 하니까 대중의 뜻은 안 받아주고 늘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대의원은 서원행자로서 정토회의 비전을 향해 앞장 서는 선각자가 되어야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못 따라오는 대중들을 늘 편안하게 감싸안고 수용해주며 대중들의 의사를 대변해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반면 행정처는 일단 정토회의 사업 방향이 결정되면 부작용이 좀 생기더라도 밀고 나가야 됩니다. 그렇지 않고 대중들의 눈치만 보면 행정처가 힘이 없어집니다. 대신 그 부작용은 대의원들이 감싸 주어야 하고요. 이렇게 역할 분담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셔서 정토회가 발전될 수 있게 마음을 잘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대의원들과 행정처 임원들 간의 역할 분담을 강조한 대목을 명심하면서 큰 박수와 함께 회향 법문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사홍서원을 끝으로 전국 대의원 회의를 마무리 한 후 다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전국 대의원 회의가 끝나자 곧바로 전국에서 서원행자들이 속속들이 도착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는 서원행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서원행자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 서원행자대회 입재식

 

서원행자들은 청법가와 삼배로 스님께 법문을 청했고, 스님은 먼 길을 달려온 서원행자들을 위해 애정을 가득 담아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정토회의 가장 핵심 주체가 바로 서원행자임을 강조하면서 정토회의 설립 목표가 무엇인지를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어제와 오늘은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대의원들이 지난 상반기 동안 정토회가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앞으로 남은 하반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주어진 과제들에 대해서 많은 의논을 했습니다. 300명이 모여서 다 회의를 하면 효율적이지 못해서 우리를 대신해서 100여명이 모여서 먼저 초안을 만들었고, 오늘은 다같이 모여서 그 의논된 결과를 보고 받고 수정할 것이 있으면 수정하고, 수정할 것이 없으면 우리가 동의해 주고, 그 외에도 더 좋은 의견이 있으면 의견을 내어서 함께 다중의 의견을 모아가고자 이렇게 서원행자대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의 가장 핵심 주체는 서원행자입니다. 이 땅에 정토 세상을 이루겠다고 원을 세우고 맹서한 사람이 바로 서원행자입니다. 이 서원행자들 중에서 대의원도 나오고 총무도 나오고 지부장도 나오고 국장도 나오는 것입니다. 서원행자는 정토회의 임원들입니다. 정토회는 스님과 신도가 따로 없고 ‘수행자’라고 하는 한 부류만 있습니다. 그 수행자들 중에 더욱 책임의식을 갖는 사람들의 순서로 결사행자, 서원행자, 발심행자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서원행자들은 정토회의 설립 목표를 명심해야 합니다. 첫 번째 목표는 내 자신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괴롭지 않고 행복하며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상구보리, 즉 성불의 길입니다. 우선 개인이 행복해야 정토라고 할 수 있지 개인이 불행한데 정토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나만 행복하면 정토인가요? 아닙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자연은 아름답고 사회는 평화로워서 자기가 미쳐서 괴로워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우리가 사는 이 조건은 살만한 세상인 것을 우리는 정토라고 말합니다. 즉 자연 환경이 파괴되지 않고, 인간 사이의 갈등과 투쟁, 경쟁 없이 서로 돕고, 그 속의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그런 세상을 정토라고 합니다.”  

 

이어서 스님은 오늘 뉴스에 보도된 일촉즉발의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협을 언급하면서 정토회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보다 다급한 일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정토회의 중요한 설립 목표 중에 하나가 바로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이뤄내는 것임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셨습니까? 북한에서 오늘 5시까지 남한이 대북 비방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갈수록 통일은 고사하고 평화도 유지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제가 누누이 이야기했죠. 그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 정세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편 가르기 할 때 우리는 어느 한 쪽 편에 붙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쪽에 붙으면 저쪽이 보복하려고 하고, 저쪽에 붙으면 이쪽이 보복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점점 처지가 난감해지고 어느 쪽을 선택해도 편안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로부터 벗어나서 우리의 자율권을 높이고 평화를 가져오려면 결국 통일을 해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두 세력이 짜 놓은 판에 끼여서 우리가 분할이 되고 그들이 충돌하는 지대가 우리 땅이 되어서는 안 되고, 통일을 해서 자주적으로 갈등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럼으로 인해서 우리가 이 지역 분쟁의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로 인해서 동북아 지대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상황의 종속 변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상수가 되어야 합니다. 종속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자주적으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전쟁이 막연한 위협이 아니고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실한 자아를 되찾도록 해주는 새로운 불교 운동만 만일결사의 목표가 아니라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은 없어야 하기 때문에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통일을 이뤄내는 것도 그 목표입니다. 통일 만이 우리의 자주성을 확보하고 동아시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정토회를 발전시키는 것도 물론 큰 일입니다. 왜냐하면 정토회를 발전시키는 것이 곧 이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의 큰 원동력이 되니까요. 그러나 앞으로의 3년은 전쟁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느냐, 전쟁의 위험 속에 늘 전전긍긍하는 속에 살 것인가, 70년의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로 나아갈 것이냐, 과거의 원한을 청산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않으면 원한을 더 깊게 하면서 적대적으로 갈 것이냐, 그래서 강대국의 하위 변수로 전락할 것이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토행자들은 이 땅에서 태어나고 이 땅에서 밥 얻어 먹고 은혜 입은 공덕을 갚고자 이 겨레의 주어진 과제를 선도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우리가 앞장 서자는 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1000일 기도에 들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라와 겨레를 위해서 헌신하고 은혜를 좀 갚고자 합니다. 우리 힘만 갖고는 안 되니까 불보살님의 가피와 천지 신명의 가피를 입고 조상의 은덕도 입어야 하기 때문에 한쪽으로는 정성껏 기도를 하고, 한쪽으로는 열심히 활동을 해보고자 합니다.” 

 

스님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는데, 최근 남북 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을 보니 스님의 말씀이 정말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왜 스님께서 1000일 기도를 하자고 제안을 했는지 그제서야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시대적 과제를 향해 최선을 다하되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자고 당부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는 것 자체가 바로 공덕이 되는 것임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되 이 일을 좀 즐겁게 해야 합니다. 온갖 인상을 찌푸리고 괴로워하면서 하지 말고요. 대중들이 불교대학을 안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가 불교대학 담당자가 너무 인상을 쓰고 괴로워해서라고 해요. 너무 인상을 써서 겁이 나서 절에 나오기 어렵다는 겁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 인상을 썼겠어요. 여러분들이 헌신적이라는 점은 다 인정합니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하면서 이 일을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 몸이 좀 힘들더라도 얼굴은 좀 펴고 기쁜 마음으로 하셨으면 해요. 우리가 아직 수행이 부족하다 보니까 온갖 인상을 찡그리면서 억지로 참으면서 합니다. 이렇게 참으면서 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렇게 참으면 공덕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참으면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중들 웃음) 

 


 

생글 생글 웃으면서 일하는 그것이 바로 큰 복이고 공덕입니다. 그러나 초보자들 중에는 온갖 인상을 쓰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 서원행자 여러분들이 그 분들의 등을 두드려 주면서 ‘힘들지요? 참 수고가 많으십니다. 얼굴 활짝 펴고 같이 합시다’ 이렇게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원행자 한 명은 발심행자 열 명을 격려하고 위로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발심행자 한 명은 불교대학생 열 명을 또 격려하고 위로해 주어야겠죠. 그래서 여러분들의 역할이 참 중요합니다. 오늘과 내일은 서로 인사도 나누고 얘기도 나누고 사업 보고도 받고 하면서 우리들의 이 원을 성취하기 위해 마음을 모아나가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주위에 힘들어하는 도반들을 함께 챙겨가는 서원행자가 되어달라는 당부의 말씀에 모두 그렇게 하겠다는 뜻으로 뜨거운 박수 갈채로 화답했습니다. 

 


 

이어서 저녁 공양 시간을 가진 후 7시부터는 전국에서 어떤 서원행자들이 모였는지 각 지부별로 나와서 소개를 하고 장기자랑도 보여주는 친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지부별로 대중 가요를 재미있게 개사해서 노래를 부르거나 재미난 율동을 보여주어서 배꼽을 잡으며 계속 웃었습니다. 

 


 

 


▲ 지부별 소개 및 장기자랑 시간

 

특히 시대가 시대인 만큼 장기자랑 속에는 통일을 향한 염원을 담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통일을 주제로 재미있게 율동과 노래를 보여주었는데 가사가 주는 간절함과 대중들의 어설픈 몸짓이 어우러지면서 묘한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지부별 소개 시간과 장기자랑은 밤 9시가 다 되어 끝났습니다. 이어서 사회활동위원회 산하 각 단체들의 상반기 사업보고와 하반기 사업계획 발표가 있었습니다. 문경정토수련원의 농사, 수련, 교육 활동, JTS의 해외 구호활동, 좋은벗들의 새터민 지원 사업, 에코붓다의 환경 운동, 평화재단의 통일 운동에 대해 자세히 보고를 받으면서 현재 어떤 사회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지 그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컨텐츠를 제작하는 부서들을 통합하여 컨텐츠사업국이 신설되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보고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사회활동위원회 사업 보고 및 발표 시간

 

사회활동위원회의 보고와 발표를 모두 마치니 밤 10가 넘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의 발표로 모두들 피곤했는지 질의응답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내일 더욱더 활발한 토론을 기약하며 서원행자대회 1일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서원행자대회 2일째를 맞이하여 전국 대의원 회의의 의결사항에 대해 공유를 받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모둠별 토론 시간을 통해 정토회의 하반기 사업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스님은 서원행자들의 의견을 경청한 후 회향 법문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 법륜 스님의 명쾌한 강의를 통해 마음이 작용하는 이치와 불교에 대해 쉽고 체계적으로 배워보세요. 2015년 정토불교대학 가을 학기가 전국 114개 지역과 해외 33개 지역에서 동시 개강합니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찾는 분들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신청 마감 : 8월 30일)

전체댓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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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일 기도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기적을 한번 만들어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기적을 만든 경험이 많았습니다. 17년 전에는 북한동포돕기 100만인 서명이라는 불가능한 일을 해냈습니다. 그 때 정토회는 현재의 한 지역 정토회 규모였습니다. 적은 인원이였지만 목욕탕으로 해수욕장으로 온갖 곳을 돌아다니면서 서명을 받아서 100만인 서명을 이루어 냈습니다. 그런 기적이 있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인도적 지원을 이끌어내서 북한의 대량 아사를 막아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00년도에 1000일 기도를 하면서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기적이 일어났었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딱 집중해서 마음을 모아 한다면 또 한번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1000일기도를 하시는 정토회원력으로,조만간 꼭 통일이 될 것 같습니다^^*

2015-08-31 04:38:34

정긍정

잘 읽었습니다.<br />감사합니다..

2015-08-30 19:28:17

김영원

네 고맙습니다 스님

2015-08-24 22: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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