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8.17 공동체·대중부 간담회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두북 정토수련원에서 정토회 공동체와 대중부와 함께 모임을 하며 정토회의 사업 방향에 대해 법문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벽 5시, 스님은 전국에서 모인 70여명의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 후 따뜻한 국과 반찬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 7시 30분부터 간담회 시작했습니다. 

 


 

먼저 오늘 간담회를 갖게 된 취지에 대해서 스님이 공유를 해주었습니다. 1년에 두 번 1박2일 동안의 전국대의원회의를 통해서는 정토회의 전체 사업을 꼼꼼하게 챙기기가 어렵고, 또 모든 사업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대중부, 공동체, 사회활동위원회가 각각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여서 통합적인 기능이 보완되기 전까지 우선 세 단위가 모여서 함께 의견 교환을 하는 자리라도 가져보기 위해 오늘 간담회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집중적인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정토회의 설립 취지와 창립 목적’에 대해 스님이 기조 발제를 해주었습니다. 공동체와 대중부 활동가들은 정토회가 어떤 취지로 창립이 되었는지 다시 한번 새겨들을 수 있어서 무척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정토회가 창립된 목표는 인류의 새로운 문명 전환을 선도해보자는 것입니다. 문명 전환의 가장 핵심적인 기초는 근본 불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근대 문명이 갖는 문제는 지구 전체적으로 보면 환경 파괴가 가장 크고, 인간 사회를 보면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고, 개인으로 보면 인간성이 상실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자연환경 파괴 이 세가지를 되살릴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의 해답을 붓다의 근본 가르침 속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이것은 1차 만일결사든, 2차 만일결사든, 3차 만일결사든 할 것 없이 정토회의 설립 목표입니다. 

 


 

그 가운데서 1차 만일결사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불교 중흥이고, 다른 하나는 민족 중흥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 나라 안의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문명을 향도하기 위해서 불교의 근본 가르침에 입각해서 해법을 찾아보려고 하는 것이 정토회의 근본 설립 취지이기 때문에 1차 만일결사에서 하고자 하는 불교 중흥은 불교 신도 수가 늘어나고 절이 많이 생기고 이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문명 전환을 할 수 있는 근본 불교적 입장에서 수행 정진하는 불교를 현실 속에서 재현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럼 어느 정도까지 되면 우리가 이 땅에 불교를 다시 중흥시키는 기초를 닦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 인구의 1% 정도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약 50만명 정도가 될 것입니다. 즉 수행을 해서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모임을 마을마다 만들자는 것입니다. 1% 정도만 되어도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바른 불교’가 근본 불교를 의미한다면, ‘쉬운 불교’는 누구나 일상적인 용어로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고, ‘생활 불교’는 일상 생활이 수행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가지 관점에서 근본 불교를 현실에 재현해보자는 것이 우리들의 원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원이 민족 중흥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는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갈등하고 있고, 이미 전쟁을 치뤘고, 다시 전쟁을 치룰 위험이 있으니까, 이 땅에 어떤 이유로도 다시는 전쟁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것을 잿더미로 만들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더 발전하려면 통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국제 정세의 조건 속에서도 통일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비전이 없고,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을 봐도 통일 없이는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왜 지금 시기에 통일이 다가왔다고 강조하느냐? 20년 전, 10년 전에 통일을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때는 통일을 안 하고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통일을 하지 않으면 전쟁이 일어날 위협도 높아졌고, 경제도 정체와 후퇴 국면으로 갈 위험이 생기면서 통일은 이제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예전에는 통일이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문제였다면, 지금은 통일을 안 하면 안 되는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 통일의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이 작지만 점점 절박해지면 통일이 일순간에 시대적 과제로 등장하게 됩니다. 밤이 깊어지면 새벽이 가까워지는 것처럼 통일은 지금 오히려 더 가까워져 있는지 모릅니다. 또한 일제 시대로부터 해방되었다고 하지만 분단이라는 미완의 독립을 완성시키는 것이 통일입니다. 이렇게 민족 중흥의 의미는 바로 평화와 통일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정토행자들이 수행을 하려고 정토회에 왔기 때문에 ‘엉뚱하게 웬 통일 이야기냐?’ 할지 모르지만 정토회의 설립 취지의 두 가지 축 중에 하나가 통일입니다. 

 


 

그래서 지금 통일을 강력하게 추진할 정부가 들어서지 않으면 통일은 더 어려워집니다. 우선 미국과 중국이 세력 변화를 일으키면서 새로운 판이 짜여져 가고 있는데 그 판이 점점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강대국 간의 세력 판이 짜여져 버리면 우리가 그 판을 변화시키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판이 어떻게 짜여질지 불확실한 상태에서 조금씩 조금씩 판이 짜여져 가고 있는 중입니다. 즉 미국은 동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이미 선정을 했고, 한국은 그 밑으로 넣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한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중국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집니다. 안보는 미국의 보호를 받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중국의 공격 포인트가 되는 위험이 동시에 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북한이 점점 고립이 되고 있고 아직은 저렇게 자주성을 갖고 버티고 있으니까 통일의 기회가 있는데, 만약 민족주의적인 정권이 무너지고 친중적인 정권이 드러서면 통일의 기회를 잃게 됩니다. 그러면 북한의 안보가 중국의 보호 하에 들어가면서 북한 정부의 정책이 개혁 개방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그러나 통일은 물건너 가게 됩니다. 

 

그럼 평화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미중이 첨예하게 경쟁하게 되면 그것의 실제적인 부딪힘은 결국 한반도에서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안보도 위태롭고 경제로 어려운 지경이 되고, 우리의 배후인 일본과 미국은 지금은 가장 큰 세력이지만 점점 지는 해에 속하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판이 짜여지면 통일의 희망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번 더 통일의 기회를 잡아보자는 것입니다. 정토회의 발전도 좋지만 민족의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한번 미약하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보자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힘만으로는 안 되겠죠. 다른 종교나 다른 사회 단체들과 협력을 해서 만들어 가야겠죠.” 

 

스님이 그려주시는 큰 그림을 들으며 활동가들은 큰 박수로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이루는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하지만 지금 현실은 녹록치 않아서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기회를 만들어보자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스님의 기조 발제를 토대로 이어서 활동가들이 함께 토론해보고 싶은 내용들을 자유롭게 발표하였습니다. 오전에는 크게 4가지 주제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전개되었습니다. 

 


 

봉사할 수 있는 인력풀은 많지만 봉사 인력을 전문적으로 개발해내는 부서와 전담자가 없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유튜브에 즉문즉설이 올라가는 것과 수행법회에 대중들이 안 오게 되는 문제 사이에서 종합적인 컨텐츠 관리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힘들어 하는 내부 활동가들을 우선적으로 상담해주는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 불교대학 학생들을 관리할 때 원칙은 있되 유연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활동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스님은 이를 경청하고 이에 대한 스님의 지혜를 들려주었습니다.  

 


 

오후에도 다양한 주제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1000일 기도를 가을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각 지역 법당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진행할지, 감사 기능은 강화하지만 행정 절차는 간소화하는 방안의 필요성, 중앙에서 지역으로 권한을 내려주는 방안 등에 대해서 토론이 있었고, 스님께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집중 토론을 마치고 나서는 오늘 제기된 문제들을 포함해 인력 양성, 불교대학 운영 등에 대해 더욱더 전문적인 의견을 수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새로운 팀을 구성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논의된 것을 각 파트별로 더욱 세부 계획을 세워서 전국 대의원회에서 사업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고 당부하였고, 사홍서원을 끝으로 오후 2시 30분 무렵 오늘 모임을 모두 마쳤습니다.   

 

활동가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행정처 임원들과 대구경북지부 임원들은 스님과 함께 오는 9월에 있을 제1차 통일의병대회 답사를 위해 경주 지역 일대를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입재식이 열릴 황룡사터에 가서 설법단을 어디에 놓을지, 대중들은 어느 방향으로 어디에 앉히게 할지, 참가자 모두가 앉을 수 있는지, 현수막은 어디에 걸지 등 실무적으로 점검해야 할 것들을 꼼꼼히 체크하였습니다. 

 


 


▲ 황룡사터 

 

그리고 능지탑과 선덕여왕릉, 사천왕사지를 걸으며 중간에 간식 먹는 시간을 어디서 주고, 특히 사천왕사지에서 기도를 할 때는 어느 곳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을지를 점검했습니다. 

 


▲ 선덕여왕릉 가는 길

 


▲ 사천왕사지

 

이어서 회향식이 열리는 통일암으로 가서 설법단을 어디에 놓을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땅을 고를 것인지, 화장실 사용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 체크했습니다. 

 


▲ 통일암

 

행정처와 대구경북지부 임원들은 직접 답사를 하면서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우려 사항을 꼼꼼히 체크하는 스님의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많은 대중이 이동할 때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지 스님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듣고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답사는 3시간 동안 계속되었고, 스님은 무더위 속에서 오후 내내 답사를 하면서 허기가 진 행정처와 대구경북지부 임원들에게 칼국수를 사준 후 두북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두북에서 서울로 올라가 오전부터 평화재단에 찾아온 손님들과 연이어 미팅을 갖고, 저녁 7시 30분에는 안산 JTS 다문화센터 개원식에 참여해 격려 말씀과 더불어 다문화센터의 역할에 대해 법문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1

0/200

^^^^

&lt;&lt;그러나 한국이 한미일 군사동맹체제에 들어가게 되면 중국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한국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집니다. 안보는 미국의 보호를 받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중국의 공격 포인트가 되는 위험이 동시에 따르게 됩니다. &gt;&gt; &lt;&lt;그럼 평화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미중이 첨예하게 경쟁하게 되면 그것의 실제적인 부딪힘은 결국 한반도에서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안보도 위태롭고 경제로 어려운 지경이 되고, 우리의 배후인 일본과 미국은 지금은 가장 큰 세력이지만 점점 지는 해에 속하기 때문에 결국 앞으로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판이 짜여지면 통일의 희망이 없어지게 됩니다. &gt;&gt;<br />

2015-08-29 00:40:19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스님의 통일에 대한 염원, 우리민족의 염원이니 잘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8-25 10:09:37

한수연

스님께서 건강을 회복하시는 일부터 먼저 하시기를 빌겠습니다.

2015-08-20 19:00:37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