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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하기 위해 이웃 종교인들과 회의를 하였습니다.
어제밤 봉화에서 출발해 새벽 1시에 서울에 도착한 스님은 잠시 눈을 붙인 후 새벽 4시에 일어나 서울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 후에는 발우공양에 참석해 어제부로 안거를 마친 공동체 대중들을 위해 이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 법문해 주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안거를 마치고 이제 일상 생활로 돌아왔습니다. 다들 안거 때 가졌던 마음가짐으로 일상 속에서도 평정심을 가지고 잘 정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라고 당부하면서 일상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보림을 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우리 의식의 저 밑바닥에 있는 까르마는 아주 교묘해서 ‘야, 안거 끝났다. 이제 현실에 맞게 살아’ 이렇게 자꾸 속삭입니다. 마치 마구니가 유혹하듯이 ‘수행 꼭 안 해도 돼’ 하면서 저 밑에서 속삭입니다. (대중들 웃음)
그래서 거기에 휘둘리지 않도록 늘 살펴야 합니다. 몸이 힘들다면 ‘정말 몸이 힘든 것인가’ 살펴서 정말 몸이 힘든 것이라면 쉬어줘야 하고요. 그게 아니라 마음이 힘들다면 마음이 어디에 사로잡혀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아, 내가 지금 이것을 싫어해서 그러는구나’, ‘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해서 지금 기분이 다운되는구나’ 이렇게 살펴서 거기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진짜 수행은 일상 생활 속에서 하는 것입니다. 경계에 부딪히면 깊이 숨겨져 있던 업식이 교묘하게 들어납니다. 경계에 부딪히면서 오히려 안 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수련원에서 살 때는 아예 ‘여기는 수련원이니까 너 까불지 마’ 이렇게 딱 제어를 하게 되기 때문에 깊숙이 숨겨진 것들은 잘 안 드러나요. 아무리 긴장을 풀어도 ‘여기는 수련원이야’ 하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기는 마음대로 행동을 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해서 발버둥을 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는 더 안 된다고 볼 수도 있고, 또 잘 보면 업식이 드러남으로 잘 볼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에 수행이 더 잘 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이번 안거를 통해 훨씬 더 자기를 투명하게 보고 그것을 끊임없이 내어 놓으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니까 이것을 일상 속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선에서는 ‘보림’이라고 부릅니다. 딱 본질을 꿰뚤어 본 것을 ‘초견성’이라고 한다면 견성을 한 후에는 보림을 해야 합니다. 보림은 5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20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보림은 작은 깨달음의 불빛이 어떤 장애가 와도 꺼지지 않도록 온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럴려면 이런 경우에도 부딪혀 보고, 저런 경우에도 부딪혀 보고, 밥을 해먹어 보기도 하고, 얻어 먹어 보기도 하고, 남의 집 머슴살이도 해보고, 시장통에서 장사도 해보고, 이렇게 주욱 해보면서 늘 평정심이 유지되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보림 기간은 늘 장애 속에서 사는 기간입니다. 큰 장애 속에서도 잘 되는지 점검이 되어야 일상 생활 속에서도 큰 문제가 없어지게 됩니다.
세상 만사가 내 뜻대로 안 되고, 상대는 요구가 많고, 상호 모순이고, 이것이 우리가 사는 현실입니다. 이 현실 속에서 알아차림을 유지하면서 정진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수행은 현실 속에서 하는 것이며 알아차림을 잘 유지해서 경계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보는 연습을 꾸준히 해보라는 말씀이였습니다.
이어서 요즘 아침마다 읽고 있는 경전 독송의 내용은 우리가 꼭 유념해야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며 그 의미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어제부터 시작된 경전 독송을 조금 더 유의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재가 수행자는 8계를 지켜야 하는데 그 8계에 대한 포살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삼보에 귀의하고 나서 8계를 지키는 것이니까 삼보에 귀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부처님이 어떤 분인가를 제대로 알면 마음이 청정해진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떤 것인지를 알면 마음이 청정해진다, 승가 공동체가 어떤 것인지를 알면 마음이 지극히 귀의가 되고, 귀의가 되면 마음이 청정해진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것은 수행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8계는 5계에다가 3가지 계율을 더한 것입니다. 하루 한 끼만 먹고, 오후 불식하고, 때 아닌 때에 먹지 않는 음식에 대한 계율과 머리에 장식하지 않고, 화려한 옷을 입지 않고, 패물을 차지 않고, 술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곳에 가지 않는다는 옷에 관련된 계율과 높은 침대에 자지 않고 좋은 집에 살지 않는 집에 대한 것 등 의식주에 대한 3가지 계율이 추가됩니다. 재가 수행자는 계율을 매일 지키지는 못해도 적어도 6재일 또는 10재일이라고 해서 재일이 있는 10일 간은 스님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생활을 합니다. 그 날은 절에 와서 스님과 똑같이 생활하는 날이기 때문에 신자가 아니라 재가 수행자인 것입니다.
이번 100일 동안의 경전 독송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탐진치 삼독이 얼마나 해악이 있느냐, 그것으로부터 떠나는 것이 얼마나 공덕이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중간에 나온 내용 중에는 마을 사람들이 와서 ‘어떤 사람이 자기 주장만 하고 남의 주장은 틀렸다고 할 때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부처님께 물었더니 ‘과거로부터 전승된 윤리나 도덕, 관습이나 습관, 경전이나 계율, 이런 것에 의해서 진리는 검증되지 않는다. 정말 그것이 현실에서 바른가. 정말 양식 있는 사람이 봤을 때 합리적인가?’ 이런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나와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는 진실에 근거하도록 부처님이 얼마나 세세하고 명확하게 이야기했는지 다시 한 번 각인을 해야 합니다.
많은 종교인들과 사상가들이 그저 옛날부터 전해내려 왔다고, 우리 스승이 한 말이라고 하면서 아무런 근거 없는 믿음으로 근거 없는 해석들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우리는 현혹되지 않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요즘 읽어도 굉장한데 그 당시에는 얼마나 굉장했겠어요? 그래서 경전의 문장을 항상 외울 수 있을 정도로 각인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포살 계본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처님은 맹목적 믿음이 아니라 항상 진실에 근거하도록 가르침을 주었다는 말씀이 깊이 있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재가 수행자가 지켜야 할 8재계의 의미에 대해서도 곱씹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아침 7시 30분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오늘 종교인 모임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 논의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었습니다.
각 종교계 별로 선언 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운다면 어떤 내용이 될지에 대해 서로의 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10시부터는 정토회 본부 불사 추진위원들과 본부 건물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의견 교환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오후 1시에는 조계종 화쟁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법 스님을 찾아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 선언과 관련해 불교계의 참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습니다. 조계종 화쟁위원실에 들어가니 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 본부장인 지홍 스님, 정웅기 붓다로 살자 편집장이 함께 자리해 평화와 통일에 대한 불교계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도법 스님과 지홍 스님, 정욱기 위원장님에게 왜 지금 시기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도가 필요한지 설명해 주면서 불교계 쪽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했습니다.
“이 선언문을 발표한 후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교에서 각 교단별로 251개 지역씩 1000여곳에서 1000일 동안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통일 기도를 하자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매주 한 번씩 오늘은 조계사에서 하고, 내일은 불광사에서 하고, 이렇게 돌아가면서 통일에 대한 강연회를 전문가들을 불러서 계속 열어나가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통일 기도를 하겠다고 서명한 각 사찰에서는 아침 기도에 공동 발원문을 낭독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통일을 정부에 맡겨 놓고만 있기에는 국가적 위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까지 이뤄지면 나중에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나빠지고 미국이 짠 판에 거의 종속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되 종속적 한미 동맹에서 자주적 한미 동맹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의 통일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이익을 우선하고 미국이 돕도록 하고, 나머지 세계 문제는 우리가 미국의 이익을 돕겠다, 이렇게 되어야 한반도 문제가 풀리는데 지금은 한반도 문제가 미국의 대 중국 봉쇄 정책의 일환으로 규정을 받고 있어서 우리의 이익을 해치는 동맹 관계로 내몰릴 위험이 있거든요.”
종교인 모임에서는 작년부터 한달에 한 두 번씩 모여서 내내 걱정만 하다가 이번에는 선언문까지 내기로 이야기가 되었고, 불교계 스님들의 동참도 거듭 호소하게 된 것입니다. 또 스님은 신라와 가야의 통합 과정을 예로 들며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어떻게 포용해야 하는지, 불교는 통일 문제에 있어서 타 종교에 비해 역사적으로도 긴밀함이 높다는 점을 이야기했습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보면 신라와 가야의 통합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신라와 가야는 원수 지간이였지만 신라로 나라를 통일하는 대신에 신라는 가야의 국교인 불교를 공인해 주고, 가야의 지배 계층을 신라의 왕족으로 포용해 주면서 신라는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렇게 강자가 약자를 포용해줘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상대를 굴복시키려고 하고 있으니 상대는 끝까지 저항하게 됩니다.
불교는 통일 문제에 있어서 단순히 한 종교로서 참여하기 보다는 이런 역사성과 결합해서 참여할 수 있는 폭이 민주화 운동이나 다른 운동에 비해서 훨씬 큰 것 같아요. 평화와 통일은 역사 속에서 얼마든지 많은 교훈을 찾아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딱 두 가지 운동만 열심히 해도 불교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통일 운동과 환경 운동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정말 우리 불교가 잘 할 수 있고 우리 사회에서도 정말 미래지향적인 운동입니다. 종단 차원에서 좀 많이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도 매일 기도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사실 국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안보도 위기입니다. 종단에서 나서주면 저희들 NGO 수준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다른 종교나 단체들은 통일 관련해서 휴전선 기행 밖에 못하는데 우리 불교계는 역사 속에서 삼국통일, 의병 등 여러 가지 소재가 많잖아요. 또 임진왜란 때는 승병이 있었지 않습니까. 승병 본부였던 중흥사를 순례해 볼 수도 있고요. 우리 불교인은 사회 의식이 부족해도 이런 역사성과 신앙성이 결합하면 오히려 활동하기 좋은 측면이 있습니다.”
도법 스님과 지홍 스님, 정웅기 편집장은 스님의 이런 생각에 적극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전국 사찰에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과 화쟁위원회 이름으로 동참할 스님들을 모아보기로 약속했고, 스님은 이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후 조계사를 나왔습니다.
평화재단에 도착한 스님은 집무실에서 원고 교정 업무를 보았고, 이어서 찾아온 손님들과 4차례 미팅을 더 가진 후 정토회관으로 들어왔습니다. 내일부터 역사기행이 시작되기 때문에 관련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준비사항을 점검하는 등 업무를 더 보시다가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부터는 고구려 발해 백두산 역사기행이 8월 2일부터 16일까지 1차와 2차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됩니다. 스님은 역사기행을 통해 천손의 나라 배달 나라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일제 식민지배에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 바친 독립운동의 현장,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북한 국경변을 안내하며 대중들에게 통일 한국의 희망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예정입니다. 생생한 소식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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