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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실무자들의 안거를 마무리하는 회향 수련에 참가해 ‘수행의 자세’에 대해 법문한 후 정토회의 각 단위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7월 9일부터 29일까지 단식을 하며 1차, 2차, 3차 명상수련 안내를 모두 마친 스님은 어제 봉화 정토수련원에 도착해 세계 100강 출판 원고를 교정한 후 오늘부터는 공동체 안거를 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안거 회향 수련을 함께 했습니다.
▲ 7월 20일~7월 24일까지 진행된 2차 명상수련을 마치고 나서 대중들과 함께
▲ 7월 25일~7월 29일까지 진행된 3차 명상수련을 마치고 나서 대중들과 함께
새벽 4시에 기상해 예불과 108배, 40분 명상, 경전 독송을 한 후 7시부터 공동체 안거 회향 수련이 시작되었습니다.
▲ 새벽 예불과 명상
먼저 스님은 안거 회향 수련을 시작하며 여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과학자의 연구 자세를 예로 들며 ‘수행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명상을 10일 동안 하고, 일체의장 수련도 하고, 정일사 수련도 하면서 20여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행의 자세는 기본적으로 과학자가 물질이나 생명, 우주에 대해 탐구하는 자세와 같습니다. 선불교에서는 화두를 참구한다고 표현합니다. 참구라는 것은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처님께서도 ‘왜 하나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가 죽어야 할까? 함께 사는 길은 없을까?’ 이런 과제를 갖고 연구를 했습니다.
과학자들이 ‘천체는 왜 저렇게 돌고 있을까? 계속 돌면 원심력에 의해서 점점 멀어져야 하는데 왜 계속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도는 것일까?’ 이런 의문을 갖고 관측도 하고 실험도 하다가 도저히 답을 못 얻고 있었는데 뉴턴이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물질에는 인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잖아요. 그것은 마치 화두를 참구하다가 바람 부는 소리를 듣고 깨달았다고 하는 선사들의 이야기와 같은 것입니다. 깊이 연구하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서 막힌 것이 뚫리게 되는 이치입니다. 고무 풍선이 빵빵해져야 바늘로 약간만 건드려도 펑 터집니다. 그래서 창조력이 생기려면 연구하는 자세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연구를 하려면 하지 말아야 될 일도 있겠지만 이것저것 다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서 여러분들은 가만히 앉아서 명상도 해보고, 일하면서 수행도 해보고, 나누기도 해보고, 여러 가지 일을 해보았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란 것이 가만히 두니까 어떻게 작동하는지, 경계에 임하니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렇게 늘 연구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마음이 작용하는 어떤 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가 경험을 하고 자기가 그 원리를 찾아야 자기 것이 됩니다. 그것을 자신이 스스로 찾지 못하면 늘 ‘믿어야 되는데’ 하면서 믿어지지는 않고, ‘해야 되는데’ 하면서 행해지지는 않고, ‘좋은 줄은 아는데’ 하면서 행동하지는 않게 됩니다. 알긴 아는데 행해지지가 않으니까 심적으로 부담이 됩니다. 또 행동을 해도 힘이 들게 됩니다. 그래서 수행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자기가 직접 연구하고 경험해야 자기 것이 된다는 말씀이였습니다. 공동체 대중들도 지난 21일 동안의 수련이 모두 스스로 연구하고 경험하는 과정이었다는 사실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자발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과 자기화 하는 공부를 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옛날에는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그것에 대해서 엄청나게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하고, 미국까지 가서 접시 닦고 심부름 하고 노예처럼 생활하면서도 유학 공부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취직이나 출세를 하기 위해서 억지로 공부를 시키니까 부모가 온갖 것을 다 지원해 주어도 공부하는 것을 너무 힘들어 해서 거의 정신병자가 될 수준의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면 좋은 줄은 알지만 자기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출발이 자발적이지 못해서 남이 볼 때는 좋은 조건에 있지만 본인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됩니다.
앉아 있을 때만 수행이고, 입재를 해야지만 수행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실험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되어야 공부에도 진척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든 항상 연구를 해야 합니다. 잘 안 되는 나를 보면서는 세상 사람들을 이해해야 하고, 극복하는 나를 보면서는 내가 어떻게 자유로워지고 있는지를 살펴서 자기화 해야 합니다. ‘명상을 해보니 나의 까르마가 이렇게 형성되어 있구나’, ‘작년보다 올해는 이런 문제가 조금 더 편해지고 있구나’, ‘일체의 장을 해보니 앉아서 정신을 딱 차릴 때는 잘 되는데 일상으로 가니까 내 까르마가 그대로 작동하는구나’.
우리들의 삶은 제한된 구역 안에서만 있지 않고 늘 경계 따라 움직이게 되니까 현실에서 잘 안 된다면 ‘제한된 구역에서의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다, 지금까지는 명상수련을 1년에 여름과 겨울 2번 정도 해왔는데 나는 대중들에게 양해를 구해서 봄과 가을에도 명상수련을 더 해서 조금 더 나를 점검해가면서 생활을 꾸려나가야겠다’ 이렇게 자기를 살피면서 체크를 하고 거기에 맞게끔 삶을 설계하고 대중들의 양해도 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특질에 맞게 체크를 해서 극복해야 할 것과 살려야 할 것을 자신이 알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자기화 해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련할 때는 억지로 참고 하고, 풀어주면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게 됩니다.
지금은 안 되지만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다는 희망을 갖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과는 성격이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서 이번 안거를 통해 자기 점검을 하면서 몇 가지 생활 속 과제를 정해 본다든지, 꼭 지켜야 할 계율을 한두개 선정해 본다든지, 이런 건 도반들의 도움을 얻는다든지, 이렇게 자기 설계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꺼번에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편안한 마음으로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긴장하기 보다는 편안한 상태에서 꾸준히 해나가는 자세를 강조하면서 인사 배치를 할 때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말씀해 주었습니다.
“긴장해서 살고 있다는 것은 임시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시로 살기 때문에 ‘그냥 입 다물고 살면 되지’ 이렇게 되는데, 그럴수록 사실은 불안정해집니다.
긴장을 풀고 편안해져야 영원히 살아라고 해도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긴장하기 보다는 편안한 상태에서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은 과로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 취향대로 하고 싶어서 자꾸 안 하게 되는지는 자기를 잘 봐야 합니다. 이런 심리가 있으면 자꾸 남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저 사람은 꾀를 낸다’고 생각할 소지가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과제를 자꾸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나는 누구와는 죽어도 같이 일을 못하겠다’, ‘그 인간 하고는 한 부서에 편재시키지 마라’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수행자는 이것을 합리화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것들이 극복이 되어야 업무를 배치할 때도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일하는 것이 효과적인데 인간 관계 때문에 따로 배치해야 된다면 굉장히 비효율적이 됩니다. 물론 배치하는 사람은 사람들의 특성을 잘 살펴서 배치하는 것이 필요해요. 그러나 여러분들 각자는 수행을 통해서 자신의 과제를 극복해가는 입장을 가져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배치하는 사람은 자꾸 수행적 관점에서 배치를 하고, 개인은 자신의 취향과 성격을 주장해 버리면 굉장한 불협화음이 생기고 분위기가 억압적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마음도 편안하면서 업무도 효율이 나게 해야 미래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방향도 옳지만 방식도 좋아야 함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수행 공동체는 사람들이 행복하기도 하지만 업무도 또한 효율적이여야 합니다. 기업에서는 업무는 효율적이지만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반대로 사람들은 편안한데 업무 효율은 전혀 없는 단체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하면서도 어떤 세속적인 단체보다 업무 효율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미래 사회의 대안입니다. 편안하기만 하고 효율이 없으면 세상에서 수용되기가 어렵습니다. 좋기는 하지만 늘 소수로 남게 됩니다. 반면에 효율은 있지만 편안하지 못하면 일시적 성장은 가능하지만 오래 가지 못합니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 모범을 만들어 낼 때 우리가 문명적 비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편안함이라고 볼 수 있지만 세속의 대안이 되려면 효율적인 측면도 있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하되 효율도 더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좋은 일이라는 것은 이미 세상에서도 다 압니다. 그러나 그 좋은 일을 하기 위한 운영 방식도 좋다고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합니다. 정토회가 여러가지 민주적인 제도를 시도하는 이유는 방향도 옳아야 하지만 방식도 좋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회의를 통해서 어떻게 일을 효율적으로 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러분들 개개인이 이 방향에 얼마나 행복하게 임하느냐가 전체 성과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렇게 되어야 지속성이 있습니다. 내가 봐도 좋은 일이면 스님도 없고 혼자 남게 되더라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살아가고 활동하게 됩니다.
실수한 것 마저도 모두 돌이켜서 교훈으로 삼을 수가 있습니다. 교훈으로 삼기 위해서 실수하자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후에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실패한 이후를 더 좋게 만들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서 여러분들이 지난 20일간 해 온 수행 생활이 자신의 인생에 좋은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일과 수행의 통일을 해나갈 수 있는지 관점을 잡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였습니다. 스님의 여는 말씀 덕분에 공동체 대중들도 모두 마음이 활짝 열렸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지난 안거 기간 동안 수행하면서 들었던 의문이나 자신이 깨달은 내용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자” 며 공동체 성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일 동안의 수련으로 이미 많은 고민들이 해결되었지만 아직 미진한 부분이 남아 있는 대중들은 스님께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 때문에 다음 사업에 대해 조바심이 나고, 일에 너무 집착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스님께 점검을 받고 싶다는 사람, 일에 집착을 하지는 않지만 방관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 몰입을 덜 하는 것 같아 스스로에 대해서도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사람, 생활 소임을 우선으로 하고 지낼 때 업무에 대한 안정감도 생기는 것 같다며 본인의 사례를 들려주는 사람, 문제가 일어날 것을 회피하고 외면하는 태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같이 일하는 상대와 갈등이 심했고 이번 안거를 통해 많이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상대로부터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마음을 다스려야 할지 묻는 사람,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상근 봉사활동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이 고민인 사람 등 다양한 고민에 대해 스님은 자상하게 답변을 들려주었습니다.
오전에는 이렇게 개인 수행에 대해 질의응답을 한 후 점심 식사 이후에는 대중부를 책임지고 있는 간부들이 서울에서 봉화 수련원으로 내려와 대중부와 관련된 사업에 대해 함께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사업 논의를 하기 위해 참석한 대중부 자원활동가들
2015년 하반기 강연 일정 조정, 9월6일로 예정된 통일의병대회 프로그램 점검, 이웃 종교인들과 함께하는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 기도 준비 방안,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통일 방안이 담긴 통일의병 교재 기획, 정토불교대학의 졸업률을 높이기 위한 수강생 관리 방안, 정토불교대학 교과 내용 개선을 위한 모니터링 요원 모집, 안산 다문화 센터 개원 및 안산 다문화 센터가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 두북, 봉화, 문경 정토수련원을 농산물 생산지로 가꾸어 나가기 위한 방안 및 유통 구조 마련, 연수원 공간 마련 방안, 문경 정토수련원의 이후 불사 계획과 정토회의 본부 마련 계획 등 각각에 대해 대중부와 실무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스님의 생각도 함께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스님은 “정토회의 발전 속도에 비해 그에 따른 시설들이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짚어 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정토회의 전체 방향 수립을 위한 주요 간부들 간의 회의체 구성 검토, 이번 6차 백일기도 입재식 실천과제를 무엇으로 할지, 2016 인도 성지순례 운영 방안, 봉화 정토수련원의 활용 방안,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제작, 천일결사 기도집의 전체 내용을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모바일 페이지 제작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기 되었고, 대중부는 실무자들이 내어 놓은 다양한 의견들을 적극 수렴하면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 보기로 했습니다.
▲ 봉화 정토수련원
많은 사안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마치고 나니 벌써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대중부 간부들은 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고, 공동체 대중들은 이어서 저녁 8시부터 대중부 사업 외에 함께 의논해야 할 내용들에 대해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판, 영상, SNS 등 흩어져 있던 컨텐츠 관련 담당자들을 컨텐츠사업국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하였고, 또한 고구려 발해 백두산 역사기행 실무 준비 사항을 점검한 후 오늘 수련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은 24일째 단식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토회의 각 부서가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갖고 나아가야 하는지 다소 힘없는 목소리였지만 아낌 없는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 법사단과 내일 수련 일정에 대해 논의하는 모습
내일은 공동체 안거 회향 수련 2일째 프로그램이 계속될 예정입니다.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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