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7.7 발우공양 후 ‘선정을 닦는 방법’에 대한 법문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명상수련에 들어가는 상주대중들을 위해 ‘선정을 닦는 요체’에 대해 법문했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도량석 소리와 함께 법당에 내려온 스님은 서울공동체 상주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과 108배, 명상을 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기도 후에는 발우를 펴고 앉아 공양을 들었습니다. 공양 후에는 어떤 대중들이 발우공양에 참석했는지 살펴본 후 말문을 열었습니다. 먼저 인도JTS의 의료 파트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박종화님이 비자 갱신을 위해 잠시 한국에 머물게 되었다고 해서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얼마 전 인도는 45도가 넘을 정도로 무더운 날씨였는데 “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았죠?”라고 스님이 묻자, 박종화님은 “한국에 오니까 너무 춥다” 며 몸을 움추렸습니다. 한국에서는 다들 덥다고 아우성인데 인도의 더위를 경험하고 오니 오히려 춥게 느껴진다는 말에 대중들도 눈을 크게 뜨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리고 “내일 모레부터 안거에 들어가면서 명상수련을 하게 됩니다”라며 명상수련에 임하는 마음 자세에 대해 법문해 주었습니다. 정토회의 공동체에 상주하는 대중들은 7월9일부터 31일까지 하안거 수련 기간을 갖게 됩니다. 하안거 수련 중에는 명상수련을 10일 동안 하게 되는데, 스님은 명상은 선정을 닦는 과정이고 선정을 닦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려주었습니다. 

 

먼저 수행자는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 기본이고 그 다음은 선정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수행자가 첫째 해야될 일은 계율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계율을 잘 지키게 되면 나쁜 짓은 하지 않게 되니까 사람들이 볼 때 훌륭한 인격이 되죠. 그래서 수행자와 보통 사람이 구분이 되는 것은 계율입니다. 계율을 지킴으로 해서 세상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즉, 세상 사람들에 비해서 인격이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행동하는 것, 말하는 것, 마음 씀씀이, 이런 것들을 보면 ‘저분은 수행자이구나’ 하는 것이 들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계율을 청정히 지키는 수행자들이라고 다 마음이 편안한가. 다 행복한가. 그것은 꼭 그렇지 않습니다. 옛날에 우리가 양반들을 보면 굉장히 엄격하게 자기를 관리하지만 마음은 굉장히 불안한 사람도 있고, 긴장이 되어 있는 사람도 있고, 괴로운 사람도 있습니다. 수행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는 선정을 닦아야 합니다. 계율은 수행자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덕목에 들어가기 때문에 계율을 지키는 것으로 수행을 잘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기본 토대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꾸준히 정진을 한다고 할 때는 선정을 닦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율을 잘 지키면 훌륭한 인격이 되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을 수 있으니 선정을 닦아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선정을 닦기 위한 요체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알려 주었습니다.  

 

“선정의 요체는 세가지입니다. 첫째, 마음이 편안해야 합니다. 마음이 편안한가. 자기 혼자 누워있을 때는 편안하지만, 사람들과 같이 있거나, 발우공양을 하거나, 어른을 만나거나, 어떤 일을 할 때는 마음이 늘 긴장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늘 불안합니다. 긴장이 되거나 불안해서는 안 되고, 긴장되고 불안한 마음을 살펴서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합니다. 어느 때나 어디를 가나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합니다. 

 


 

둘째, 마음이 편안한 가운데 또렷이 집중이 되어야 합니다. 여름날 강아지가 마루 밑에서 잘 때 편안하죠. 아무런 긴장도 불안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강아지가 선정을 닦는 것은 아닙니다. 멍청한 상태입니다. 편안하면 멍청해지기가 쉽습니다. 편안하기는 한데 졸음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깨어있지 못합니다. 편안하기는 한데 마음이 산만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한 쪽으로 집중이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선정을 닦는다 할 때는 편안한 가운데 마음이 또렷이 집중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깨어있어야 됩니다. 깨어있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주어진 바깥 상황에 깨어있는 것입니다. 운전수가 운전을 하면서 앞에 가는 차, 옆에 오는 차를 알아차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렇게 바깥 상황에 깨어있는 것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에도 깨어있어야 합니다. 지금 불안하면 불안한 줄 알고, 긴장이 되면 긴장이 되는 줄 알고, 산만하면 산만한 줄 아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상태에 뚜렷이 깨어있어야 합니다. 뚜렷이 깨어있는 것을 ‘알아차림’이라고 합니다. 알아차림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본다, 깨어있는다, 알아차린다. 이런 여러 가지 용어를 씁니다. 선에서는 ‘소소영영하다’고 표현합니다. ‘화두에 뚜렷이 깨어있다’, ‘화두를 들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우선 호흡에 깨어있어서 자신의 호흡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깨어있어야 합니다. 미세한 감각에까지 깨어있으면, 욕망이 일어나거나 화가 일어나면 몸에서 약간 열기가 느껴지거나, 호흡이 약간 가빠짐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호흡이 약간 가빠지기 시작하면 ‘어, 내가 지금 욕망이 일어나는구나’, ‘내가 지금 화가 일어나려는 조짐이 있구나’ 이렇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첫째, 마음이 들뜨지 않고 항상 편안하게 가지는 것, 둘째, 마음이 산만하지 않고 한 곳에 집중하는 것, 셋째, 마음이 뚜렷이 깨어있는 것, 즉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 이 세가지가 선정을 닦는 요체입니다.” 

 

선정을 닦는 방법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세가지를 모두 실천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고 하면 깨어있기가 약해질 것이고, 깨어있으려고 하면 마음이 긴장되어서 편안해지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편안한 가운데 집중이 되었다고 해도 망상이 자꾸 끼어들면 알아차림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스님은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한한 연습 가운데 점점 되는 쪽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알아차림을 놓칩니다. 왜냐하면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정을 닦기 위해서는 먼저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연습장에서 먼저 연습을 한 후 도로 주행을 연습해야 하는 것처럼 앉아서 좌선을 할 때는 고요한 가운데 알아차림을 유지하지만 목표는 일상 생활 가운데서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계속 앉아만 있을 수 없잖아요. 행주자와 어묵동정 간에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상 생활 속에서는 잘 안 되죠. 그래서 꾸준히 연습을 해야 됩니다. 

 


 

일상 생활 속에서도 잘 하기 위해서는 특히 이번 안거 중에 집중적인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편안한 가운데 딱 집중을 해서 자신의 호흡에, 자신의 감각에 분명히 깨어있는 연습을 열흘 동안 꾸준히 해봅니다.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하세요. 안 되면 또 하고, 안 되면 또 하고, 이렇게 임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안 하니까 명상이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졸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졸음이 좀 가시면 통증 때문에 참다가 시간을 다 보내고, 졸음과 통증이 좀 가시면 망상을 피우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시간 죽이기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말고 졸음이 오는 가운데도, 통증이 좀 있는 가운데도, 목표를 세우고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고 집중을 해서 꾸준히 연습해 봅니다. 

 


 

한 열흘 정도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면 일상 생활 속에서도 알아차림을 어느 정도 유지시킬 수가 있습니다. ‘연습해야지’ 이렇게 마음을 내면 명상이 기다려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아이고, 앉으면 다리 아프고, 졸면서 어떻게 앉아 있을까?’ 이렇게 걱정이 됩니다. 그러니까 마음을 좀 편안하게 그러나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서 명상수련에 기쁜 마음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시간 낭비가 되지 않으려면 연습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말씀이였습니다. 바쁜 일상 생활 가운데에서는 이렇게 집중적으로 연습할 기회가 없습니다. 그러니 열흘 동안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어느정도 유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습니다. 

 

걱정스런 마음이 아니라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명상수련에 임해보라는 스님의 격려 말씀에 모두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발우공양 후에는 곧바로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평화재단 평화교육원 조민 원장님과 평화연구원 김형기 원장님, 윤여준 전 장관님과 평화재단의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회의 후에도 스님은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 머물면서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 및 회의를 가졌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서울 정토회관에 귀가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도 하반기 일정 논의, 인도성지순례 준비 회의, JTS 대표님과 미팅, 영문책 출판 회의 등 하루 종일 미팅 및 회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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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화

스님의 좋은 말씀에힘이 됨니다 항상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 ~ ~

2016-03-23 10:50:48

김혜경

알아차림이 정말 중요한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을 빕니다. ^^

2015-07-14 03:20:49

^^^^

행주좌와 어묵동정간에 알아차림 유지하기^^ <어느 때나 어디를 가나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합니다. > 스님 얼굴이 많이 부으신 듯 하네요 ㅜ

2015-07-14 00: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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