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7.8 ‘안거에 임하는 자세’ 법문 및 영문책 출판 회의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정토회 서울 공동체의 발우공양에 참석해 내일부터 안거에 들어가는 상주대중들을 위해 ‘안거에 임하는 마음자세’에 대해 법문했습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 및 108배와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은 기도를 마치고 발우공양에 참석했습니다. 


▲ 새벽 예불

발우공양 후에는 내일부터 명상수련 및 안거에 들어가는 공동체 상주 대중들을 위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먼저 스님은 평소 과로를 많이 하는 공동체 상주 대중들이 어떤 마음 자세로 수련에 임해야 하는지 당부했습니다. 



“내일부터 명상수련에 들어갑니다. 충분히 자고 시작해도 앉으면 또 졸리긴 할 겁니다. 그러나 깜박 깜박 졸리는 정도이면 편안한 마음으로 명상을 할 수 있는데, 몸을 피곤하게 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자고 내려가게 되면 앉아서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자게 됩니다. 너무 졸린데 앉아 있으면 괴롭잖아요. 괴로우면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걸 해야 하나?’, ‘내가 왜 이러고 앉아있나?’, ‘나는 왜 이 정도 밖에 안 될까?’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납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행을 하는데 다시 괴로워지게 됩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인데 통증이 괴로움이 되는 이유는 싫은 마음을 내기 때문입니다.”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억지로 수련에 임하면 부작용이 생긴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은 오전까지만 일하든지 저녁 먹기 전까지는 업무를 모두 종료하고 일찍 주무시기 바랍니다” 라며 다시 한번 휴식을 취한 후 수련에 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안거 기간에는 과로로 인해 비정상이 된 몸을 모두 정상화시켰으면 좋겠다며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가 수행자로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밥 먹고,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이렇게 정상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으로도 편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도시 한가운데서 사회적 실천을 하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을 못하고 있습니다. 


▲ 발우공양

세속 사람들은 밤에 늦게까지 일하는 대신에 아침에 늦게 일어난다든지, 필요하면 아무 때나 잔다든지, 밤늦게까지 일해도 아침에 늦게 일어날 수 있으니까 조정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수행자로써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기상 원칙은 그대로 정해 놓은 채 밤에는 늦게까지 일을 합니다.  

세상 일을 하다보니 잠은 12시나 1시에 자면서 아침에는 4시30분에 기상을 하니까 처음에는 괜찮은데 시간이 흐르면 점점 몸에 무리가 되고, 그래서 마음이 자꾸 힘들어지고, 그래서 규칙을 자꾸 어기게 되고, 그래서 피로도 많이 누적되고, 수면도 부족하고, 마음도 어쩌면 지쳐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웃고 생기발랄 하지 못합니다. 몸이 아프고 지쳐있는데 억지로 웃으려니까 자연스럽지가 못합니다. 이런 비정상이 오래 지속이 되면 비정상이 습관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안거 기간에 모든 비정상을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육체적인 피로도 싹 풀어야 되고, 건강이 안 좋은 것도 회복을 해야 합니다. 안거에 들어가는 것이 건강을 회복하는 길입니다. 과식하지 않고, 과자, 술, 커피도 일체 먹지 않고, 계속 선정을 닦고 마음을 편안히 가진 채 열흘 정도 명상을 하게 되면 몸에 있는 독성이 다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안거는 우리에게 최고의 휴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관성의 법칙이 있다 보니 일하다가 휴식을 하면 휴식이 안 되고 오히려 일의 관성 때문에 앉아 있는 것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1~2일은 힘들지만 관성이 멈추면 이제 편안해집니다.



스님도 잠자는 시간도 안 지키고, 식사도 제 시간에 못 하고, 과로를 하다 보니까, 일은 해야 되는데 몸은 못 견뎌서, 해열제도 먹고, 진통제도 먹고 해서 지금 몸에 독성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명상을 하면서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래야 앞으로 1년 동안 약간의 비정상이 있더라도 건강을 유지 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이번 안거 기간 동안 과로로 인해 생긴 모든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일을 하자는 말씀이였습니다. 그러면서 간혹 단식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단식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알려주었습니다. 
 
“단식은 가능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들의 생활은 단식 끝나고 나서 다시 20일 동안 복식하기 위해 가만히 앉아 있을 여가가 없어요. 그래서 단식 후 에너지를 과하게 쓰게 되고 그러면 몸에 무리가 갑니다. 또 허기가 지니까 복식을 제대로 못해서 오히려 위에 탈이 납니다. 수련 기간 중 제공되는 음식은 매우 적은 양이므로 거의 단식 효과가 납니다. 



만약 단식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절대 과로를 하면 안 됩니다. 공급되는 에너지보다 사용되는 에너지를 초과하게 되면 고장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입에 집착하면 해도 될 것 같은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즉 무지의 소산으로 몸을 함부로 쓰게 되는 것이지요. 

반대로 몸을 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는 일을 해도 되는데 마음에서 두려움이 생겨서 하면 안 될 것 같은 심리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자꾸 몸을 사리게 됩니다. 이것도 실재를 모르는 무지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럴 때는 과감하게 해버려야 됩니다. 하기 전에는 두렵지만 하고 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명상을 할 때 다리가 아프다든지 졸립다든지 해서 명상을 두려워하는 것은 실제로는 해도 되는데 자기가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해버려야 해결이 됩니다. 자기가 싫어하거나 취향에 안 맞거나 기분이 나쁘면 바로 몸 핑계를 대고 몸을 사리게 됩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이것이 모두 무지의 소산임을 알고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몸을 함부로 하거나 몸을 사리거나 두 가지 경우 모두 원인이 무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안거 기간 동안 새롭게 충전을 해서 몸을 잘 추스르기 바랍니다. 편안하게 몸과 마음을 정상화시켜서 아무리 어려운 일을 하더라도 늘 웃으면서 기쁘게 일을 해야 합니다. 억지로 참고 일을 한다면 수행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이번 안거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몸을 사리지도 말고 몸을 함부로 하지도 말고 실제 어떤지를 살펴서 편안하게 몸과 마음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말씀이였습니다. 스님의 애정이 담긴 조언을 새겨 들으며 모두 환한 웃음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했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명상수련을 시작으로 정토회는 공동체 안거가 시작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우기가 되면 수행자들이 한 곳에 머물며 집중적으로 정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전통에 따라 정토회도 바쁜 일상과 업무를 내려놓고 집중적으로 정진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스님을 비롯해 공동체 대중들 모두 비정상화 되어 있던 몸과 마음을 다시 정상화시켜서 한해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충분히 회복하기를 기원해 봅니다. 

발우공양 후 스님은 원고 교정 업무를 보다가 오전 9시부터는 정토회 행정처, 평화재단, 청년포럼, 청년정토회 등 각 단위 부서장들과 하반기 행사일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하반기 일정 논의

연말까지 수많은 강연과 미팅 등 조금의 빈틈도 없이 채워지는 스님의 스케쥴을 보니 스님의 건강이 많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명상수련과 안거는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하루 종일 집무실에 머물면서 명상수련에 들어가기 전에 처리해야 할 업무들을 보았습니다. 

저녁 8시에는 미국에서 제이슨 임이 가족들과 함께 귀국해 스님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왔습니다. 제이슨 임은 스님이 미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미팅을 갖거나 강연을 할 때 스님의 입이 되어 통역을 해주는 분입니다. 통역 솜씨가 매우 뛰어나서 스님도 늘 감사함을 많이 느끼는 분입니다.   


▲ 제이슨 임의 가족과 함께

제이슨 임의 아들은 스님을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면서 스님에게 초코렛을 선물했습니다. 스님은 감사히 선물을 받고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밤 9시부터는 제이슨 임과 함께 스님의 영문책 출판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미국에서 불교 서적 출판은 현재 어떤 추세에 있고, 한국과는 달리 스님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영미권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에 대한 많은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 스님의 영문책 출판 회의

특히 스님은 현대 사회는 과거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고,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불교가 현대인들에게 어떤 대안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정치, 종교, 문화, 역사, 과학 등 다방면에서 스님의 고견을 들려주었습니다. 



제이슨 임은 스님의 통찰을 듣고 무척 좋아했고, 최근 자신이 직접 스님의 법문을 번역하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집필하고 있는 책의 컨셉과 방향에 대해서도 공유해 주었습니다. 조만간 외국인들이 스님의 법문을 제대로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또다른 영문책이 출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제이슨 임과의 영문책 출판 관련 회의는 밤12시가 다 되어서 마쳤습니다. 스님은 서울 정토회관에 귀가한 후 오늘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전체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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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하지말라는 스님의당부에서 스님께서 얼마나 공동체대중분들을 아끼시는지,그마음이 느껴집니다~스님법문을 영문으로 번역해 책으로 내신다는 제이슨림님도 정말 대단하
시다는 생각이에요~~*전세계로 뻗어나갈 것만 같은 스님의 영문번역책도 기대가됩니다^^*

2015-07-15 08:43:22

김혜경

독을 제거하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건강을 빕니다.

2015-07-14 03:16:02

손화승

스님겨태계신분들정말부럼내요

2015-07-13 17: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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