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5.23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및 청년학교 수료식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오전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6주기를 맞이하여 봉하마을을 참배하고, 오후에는 평화재단 청년포럼이 주관하는 청년학교 수료식에 참석해 통일 한국의 비전에 대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새벽2시에 마산 정토법당에 도착해 잠시 눈을 부치신 스님께서는 4시30분에 다시 일어나셔서 새벽 기도를 하러 나온 마산정토회 회원 분들과 함께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기도 후 마산정토회 회원들은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올렸습니다. 

 


▲ 마산 정토법당 새벽 예불 

 

아침 7시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봉하마을에 들르셨습니다. 먼저 묘소 가까이에 위치한 봉하 정토원을 찾아가 대웅전에 모셔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위패를 향해 짧게 천도 기도를 하셨습니다. 

 


 


▲ 봉하 정토원

 

그리고 이곳에서 30여년간 포교 활동을 해오고 계신 선진규 원장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선 원장님은 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재가 법사로써 포교활동을 시작해 수많은 포교사를 양성하신 불교계의 어르신입니다. 스님께서 큰절로 인사를 드리자 선 원장님은 맞절을 하시며 반갑게 스님을 맞이해 주셨습니다. 또 이번에 새로 제작했다고 하시면서 새로운 불교 운동을 상징하는 연꽃 꽃망울 모양의 뱃지를 스님께 달아주셨습니다. 

 


▲ 선진규 원장님과 차담

 

구수한 숭늉과 갖가지 반찬으로 아침 식사까지 대접해 주신 선진규 원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 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습니다. 아직 이른 아침이라 참배객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스님께서는 헌화를 하신 후 묘소에 다가가 합장을 하고 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묘소 주위를 천천히 한바퀴 도신 후 다시 기도를 하시고 천천히 걸어나오셨습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봉하마을을 출발하여 점심 무렵에 대전에 도착한 스님께서는 메밀 국수로 간단히 식사를 하신 후 오후1시부터 대전 시민대학 단재홀에서 열린 청년포럼 ‘청년학교’ 수료식에 참석하셨습니다. 

 

스님의 수료 특강을 듣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226명의 청년학교 5기 수료생들은 지난 3월19일부터 5월8일까지 8주 동안 ‘방황해도 괜찮아’, ‘인생수업’, ‘스님의 주례사’, ‘행복한 출근길’, ‘새로운 백년’ 등 스님의 저서를 그룹 세미나 형식으로 공부를 모두 마쳤습니다. 그리고 역사 탐방길 순례를 다녀오거나 사회 이슈를 찾아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는 등 자신과 사회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은 그동안의 공부를 갈무리하면서 스님께 ‘통일 코리아, 창조의 시대를 열어라!’ 라는 주제로 강연을 듣고, 6월말부터 시작하는 청춘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함께 마음을 모으는 자리입니다. 

 


▲ 대전 시민대학

 

스님께서는 먼저 우리 사회는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현실 진단을 하시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현실 진단에 이어서 원인 규명, 목표와 해결책 제시 등 고집멸도의 원리에 따라 차근차근 명료하게 통일 한국의 희망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하루에 자살로 죽는 사람이 43명이라고 합니다. 매일 버스 한 대가 전복해서 몰살되는 것과 같아요. 그 가운데 20대는 사망 원인 중 51%가 자살이라고 합니다. 출산율은 어떤가요?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자살율이 높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나요? 현재의 삶이 갑갑하다는 것을 말하는 거겠죠. 출산율이 적다는 것을 무엇을 말하나요? 미래도 불안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는 불만이 많고 미래는 불안하니 행복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경제 성장이 우리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하나는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에 원인이 있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인 이유입니다. 아무리 구조가 개선되어도 개인이 갖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절대적 빈곤이 해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 빈곤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육체적인 고통은 어느정도 해결되었지만 정신적인 고통은 더 커졌습니다. 또 개인적인 측면으로 돌아와서 살펴보면 한국 사람들은 인생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큽니다. 돈을 많이 벌어야 된다, 출세해야 된다, 유명해져야 한다, 이런 기대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좀 큰 것 같아요. 기대가 크다 보니까 남이 보기엔 괜찮은데 자기는 만족이 안되어서 불행해지는 겁니다.” 

 


 

이어서 이런 원인들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제도적으로는 빈부 격차를 줄여야 되겠죠. 개인적으로는 인생에 대한 기대를 좀 낮추고 욕심을 줄여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청년학교에서 이 두가지를 함께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수업, 스님의주례사, 이런 책을 읽고 공부하는 이유는 기대 수준을 낮춰서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여길 줄 아는 마음공부를 하기 위함입니다. 다른 하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구조적으로 모순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 혼자 노력해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함께 힘을 모아서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해내야 합니다. 구조적인 개선을 하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정치적인 파워를 형성해서 이 구조적인 모순을 시정해야 합니다. 

 

특히 이런 빈부 격차는 우리 삶의 행복도와 관계가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많은 고통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우리 중에는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여기에 줄을 서서 혜택 받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취직하는 데에만 몰두하잖아요.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근본적으로 정치 권력의 독점에서 생김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오직 당원이 되기 위해 매달리고 있는 것과 똑같은 현상이죠. 이런 모순을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를 짓밟으면서 남이 아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게 됩니다. 서로 힘을 합해서 이런 구조적 모순을 해결해야 하는데 오히려 서로 적이 되어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경쟁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 현실은 부정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경쟁은 용인하되 우선 경쟁의 룰이 공정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룰도 공정해야 하지만 집행도 공정해야 하겠죠. 이렇게 공정 사회로 가려면 다음 세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 출발선상에서 기회의 균등입니다. 기회 균등의 핵심은 기초 교육의 평등화입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은 다 기회의 균등에 속합니다. 둘째, 경쟁의 과정이 공정해야 합니다. 셋째, 결과가 공평해야 합니다. 경쟁이 끝난 뒤에는 승자 독식이 되면 안됩니다. 

 

그러면 이렇게 분배 문제만 해결되면 되느냐? 아니예요. 저는 환경운동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성장은 안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직 대부분의 국민들은 성장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성장을 더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사회는 성장 동력이 소진되어 있습니다. 성장 동력이 소진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령화, 저출산, 중국의 급부상, 이런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원인은 우리의 국가 발전 시스템이 모방 시스템인 것에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우리에게는 우리가 따라가야 할 선진국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이죠. 예전에는 미국과 우리나라가 50이라는 낙차가 있어서 물살이 빨랐는데, 지금은 우리가 주욱 따라올라와서 낙차가 20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낙차가 적으니 속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저성장, 정체 국면이 눈 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창조력을 통해서 다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교육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모든 시스템에는 창조력이 확보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는 것인가? 있습니다. 성장의 측면에서 볼 때 분단은 우리에게 복입니다. 우리는 남의 나라를 침략하지 않고도 양적 팽창을 할 수 있는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미국의 서부 개척처럼 북한 개발이라고 하는 변수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북한 개발이 시작되면 철물, 시멘트도 많이 팔리고, 목수나 기술자들도 많이 필요해지고, 고급 기술을 가진 여러분들이 다 북에 가서 일하게 될 것이고, 단순 노동은 북한 사람들이 하게 됩니다. 노동력이 서로 겹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북한 사람들이 배우게 되니까 겹쳐지게 되겠지만요. 그러니 아무런 창조력 없이도 지금 갖고 있는 이 기술만 가지고도 양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그래서 북한 개발은 여러분들이 10년 내지 20년 동안 먹을 거리가 돼요.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바로 통일입니다.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해야 된다는 과거의 이념적 통일론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우리나라가 한번 더 성장하려면 통일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통일은 여러분들과 아무런 관계 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직업과 사회적 진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됩니다. 

 


 

현재 남한 사회의 과제는 복지사회죠. 또 남북한을 합해서 성장의 측면에서는 통일이 과제이죠. 그러면 국가를 발전시키는 통일 문제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복지 문제가 서로 모순된 관계에 있을까요? 아닙니다. 상승 관계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시대적 사명은 통일을 달성하는 것이고, 내적으로는 복지 사회를 이뤄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복지 사회와 통일 한국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신 후 다음은 통일 한국은 우리에게 어떤 희망을 가져다주는지 청사진을 그려주셨습니다.  

 

“통일이 되면 인구가 7500만이고, 면적이 21만 제곱키로미터인데, 이 정도면 세계 7위, 8위의 경제력을 가진 영국과 프랑스 수준까지 경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통일 대한민국은 지난 천년의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동북아에서 자주성을 갖는 국가로 발돋음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고구려의 꿈을 다시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일 대한민국은 통일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중국과 함께하는 동북아 공동체 안에서의 통일을 추구해야 합니다. 세계 문명의 추세는 국가주의적 이익으로 충돌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유럽에서 보여주듯이 이웃 나라와 연대하고 협력을 해서 더 나아가는 문명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한중일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형성한다면 총 규모가 EU나 NAFTA와 맞먹습니다. 세계 3대 경제권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이미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데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세계 최대의 경제권이 됩니다. 

 

그러나 세계 문명의 중심이라고는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창조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규모는 크지만 기술, 민주주의, 인권, 학문 등이 앞서있지 못합니다. 한중일 중에 그래도 창조력이 있는 것은 한국입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K-POP 같은 것이 나오지 않잖아요. 만약 통일이 되어서 의식의 적대성이 없어지고 사상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분단의 한을 표현한 시나 소설은 노벨문학상을 타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한국사회 안에서 모방의 극치에 와 있는 것들은 통일 문제만 극복하면 창조력으로 나아가게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만으로는 창조력을 가진다해도 규모가 너무 작아서 문명의 중심이 될 수가 없는데, 일본과 중국까지 합하면 규모는 일본과 중국이 바탕이 되어 세계 최대 규모가 되어주고, 창조의 꽃은 우리가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100년만 지나면 세계 문명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래서 21세기 초입에 통일을 달성하고, 21세기 중반에 동아시아 공동체를 달성하고, 21세기 후반에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된다, 이런 꿈을 우리가 꿀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조금만 노력하면 그렇게 될 수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방을 해온 기본을 가지고 이제는 창조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핵심이고요. 두 번째는 전자는 시간이 걸리니까 우리의 성장 동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통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는 목표가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들 개인적으로는 창조 쪽으로 힘을 모아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환웅의 배달나라, 단군의 조선나라 시대에는 우리가 중국보다 문명이 앞서 있었습니다. 우리의 청동기 문명이 중국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청동기 문명에 안주해 있었고, 중국은 춘추전국시대에 서로 싸우면서 철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래서 약 3천년 전부터는 문명이 역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2천2백년 전에는 중국을 통일한 한나라가 조선을 침략해서 요서 지역에 한사군을 설치하기에 이릅니다. 그 이후 2천여년 동안 문명은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 쪽으로 흘러들어오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때요? 중국이 우리에게 배우고 있죠. 이런 일은 2천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앞으로 10년 정도 더 가면 다 없어질 일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해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고, 창조력을 키워서 문명의 꽃을 피우면 우리의 문명은 계속해서 중국으로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3천년의 꿈을 실현하는 것도 됩니다. 

 

세계 문명의 중심 국가가 되는 것은 우리만 갖고는 안됩니다. 독일이나 프랑스 사람들이 자기들만 갖고는 세계의 중심이 안되니까 독일의 꿈, 프랑스의 꿈을 유럽의 꿈으로 바꾸었듯이 우리는 한국의 꿈을 아시아의 꿈으로 전환을 해야 합니다. 그 첫발이 통일입니다. 통일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꿈을 갖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을 우리가 많이 만든다면 개인에게도 우리 사회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노력한다면 통일 한국을 시작으로 21세기 말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말씀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습니다. 취업, 연애 등 소소한 고민들에 갇혀 좌절감에 빠진 청년들이 많은데, 오늘 스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시야가 확 트이고 가슴이 활짝 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2시간 동안 스님의 열정적인 강연을 잘 들은 청년학교 수료생들은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어서 질의응답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명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한 명은 통일의 비전이 너무 경제적인 성장 측면으로만 강조되는 것 같다는 우려를 물었고, 한 명은 통일의 상대인 북한 정권이 대화가 가능한 상대인지, 김정은은 나이가 너무 어린 것 같은데 북한 권력의 실세가 맞는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각각에 대해 자상하게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통일이 너무 성장 측면만 강조되는 것 아닌가 우려가 됩니다. 생명 경시 풍조라든지 교육 문제도 그렇고 양적 성장 뿐만 아니라 평화적인 측면에서도 문명적으로 어떤 모범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아직도 관심있는 부분이 성장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통일은 마치 성장을 저해하는 것처럼 이해하는데 그렇지가 않고 오히려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시간이 없어서 다른 측면을 말씀을 못드렸는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 남북이 분단되어 있을 때는 남한의 국립묘지가 북한 입장에서는 적군이 되고, 북한의 열사능은 남한 입장에서  적군이 되잖아요. 만약 제가 북한을 방문해서 열사능을 참배했다면 남한에서 난리가 나겠죠. 그런데 통일이 되면 이것을 어떻게 해야 돼요? 북한의 열사능을 다 파헤쳐서 없애야 되나요? 남북한이 합의해서 통일을 하면 북한의 열사능을 우리의 국립묘지 영역 안으로 넣어야 되겠지요. 지금 한국 정부가 신라의 김유신 장군 묘는 잘 단장해주고 백제의 계백 장군 묘는 없애버렸어요? 아니잖아요. 당시에는 서로 싸우는 적국이였지만 통일된 한국에서는 백제도 우리의 조상이고, 신라도 우리의 조상이잖아요. 그러니 경주가면 김유신 장군은 김유신 장군대로 존경을 하고, 부여에 가면 계백 장군은 계백 장군 대로 존경을 하잖아요. 그것처럼 통일된 한국의 국민들은 북한의 열사능에 가서 참배를 하게 되겠죠. 전라도 사람들이 김유신 장군묘를 참배하고 경상도 사람들이 계백 장군묘를 참배하듯이 말이죠. 북한 사람들도 남쪽의 국립묘지를 참배하게 되겠죠. 또한 이것은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를 다 인정하면 민주화 출신들도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해야 되고, 산업화 일꾼들도 김대중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현실에서 실현되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이런 일은 쉬우 일이 아니예요. 이런 경우가 별로 많지 않아요. 남북한이 통일된다는 것은 평화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상식적으로 못한다고 했던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됩니다. 이것은 정신적인 문명 차원에서 중생이 부처되는 수준으로 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우리가 팔레이스타인-이스라엘 평화 문제에 대해 할말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대만과 중국에 대해서, 각 나라에서 일어나는 민족적 갈등과 종교적 갈등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얘기가 있게 되겠지요? 우리는 300만명이나 서로 죽이고 싸웠는데도 이렇게 합의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고, 모든 평화 문제에 있어서 연구 대상이 되고, 문학에서는 서로 갈등하는 사람들의 이쪽 저쪽을 다 아우르는 작품이 나올 수 있잖아요. 지금은 북쪽을 조금이라도 인정하는 작품을 쓰면 종북주의라고 하면서 난리가 나잖아요.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사고의 폭발력은 경제적 수치로는 계산이 안되는 일들입니다. 분단 시대에 자란 우리들로서는 상상도 못한 어마어마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창조력을 가져야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해야 창조력이 꽃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통일을 더 선행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지금 분단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통일 이후에 벌어질 일들이 잘 상상이 안돼요. 양적 팽창이라고 하는 성장 문제는 수치화될 수 있으니까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지만, 정신 문명적이고 경제 외적인 이런 어마어마한 요소는 수치화 할 수 없어요. 그러나 경제적인 이익보다 더 큰 폭발력을 가져온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경제 외적인 측면에서는 더 큰 발전을 가져온다는 말씀에 통일은 정말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꿈을 갖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조금이라도 희망을 안겨다주려는 스님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강연을 모두 마치고 수료증과 개근상 수여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무대로 나오셔서 226명의 수료생 모두에게 수료증과 선물을 건내며 일일히 악수를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지역별 기념촬영과 전체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8주 과정을 성실히 수료한 수강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기념촬영을 마친 후 스님께서는 청년학교 교육과정을 마무리하는 정리말씀과 축하 메시지를 들려주셨습니다. 

 


 

“공부하신다고 모두들 수고 많으셨어요. 공부를 억지로 하면 힘들어요. 그러나 자기가 좋아서 하면 재미있어요. 제가 어릴 때는 아버지가 일을 시켜서 억지로 했어요. 일은 하기 싫고 공부를 정말 하고 싶었는데, 공부는 못하게 했어요. 왜냐하면 저희 아버지는 학교를 안다니셨기 때문에 공부를 해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으셨거든요. 항상 일을 해서 돈을 버셨거든요. 그래서 항상 숨어서 공부를 했는데, 그러니까 공부가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여러분들도 공부를 하면 부모가 때려서 화장실에 숨어서 공부할 지경이 되면 공부가 정말 재미있겠죠? (청년들 웃음) 

 


 

이렇게 무엇이든지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면 굉장히 집중력이 생깁니다. 권력이 탄압을 하는데도 숨어서 민주화 운동을 했잖아요. 그런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재미가 있어요. 그러니 독립운동을 하면 재미있을까요? 재미없을까요? 재미있어요. 민주화 운동도 감옥 다녀오느라 힘들긴 했지만 이리 도망다니고 저리 도망다니고 하면서 그 사람들은 얼마나 스릴이 있었을까요? 그런 것처럼 자기가 원해서 할 때는 집중력이 생기고 창조력이 생깁니다. 

 

그런데 오늘날은 부모가 욕심이 많아서 자꾸 자식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니까 여러분들이 재미가 없어졌어요. 억지로 하니까 힘이 들어요. 그래서 통일 운동도 스님이 자꾸 여러분들에게 하라고 하면 재미가 없어져요. 제가 통일 운동을 못하도록 말리러 다녀야 해요. (웃음) 

 


 

첫째, 개인이 행복해야 합니다. 재미가 있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하되 대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기대에 못미치면 괴로워져요.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는 지금 재미있다는 얘기이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중에 좋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혼자서 어떤 일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공동으로 목표를 세워놓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동지애가 생기고 사람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보람이 생깁니다. 그래서 여러분 개인들도 물론 목표를 성취하는데 재미를 느껴야겠지만 그것은 지속적이지 못합니다. 어떤 일도 그것이 지속적이 되려면 개인의 꿈과 공동의 꿈이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시대적 과제는 국내적으로는 경제 민주화가 이뤄져서 복지사회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볼 때도 ‘아, 한국 사람들이 참 잘사네’ 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제일 밑바닥층이 되더라도 북한보다는 더 낫겠다 싶으면 통일에 대한 욕구가 올라가겠죠. 그래서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조금 더 심화시키고 복지사회를 만드는 것은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통합하고자 하는 욕구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그것이 곧 통일 운동이 됩니다. 

 

또 반대로 한국 사람에게는 통일이 되면 우리들 전체의 부가 커져나간다는 점에서 통일은 굉장히 필요합니다. 그래서 통일과 한국사회를 개선하는 것이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 그것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내 인생도 재미가 있어지고요. 개인이 당장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마음 공부를 해야 합니다. 욕심을 좀 내려놓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공동의 비전을 좀 더 키우면 우리에게는 보람이라는 새로운 행복감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개인은 행복하고 우리사회에는 희망이 되는 그런 일들을 해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졸업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6월말부터 5개 도시에서 청춘콘서트를 여니까 서포터즈로 참석하셔서 보살핌을 받는 사람만 되지 말고, 이번에는 보살펴 주는 사람이 한번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씀에 청년학교 수료생들은 큰 환호와 박수로 새로운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6월말부터 5개 도시에서 열리게 될 청춘콘서트도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공부한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항상 안내해주시는데 그래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청년학교 수료식을 모두 마치고 나서는 곧바로 문경 정토수련원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대전에서 문경으로 가는 길에 화양 계곡에 위치한 조그만 국수집에서 국수 반그릇을 드시고 가게에서 갖가지 산나물을 펼쳐놓은 것을 구경하시며 담소를 나누신 후 저녁6시30분 무렵 수련원에 도착하셨습니다.  

 

쉴새 없이 이어진 강연 일정으로 목이 많이 상하셨는지 좀 쉬어야겠다고 하시며 저녁에는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스님께서 휴식하는 동안 정토수련원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부처님오신날 점등식이 열렸습니다. 

 


 

마침 불교대학 특강수련을 온 청년대학생 200여명도 점등식에 함께 참여해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심을 함께 기뻐하면서 연등불을 밝혔습니다. 저 멀리 희양산을 배경으로 빨강, 노랑, 연두 불빛의 연등은 참으로 맑고 청아한 자태를 보여주면서 밤이 깊을수록 더욱 예쁜 빛을 발했습니다. 

 


 

내일은 오전8시30분부터 청년대학생 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참석하셔서 즉문즉설을 한 후 오후에는 서울로 이동하셔서 서울정토회 부처님오신날 점등식에 참여하실 예정입니다. 또 밤11시10분에는 SBS 부청님오신날 특집 다큐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편이 방영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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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끼를 국수를 드셨네요 ㅎ&lt; 분단 시대에 자란 우리들로서는 상상도 못한 어마어마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gt; &lt;정신 문명적이고 경제 외적인 이런 어마어마한 요소는 수치화 할 수 없어요&gt;스님이 그리시는 3천년만의 꿈의 실현이!두근두근 ㅎ기대가 됩니다..^^

2015-05-31 02:07:42

수미향

오늘도 스님의법문 잘 보았습니다~
( ) 나무관세음보살 ~ ~

2015-05-26 22:54:45

최은희

참으로 많은 일을 하고 계시네요.
혼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함께 하는 힘은 강하다는
말씀 새겨봅니다.

2015-05-26 00: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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