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5.22 천안, 광주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


▲ 천안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께서는 오전에 천안에서 저녁에는 광주에서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을 연이어 하셨습니다. 

 

서울 정토회관에서 새벽 5시부터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 스님께서는 6시30분부터는 대중들과 함께 발우공양을 하셨습니다. 

 


▲ 서울 공동체 발우공양 

 

발우공양 후 대중공사 시간에는 청년정토회 49일 입재 대중들에게 언제 회향하는지 날짜를 확인 하신 후 회향한 이후에도 어떤 마음으로 수행할지에 대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역사적인 인물을 쭉 살펴보면 크게 3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첫째, 세상이 좋아지도록 기여한 사람입니다. 자기 부모한테만 헌신적이어도 효자비가 세워지고, 남편에게만 헌신적이어도 열녀비가 세워지고, 동네에서 헌신적이면 동네에서 공덕비를 세우고, 가문에 헌신적이면 가문에서, 나라에 헌신적이면 나라에서, 학문 세계에서 새로운 학설을 냈으면 학계에서 그들을 기립니다. 또 학생들을 잘 가르쳤으면 스승으로 존경받고, 약초를 발견했으면 약초를 발견했다고 이름이 남고, 이렇게 세상에 유용하고, 남에게 조그만 일이라도 득이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둘째, 세상에 해를 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왕이었는데 사람들을 많이 죽이고, 부자였는데 남의 논밭을 많이 뺏고, 여자를 성폭행하고, 술 먹고 취해서 행패피우고 거짓말하고, 나라 팔아먹은 매국노도 있습니다. 자기가 좋아 하는 것 하고, 하고 싶은 것 실컷 하고, 편한 대로 살아 일시적인 쾌락을 추구하면 순간적으로는 좋지만 작게는 한 여자나 한 남자를 괴롭히거나, 크게는 세상에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인류에게 재앙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셋째, 있으나 마나 한 사람입니다. 특별히 세상에 이로운 것도 없고, 해도 끼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수행자는 적어도 세상에 해를 끼치면 안됩니다. 하지만 일신의 편안함만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세상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것은 마약과 같습니다. 남편이 일신의 편안함만 추구하면 아내를 괴롭히게 되고, 아내가 일신의 편안함만 추구하면 남편을 괴롭히게 되고, 부모가 편안함만 추구하면 자식을 괴롭히게 되고, 자식이 편안함만 추구하면 부모를 괴롭히게 됩니다. 그래도 있으나 마나한 사람은 해를 끼치는 사람에 비하면 괜찮은 편에 속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삶의 보람이 있어야 합니다. 얼마나 재산이 많고 얼마나 큰 집에서 살았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그가 자기 삶을 행복하게 살고 세상에 유익한 일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첫째는 내가 행복하냐, 둘째는 얼마나 유익한 일을 하느냐입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더라도, 또는 무엇하나 작은 것일지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해서 얼마나 유익하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무공해 농법을 개발하든지, 약 안 치고 병충해를 예방하든지 하는 새로운 농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자신이 행복하고 세상에 유익한 일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절에 살든, 세상에 살든 항상 그것을 명심하고 살아야 합니다. 수행은 큰 절에 산다거나, 무슨 교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 즉 남을 괴롭히지 않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종교나 수행도 허상에 젖어서 세상에 짐이 되고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9일이 끝나가니까 나가더라도 여기서 배운 것이 여러분들의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 유익하기를 바랍니다. 여기 49일 있었던 것이 밖에서 10년 있었던 것보다 유익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발우공양 마친 후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을 위해 곧바로 천안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장미꽃 향기가 싱그러운 5월, 아침 일찍부터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천안시청 봉서홀에는 봉사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습니다. 9시부터 강연장 주변으로 시민들이 모여들고, 입구에는 즐겁고 쾌적한 분위기가 가득한 가운데 70명이 넘는 봉사자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빠집니다. 무대에서는 사전 공연을 맡은 봄 불교대학 저녁반 학생들이 ‘행복해요’ 노래에 맞춰 율동 연습을 시작하고 현관입구에서는 부지런히 접수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 천안 시청 봉서홀

 

9시 40분이 되자 아침 일찍부터 로비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이 하나둘씩 입장하기 시작합니다. 한 분씩 입장할 때 마다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이하니 봉사자들의 마음도 즐겁고 오시는 분들도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평일 오전인데도 강연장 2층까지 봉사자 포함 1031석이 꽉 채워지자 스님이 강단에 오르시고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 먼저 환한 얼굴로 인사를 하자 청중석에서 열렬한 박수가 쏟아졌는데, 스님께서는 “이렇게 너무 환영하시면 충청도 사람 같지가 않잖아요. 천안이 도시가 커지면서 다들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인가 보죠?” 라고 농담을 하시며 여는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올 봄 잘 지내셨어요? 봄을 만끽하셨어요? 그런데 계절의 봄은 찾아왔는데 여러분들 마음의 봄은 찾아왔어요? 마음은 아직 한겨울이예요? 오늘은 대화를 하면서 밖의 봄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의 봄도 오도록 한번 해봅시다. 마음의 봄이 오려면 첫째, 마음이 무겁지 않고 가벼워야 합니다. 둘째, 마음이 먹물처럼 탁하지가 않고 수정처럼 맑아야 합니다. 셋째, 마음이 어둡지가 않고 햇살처럼 밝아야 합니다. 사명감이 많으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욕심이 많으면 마음이 탁해집니다. 근심걱정이 많으면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그러니 오늘 얘기를 나누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맑아지고 밝아져야 합니다. 

 

무겁고 탁하고 어두운 얼굴에 화장을 하면 녹슨 철판에 페인트칠을 해놓은 것과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녹이 다 일어나요. 그래서 여러분들은 매일 매일 화장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스탠처럼 녹이 싹 없어지면 페인트칠을 안해도 깨끗하죠. 마음이 맑고 밝고 가벼우면 화장을 하지 않아도 항상 얼굴이 깔끔합니다. 마음을 행복하게 가지면 어떤 화장한 얼굴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자, 그럼 오늘도 마음 어두운 사람들의 얘기들을 좀 들어 봅시다.” 

 

청중들이 박장대소하자 이어서 질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모두 6명의 질문자가 질문을 하였습니다. 새엄마 밑에서 자랐는데 정신질환이 있는 친어머니를 만나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질문자, 중증 발달장애 아이가 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고 지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곧 학사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인데 대학원을 가야할지 취업을 해야 할지를 묻는 분, 아이가 이상해질 때마다 천도재를 지내면 괜찮아지는데 천도재를 계속 지내야 하는지 묻는 분,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엄마가 반대하시는데 어찌해야 할지를 묻는 30대 여성분 등 총 6명의 질문자가 있었습니다. 

 


 

그 중 평소에 돈 씀씀이가 크고, 화가 나면 통제가 안 되는 남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전해 드립니다. 

 

“시어머니께서는 첫 아이를 잃고 거의 미치다시피 할 정도로 상심이 컸다고 합니다. 그러다 제 남편인 둘째 아이를 갖게 되어 그 낙으로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아주 극성맞은 데가 있어서 어머니는 화가 나면 발가벗겨서 밖에 내쫓거나, 이불 속에 가두고는 ‘죽어라, 죽어라’ 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부모님의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한편, 그 기대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늘 걱정과 불안이 심해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나도 못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 탓인지, 시부모님은 평소 아주 근검절약하며 사시는데, 남편은 화가 나면 스스로 통제를 못하고 돈 씀씀이도 너무 큽니다. 또 평소 밤낮없이 죽기 살기로 일하다가 1년에 한 번씩은 크게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기를 해년마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이 마음 편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또 남편이 씀씀이가 큰데 아이들 교육비에 노후자금 등 앞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한데 어떻게 제가 그런 것들을 준비해야 되는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남편이 질문을 해달라고 했는데, 화를 통제 못하는 데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야 하는지요?”

 


 

 “도가 뭡니까, 해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걸 스님한테 물어야죠. 자기 둘이 사는 얘기를 나한테 하면서 한 가지만 물어도 대답 해줄까 말까인데, 세 가지 질문을 연달아서 해요?” (웃음)


“제가 남편에게 어떻게 해줘야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가만히 놔두세요. 자기 성질대로 살도록.”

 

“네,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성질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고칠 수가 없습니다. 남편의 성질이 내 마음에 안들기는 하지만 고칠 수는 없어요. 고치려고 하면 안 고쳐지니까 누가 힘들어요? 내가 힘듭니다. 성질이 내 마음에 좀 안 들지만 ‘아이고, 천성이 그런 걸 어떻게 해’ 하고 탁 놔 버리면, 남편은 어떻든지 나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행복한 게 중요해요? 상대가 행복한 게 중요해요?”

 

“저는 행복합니다.”

 

“그런 남자랑 사는 데 뭘 그리 썩 행복하겠어요?” (청중들 웃음)

 


 

“아이들도 예쁘고, 신랑이 항상 그러는 게 아니라 안 그럴 때도 많거든요.”

 

“남편이 하루 종일 그러면 벌써 이혼했겠지요. 가끔 가다가 그러니까 지금 물어보러 왔겠죠. 남편의 성질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이 얘기 아니에요? 못 고칩니다. 왜냐하면 어릴 때 형성된 것은 고쳐지지가 않아요. 불가능한 것은 아니에요. 고치려면 신랑이 한번 죽었다가 살아나야 돼요. 부처님도 6년 고행하면서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났잖아요. 예수님도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면서 한번 죽었다가 살아났단 말이예요. 한번 죽었다가 살아나는 걸 기독교 용어로 ‘거듭난다’, ‘새로 태어난다’고 합니다. 거듭나야 이 근본 뿌리를 바꿀 수 있지 그러기 전까지는 3살 이전에 형성된 건 고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잖아요? 이 말은 죽을 때까지 못 고친다 이 말이죠. 

 

이렇게 어릴 때 형성된 것을 무의식이라고 하는데, 무의식을 고치는 것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고치기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내 성질도 고치기가 힘든 데, 남의 성질을 고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남편의 성질을 고치겠다는 것은 아예 시도를 하지 말고 그냥 놔둬야 내가 편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 질문에 짧게 대답하면 ‘그냥 놔둬라’ 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뭐예요?”

 


 

“신랑이 씀씀이가 너무 커서 걱정입니다. 애들 교육비에 들어가는 것과 노후 문제 등을 준비해야 하는 데 제가 기껏 모아놓아도 신랑이 다 써버립니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어요.”

 

“그것도 못 고칩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엄하면 아이가 자립심이 없어요. 부모가 어려서부터 모든 결정을 해버리니까 아이는 반항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부모가 아낄수록 아이는 반발심으로 그냥 갖다 마구 써버립니다. 반발심으로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남편은 그게 이미 습관이 되어 버려서 고치기 어렵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헤프게 쓰고 싶어서 쓸까요? 성질이 나면 그렇게 될까요? 성질이 나면 그렇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성질을 못 고치기 때문에 이것도 안 고쳐져요. 이것도 고치려면 재산을 다 날리고 완전히 죽을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아, 이러면 나도 죽고 마누라도 죽고 자식도 죽고 다 죽겠다’ 하면 그때 고쳐집니다.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같이 막 써버려야 합니다. 신랑이 1백만원 쓰면 나는 2백만원 쓰고, 신랑이 3백만원 쓰면 나는 5백만원 써버리고, 신랑이 차를 팔면 나는 집을 팔아버리는 식으로 해버려야 합니다. (청중들 웃음) 

 

내가 아끼면서 남편을 못 쓰게 하면, 내 행동이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에, 의식으로는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무의식에서는 더 반발하게 됩니다. 그때는 건드리면 안 돼요. 손대는 게 더 부작용이 일어나요. 내버려 두세요. 그렇다고 완전히 빚을 져서 죽을 지경까지 가는 건 안하잖아요. 미니멈은 지키잖아요. 자기 스스로 죽을 행동은 안하니까 옆에서 아내가 이것을 놓아버려야 해요. 

 

그래도 불안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주머니를 따로 챙겨야 해요. 그런데 질문자 성질로 봐서 그렇게 쥐도 새도 모르게 할 성질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청중들 웃음) 남편이 돈 없다고 막 난리피우면 또 쌈짓돈 꺼내서 줄 사람이네요. 괜히 실수해서 의심을 사면 더 부작용이 있겠어요. 그래서 그냥 놔둬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남편도 절대로 굶어 죽을 정도로까지 판을 깨지는 않을 사람입니다. 말리면 더하니까 그때는 같이 ‘그래 그래 잘했다. 너도 쓰니 나도 쓰자’ 이렇게 맞불을 질러요. 마누라가 잔소리하면 그게 엄마 잔소리와 똑같이 들려서 심리적으로 그런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냥 좀 벌어서 말아 먹고, 좀 벌어서 말아 먹고 이렇게 살면 돼요. 그래도 처음부터 못 버는 게 나아요? 벌어서 말아 먹는 게 나아요? 최소한만 딱 간직해 놓고, 벌어오면 ‘아이고 당신 훌륭하다’ 라고 하고, 말아먹으면 ‘자기 것을 자기가 말아 먹었네’ 이렇게 생각을 바꾸면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뭐예요?” 

 


 

 “남편이 스님을 뵈러간다니까 여쭤봐 달라고 그랬는데, 자기가 화를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합니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상처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어머니한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한 것은 결과는 나에게 나빴지만, 그래도 어머니는 잘 한다고 한 거예요. 그러나 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잘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되어 버렸어요. 어머니는 큰 아들 하나 죽고 둘째 아들 낳아 어떻게든 잘 키워보려고 하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이것을 어머니의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릴 때는 너무 힘들어서 원망했는데 이제 내가 커서 애를 키워보니, ‘아, 어머니가 나를 정말 사랑해서 그랬구나! 어머니는 잘한다고 그런 거였구나! 그런데 내가 어려서 모르고 원망했구나!’ 이렇게 어머니한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낳아주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잘한다고 했는데 제가 어릴 때 이해 못했습니다’ 이렇게 참회기도를 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진짜 나를 사랑해서 그랬구나 하는 게 마음 깊이 다가오고, 마음에서 눈물이 나면 화병이 고쳐집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남편이 불끈불끈 할 때마다, ‘여보, 힘들지’ 하고 등을 두드려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죽기 살기로 일을 해서 병이 나고 하니까 걱정입니다.” 

 

“아이고, 괜찮습니다. 돈 좀 벌어놓고 죽으면 시집 한 번 더 가면 되지요. (청중들 웃음) 옛날 같으면 시집을 못가게 되어 있으니까 걱정이지만 요즘은 살아 있는데도 이혼하고 떠나잖아요. 내가 죽인 것도 아니고 자기가 아파서 돌아가셨는데 뭐가 걱정이예요? 아프면 병원에 가서 좀 있다가 또 돈 벌고 하면 괜찮아요. 고치려고 할수록 더 빨리 죽고, 가만 놔두면 제 명대로 삽니다. 

 

지금 스님은 질문자가 행복하도록 답변을 해주는 겁니다. 남편의 질문에 대헤서는 ‘스님이 그거 고치기 어렵다고 하더라’ 이렇게 말해주세요. ‘성질대로 살도록 놔두는 게 가장 오래 산다고 하더라’고 전하세요. 대신 어머니한테는 참회 기도를 하면 성질이 조금 변한다더라 이렇게 얘기해주세요. 그리고 질문자는 그냥 남편이 성질대로 살도록 놔두어야 남편이 오래 삽니다. 남편을 자꾸 건드리면 명이 짧아져요.”

 

“네. 감사합니다.”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두 들은 질문자가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고 자리에 앉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환호해 주었습니다. 열띤 강연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강연회가 끝나고 강연장 앞에서 봉사자들과 단체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쉬워서 강연장을 떠나지 못하는 많은 시민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모여들어서 봉사자들도 덩달아 연예인이 된 것처럼 서있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 천안 강연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천안 정토법당 15명의 활동가들과 스님이 함께하는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무님이 활동가 한명 한명을 소개하며 법당에서 맡고 있는 소임과 오늘 강연회에서 맡은 소임을 알려드리자, 스님께서는 따뜻한 시선을 맞추며 웃음 띤 얼굴로 인사를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천안이 예전에는 여기에 법당을 내면 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오늘 보니 봉사자도 많고 크게 발전했다며 웃으셨습니다. 

 


▲ 천안 정토법당 회원들과의 간담회  

 

간담회 중 청소년 법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스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남겨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저는 청소년 학교보다 유치원부터 시작하는 대안학교를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를 낳고 엄마 역할을 못하는 사람들 대신에 엄마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지금의 출세 지향적인 학습이 아니라, 30년 후를 대비해서 아이들의 창조성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겁니다. 아이가 농사를 짓고 살든 뭘 하고 살든 자기 나름대로 자기가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작은 것부터 자기가 하도록 하는 학교지요.” 

 

앞으로 30년 후를 내다보며 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며 지금부터 20년 전에 만일결사를 시작하신 스님의 시간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를 가늠해 볼 수조차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과의 짧은 만남을 모두가 아쉬워하는 가운데 스님께서는 저녁 강연이 있는 광주로 이동하셨습니다.

 

천안 강연이 끝나고 광주로 가면서 정안 휴게소에서 잔치 국수로 점심을 먹고 바로 갔는데도 오후 5시 가까이 되었습니다. 광주에 사시는 지인을 한 사람 만나고 시청으로 가서 광주시장님을 만났습니다. 윤장현 시장님께서는 스님을 따뜻이 맞이해 주실 뿐만 아니라 저녁을 드시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사모님께서 간단히 죽까지 준비해 주셨습니다. 

 


▲ 윤장현 광주 시장님과 미팅 

 

스님께서는 시장님께 “시정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물으셨고, 시장님은 “처음에는 좀 갈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안정되어 간다”고 하시면서 “광주가 한국의 미래가 되고 빛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증심사 주지 스님께서 오셔서 스님께 인사드리고 증심사 법회에 스님을 꼭 초청하고 싶다고 요청을 하였습니다. 

 


▲ 증심사 주지 연광스님 

 

손꼽아 기다리던 올해 첫 광주 강연은 저녁 7시에 광주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여느 때처럼 636개의 좌석은 만석이었고, 90여명이 넘는 봉사자들까지 모두 730여명이 함께하여 강연장은 열기와 감동의 한마당이 되었습니다.  

 


▲ 광주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 

 

강연 시작에 앞서 시장님의 환영사가 있었습니다. 이어 스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정치적으로 아픈 기억이 있는 광주의 5월에 대해 언급하며, 잘 견뎌온 지난 시절을 새옹지마에 빗대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마침 맨 앞자리에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인 두 남매가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스님께서는 두 남매를 보시곤 “새옹지마의 뜻을 아세요?” 라고 물으셨고 “모른다” 고 답하자 쉽고 자상하게 그 의미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금 좋은 게 나중에 좋다고 말할 수 없고, 지금 나쁜 것이 나중에도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입니다. 새옹지마는 늙은 영감의 말이라는 뜻입니다. 옛날 중국에 어떤 할아버지가 살았는데, 건강한 아들이 들에 놀러갔다가 야생말을 한 마리 잡아서 큰 횡재를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다 부러워했는데, 영감은 이게 좋은지 나쁜지는 두고 봐야지 안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그 야생말을 훈련시키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다리 병신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영감은 이것도 좋은지 나쁜지는 두고 봐야 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나라에 전쟁이 일어나서 동네의 장정이 모두 군대에 소집되어 가서 전멸했습니다. 이 집 아들만 장애라서 살아남아 대를 이었습니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고,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짧은 순간만 보면 좋은지 나쁜지 잘 모릅니다. 인생을 좀더 길게 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짧게 봅니다. 순간 순간 찰나만 보기에 울고 웃지만, 인생을 길게 보면 남이 웃을 때 조금 웃고, 남이 울 때 약간만 슬퍼할 수 있습니다. 인생이란 불생불멸이라 나고 죽는 것도 없고, 불래불거라 온다고 할 것도 간다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마세요. 젊은 사람들은 ‘그럼 목석이예요?’ 라고 묻는데 이 말은 감정이 없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마라는 뜻입니다. 

 

진리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진리는 우리의 삶 속에 있습니다.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는 말이 있죠.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학생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공부를 하되 시험 결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하겠죠.”

 

초등학생 두 남매가 스님의 말씀을 따라하며 “새옹지마란 지금 좋은 것이 나중에도 좋다고 말할 수 없고...” 라고 말하자, 스님께서도 두 남매를 칭찬하고, 청중들도 큰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우리의 삶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하시며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오늘 질문자는 모두 7명이었는데, 어린 자녀들을 양육하며 욱하는 성질 때문에 힘들다는 33세의 가정주부,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역사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가족부양을 위해 현실적으로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37세의 가장,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의 분열과 정권교체의 실패로 너무 안타깝고 지금의 현실이 억울하다는 40대 남성분, 스님을 너무 사랑하는 열혈팬이자 불자로서 자신이 다니는 절이 부흥하지 못해 안타깝다는 46세의 주부, 결혼이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각장애를 가진 39세의 노총각 교사, 자신의 진로에 대해 스님께 질문하고 싶어서 경상도에서 왔다는 33세의 청년, 결혼한 지 2년 지났지만 아기가 생기지 않는 36세 주부의 사연까지 다양한 질문들에서 삶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광주시청 대회의실 

 

이 중에서 한 분의 즉문즉설을 전합니다.

 

“시각장애 1급을 가진 나이 39세 노총각 교사입니다. 마음공부를 하고 있지만, 꿈은 항상 큰 것들을 보고 있으니 갈등,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의 꿈이었던 교사도 되었고, 안정된 생활도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어 혼자 충분히 잘 살고 장애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변사람들이 장애인은 혼자 살기 어렵다고 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내 자신도 결혼을 해야만 삶이 풍요로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하려고 상대를 만나면 시각 장애인라는 것을 확인하고 거부를 많이 당합니다. 그러면 자존심이 너무 상합니다. 그래서 포기하려 하다가도 다시 도전하게 되지만 제 자존심은 더욱더 망가지는 것 같습니다. 국제 결혼까지도 생각할 정도이지만 아직은 제 마음이 갈팡질팡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듣는 사람도 마음이 짠하네요. 질문자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데, 눈이 잘 보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신과의 삶이 불편할까요? 그렇지 않을까요? 누구나 더 잘 살고 싶어서 결혼을 하는데 굳이 왜 불편을 감수하려고 하겠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무엇 때문에 자기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겠어요?”

 

“시각장애인과 결혼하면 어떻겠는지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시각장애인과는 결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뜻이 아니예요. 저는 차라리 당신이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체장애까지 갖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사람들을 부처님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중생이라고 표현을 하잖아요. 또 죄 많은 사람이라고까지 부릅니다. 교회와 절마저도 돈, 돈하는 세상입니다. 시각장애인이지만 돈이 많다면 상대는 무엇을 보고 결혼할까요? 당연히 돈을 보고 왔고 당신 몰래 돈을 빼돌리려고 하겠죠. 그럼 당신은 여자를 의심하게 되고 결국은 인생이 피곤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덕을 보려면 그만큼 손실이 따르고 그만큼 댓가를 치러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제가 지금 63세인데 만약 결혼을 하려면 20대 꽃다운 나이의 처녀보다는 75세의 할머니와 결혼하는 것이 더 쉬울 것 아니겠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 일이 다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한 부분을 내려놓아야만 됩니다. 

 


 

시각장애이기 때문에 불행한 것이 아니고,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밖의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열등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지난주에 만난 광주시 시각장애인협회 회장님은 옆에서 봤을 때 전혀 장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구김이 없고, 거침없이 잘 생활하시는 분이셨습니다. 그 분은 항상 저의 법문을 들으며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가볍고 밝게 가지라는 말을 새기신다고 합니다. 점자책도 아닌 스마트폰으로 법문을 다 듣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처럼 우리 인생에서 장애는 열등한 것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입니다. 다리를 못 쓰면 휠체어 타면 되고, 손이 없으면 의수하면 됩니다. 

 

자기 스스로 욕심을 내면 열등해집니다. 당신은 열등한 존재가 아닙니다. 혼자 사는 것이 힘들어서 결혼해야지 하는 것은 내가 배우자로부터 도움을 좀 받겠다는 것이잖아요. 나는 그 배우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죠? 서로 주고 받아야 하잖아요. 나는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지만 이 세상에 어떤 사람도 결혼할 때 내가 상대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자기가 생각을 바꾸세요. 

 

시각장애인과는 무조건 결혼을 안한다 하는 것은 자기가 오히려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입니다. 내가 힘드니 도움을 좀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지 말고, 나는 이제 살만해 졌으니까 상대에게 도움을 좀 주면서 살자 이런 마음으로 임해 보세요. 외국이이냐 한국이냐 장애가 있는 사람이냐 없는 사람이냐 이런 것도 따지지 마시고요. 상대를 만나면 내 조건을 얘기하고 그저 서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을 구해야지, 내가 보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사람은 그 사람이 보기에는 내가 부족해 보입니다. 

 

대부분 선을 볼 때도 조금씩 속입니다. 누구나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구하기 때문에 항상 조금씩은 상대를 속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결혼하면 불화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속아서 결혼한 사람일수록 상대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혼을 못했을 것이니까요. 우리의 욕심 때문에 속이지 않으면 결혼은 잘 성립이 안됩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생각을 바꿔서 나는 털끝만큼도 열등한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자긍심을 가져야 됩니다. 욕심을 내니까 오히려 내 존재가 열등해지고, 자학증세가 생기고, 한탄이 생기는 것입니다. 항상 밝게 자신감을 갖고 생활하면 됩니다. 혼자 살아도 상관없고 결혼해도 괜찮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이미 결혼한 기혼자들에게도 좋은 가르침을 주시는 해답이었습니다. 이렇게 7가지의 질문을 장장 2시간 30여분 이상에 걸쳐 명쾌하게 답을 주시고 광주 강연의 대미를 장식하셨습니다.

 

여느 때처럼 강연 후 사인회와 봉사자들과의 기념사진까지 마치고 오늘은 좀더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스승의 날이 있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스승님께 감사할 기회를 가지고자 꽃다발 증정식을 하고, 다같이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며 감동적인 오늘의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봉사자들은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함께 부르는 광주정토회 회원들 

 

밤10시가 늦었지만 스님께서는 이어서 계속 미팅을 가지셨습니다. 먼저 오늘 저녁 강연을 준비한 광주정토회 팀장급 봉사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지며 그동안 강연 준비하느라 수고한 노고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광주 정토법당은 지난 9월에 확장 이전을 하였는데, 이전한 후 불교대학과 경전반에서 입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200여명의 회원들이 법당을 가꾸어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다음주 월요일에 있을 초파일 행사를 잘 치룰 것을 당부하시고 봉사자 한분 한분에게 악수를 건내셨습니다. 

 


▲ 광주정토회 활동가들과의 간담회

 

이어서 광주에서 통일의병 모임을 하고 있는 분들이 스님을 찾아와 ‘왜 통일의병이 지금 필요한지’, ‘지금까지는 당위적 통일 운동이 많았는데 앞으로의 통일 운동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하였고, 스님께서는 각각의 질문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 통일의병 광주 지역 모임 회원들

 

“한국 사회를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것이 통일과 별개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를 조금 더 나은 사회로 만들어야 북한 사람들로 하여금 합하자는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요. 또 남한 사람들에게는 합하는 것이 경제적인 총량 측면에서 이익이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즉 경제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것을 뚫을 수 있는 길은 북한 개발입니다. 또 북한 사람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과 빈곤을 벗어나게 하는 것도 통일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은 일본과 중국에게도 나쁜 것이 아닙니다. 통일된 한반도가 어느 쪽으로 붙느냐 하니 걱정이지 통일된 한반도는 어느 쪽으로 붙을까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요. 한중일이 협력해서 더 나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자고 하면 되지요. 독일의 통일이 유럽 공동체로 나아갔듯이 한반도의 통일은 동아시아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21세기 초에는 통일, 21세기 중반에는 동아시아 공동체, 21세기 말에는 세계 문명의 중심이 된다는 이런 비전을 갖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꿈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통일로 가려면 북한도 포용해야 하는데 남한의 보수 세력을 포용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고, 동아시아 공동체로 가려면 일본도 포용해야 하는데 북한을 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좁게 생각하면 자기 마누라도 용서가 안되고, 공부 안하는 제 자식도 용서가 안되지요. 크게 생각하고 판을 크게 짜나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핑계대고 안주하면 안되고, 이런 현실 위에서 우리가 꿈꾸는 이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스텝을 밟아 나가야 하는가, 이렇게 접근해 나가야 합니다. 두 발을 대지에 딛고 앞으로 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통일에 기여를 많이 해주세요.”

 

광주 지역 통일의병들은 늦은 시간까지 소중한 말씀을 해주신 스님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했고, 스님께서는 “너무 큰 욕심을 갖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한발 한발 해나가세요” 라고 격려해주신 후 광주 시청을 나오셨습니다. 

 

밤11시가 넘어서 광주를 출발한 스님께서는 마산 정토법당에 새벽 2시 무렵 도착하셔서 오늘 하루를 마치셨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 6주기를 맞이하여 묘소에 참배하신 후 오후에는 평화재단 청년포럼에서 주관하는 청년학교 5기 수료식에 참석해 강연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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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불생불멸이라 나고 죽는 것도 없고, 불래불거라 온다고 할 것도 간다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마세요.>좋으신 말씀들에서 많은 위안과 깨달음을 얻습니다 ㅠ스님을 법회에 초대하시고 싶어하시는 스님께도 진정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2015-05-31 00:20:26

정은석

스님 늘 건강하시길 간절히 빕니다()()()

2015-05-25 08:53:38

정긍정

잘 읽었습니다.<br />감사합니다..

2015-05-24 21: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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