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 정토회 제8차 천일결사 5차 백일기도 입재식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 땅에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실현하고자 큰 서원을 세우고 시작한 정토회 만일결사 중 제8차 천일결사 4차 백일기도 회향식 및 5차 입재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새벽4시에 일어나셔서 문경정토수련원 대웅전에서 새벽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 천일결사 기도
기도를 마치고 아침7시 무렵 정토수련원을 출발해 오늘 입재식이 열리는 구미체육관에는 9시 무렵 도착하셔서 김은숙 행정처장님과 오늘 행사 프로그램에 대해 의논을 하셨습니다.
9시40분부터 타종, 예불,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대중들은 이기혜 대표님의 환영 인사말씀을 들었고, 이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참가 단체 소개가 있었습니다.
▲ 참가단체 소개
서울제주, 강원경기동부, 인천경기서부, 대전충청, 부산울산, 경남, 광주전라, 대구경북, 해외에서 총 3,948명의 천일결사자들이 지부별로 소개되자 대중들은 열렬한 환호로 반가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스님께서도 직접 일어나셔서 눈빛을 마주치며 환한 웃음으로 천일결사자들을 맞이해 주셨습니다.
특히 오늘 입재식에는 저 멀리 해외정토회에서 33명의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해 큰 박수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해외에는 현재 17개의 정토법당과 5개의 정토법회, 21개의 열린법회가 운영되고 있는데, 오늘 참석한 33명은 이 모든 운영을 담당하고 책임지고 있는 총무급 등 지도자들입니다. 지난 4월20일부터 어제까지 일주일 동안 두북과 문경에서 진행된 지도자 수련을 마치고, 오늘은 국내의 천일결사자들과 인사의 시간을 갖고자 함께 자리했습니다.
▲ 해외정토회 활동가들
스님께서는 직접 무대로 올라오셔서 한분 한분의 소임과 이름을 직접 소개해주셨습니다. 해외정토회 활동가들을 대표하여 미주 중부 지구장 하일숙님이 인사 말씀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 하일숙 미주 중부 지구장님
“처음에 스님께서 세계 100회 강연을 말씀하셨을 때는 정말 엄두도 안나고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는데 여러분들이 모두 계시니까 그것을 믿고 스님께서 하신 것 같아요. 국내에 계신 여러분들이 100강이 끝나는 날까지 기도해 주신 덕분에 저희가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요. 해외는 불모지여서 사람 한명이 정말 소중한데, 이렇게 많은 분들을 보니까 저희들은 너무 너무 힘이 납니다. 이 기를 받아 새로운 정토행자로 다시 태어나서 제2차 만일결사를 잘 준비해서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초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천명의 천일결사자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로 해외정토회 활동가들의 다짐을 응원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열심히 활동을 해나가고 있는 해외 활동가들 모두에게 반야심경 족자를 선물했습니다.
이어서 백일출가 24기생들의 축하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음정인 ‘봉선화 연정’이 불러지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또 낭랑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봄 봄 봄’ 노래가 울려퍼지자 순식간에 행사장은 봄기운이 완연해진 느낌입니다.
▲ 백일출가 24기생들의 축하 노래
이어서 지난 백일간 정토회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토행자 100일간의 발자취’를 영상을 통해 만나보았습니다. 전국에서 불교대학생 4천7백여명이 입학했고, 스님의 JTS 해외사업장 방문, 전국 대의원 회의, 통일의병학교, 불교대학 경전반 담당자들과 총무 부총무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수련 활동, 그리고 100번째로 개원한 성동법당 소식까지 활발하게 전개된 지난 100일의 모습을 함께 보며 ‘참 많은 일을 했구나’ 하고 더욱 생생하게 느껴보았습니다.
다음은 지난 4차 백일기도 실천과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법당 과제는 기획법회 열기였고, 개인 과제는 정토불교대학에 지인 1명 이상 인연맺기였습니다. 기획법회 열기는 서울제주지부의 경우 67%라는 가장 높은 달성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 1명이상 인연맺기는 경남지부가 21%라는 가장 높은 달성률을 보여주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를 보면 함께 협력해야 하는 법당 과제는 달성률이 높은 반면 개개인에게 주어진 과제는 아직 달성률이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희망세상을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수행 정진해 온 분들의 수행담을 들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먼저 천안정토회 홍성법당 이근우님, 이어서 서울정토회 서초법당 김정옥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두 분의 발표는 눈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감동적이였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단 한번도 자식들을 따뜻하게 안아주신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무시와 냉대를 받아야했던 어머니는 그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우리들에게 풀었습니다. 심한 핀잔과 욕설은 물론이고 때론 매까지 드셨습니다. 집이 죽도록 싫어서 중학교 때는 가출을 해서 소주 한병과 함께 약을 먹었는데 죽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홍성법당에서 열린 정토불교대학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중략)
부모님께 감사하라는 법문을 듣고 아침 기도를 하며 감사한 마음을 내보려했지만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세 달 정도를 계속 해보니 조금씩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온지 만 2년, 그동안 제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술을 마셔대던 시절에 정말로 죽을 뻔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남은 생을 부처님의 말씀대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삶을 실천하며 살라고 주신 기회라 여겨집니다. 묵묵히 봉사하며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 홍성법당 이근우님
“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5학년 무렵부터 엄마가 돈을 벌러 나가면 오빠가 저를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빠는 저를 무자비하게 때리며 맨손으로 때리는 게 쾌감이 있다고 했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자 저는 ‘나를 때리지만 마라. 그럼 내가 같이 살겠다’ 고 했습니다. 남편은 저를 때리지 않았지만 5년 동안 생활비를 주지 않았습니다. 열한평짜리 아파트에서 시동생 셋을 데리고 있으면서 제가 번 돈으로 시동생들과 시어머니를 부양했습니다. 남편은 결혼하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얼굴을 제대로 쳐다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날 남편은 저에게 ‘네 눈에 살기가 있어서 너를 안 쳐다봤다’는 말을 했습니다. 어리석게도 저는 두 아들에게 늘 ‘엄마는 갈거야. 너희가 자라면 엄마는 떠날거야‘ 하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젠 정말 떠날 때가 됐구나 싶어 돈을 벌기 위해 도배 일을 시작했는데 그만 사다리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중략)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유튜브에서 즉문즉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의장에 다녀온 뒤 지금까지 300배씩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하고 참회의 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참회합니다’ 그렇게 절을 하다보니 울음이 터져 통곡이 되어 나왔습니다. 힘들 때 마다’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하고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를 원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미움의 파장이 남편에게도 가고, 자식들에게도 갔습니다. 서초법당 수행법회에 다니다가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신도사무실에서 당직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평생 살면서 내 일이다 생각되는게 없었는데 이제 정토회 일이 내 일이 되었습니다.
▲ 수행담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대중들
내가 남편으로 인해서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하니 남편이 부처님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남편이 밉거나 원망스럽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오빠에게 전화해서 오빠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해서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큰 돈을 날리고 사글세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봉사활동은 무척 재미있습니다. 이런 복을 만나려고 제가 지금까지 그 고생을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중략)
얼마전 1박2일로 불교대학 특강 수련에 가서 ‘내 집을 문경으로 만들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어릴 때부터 분리불안증이 심했던 작은 딸이 “엄마, 잘 갔다 왔어요? 이제 엄마 어디 가도 괜찮아. 엄마는 어디 안 가고 다시 집으로 올 거니까” 하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나의 한 생각이 아이들에게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고, 진정한 수행자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하루하루가 행복하고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토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살았을까요?” - 서초법당 김정옥님
마지막에 김정옥님이 ‘정토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는 순간 눈물이 울컥하고 터져나왔습니다. 그렇게 원망스럽던 아버지와 남편, 오빠였는데 불교대학을 다니며 마음공부를 하고 나니 지금은 이들 모두가 나를 불법으로 안내해준 은혜로운 사람이였다고 여겨진다는 두 분! 이것이야 말로 기적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가슴이 짠해졌습니다.
대부분 이런 상황에 놓이면 삶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게 되는데 불법을 만나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이를 극복하는 길로 들어섰기에 비록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준 것 같습니다. 대중들은 수행담을 발표해준 두 분에게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두 분의 수행담을 뒤로 하고 이어서 스님께서 법상에 올라오셔서 4차 백일기도 회향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부처님은 왕자로 태어나셨고 사회적 지위나 물질적으로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는 조건에 있었지만 삶이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왜 삶이 행복하지 못할까 너무나 많은 연구와 탐구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왕위를 버려보기도 하고 물질의 사용도 최소화하는 고행도 해보면서 행복의 본질이 무엇일까 깊이 탐구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길인 ‘중도의 길’을 발견하셨습니다.
바로 이 부처님의 깨달음은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의 고뇌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남에게 도움 받으려하는 그런 복을 비는 불교가 아니라 남의 의지처가 되어주고 남을 도와주고 베풀어주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불교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조금 전에 우리는 두 분의 수행담을 들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눈에서 눈물이 고였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린 아이들이 그런 가정에서 자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만약에 자신이 자란대로 반응을 한다면 고통이 계속되다가 죽는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두 분은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하고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지금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분들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과거에 받았던 고통 이상의 더한 고통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분들은 이제 한줄기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환경을 개선해서 행복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자기 주인의식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길임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미움의 대상이 되었던 부모와 남편, 가족마저도 내가 이 새로운 깨달음의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 격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깨닫고 나면 ‘재앙마저도 나에게 큰 복이었구나’ 하고 의식이 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세상에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어집니다. 내가 원하는 일이 이뤄지는 것만이 복이 아니라 내가 원하지 않는 일도 나에게 다가온 큰 복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라면 그 재앙이야말로 하나님의 은혜이고, 불교인들이라면 그 재앙이 곧 부처님의 가피임을 자각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무런 두려움이 없어지는 이것이야말로 해탈과 열반의 길입니다. 남편이 고쳐져서도 아니고, 부모가 고쳐져서도 아니고, 형제가 고쳐져서도 아니고, 아내가 고쳐져서도 아니고,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니고, 자신이 사물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을 뿐인데 이런 새로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더 이상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류가 가야 할 새로운 희망입니다. 이제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만이 사회운동이 아니라 이런 ‘수행하기’가 새로운 사회운동의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런 획기적인 의식의 변화없이 인류가 진정한 행복에 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수행에 대한 노하우가 가장 많이 쌓여있는 곳이 불교입니다.
자기 상태를 자각하는 깨달음이야말로 나를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줍니다. 우리들은 이미 어릴 때 형성된 까르마대로 반응합니다. 그러나 인간이 가진 특별한 능력은 내가 짜여진대로 움직이는 존재라는 것을 작각하면, 내가 이렇게 하면 이런 재앙이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면, 그 재앙을 피하거나 달리 반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바로 우리가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탈의 길이 있습니다.
두 분의 수행담을 잘 들어보시면 가장 중요한 계기는 ‘아, 내가 계속 이렇게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반복된 행위를 하고 있구나’ 하는 자각입니다. 이것을 자각하는 순간 거기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내 상태를 자각해야 합니다. ‘내가 소비에 중독되어 있구나’, ‘내가 고집이 세구나’, ‘내가 성격이 급하구나’, ‘내가 짜증을 잘 내는구나’ 이것을 먼저 자각해야 합니다. 자동으로 반응하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면 피할 가능성이 열려지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자유와 해탈의 길을 갈 수가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좋은 의지처에 의지해서 얻어지는 행복이 아니라 내가 타인의 의지처가 되어주는 행복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남에게 도움을 받는데서 오는 행복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얻어지는 행복입니다. 관점이 완전히 다른 거예요. 노예로서 부자가 되거나 중생으로서 천상에 태어나는 것은 불교의 본질이 아닙니다. 오늘날 현실에 있는 불교의 99%는 그것을 불교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불교와 다른 종교, 불교와 세속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명칭과 이름, 형식만 다르지 내용은 똑같습니다. 그러나 붓다의 가르침의 본질은 그런 노예로서의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설령 가난하다 하더라도 주인으로서의 삶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어디 가서 많이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베풀어주는 것, 내가 어려울 때 남이 내 손을 잡아주는 것을 고마워하는 존재가 아니라 누군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내가 그의 손을 잡고 일으켜주는 존재로의 전환, 이것이 붓다의 길입니다. 우리는 그런 길을 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수행을 가장 기초로 하고, 그러나 수행만이 아니라 평화도 도래하게 해야 하고, 우리 이웃에 빈곤에 처한 사람도 없게 해야 하고, 지구 환경도 보존해 가야 합니다. 이런 일은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서로 힘을 모아서 같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세대인 30년간 이런 원을 세우고 힘을 합해서 노력한다면 그런 세상을 만드는 기초를 마련할 수 있다고 보고 만일결사를 시작한 것입니다. 복을 비는 기도는 다른 절, 다른 교회, 다른 성당이 있으니까 거기 가서 하시면 돼요. 거기는 신도가 부족해서 오라고 난리니까요. (청중들 웃음)
우리가 여기 모인 이유는 비록 나도 얻어먹고 싶기도 하고, 나도 복을 빌고 싶기도 하고, 나도 의지처가 필요하지만, 그러나 내 인생의 목표는 좋은 의지처에 가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방황하는 사람들의 의지처가 되어주는 것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을 분명히 가진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현재 부족한 것은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인정을 합니다. 그러나 관점은 이렇게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엎어지고 자빠지면서도 목표에 도달할 수 있지 목표 자체가 노예로서 좀 잘 살고 싶은 것이라면 이 결사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에는 오라고 싹싹 빌어도 올까 말까 한데 스님은 무슨 똥배짱으로 갈테면 가라고 큰소리를 치느냐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청중들 웃음)
하지만, 질을 유지하고 양이 확대되어야 의미가 있지 질이 담보되지 않고 양만 확대된다면 세상에 있는 많은 종교와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정토회 회원 수가 1만명, 10만명 100만명이 된다고 한들 세상에 무슨 변화가 있겠습니까. 앞에서 얘기한 두 분의 수행담과 같은 그런 기적을 우리는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두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 사람이라면 그런 환경 속에서 희망을 찾기란 불가능합니다. 숫제 먹을 것이 없거나 병든 사람은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런 문제는 남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자기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부처님의 광명, 즉 진실한 근본 불교의 가르침이 여기에 비춰졌기 때문에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길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전법을 해나가야 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한국에는 읍면동마다 이런 사람들의 모임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누구든지 원한다면 이런 수행자들의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서 만일결사의 목표가 읍면동에 법당을 하나씩 만드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한 개 법당의 법사가 되어야 합니다. 법사가 된다는 것은 적어도 자기 인생 문제를 어떤 힘 있는 자에게 의지해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 문제는 내가 해결하고 조금이라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들, 법사가 될 준비는 다 되었어요? (청중들 웃음)
우리의 구호는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입니다. 내가 어떻게 희망이 될 수 있느냐? 그것은 바로 붓다로부터 비춰진 이 광명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빛을 반사만 하면 됩니다. 중생을 위해서 반사만 하면 많은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 불빛을 만나서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항상 뒤를 돌아보면서 ‘아, 그래도 이만큼 왔네’ 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또 목표를 쳐다보면서는 ‘아직도 부족하네. 조금 더 가야되겠다’ 하고 발심을 하는 그런 계기가 백일기도 입재식의 취지입니다. 오늘 그런 생각을 가지시고 좋은 마음으로 다시 발심하는 계기가 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정토회 만일결사의 방향과 백일기도의 취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후 지난 백일 동안 불교대학을 홍보하고 기획법회를 열고 법당도 새롭게 개원한 모든 분들의 노고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특히 백일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기도한 사람을 손들어보게 하면서 이분들에게는 더 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또 반대로 한번도 기도하지 않고 입재식과 회향식만 참석한 사람도 손들어 보게 하면서 “안 온 사람에 비해서는 온 것만 해도 잘한 일”이라고 하면서 역시 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4차 백일기도 회향식을 마친 후 곧바로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날씨가 화창해서 모두들 야외로 나가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각자 싸온 도시락을 나눠 먹었습니다. 봄기운을 흠씬 느끼며 먹는 도시락은 꿀맛이였습니다. 대중들은 함께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각 단체에서 마련한 부스들을 둘러보며 즐거운 점심 시간을 보냈습니다.
▲ 북한식 두부밥과 만두를 선보인 좋은벗들 부스
▲ 장바구니, 면생리대, 수저집, 손수건 등 환경상품을 판매하는 에코붓다 부스
▲ 필리핀 민다나오 딸린딕 부족의 문화를 전시한 사진전
▲ 필리핀 원주민 마을에서 직접 가져온 원두 열매로 우려낸 커피를 선보인 JTS 부스
스님께서도 체육관 주위를 한바퀴 둘러보시며 점심을 먹고 있는 대중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하셨습니다. 전통놀이 부스에서는 신발 던지기에 참여하셔서 사탕을 상품으로 받기도 하는 등 대중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2부 프로그램은 사하정토회 사하법당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로 활기차게 시작되었습니다. 황금색 모자에 황금색 빨간색 허리띠를 메고 나와 재미있는 율동을 선보이자 청중석은 금새 웃음 바다가 되었습니다.
▲ 사하법당이 준비한 퍼포먼스
다음에는 특별 프로그램이 이어졌습니다. 먼저 필리핀 민다나오 JTS의 활동을 소개하는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스님께서는 2002년 막사이사이상 국제 평화와 이해 부문을 수상한 것을 인연으로 토니 대주교님의 소개로 민다나오에서 구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산골 오지의 원주민 마을에 학교를 지어주는 일을 시작으로 분쟁 지역인 무슬림 마을까지 그 범위를 넓히는 등 민다나오의 평화를 위해 10여년간 해온 학교 건축, 교육, 마을개발 사업 등이 사진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원주민들의 전통문화 보존을 지원하는 사업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통문화 보존을 위해 JTS가 지원하고 있는 민다나오 송코 마을의 딸란딕 부족을 초청해 그 공연을 함께 보는 시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먼저 딸린딕 부족의 추장 미끼따이씨 부부가 스님과 함께 무대로 올라와 오늘 공연을 하게 된 소감과 인사말을 했습니다. 미끼따이씨는 오늘 보여줄 공연은 무엇을 표현한 것인지도 짧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 필리핀 민다나오 송코 마을 딸린딕 부족의 미끼따이 추장
“저희 딸란딕 부족을 환영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렇게 함께하는 것이 저희 공동체가 잘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문화를 잘 간직해서 부자임을 느낍니다. 이 문화를 저희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어서 저는 또한 정말 부자라고 생각합니다. 딸란딕의 문화는 평화, 화해, 정의, 자유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문화를 통해서 저희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희 문화를 여기에 소개할 수 있어서 정말 자부심을 느낍니다. 현재 인류는 문화에 대한 소외, 자연에 대한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저희는 문화를 지키고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저희 모두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보여드릴 공연은 자연에 대한 것입니다. 자연에서 우리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지, 자연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지, 자연에 대한 소리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스님께서 공연을 보기에 앞서 JTS가 왜 구호 활동을 넘어서서 원주민들의 전통문화 보존 활동까지고 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우리 자연 속에는 많은 생물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서 그 생물종 중에 많은 종이 매일 매일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구 환경의 큰 위기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물종을 보존하자는 환경운동을 하지 않습니까. 이것과 똑같은 비중으로 인류 문화의 많은 유산들이, 특히 소수 부족의 문화가 마치 생물종이 사라지듯이 그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문화는 인류가 수천년 수만년 동안 만들어온 인류의 유산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거의 멸종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전통문화를 인류의 유산으로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우리 문화만이 아니라 다른 작은 부족들의 문화도 마치 생물종을 보존하듯이 보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딸란딕 부족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필리핀 민다나오의 깊은 산속, 소외된 곳에 살고 있지만, 그들은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부족들이 자신의 전통문화를 잃어버리고 있는데 이들은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지키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이들을 보고 어쩌면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비록 먹는 음식이라든지, 사는 집이라든지, 다니는 교통편은 좋아졌을지 몰라도, 나의 정체성이 되는 민족의 전통문화를 급속도로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이들을 응원하면서 우리 또한 반성하면서, 또 이들 외에도 지구상에 있는 많은 소수 민족들의 문화를 함께 후원해서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 인류 모두를 위한 길이 됩니다.”
스님의 전통문화 보존 활동의 취지에 모두들 공감의 큰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박수 소리가 잦아들자 이어서 송코 마을 딸란딕 부족의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무를 깍아 만든 악기로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표현한 듯한 소리를 들려주자 청중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신나는 북소리가 시작되고 어린 아이들이 나와 개구리가 폴짝 폴짝 뛰는 모습을 재현 춤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번에는 성인이 된 남자 여자 청년들이 나와 서로 구애활동을 하는 모습을 손수건을 이성의 어깨에 얹었다가 뺏어가는 모습으로 재미나게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다시 연세 지긋한 할머니들이 나와 서로 손을 맞잡고 발을 맞추며 협력하는 아름다운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피날레는 공연자들이 모두 무대 아래로 내려와 청중과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행정처장님을 비록하여 청중석 앞줄에 앉아 있던 많은 분들이 북소리에 맞춰 딸란딕 부족과 함께 덩실 덩실 어깨 춤을 추었습니다.
스님께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딸린딕 부족의 추임새에 함께 호응하며 덩실 덩실 팔을 흔드셨습니다.
딸린딕 부족과 청중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청중들이 열렬한 환호 소리와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행사장은 화합의 물결로 후끈 열기가 달아올랐습니다. 공연을 마친 후 스님께서는 딸린딕 부족 모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후 무대에서 함께 내려오셨습니다.
잠시 무대를 정비한 후 스님께서는 다시 법상에 오르셔서 5차 백일기도 입재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정토회 만일결사의 목표와 더불어 이번 5차 백일기도 기간 동안 천일결사자들이 다함께 실천할 실천과제의 주요 내용과 그 취지에 대해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정토회의 창립 취지 중 하나는 수행정진해서 해탈 열반을 성취하는 성불의 길을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태어난 인연있는 이 땅에 살고 있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민족 중흥의 길입니다. 우리의 6천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과거 5천년의 역사는 동북아 대륙에서 자주적인 강건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발해 멸망이후 고려와 조선의 1천년을 거쳐오면서 동아시아 대륙의 변방으로 전락해 약소국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남북의 통일은 그저 분단된 남북을 통일하는 것을 넘어서서 동아시아 공동체를 우리가 만들어냄으로 해서 다시 천년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민족 중흥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8차 천일결사의 목표는 바른 불교를 실천하는 1만 정회원을 양성하는 것과 동시에 우리 민족의 현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길은 남북은 통일하는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확고하게 갖고 활동할 1만 통일의병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5차 백일기도 기간에는 자기 정진을 통한 수행을 기초로 할 뿐만 아니라 통일을 위해 일할 통일의병을 양성하는 학교를 운영하고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래서 5차 백일기도의 실천과제는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를 하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어야 실천할 수 있겠죠. 통일 강좌를 듣든지, 스님이 쓴 ‘새로운 100년’ 책을 읽고 공부하든지, 여기에 관계된 역사 유적지를 찾아서 기행을 하든지 이런 통일에 대한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것이 실천과제의 주요한 내용입니다. 특히 6,7,8월은 민족사의 많은 애환과 기쁨이 있었던 계절입니다. 이 계절 동안 내가 태어난 이 땅에 은혜를 갚기 위한 통일 활동에 대해 크게 발심하셔서 공부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다시 천년의 꿈을 실현해보자는 스님의 간곡한 호소에 대중들은 큰 박수로 실천의 의지를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는 신규 입재자들을 비롯하여 천일결사자 모두가 수행을 최우선으로 한 생활을 하겠다는 발심을 하도록 매일 아침마다 한 시간씩 정진을 해야함을 적극적으로 독려해 주셨습니다.
“첫번째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시간 수행해야 합니다. 아침에 5시에 하면 좋지만 5시에 못일어나면 6시에 해도 괜찮고 7시에 해도 봐주겠다는 것입니다. 원칙은 5시이지만 못일어나면 봐주는 대신에 눈 뜨자 마자 세수도 하지 말고 화장실도 가지 말고 수행부터 먼저 하십시오. 그러다가 오줌 싸면 어떡하냐구요? 괜찮습니다. 오줌을 싸면 옷만 버리지만 수행을 안하면 인생을 버린다 이말이예요. (청중들 박수)
제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도 안 하실 거예요? (청중들 박수)
그러니까 5차 백일기도를 시작하는 오늘, 저와 딱 약속을 하셔야 해요. 첫째,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천일결사 기도 한 시간을 한다. 둘째, 수행자라면 그래도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다음의 열가지 계율을 어기면 아침에 절하면서 참회를 해야 됩니다.
첫째, 때리지 않는다.
둘째, 훔치지 않는다.
셋째, 성추행 하지 않는다.
넷째, 술 먹고 주정하지 않는다.
다섯째, 욕설하지 않는다.
여섯째, 속이지 않는다.
일곱째, 잔소리하지 않는다.
여덟째, 짜증내지 않는다.
아홉째, 음식에 탐착하지 않는다.
열째, 사치하지 않는다.
못지키면 반성을 철저히 하고, 그래도 못지키면 전파상에 가서 전자충격기를 사와서 자신의 몸을 지져 버리세요. 이렇게 지져버려서 한번 까무라치는 것이 낫지 내가 수행자의 조직에서 탈퇴할 수는 없다, 이렇게 딱 마음을 먹으면 누구나 다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청중들 웃음)
이런 마음 가짐을 가지고 제5차 백일기도 기간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한 사람 손드세요’ 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어서 손을 내리게 하고, ‘하루 정도만 빼먹은 사람 손드세요’ 하면 다섯명 정도만 손을 드는 일이 생기도록 그렇게 정진을 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거듭된 요청에 대중들은 한껏 웃음을 머금으며 지금의 원을 마음에 새기고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부지런히 수행정진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어서 예비 입재자 결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예비 입재자들은 처음으로 오늘 입재식에 참가하여 수행 보시 봉사할 것을 다짐한 분들입니다. 먼저 각 지역 상임법사님들이 무대 아래에서 각 지부 사무국장님에게 백일 동안 부지런히 수행정진할 것을 당부하며 108 염주를 목에 걸어주었습니다. 예비 입재자들도 미리 받은 염주를 스스로 목에 걸며 수행 정진을 다짐했습니다.
▲ 예비 입재자들을 위해 108 염주를 선물하는 지역 상임 법사님들
이어서 스님께서는 오늘 큰 원을 세운 예비 입재자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축원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저희는 이곳 신라 불교 초전 법륜 성지인 일성군 모래 장자의 집이 있었던 구미시에 모여 옛일을 생각하며 바르게 정진하고 이 땅에 고통받는 사람을 위하여 전법할 것을 발원하였습니다. 오늘 특별히 제불 보살님들에게 저희의 이 좋은 마음을 바치는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964명의 새로운 정토행자가 발심하여 오늘 이렇게 제8차 천일결사 5차 백일기도에 입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거룩한 일입니다. 중생으로 세세생생 살아오다가 오늘에야 인생의 자유와 행복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큰 원을 세우고 오늘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먼저 이 거룩한 분들을 옹호하여 주옵소서.
그러나 오늘은 이렇게 발심하지만 내일, 아니면 모레, 또는 한달 후에 오늘 큰 마음 낸 것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중생심으로 돌아가서 또다시 윤회고를 헤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대비 관세음보살님과 대원본존 지장보살님께서는 본래 서원 어기지 마시고, 우리들을 격려하시고 깨우쳐 주셔서 처음 세운 그 원으로 되돌아 오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이들이 바르게 잘 정진하여 스스로 붓다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그리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세상 사람을 위하여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저희를 인도하여 주옵소서.
먼저 입재해 정진해온 저희 대중들도 신규 입재자들과 함께 그들을 이끌고 격려하면서 부지런히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저희들 만일결사에서 세운 원, 이 땅에 부처님의 바른 법을 전하겠다는 그 원이 꼭 성취되도록 저희들에게 온갖 힘을 내려주시옵소서.
오늘 이와같이 만일결사에 참여한 인연 공덕으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공덕으로 배고픈 자는 배불러지고 병든 이는 쾌차하고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배움이 성취되는 등 괴로운 모든 중생들 이고득락케 하여 주옵소서. 저희가 발원한 이 모든 공덕 조상 영가들에게 회향하오니 유주무주 모든 고혼들도 함께 왕생극락 하옵소서.
제불 보살님들은 저희가 세운 이 발원을 증명하여 주옵시고, 천륭팔부 신중님들은 이 발원이 성취될 수 있도록 옹호하여 주옵소서.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스님의 간절한 축원에 예비 입재자들은 더욱더 원을 굳건히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행 정진은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것이지만 스스로의 의지가 약해질 때는 불보살님도 도움을 달라는 스님의 간곡한 축원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는 굳건히 원을 세우는 한편 기도는 또한 가벼운 마음으로 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기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아침에 눈 딱 떠보고 일단 죽었나 살았나 자기를 점검해 봅니다. 죽었으면 기도 안해도 괜찮아요. 죽은 뒤에는 빼줄게요. 그러나 살았으면 살은 기념으로 한 시간 기도합니다. 알았지요?
백일이든 천일이든 만일이든 따질 필요가 없고, 오늘 살았으면 오늘 산 기념으로 오늘 한 시간 기도합니다. 내일 죽으면 내일은 안해도 돼요. 하루 한번만 하면 천일이 지나면 천일 기도가 되고, 만일이 지나면 만일 기도가 되는 거예요. 쉽죠? 만일을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하루에 한번만 하면 됩니다. 살았거든 살은 기념으로 하루 한번만 하면 됩니다.”
살았으면 산 기념으로 하루 한번만 하면 된다는 간단한 방법에 청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지만 이 말씀이야 말로 정말 맞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는 지난 3월1일 새롭게 법사 수계를 받으신 신규 법사님을 무대로 올라오게 해서 한분 한분 맡은 소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공동체에 상주하는 전문 법사님들은 주로 깨달음의장 수련 진행을 하게 되시고, 대중부에 소속된 대중 법사님들은 주로 각 지역에 소속되어 정토회 회원들의 상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 신규 법사님들을 소개해 주시는 스님
다음은 김은숙 행정처장님이 나오셔서 이번 5차 백일기도 기간 동안 천일결사자 모두가 집중해야 하는 실천과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먼저 모둠별로 해야 하는 과제는 지난 차수에 이어서 ‘모둠법회 열기’를 월 1회씩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별로 해야 하는 과제는 모둠, 법당, 지부, 권역별로 주최하는 각종 통일활동에 3회 이상 참여하는 것입니다. 앞서 스님께서 강조해 주신 통일 운동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상기하며 열심히 실천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어느덧 웃고 울다 보니 벌써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 입재식은 특히 해외 활동가 및 송코마을 딸린딕 부족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흥겨움을 이어 장준호님과 청년 대학생들은 신나는 노래와 율동을 보여주었습니다.
▲ 신나는 노래와 율동을 보여준 청년대학생정토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입재식을 마무리하면서 정토회 대표 이기혜님의 정리 말씀을 들었습니다. 대표님은 “오늘은 민다나오에서 손님도 오시고 해외 활동가 분들도 함께해서인지 그 어느때보다 풍성하고 꽉찬 느낌이었고 감동적이였습니다”라고 하면서 “저희는 검소하고 소박한 삶을 바탕으로 거대한 물질 문명을 거슬러가는 문명전환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쉽지 않겠죠. 하지만 우리는 함께 가고 있습니다. 저는 돌아보니까 공공의 원은 의리였더라요. 우리는 함께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라고 덧붙인 뒤 “오늘의 희망찬 기운을 갖고 안녕히 돌아가시고 다음 입재식에는 실천과제를 모두 이수해서 다시 만납시다”라고 인사해 주셨습니다.
▲ 정리 말씀을 하고 있는 이기혜 정토회 대표님
스님과 법사단, 해외정토회 활동가들 모두 무대 위로 다시 올라오고 천일결사자 전체 대중은 다음 6차 백일기도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손을 맞잡고 다함께 산회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중들을 향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입재식을 모두 마치고 스님께서는 구미체육관에 남아서 법사단과 함께 회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법사단과의 회의를 마친 후에는 두북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내일은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이 구미와 부산 서면에서 있습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18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