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4.6. 길벗 강연, 종교인 모임

 

 

오늘 새벽 3시에 경주에서 출발하여 710분 평화재단에 도착하신 스님께서는 730분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에 참석하셨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통일부 관계자분이 참석하셔서 현재 북한의 상황과 남북관계 현황, 그리고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참석하신 분들 모두 20여년 넘게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면서, 북한과 교류경험이 많으신 분들이고, 특히 종교인모임으로 모여 활동한 것도 이미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질문의 내용이나 대화는 현실의 난제를 풀어갈 해법들로 모아졌습니다.

 

 

종교인모임 참가자들은 인도주의 지원을 하면서 생색을 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쉽게 취약계층이란 표현을 쓰지만 북한 측에서는 전부 다 취약계층이거나 아예 취약계층이 없다고 할 정도로 정치적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북한과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북한이 좋다는 게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출발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습니다는 등 접근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셨습니다.

 

현재 북한 측에서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데,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저임금이니, 임금을 인상은 해주되 협의의 절차를 제대로 밟아 가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인도주의 지원경험이나 교류협력의 경험이 오래되다보니 북한 정부나 현 남한 정부 양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정책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북접근방식이 북한에 미끼를 던지거나 생색내려는 모습, 또 우리 식만 강조하고 고집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애정 어린 비판이 주를 이뤘습니다. 종교를 떠나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나눠지려는 진지한 제안이 넘쳐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스님께서는 연속해서 방문자들과 면담을 하셨는데, 필리핀에서 활동하다가 들어온 오성근 법우님의 인사를 받았고, 또 김은숙 처장님과 간단히 업무논의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점심 공양 후 3번의 만남을 더 가진 후 저녁 7시부터는 정토회 길벗모임에서 주관한 강연에 참석하셨습니다. 강연을 준비한 길벗은 종교와 상관없이 방송, 영화, 연극 등 예술인들이 모여서 마음공부와 사회봉사를 함께 하는 모임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선망을 받는 대중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연기자들, 드라마 작가들, 제작자들과 감독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요? 또 그들에게 스님은 어떤 말씀을 해주셨을까요?

 

지난 10여 년 동안 길벗은 봄가을로 법륜스님을 모시고 즉문즉설을 열어왔습니다. 최근에는 강연이 커져서 500여 석의 강당을 꽉 채우고도 통로와 강단 위에서까지 들어야 할 만큼 성황을 이루었지만 정작 주최자인 길벗 종사자들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다 보니 자신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나누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이런 애로사항을 아시고 이번에는 작은 모임으로 준비해 보라 하셔서 오랜만에 방송, 문화, 예술인들만이 모여 작지만 깊은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첫 인사에서 누구라도 자신의 고민을 터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사람에게 터놓기도 쉽지 않은데 대중 앞에서 그런 고민을 꺼내놓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대중 앞에 자기 고민을 꺼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반은 해결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하시면서 개인 상담보다 여러 사람 앞에 고민을 터놓았을 때 효과가 좋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첫째 그만큼 이미 자신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배심원 제도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들은 대중들이 객관적인 판단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며, 세 번째는 혼자서 생각할 때는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꺼내놓고 보면 세상에 특별할 일은 없다는 걸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고민을 꺼내놓고 이야기 하다보면 고뇌하던 일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고, 더 좋은 것은 고민이 아니네!” 혹은 별일 아니네!”, “울 것도 없네!”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그 문제를 직시해서 해결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정말 더 중요한 것은 문제될 것이 없구나!” 이렇게 자각하는 것이야 말로 아주 좋은 해결책이라고 하셨습니다.

 

해결은 밖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아야 한다고 하시며, 남이 들으면 어떡하나 너무 고민하지 말고 친구에게 털어놓듯 주제에 구애 받지 않고 편안하게 생각하라며 강연장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풀어주셨습니다.

 

사회자가 먼저 길벗모임을 대표하여, 공통적으로 느끼고 고민하는 문제를 질문하였습니다.

 

저희 길벗에는 많은 작가와 연기자들이 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을 하지만 오랜 동안 무명의 시간을 보내면서 원망과 자책이 늘어만 갑니다. 포기할까 고민도 하지만 결국 다시 이 길로 돌아오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작품을 쓰고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 기조 질문에 스님께서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작품을 쓰고 연기할 수 있을까 이지만, 결국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요?” 로 들린다는 직설로 답변을 시작하셨습니다.

 

요즘은 교회나 절의 성공조차 교회가 크고 신도가 많다는 식의 물량으로 계산을 하려는 것은 우리가 자본주의사회, 즉 돈이 주인인 사회에 살기 때문입니다. 직업이나 남편을 선택할 때도 돈을 기준으로 삼는데, 그렇다면 시청률이 높아 돈을 많이 버는 작품이 좋은 작품일까요? 지금 인기가 좋아도 10, 100년 후면 쓰레기가 될 작품과 지금 인정을 받지 못해도 100년 뒤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어느 것이 좋은 작품일까요?

 

좋은 작품이란 남의 평가에 연연하기보다는 자신이 쓰고 싶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며 행복해야 하는데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작품을 쓰다보면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 보면 인기 있는 다른 사람 작품을 따라 하게 되는데 그게 과연 오래 갈 수 있을까요? 어찌어찌해서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다가 상황이 바뀌어 인기가 떨어지면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대중에게 끌려 다니는 것이지 자신이 주인인 삶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도 그들의 문제고, 안 쳐다보는 것도 그들의 문제일 뿐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쓰고 싶은 작품을 쓰되,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편하게 쓰면 됩니다. 편하게 연기하고 노래를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 누구라도 집중해서 하게 되고, 속된 표현으로 미치게 되는데, 이렇게 집중이 되면 창조가 시작됩니다. 쓰고 싶어 쓰고, 연기하고 싶어 연기하고, 그리고 싶어 그리고, 노래하고 싶어 노래하면 그것이 곧 놀이가 되고 노동이 되지만 돈에 팔려서 글을 쓰고 연기를 하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기에 연연하여 좀 높아지면 교만해졌다가 인기가 떨어지면 좌절하게 되는데, 대중이란 늘 불을 쫓는 나방처럼 이 사람 좋아했다, 저 사람 좋아했다 하는 법입니다. 거기에 너무 끌려 다니며 자기 인생을 낭비하면 안 됩니다.

 

특히 길벗은 매일 평가 받으며 살아야 하는 직업 종사자들인 만큼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 인기가 높아지든 낮아지든 저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거품 같은 인기에 끌려 살다보면, 남이 볼 때는 부러울지 모르지만 본인에겐 도움이 되지 않으니 자신을 정말 사랑한다면 남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라고 하시며 좋은 연기란 본인이 만족하는 연기이고, 좋은 작품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정리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예수님도 살아생전 인정받지 못한 채 십자가에 못 박혔고, 원효대사도 명예 회복되기까지 500년이 걸렸으며, 천주교 신자들이 100년 전엔 수난을 당했으나 지금은 성인으로 추대된 것을 예로 드시면서 성인으로 추대 받든 악평을 받든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 자기 생각대로 평가할 뿐, 그것이 그 분들의 본질과 상관없는 것처럼 좋은 연기, 나쁜 연기라는 남의 평가에 중독되지 말고 연기를 하는 분은 마음껏 자신의 연기를 하고 작가는 자신의 글을 쓰라고 하셨습니다.

 

내일 죽어도, 모레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고, 늙어도, 인기가 떨어져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내가 좋아하는, 자신이 주인이 되는 관점을 갖고 살다보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비슷하니 오히려 더 많은 호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늘 대중의 인기에 연연해 할 수밖에 없고 방송사의 요구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길벗 모임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시는 한편 따끔한 일침이 들어있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첫 번째 공통 질문에 이어 젊은 신인 연기자가 두 번째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정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학교 다닐 때 왕따를 당하다 보니까 연기를 하면서도 악역이나 다양한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하면서 다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제 마음 속에서는 어렸을 적 상처가 떠오를 때도 있고,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힘들어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 속 번뇌와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어렸을 때 왕따를 좀 당했어요?”

.”

그러면 지금 자기가 왕따 당하는 연기를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잘할 수 있겠죠.”

그래요, 왕따를 당한 것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왕따를 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는지, 왕따를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연기를 하면 잘 할 수 있으니까 유리하겠지요. 왕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감독의 지시에 따라 연기를 하면 부자연스러운데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이 그런 연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더 잘할 수 있겠죠. 어떤 경험이든 경험 그 자체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경험을 자신의 경험으로 만들면 본인이 연기하는데 자산이 되지만, 그것을 상처로 가지고 있으면 지금 말한 대로 연기가 끝난 뒤 괴로워지는 겁니다. 경험이 모두 상처가 되는 건 아니에요. 상처라는 것은 심리적으로 그 경험의 응어리, 심리적 흉터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랬을 때 그 심리적 흉터를 받아들이는 방법은 아 내가 어릴 때 왕따를 당했던 것이 아직도 상처로 남아 있어서 이렇게 힘들구나!’ 자각하는 거예요. 치유하려고 하면 상처가 오히려 덧나게 됩니다. 아직 상처가 있으면 아 아직 상처가 남아있구나! 육체에 흉터가 남듯이 마음에도 아직 남아있어 괴로움으로 일어나는구나.’하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상처에 빠져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놈의 자식이 이랬지, 저랬지.’하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있어요.

 

반대로 자기가 왕따 시키는 역을 하면 어떨까요? 왕따 시키는 역을 해보면 왕따를 시키는 사람은 왕따를 시킨 게 아니라 그냥 그때 자신의 성질나는 대로 했을 뿐이구나! 나는 괴로웠는데 본인은 괴롭힌 기억을 못하는 구나.’를 알 수 있어요. 왜 그럴까요? 그 사람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괴롭힌 게 아니기 때문에 기억도 못해요. 그런데 상처 받은 사람은 아무 때 어느 곳에서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까지 다 기억하죠. 그래서 세상에는 상처 받은 사람은 많은 데, 상처를 준 사람은 별로 없어요.

 

 

예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이 말씀은 상대를 위해서 한 말이 아니라 나를 위해서 누구도 미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미워한다는 것은 내 속에 상처가 있다는 것이거든요. 과거의 상처를 지금이라도 돌이키면 경험이 돼서 자산이 되지만, 그것을 상처로 움켜쥐고 있으면 죽을 때까지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어렸을 때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사고가 성장을 하지 않습니다. 성장이 멈추는 거죠, 내가 여덟 살 때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 자신이 술을 먹거나 어떤 상황이 되면 여덟 살 때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것을 풀어줘야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해서 어른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때 상처를 풀어야겠다고 조급함을 가지면 안 되고 상처를 알아차리면 조금씩 풀리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어릴 때 왕따 당한 경험을 상처로 움켜쥐고 있지 말고 경험으로 돌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를 기억해도 기억은 있지만 괴롭지는 않게 됩니다. 오히려 어려운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상처를 경험으로 승화시켜서 연기의 자산으로 쓰라는 스님의 말씀은 창작자들의 모임인 길벗에게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합니다.

 

 

다음 질문자는 운이 좋아 작은 방송사의 아나운서로 일하고 있지만 더 큰 방송사로 나가기 위해 계속 면접을 보고 경쟁을 하다 보니 자꾸 이기적이고 독해지는데, 간절한 마음은 유지하되 이기적인 마음은 비우고 싶다는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많은 대학 졸업자가 취직을 못하고 있는데, 작은 방송사 계약직이라도 취직을 한 것은 좋은 일이니 먼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내어야 합니다. 지금 취직 못한 사람이 더 많고, 지금 가진 직장도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니 고마운 줄 알아야 합니다.

 

더 나은 방송사에 가고 못 가고는 내가 원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방송사에서 원해야 되는 일이니 나는 다만 내게 주어진 일에 감사하고, 지금 업무에 최선을 다하면서 일해야 합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있다 보면 더 나은 곳에 갈 확률도 높습니다.”라며 지금 현재에 감사하고, 그리고 항상 웃으며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덧붙여 방송 연예인, 아나운서, 작가는 사회적으로 선호하는 직업이므로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인기의 수명이 짧아 그 인기에 목을 매는 순간 불행해진다고 말씀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싫다면 월급과 직위도 없고 은퇴도 없는 스님과 농부가 최고라고 우스개 말씀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종이다 보니 치열한 경쟁과 짧은 인기는 당연한 것이지만, 한 때 꽃으로 피워보는 것이라며 길게 가고 싶으면 잎으로 살면 되고, 그래도 꽃으로 한 번 펴 봤다, 일장춘몽이라도 이걸로 한 번 해봤다며 여기에 만족할 줄 알고 가볍게 받아들이면 결과적으로 롱런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롱런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초조해져 오히려 나쁜 결과가 올 수 있습니다는 말씀을 들으니, 어떤 목적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셨습니다.

 

 

늘 시청자들과 방송사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니 불안과 긴장 속에 지내는 시간은 많고,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지면 질수록 쉽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던 길벗 종사자들은 비슷한 고민에 시원한 답변을 주시는 스님 말씀에 완전히 몰입한 듯, 강연장은 진지한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그 외도 글을 쓰고 싶은 작가 지망생인데, 천성이 게을러서 그런지 인내심이 부족해서 그런지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열심히 집중해서 일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이 있는지 묻는 분, 반려자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 질문자,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이혼한 뒤 다시 연애를 해 봐도 첫 남편만한 남자가 없는 것 같아 전 남편과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질문들도 있었습니다.

 

 

벚꽃망울만큼이나 터뜨리고 싶은 궁금증이 눈망울마다 가득했지만, 어느새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나자 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강연을 총정리 해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첫째, 방송인, 연예인, 연기자, 작가라는 직업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면서 여러분이 선택한 것이니 그걸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설악산 가겠다는 사람이 고무신 신고 오르면서 산이 왜 이리 높냐고 타박하면 안 되듯이, 고무신 신었으면 뒷동산을 가야하고, 설악산 가려면 그만큼 장비를 준비해서 힘이 들 각오를 해야 합니다. 꼭 설악산이 뒷동산 보다 낫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인기라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만큼 수명이 짧다는 것입니다. 이 직업을 선택할 때 그런 예측을 했다면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봄에 잎이 필 때 낙엽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봄 잎이 낙엽 흉내를 내면 애 늙은이가 되는 것이고, 봄 잎이 낙엽을 못 보면 어리석은 자입니다. 그러니까낙엽을 보되 봄 잎은 봄 잎으로 피어나고, 꽃은 꽃으로 3일 만에 떨어져도 만족해야 합니다, 그래도 한 번은 폈다가 떨어지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은 인기가 중요하되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기의 자기다움이 중요하고 작가는 쓸 뿐이지 평가에 연연해하지 마세요. 물론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평가와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때, 여러분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나날이 행복하십시오!”

 

 

지난 주말, 오랜 가뭄 끝에 내린 단비 덕분에 파릇한 새싹과 예쁜 꽃망울이 터져 나왔듯이 스님의 시원한 즉문즉설에 길벗들의 창작 싹이 저마다 움을 틔우길 기대해 봅니다. 강연을 다 마친 후 다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스님께서는 내일 있을 제1기 통일학교 경주역사기행을 위해 또 밤길을 달렸습니다. 경주로 가는 길에 잠시 서초동에 들러서 오늘 귀국한 정토회 해외지부 사무국장인 김순영보살님의 인사를 받은 후 바로 경주로 향하셨습니다.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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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러네요~스님의 말씀은,파릇한 새싹과 꽃망울을 터뜨릴 수 있는,가뭄의 단비 같군요^^<br />&lt;설악산 가겠다는 사람이 고무신 신고 오르면서 ‘산이 왜 이리 높냐’고 타박하면 안 되듯이, 고무신 신었으면 뒷동산을 가야하고, 설악산 가려면 그만큼 장비를 준비해서 힘이 들 각오를 해야 합니다. 꼭 설악산이 뒷동산 보다 낫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gt;<br />&quot;꼭 설악산이 뒷동산 보다 낫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quot; --한때,몹시도 연기자를 꿈꾸었던 사람으로,가슴을 스칩니다 ㅜ

2015-04-12 02:28:52

이규원

스님의 귀한말씀 마음을 잘 다스리는 명약입니다.남의 시선에 연연하지말고 다만 나는 할뿐 이라시는 즐기면서 일하라 지혜의 말씀에 마음에 세겨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2015-04-10 14:53:35

연극인

길벗 법문 정말 감사합니다

2015-04-09 00:5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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