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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 광주에서 출발하여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스님께서는 오전에는 정토회관에서 업무를 보시고 오전 12시에는 김장훈씨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김장훈씨는 스님과 만남이후 평화재단 활동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기도 한 후 돌아가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님께서 힘내라서 밥상을 차려주셨다면서 마, 더덕이 맛있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 정토회 서초 법당에서 인천경기서부 정회원의 날 법회가 있었습니다. 인천경기서부 정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회원으로서의 권리, 책임과 의무에 대한 스님의 말씀 듣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가졌습니다. 인천경기서부 지부는 넒은 지역에 법당이 포진되어 있어서 교통편이 나쁘고 아직 많은 인원을 수용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서초 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인천경기서부 지부는 2014년에 출범했고, 일산 정토회가 93명, 인천 정토회가 62명, 안양 정토회가 54명, 부천 정토회가 42명으로 총 251명의 정회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2시 법회에는 인경지부, 서울 및 문경 공동체, 행자대학원생, 시드니와 해외지부사무국에서 오신 두 분등 모두 115명의 정회원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송순애 인경지부 국장님의 여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정회원들이 함께 모일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인경지부는 이번에 102명의 정회원이 참여함으로써 전체 회원의 41%에 해당합니다. 역사가 짧은 법당과 활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활동가들이 많은데 활동가들의 노고가 이 수치에 모두 담긴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고 활기찬 인경지부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는 말씀이 끝난 후 인경지부의 2014년 활동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영상이 준비되어 모두 흥미롭게 우리의 모습과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감상했습니다. 그 후 각 정토회별 참가자 소개가 있었습니다.
약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인경지부의 각 정토회별로 각자 자기소개를 한 뒤 신규 발심행자들에 대한 환영 박수가 있었고 조금은 급하게 준비한 티가 나지만 활기를 띄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스님께서는 한분 한분이 어느 법당에서 어떤 소임을 맡고 있는지 많은 관심을 보이셨고 일일이 배치된 자리 정돈을 해주시고 각 정토회별로 몇 명이 참석했는지도 확인하시는 등 빈틈없이 챙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어서 서울과 문경 공동체, 행자대학원생들, 호주 시드니 법당에서 오신 구본승, 해외지부사무국에서 불교대 팀장 소임을 맡고 계신 임금이 법우님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각 정토회별로 각자의 소임, 이름등의 소개를 마친 후 스님께서는 정초 기도와 새해 시작의 사전 준비, 초발심의 중요성에 대한 법문을 들려주셨습니다.
“정초기도 잘하셨어요? 정초에 기도를 하는 것은 앞으로의 한해를 위해 정초에 정성을 기울여 준비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준비하지 않을때에 비해서는 사고가 줄어들고 사고가 나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세월호도 제대로 준비 안 해서 사고가 생겼고, 사고 후 신속하게 대응을 못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어떤 일이든 아무리 준비해도 예상대로 안 되기도 하지만 준비가 잘 될수록 실패율이 낮아지고 또, 실패해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정초기도 제대로 안 한 사람, 꼭 하세요.(대중들 웃음) 정초기도 뿐 아니라 불사를 위해 기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준비 과정에 함께 함으로써 화합을 도모하고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를 잘 하고 연구해 가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수행이란 탐구하는 것입니다. 초발심자들은 아직 서투르지만, 정신을 딱 차려서 정성을 기울여 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오랫동안 하고 있어서 업무에는 익숙하지만 타성에 젖어있는 사람들보다 더 수행자다울 수 있습니다. 타성에 젖으면 수행에 진척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먼저 간 자가 나중에 간다.’는 말도 있지요. 무난하기 때문에 자극 받기가 어렵고 그래서 초심자들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100일 마다 입재식을 하는 이유도 타성에 젖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늘 처음 하는 것처럼 오류를 발견하고 시정해 가야 창조가 있고 발전이 있습니다. 생물도 늘 새로 바뀌고 진화하듯이 이는 자연의 원리이자 우주의 질서입니다. 늘 똑같은 날인데도 새해라 하는 이유는 인생살이가 늘 반복되어 타성에 젖기 쉬운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지난해의 오류를 시정하고 새해에는 새로 다짐하고 출발하면 전 해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듯 해도 조금씩 발전이 있습니다. 인생은 우리의 업식, 즉 카르마가 반복되는 것이고 이를 벗어나는 게 해탈입니다. 수행자는 이것을 목표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어서 정토회 행자와 정회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정회원은 뭐냐? 정토회는 신자, 신도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정토 행자, 정토 회원이란 용어만 있습니다. 정토회원에는 후원회원, 일반회원, 정회원이 있는데 모두 정토회 안에서의 혜택은 같지만 일정한 책임과 의무가 정회원에게만은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정회원이라 해서 별다른 혜택이 있는 건 아니고 다만 해탈과 열반을 인생 목표로 삼아 적극적으로 활동해서, 부처가 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토 세상을 만들어가는 부처 클럽회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회원이라면 자신이 수행자라는 중심이 딱 잡혀있어야 하고 뚜렷한 자부심과 목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만약 사이비라고 해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이 잡히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습니다.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자꾸 법당에 가니 집에 가면 가족들에게 싫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만, 관점을 딱 잡으면 문제가 없습니다. 기존 종교의 문화는 인정하고 존중하고 예를 갖추되, 정토회 안에서는 수행자여야 합니다. 정토회는 오직 수행자들의 모임입니다.”
다음은 즉문즉설 시간이었는데, 본래 질문이 많았던 인경지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스님의 자세한 법문 때문인지 질문하시는 분이 계시지 않아 착하다는 칭찬까지 듣고 스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전할 수 있는 1분 스피치로 바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지정된 시간 안에 질문이 없는 것을 보시고 정회원에게는 정을 끊어줘야 훈련이 된다고 하시며 바로 1분 스피치로 이어졌습니다.
그중에는 즉문즉설의 질문 타임을 놓쳐서 아쉬운 마음에 1년 동안 정토회 활동 했던 소감과 질문과 섞인 스피치를 하신 분, 3년간 기도 정진하시다가 요즘 쉬고 있는데 솔직히 쉬니까 몸은 편하고 친구들 만나는 게 좋지만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기도 하신다는 인천의 보살님들, 인도에서 수자타 아카데미 교장을 하고 있다가 쉬고 싶어서 한국으로 왔는데, 동국대에서 8년 만에 박사 과정까지 하루도 못 쉬다가 어제 졸업하니 이제야 정말로 쉬는 것 같다는 쁘리앙카님, 최근 JTS에 인력이 부족하니 봉사자를 모신다고 하셨던 JTS 사무국장님, 처음에 스님 뵈었을 때 너무 표정이 무서워서 마음에 안 들었지만 뵐수록 명쾌한 말씀이 좋았고 수행자로서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는 분, 발심행자로서의 긍지를 심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신 분, 활동한지 4년이 됐는데 오늘에야 비로소 내가 수행자임을 다시 깨닫게 되어 기쁘다는 분, 오는 3월부터 발대식을 하는 군포 법회 불사팀의 응원을 부탁하신 분등의 발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 스피치에 대한 조언으로 “좋은 법당자리를 얻는 것은 일반적인 회사 사무실 얻는 것과는 다릅니다. 발품을 많이 팔아 위치 좋고 깨끗하고 값도 싸고 목탁을 두드려도 시비가 없을 만한 곳으로 정성을 다해 골라야 합니다. 저는 2차 만일결사때는 본부를 미국에 두려는 생각으로 22년 전부터 땅을 보고 있는데도 아직도 구하지 못했어요.(대중들 웃음) 시작이 반이니 이렇게 출발하면 절반은 한 것이니까 계속 정성을 다해 준비하시면 됩니다.”며 22년째 불사를 준비하고 있는 스님의 예를 들면서 불사에 임하는 분들을 격려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경지부 상임법사이신 묘수법사님께서 “수행자로서 이 세상에 뭔가 해보려는 이들이 모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정회원들이 출발점이 되어 모범을 보이면서 함께 원을 세우고 나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함께 해주신 스님께 감사드리고 기쁩니다.”라고 하시며 마무리 인사를 해주셨습니다.
모든 법회를 마치고 참석한 인경지부 정회원들은 스님께 새해 세배를 드렸고, 지역정토회별로 기념촬영을 한 후 스님과 악수를 하면서 오후 5시가 되어 인경지부 정회원의 날 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어서 저녁 7시부터 인경지부 저녁반 정회원들을 위한 법회가 서초법당 2층 소강당에서 있었습니다. 6시가 넘어서부터 출입구 앞에는 봉사자들이 분주히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소강당 앞에는 소담스럽게 담긴 현미가래떡과 귤이, 퇴근 후 인천경기서부 각 지역에서 스님을 만나기 위해 열심히 달려오시는 정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삼귀의, 반야심경에 이어 참으로 바쁘시고 힘든 일정을 보내시고 계신 스님과의 만남이 인천경기서부 정회원들을 설레게 하였습니다. 일산, 인천, 안양, 부천 각 정토회순으로 각각 도반들의 자기소개와 정토회 별 구호가 이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각 지역정토회별 소개가 끝난 후 스님께서는 정토회 정회원이 무엇인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등 정회원의 자격요건, 책임과 의무, 모든 일에 임하는 자세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면서 모두가 법사가 되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부지런히 수행정진 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이어진 즉문즉설에서는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든 의문이나 고민등이 다양하게 이어졌습니다. 인경지부 정회원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도반들이 스님 건강이 어떠신지 걱정을 많이 하고 여쭈어보라 하셨습니다. 또 저희가 임진각 통일정진기도를 인경지부에서 법당들끼리 모여서 하는데 북한 아이들도 아침밥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는 플랭카드를 들고 합니다. 2014년 사회활동과제 수행 중 새터민 초청강연을 들었는데, 사람들은 다 죽고 호랑이와 늑대만 남았다. 먹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겉으로만 봐서는 위기는 지났다고 하는데 점검이 필요합니다. 또 새로운 백년을 읽으면서 역사상 평가를 못 받았던 지리산 남부군에 대해서 통일 정진을 하면서 가서 천도재를 지내드려야 제 맘이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 생태계에서 모든 수컷들이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황제펭귄과 가시물고기는 열심히 돌보는데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여쭈어봅니다.”라며 평소 활동하면서 든 의문에 대해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특정한 한 개의 예를 들어서 비유하면 안됩니다. 남자가 여러여자 데리고 살면 저 수컷 짐승들을 봐라하고, 반대로 여자가 남자 여러명을 거느리면 여왕벌을 예로 듭니다. 생태계에는 수많은 종이 있습니다. 자연생태계에서 볼 때 어미는 목숨을 걸고 새끼를 지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크면 죽던지 말던지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고 정을 딱 끊어버립니다.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것은 선행이고, 부모가 어린 자식을 돌보지 않는 것은 나쁜 행위입니다. 그런 기준을 얘기할 때 생태계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윤리적 개념이나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안됩니다.”라며 뒷 질문부터 이어서 지리산 남부군,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차례로 답을 해주셨습니다.
“지리산 남부군 천도재는 20-30년전부터 어느 편을 떠나서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예전에는 북한은 지위여하를 불문하고 모두가 식량사정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에 배급제도가 거의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개개인의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아직도 가난한 사람중에는 굶어 죽는 사람이 있습니다. 북한을 방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양시내나 보지 뒷골목을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렇습니다. 탈북자라고 해도 굶어죽는 사람들에 대해서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 평양에서 온 사람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의 식량사정은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평양만은 옛날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다들 방문하는 사람들을 좋은 곳으로만 안내하기 때문에 어려운 사정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북한의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을 북한정부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도와주려면 조용히 도와주라는 것입니다. 굶어죽는다고 너무 떠벌리지 말고 사진도 못찍게 하고, 그러나 북한 사정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요즘 탈북자들은 먹고 살만한 사람들입니다. 국경경비가 워낙 삼엄해서 국경을 넘어올 때 돈을 주고 넘어오기에 굶어죽을 사람이 넘어올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중국돈 몇 만원을 외부로부터 지원받든 본인이 주든 해야 넘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사람들 만난다고 어려운 사정을 다 알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의 모든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입니다. 북한사람들의 생존과 인권이 개선되도록 하는 통일염원 참회정진 기도를 계속해야 합니다.”라며 통일을 위해 우리가 계속 북한을 지원하고 통일염원 기도를 계속해 나가야 함을 강조해 주셨고, 이어서 “스님 건강은 원래 태생적으로 그렇게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건강 나쁜 것은 나쁜 거고, 내 할 일은 할 뿐입니다. 스님이 내일 죽었다 해도 울 필요는 없습니다. 열심히 살다가 가셨구나, 이러면 됩니다. 수명이 다 되어 가는 걸 안타까워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단명한다고 해서 40살까지 살거라 했는데, 벌써 살만큼 살았습니다. 더 연연할게 무엇이 있나요? 법사님들이 계시고, 시스템이 있으니 괜찮습니다. 걱정되는 건 이해되지만 괜찮습니다.”라며 스님의 건강에 대해서도 괜찮다는 답을 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은 “경전반 졸업하고 소임을 맡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불대는 열심히 했는데 소임이 어렵습니다. 거리모금도 나가기 전에는 분별심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여기 오면서 질문을 하는 것도 수행으로 삼아 해야지, 잘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걸 알고 돌이키고는 있지만 이렇게 불대 다닐때는 분별심이 없었는데 오히려 지금 더 생기고 있습니다.”는 고민에 대해 스님께서는
“그 정도는 모든 사람이 하는 고민입니다. 나도 어릴 때 100미터 달리기 하기 전에 화장실을 세 번이나 갔다와야 했어요. 누구에게나 모든 일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거리모금도 그렇고, 여기 오는 것도 그렇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그렇게 고민이 되지만 일어나서 기도하면 괜찮습니다. 그런 경험을 살려서 처음에는 싫지만 하고 나면 좋으니까,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바랍니다.”며 모든 것을 경험으로 삼아 부지런히 해 나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세 번째 질문자는 “작년 10월에 법당에서 활동가들 사이에 일이 좀 있었는데 아직도 도반들을 보면 서먹서먹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며 도반들과의 갈등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공부를 하니까 생각은 내려놓아야 하는데, 업식은 아직 그대로 거부 반응을 하는 것입니다. 생각이라도 알아차리면 아직은 거부반응이 있지만, 자꾸 하다보면 괜찮아집니다. 불편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업식이 반응하구나’ 이것을 보면서 자꾸 만나면 적응이 됩니다. 지나놓고 보면 별거 아니예요.
마음이라는 것이 좁아지면 바늘하나 꽂을 자리가 없고 탁 터 놓으면 드넓은 우주보다 넓어집니다. 내가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자각을 해야 합니다. 딱 일어나면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이 없어집니다. 불편한 사람과 자주 만나보세요. 혼자서 기도하는 것 보다 직접 만나서 불편하는 것도 지켜보고 그렇게 부딪혀 보세요. 부딪혀서 아무렇지도 않아야 문제가 해결된 것입니다.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별거 아니네...’그렇게 될 것입니다.”며 갈등에 대해서도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 돌파해 보기를 조언해 주셨습니다.
네 번째 질문자는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강조하셨는데 괜히 정회원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도로서 기도하고 부처님 매달릴 때와 수행자로 기도할 때가 같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부처님께 기도할 때 신도로서 비는 마음이 큰데, 굳이 수행자로서의 자세로 바꿔라는 것이 이해가 안됩니다.”며 정회원이 수행자라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질문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신도로서 의문을 가지고 지켜보세요. 나의 운명을 관장하는 어떤 존재가 있으니까 부탁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는 원래 그렇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운명은 자기 업식에 의해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수행에 의해서 변화하는 것이지, 제사를 지낸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불법에 귀의한다는 것은 내 운명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원래 부처님이 가신 길을 한번 가 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도로서 그렇게 기도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인도성지순례 갈 때 부처님을 신처럼 생각하고 복 빌던 사람은 헷갈립니다. 그래서 인도성지순례는 불교대학 졸업한 사람들만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며 우리가 왜 신도가 아니고 수행자인지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주셨습니다.
이렇게 모든 즉문즉설을 마치고 스님께 세배를 드리고 기념촬영을 하였고 스님께서는 악수로 회원들을 격려해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스님과 함께 보낸 시간은 지혜의 가르침으로 환해졌으며, 귀가길이 멀어도 가슴 한가득 희망을 안은 채 각자의 집으로 향하는 도반님들의 뒷모습은 봄비를 가르며 희망을 전하듯 행복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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