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5.2.14 전국대의원대회 2일째 및 서원행자대회


 

안녕하세요. 오늘은 전국대의원대회가 끝나고 이어서 서원행자대회가 시작하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전국대의원대회 회향식에 참가하셔서 회향법문을 해주신 후 이어서 서원행자대회에 함께 참석하셨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대의원들이 오전7시부터 오후3시까지 열띤 토론과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스님께서는 어제에 이어서 올해 1년 계획 중에 아직 일정이 짜여지지 않은 프로그램들에 대한 세부 일정을 잡으시면서 오전 일정을 보내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동안 늘 바빠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서 미진한 일정들을 모두 확정지었다”며 홀가분해 하셨습니다. 

 


 

오후2시30분부터는 전국대의원대회에 함께 하시면서 안건 토의 과정을 지켜보셨습니다. 이어서 3시30분부터는 전국대의원대회를 마무리하면서 1박2일 동안 사업계획과 예결산을 검토하라느라 수고한 대의원들을 격려해 주시면서 대의원들이 이번 8차 천일결사의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소중한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1박2일 동안 회의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밥 먹을 시간도 제대로 없었고, 잠잘 시간도 부족했고, 화장실 다녀올 시간도 없이 집중적으로 논의를 했는데도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심의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사전 심의 방식을 앞으로 더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정토회가 창립된지 이제 22년이 되었습니다. 30년 결사의 8년이 남았습니다. 우리가 세운 원이 늘 처음 시작할 때는 불가능한 것 같았는데, 지나놓고 보면 우리는 그것을 해내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을 했고, 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토회의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토회의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그런 활동들이 결과적으로는 정토회의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 

 


 

정토회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 외면하게 되면 일반 종교단체와 같게 됩니다. 자기 보신주의, 자기 발전, 자기 성장만 도모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하려고 우리가 정토회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또 정토회가 자기 내실 없이 사회적인 이슈에 너무 끌려다니게 되면 정토회의 장기적인 발전에 큰 장애가 됩니다. 어떻게 자기 내실을 기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인가. 이것은 바로 중도의 문제입니다. 약간 어느 한쪽에 치우치면 사회적 영향력은 주지만 내부가 부실해지고, 내부에 더 치중하게 되면 자기 성장에만 집중하는 일반 단체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이 중도적인 길을 어떻게 조화롭게 해나갈 것인가를 우리는 늘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개인에게 있어서 수행과 사회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활동에 치중하게 되면 자기가 괴로워지니까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잃게 되고, 그렇다고 자기 수행에만 치중하게 되면 일반 종교의 수행과 다름이 없는, 즉 상구보리 하화중생하는 수행자가 아니라 자기 해탈만 추구하는 수행자로 치우치게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일과 수행의 통일’을 추구해 가듯이, 마찬가지로 정토회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을 위한 중도적인 통일을 우리는 늘 추구해가야 합니다. 먼 미래를 보면서 어떻게 정토회의 발전을 기하고, 또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변화를 위해서 어떻게 적절히 역할을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입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면서 함께 가야지, 이럴 때 개인 생각에 빠져서 사회적인 일에만 치중하자든지, 개인 수행이나 정토회의 안전만 기하자든지,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당장에는 옳게 느껴질지 몰라도 시간이 흘러서 되돌아 봤을 때는 ‘아, 한쪽에 치우쳐졌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뜻을 모아 나간다면 어떤 장애도 극복의 과제가 되는데, 우리가 그런 장애 앞에서 분열이 되거나 개인을 고집하게 되면 결국 오랫동안 공부해온 수행이 원점으로 되돌아 가게 됩니다. 

 

소수의 결정 그룹이 있을 때는 어려운 장애가 나타날 때 굉장히 유리합니다. 의견 통합이 쉬우니까요. 그러나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가 점점 넓어지고 커지면 의사를 결정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민주주의는 좋은 점도 있지만 상당히 비효율적인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수행입니다. 수행자들이 모여서 민주주의를 하면 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포퓰리즘과 분열을 방지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로운 민주주의의 모델을 만들어감으로해서 앞으로 민주주의가 갖는 문제점을 극복하는데 우리가 큰 귀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장애는 우리에게 도전이기도 하지만, 장애는 우리의 발전을 기하는데 굉장히 좋은 수행 과제가 됩니다. 

 


 

그런데서 대의원 여러분들께서 현명하게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토회의 발전을 위해서 또 우리가 사는 나라의 발전과 통일을 위해서 우리가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좋은 결정을 내려주시고, 또 그것을 우리 정토회 회원 대중들이 함께 뜻을 모아 나갈 수 있도록 화합을 이끌어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최후의 유훈에 “수행자들이여, 화합하라. 꿀과 우유가 빈틈없이 잘 어우러지듯이” 하는 말씀을 남기셨지 않습니까. 그것을 우리가 실현해 나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토회의 발전과 사회의 발전, 두 가지의 중도적 통일에 대해 관점을 잡아주신 것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또 화합해야 한다는 마지막 당부의 말씀이 긴 여운을 남기며 대중들도 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1박2일 간의 전국대의원대회를 마치며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산책할 틈도 없이 하루 종일 앉아서 회의를 하는 바람에 다들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얼굴만은 활짝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 전국대의원대회를 마치며 기념사진

 

이어서 곧바로 4시30분부터는 서원행자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방금 전 전국대의원대회를 마친 대의원들을 포함하여 전국에서 서원행자들이 추가로 더 도착하게 되면서 총 272명의 서원행자들과 참관 자격으로 온 24명의 발심행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을 시작으로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의 인사 말씀을 들었습니다. 

 


▲ 인사말을 하고 있는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

 

대표님은 “올라오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우리는 오랫동안 이 길을 함께해온 도반들이고, 어쩌면 집안 식구들보다도 더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며 반가운 마음을 나누면서 “대의원대회를 하며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을 했고, 또 문서에 나타나지 않은 수많은 노고들이 읽혀져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모두들 고맙습니다. 이번 서원행자대회는 2015년을 시작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내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며 먼길을 온 서원행자들을 기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는 한 자리에 모인 300여명의 서원행자들에게 서원행자대회 입재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입재 법문에서는 서원행자의 의미와 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시면서 특히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정토회가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어서 참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원행자는 이 땅에 정토를 일구고자 한 생을 바치겠다고 서원을 세운 정토행자들을 말합니다. 서원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가 세운 원을 반드시 이루고자 맹세를 한 것을 말합니다. 선혜동자가 세상의 모순을 발견하고, 나와 남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찾아 떠나서 부처님을 뵙고 큰 원을 세우죠. 이것을 우리는 선혜동자의 서원이라고 부릅니다. 그 서원에 의해서 연등부처님께서는 ‘선혜행자의 그 서원이 꼭 이루어지리라’고 수기를 주시면서 ‘미래세에 너는 성불하리라. 그 이름을 석가모니불이라 하리라’ 하셨고, 선혜행자는 마지막 생을 이 땅에 출현해 마침내 성불하시고 그 모든 공덕을 일체 중생을 위해서 회향하셨습니다. 

 


 

또 부처님 당시에도 부처님의 제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발심을 해서 ‘나도 성불하리라’ 또 ‘이 좋은 법을 고통받는 세상의 중생들에게 널리 전하리라’ 이렇게 큰 원을 세웠습니다. 그 가운데서 부루나 존자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이 법을 반드시 전하기 위해 서원을 세우는 내용을 읽어보면 눈물이 핑 돌 정도입니다. “부처님, 제가 수로나국으로 가서 이 좋은 법을 전하겠습니다” 하고 부처님께 말씀을 드렸을 때 부처님은 “부루나여, 그 수로나국 사람들은 매우 사납고 거칠단다. 너가 가서 이 좋은 법을 전한다고 그들이 너를 환영하고 칭찬하고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너를 비난하고 욕하고 박대할 가능성이 더 높다”, 부루나 존자는 ”부처님이시여, 그들이 나를 비난하고 욕하고 박대할지는 몰라도 나를 때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께서 “부루나여, 그들은 매우 사납다고 들었다. 너를 주먹으로 때리고 몽둥이로 때릴지도 모른다”, 부루나 존자께서는 ”부처님이시여, 그들이 나를 때릴지언정 죽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처님께서 ”그들은 매우 사납다고 들었다, 그들은 너를 죽일지도 모른다”, 부루나 존자는 ”부처님이시여, 이 몸은 무상한 것입니다. 그들이 나를 죽인다면 무상한 이 몸에 집착하지 말라고 깨우치는 것으로 알고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하니 부처님께서 ”장하다. 부루나여. 너가 그렇게 큰 원을 세운다면 반드시 그 원이 성취되리라” 하셨습니다. 이렇게 부루나 존자는 수로나국으로 갔고, 그곳에서 수십만명에게 법을 전하여 수많은 절을 짓고 탑을 세우고 출가 수행자와 재가 수행자를 만들고 그곳에서 열반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부처님이 과거 전생에 세웠던 그 서원을 따라서 또 석가모니불 당시에는 부루나 존자가 세웠던 그 서원을 따라서 우리들도 혼란한 이 세상에, 물신주의가 팽배한 이 세상에, 사치와 향락이 넘치는 이 세상에, 돈이면 무엇이든지 다 된다고 믿는 이 세상에, 인기와 허영에 들떠 있는 이 세상에, 돈에 물들지 않고, 물신주의에 물들지 않고, 재물이나 지위나 인기에 껄떡거리지 않고, 사치나 허영에 들뜨지 않고, 자기 마음을 오롯이 가져서 스스로 행복하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혼탁한 이 세상을 맑히고 오히려 세상의 때를 씻어내는 그런 보살도를 행하여 이 세상 사람들도 우리를 본받아서 사치와 허영에 물들지 않고, 출세와 향략에 물들지 않고, 돈이 있어도 검소하게 살며, 가난한 자를 위해서 베풀며, 지위가 높아도 겸손하여 어려운 사람들을 잘 보살피며, 사람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자연 환경까지도 아끼고 사랑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자꾸 남탓하면서 남보고 해달라고 하지 말고, 나부터 노력해서 스스로 살아가며 오히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그런 쪽으로 살아가보자. 이것이 우리가 세운 서원입니다. 세세생생 해보겠다는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한 세대인 30년은 이렇게 살아보겠다고 원을 세운 사람을 서원행자라고 부릅니다. 이런 원을 가지고 우리는 ‘일과 수행의 통일’,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길을 지금 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런 서원을 가진 정토행자들을 더욱더 확대해야 하고, 그것에 따르는 지역별 활동공간인 법당, 본부 사무실, 연수원 마련 등 부차적인 일들도 동시에 따라오게 됩니다. 정토회는 회사처럼 월급을 주는 구조도 아니고, 우리가 다 십시일반 보시를 해서 돈을 모으고, 우리가 다 봉사해서 이런 일들을 해나가는 단체이기 때문에 여러분들 한명 한명이 정성껏 보시하고 시간내서 봉사하는 이것이 정토회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만약에 우리가 대중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면 정부와 결탁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그렇지 않으면 돈 많은 재벌들과 연결해서 건물 하나를 지원받는 방식으로 한다면, 결국 정토회는 우리의 원래 취지와는 관계없이 시간이 흐르면 권력과 결탁하거나 아니면 부자들의 복을 비는 단체로 전락하게 됩니다. 과거 역사 속에서 우리 불교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우리도 모르게 빨리 하고 잘하려고 하다가 결국은 그런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어렵지만 우리가 보시하고 우리가 봉사해서 그런 문제를 성취해 나가야 합니다. 조금 시간이 걸리고 조금 우리가 힘들지만 정토회의 주인이 우리들이여야지 우리 밖에 누군가가 주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돈을 좀 내었다고 주인이 되고, 편의를 좀 봐주었다고 주인이 되고 이래서는 안됩니다. 정토회 안에 들어오면 비록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지위가 낮은 사람도, 높은 사람도, 승려도, 신도도, 남자도, 여자도 다 평등한 그런 부처님의 당시 상가의 취지를 살리려면 우리 스스로 참여하지 않고는 그 취지를 살려낼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처럼 옷도 버려진 것 주워서 입고, 밥도 남의 집에서 얻어 먹고, 잠은 나무 밑이나 숲속에서 자고, 이렇게 하자고 하면 못하는 사람들이 많겠죠. 그러나 그렇게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먹는 것은 먹어라. 그러나 지나치게 많이 먹지는 말고 값비싼 것을 너무 찾지 마라. 입는 것은 입어라. 그러나 너무 사치하지는 마라. 자는 것은 집에서 자거라. 그러나 너무 사치하지 마라.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도 좋다. 그러나 자식한테 너무 집착하지 말고 부부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가족한테 너무 집착하지 마라는 얘기이지 아예 집을 나오라는 얘기는 아니잖아요. 평소에 여러분들은 늘 돈 때문에 괴롭고, 직위 때문에 괴롭고, 가족 때문에 괴롭다고 하는데 이 문제도 해결하고, 이것들을 단순하게 함으로 해서 여러분들이 자유로워지고, 그 과정에서 생긴 돈을 이런 좋은 활동에 좀 모아서 쓰자는 것입니다. 완전히 다 버리고 집을 나오라는 것이 아니잖아요. 저녁에는 집에 가서 자고 낮에 나와서 일하라 하잖아요. 또는 낮에는 회사 가서 일을 하고 저녁에 와서 일하라 하잖아요. (웃음) 

 


 

그러니 기준을 이웃집 사람과 견주지 말고, 부처님 당시에 출가한 승려들과 견주세요. 여러분들이 출가한 승려들에게 기준을 맞춰야 하는 이유가 여러분들이 지금 출가한 승려 대우를 받고 있잖아요. 상가 구성원으로 지금 대우를 하잖아요. (웃음) 

 

이렇게 안하면 여러분들이 상가의 구성원이 될 수가 없어요. 상가의 구성원이 되려면 여러분들의 삶의 기준이 출가한 당시 승려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불평할 것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자꾸 기준을 자기 친구에게 두고 ‘저 친구는 취직을 했다, 결혼을 했다, 애를 낳았다’ 자꾸 이러니까 헷갈리는 겁니다. 부처님 당시의 출가한 스님이 딱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때 스님들보다 우리들은 옷도 잘 입지, 밥도 잘 먹지, 집에서 잠자지, 불만이 생길 것이 뭐가 있어요? 그 때 기준이면 지금 결혼 안 하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예요? 원래 결혼 안 하는 것인데요. (웃음) 

 


 

적어도 상가구성원으로서 살려면 먹는 것 조금, 입는 것 조금, 자는 것 조금 절약하고, 직장 안 다니라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다니되 너무 직장에 매달리지 마라, 그러면 평생 종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돈을 쓰지 마라는 것이 아니라 돈에 너무 매달리면 돈에 종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연애를 하지 마라는 것이 아니라 너무 상대에게 매달리면 결국은 상대에게 종노릇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들을 조금 내려놓게 되면 여러분도 훨씬 자유롭게 살 수 있고, 또 우리가 이 힘을 모으면 이 사회에 부처님 당시에 상가가 끼쳤던 그런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스님이 우리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우리가 스님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여러분들은 스님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거예요. (웃음) 

 


 

승속이 없이 우리의 삶 속에서 수행하고 있고, 그 목표가 해탈과 열반이라면, 그것은 당시의 출가 수행자가 바로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부처님이 고행을 안 하고도 해탈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발견했듯이, 부처님 당시처럼 그렇게까지 안 하고도 개인은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인생을 살고, 또 사회에서는 우리가 있음으로 해서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어떤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 당시의 제자들과 우리들을 비교하면 우리들은 아무 것도 아니예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이 너무 타락해 놓으니까 우리처럼 이렇게 조금만 검소하게 살아도 ‘괜찮네’ 라고 평가받는 좋은 시대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다는 것을 알으셔야 해요. 이런 시대에는 우리가 조금만 탐진치 삼독에 덜 물들어도 개인에게도 자유와 행복이, 사회에도 빛이 될 수가 있습니다. 그런 길이기 때문에 절대로 어려운 길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꾸 옆에 친구나 형제들에게 비교해서 자기를 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생각을 부처님 당시의 스님들에게 비교를 하면 이것은 완전히 그냥 공짜 먹기예요. 그러니 어디에 기준을 둘거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정토회는 먼 미래를 보고 전 세계 인류 문명의 미래를 보고 해나가는 것이지 불교다, 한국이다, 여기에 국한되어서는 안됩니다. 인류 보편적 관점을 가지고 정토회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인연이 시기적으로 지역적으로 지금의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시절 인연을 다 하려면 한국 사회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평화가 유지되고 통일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일시적으로라도 기여를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8차 천일결사 기간에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핵심은 1만명의 정회원을 달성하는 것이고, 그 1만명 정회원을 만들기 위한 부대 조건을 갖춰나가야 하고, 이 1만명의 정회원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뚜렷한 발심을 하게 되면 바로 이들이 통일의병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서로 구분되는 것 같지만 결국 하나로 통일이 되는 활동들입니다. 그런 일의 선봉장이 여기 있는 서원행자들이니까 서원행자 여러분들이 이것을 잘 명심해서 함께 뜻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삶의 기준이 부처님 당시의 출가 수행자가 되면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망설임과 고민들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씀에 마음이 한층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중들이 조금이라도 더 발심할 수 있도록 긴 시간 열정적인 법문을 해주신 스님께 대중들도 큰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이어서 행자대학원생들이 정성껏 준비해준 밥과 국, 김치로 간소하게 저녁 공양을 하였습니다. 저녁7시에는 저녁 예불을 함께 올린 후 몇 사람들이 나와서 가볍게 노래도 부르며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말한마디만 해도 웃음이 펑펑 터져 나오고 아주 화기애애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7시30분부터는 참가자들을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부별 대중부 활동가들을 먼저 소개하고, 이어서 공동체, 사회활동위원회, 법사단이 각각 소개되었습니다. 한분 한분 나와서 어떤 소임을 맡고 있는지 소개를 하는데, 그동안 모르고 있었을 뿐이지 전국의 각 법당에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정토 세상을 일구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이 모든 분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정토회가 운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분 한분이 정말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 각 지부별 서원행자 소개 시간

 

소개를 하는 도중에는 지부별로 한명씩 나와서 노래도 한자락씩 부르는 등 아주 흥겨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또 자신의 소임을 소개하는 분 중에는 “대구정토회 대표 누나 소임을 맡고 있다”고 소개해서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또 뒤이어서 “대구정토회 대표 누나 2 입니다” 라고 소개해서 형제자매가 모두 정토행자임을 보여주면서 더 큰 웃음을 자아내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뒤 9시부터는 신규서원행자 환영식이 열렸습니다. 전국 정토회의 대표님들이 나오셔서 “환영합니다! 우리, 함께 가요~” 라는 문구가 적힌 플랭카드를 펼쳐보이자, 뒤쪽에서 신규서원행자님들이 연꽃을 들고 나란히 입장했습니다. 

 


 

선배 서원행자님들은 신규서원행자님들을 뜨거운 박수갈채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 이번에 새롭게 신규 서원행자가 되신 분들

 

이어서 스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이번에 새롭게 인도와 필리핀 JTS 사업장의 책임자로 파견되는 세 명의 서원행자를 직접 소개해 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장도연 행자님이 그동안 문경에서 행자 교육을 받고 깨달음의장을 안내하면서 많은 일을 해왔는데, 인도의 사업 규모가 커져서 법사급에서 파견이 되지 않고는 더 이상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되어서 이번에 파견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쁘리앙카 행자님이 인도의 수자타아카데미에서 교장선생님을 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동국대학교에서 8년간 공부 끝에 얼마전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이번에 다시 인도로 파견이 되어 인도에서 불교를 전파하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필리핀JTS도 사업규모가 커져서 공동체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어서 실무자 파견이 필요해졌는데, 이번에 안병주 행자님이 필리핀JTS 책임자로 발령이 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한분 한분 소개하자 대중들은 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 인도와 필리핀 JTS 사업장으로 각각 파견되는 쁘리앙카, 안병주, 장도연 행자님

 

장도연 행자님은 “인도에 가서 서원행자 여러분들을 열심히 부를테니까 1년씩 2년씩 오셔서 자원봉사를 많이 와 주십시오” 라고 인사를 했고, 안병주 행자님은 “필리핀은 밭이 만평이라고 해요. 땅이 좋아서 심으면 잘 자란다고 하니 3개월만에도 수확이 가능합니다. 농사 지으러도 오시고 학교 건축도 하러 많이 와주세요”라고 하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쁘리앙카 행자님은 “26살에 스님 뵈어서 지금 마흔 살이 넘어서 다시 인도에 가게 되었는데, 인도에 가서 다시 팔팔하게 활동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해서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어서 9시20분부터는 공동체와 사회활동위원회의 사업과 예결산 보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문경정토수련원, JTS, 에코붓다, 좋은벗들, 평화재단, 문화사업부, 재산관리부 등 깨달음의장을 비롯한 각종 수련과 다양한 사회활동들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공동체 상근활동가들의 사업 내용과 예결산을 공유 받으면서 지난 한해 동안 정말 많은 일을 했고 올해에도 많은 활동들이 펼쳐질 것이 기대가 되었습니다. 

 


▲ 사회활동위원회의 사업 및 예결산을 보고하고 있는 노옥재님

 

이렇게 서원행자대회 1일째 프로그램은 밤10시가 넘어서 끝났습니다. 내일은 서원행자 대회 2일째 프로그램으로 전국대의원대회 보고 및 질의응답과 모둠별 토론 활동, 3분 스피치 등이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내일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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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덕

부럽습니다. 저도열심히수행하여 꼭서원행자가되렴니다 .감동감동입니다 .

2015-02-21 12:48:19

지혜장

백일 출가할 때 대의원 대회며 서원행자대회가 있었을 때 어떤것인지 궁금했었는데... 스님의 말씀 또한 깊이 제 삶속에 녹여내야겠다는 결연한 마음이 듭니다.

2015-02-16 00:27:05

^^^^

장도연님~들국화님이시죠?인도로 파견가시는군요 ㅠ웬지 허전하네요ㅠ스님강연장서 사인받을때도,젤 친절하게 인사도 잘해주시고 하셨는데 ㅜ지금 가심,한국에는 언제 다시 오시나요..ㅠ정말 사람사는일,정토행자되는일 정말 장난아니겠다 싶습니다 ㅠㅠㅠ정토회생활도,스님밑에서의 생활도 모두다 힘드셨을텐데..ㅠ이젠 또 인도까지 가시는군요 ㅠㅠ기뻐해야할 일일까요..ㅜ쁘리앙카님말씀도 짠~하구요..ㅠ26에 스님을 만나..ㅠㅠ이제 40이 넘으셨다는 ㅠㅠㅠ들국화님~스님의 하루가 여기까지 오기까지,최초에 고생스레 공들였던 그정성 잊지 않겠습니다.제데로 인사한번 못했지만,스님을 사랑하는 펜의 마음그데로,들국화님도 사랑합니다!많이 보고싶을꺼에요..인도 너무 오래계시지 마세요..^^

2015-02-16 0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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