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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마라봇 긴급 복구 사업. 말라바고 초등학교 준공식.
안녕하세요. 필리핀JTS 사업장을 방문한지 9일째 되는 날입니다. 오늘 스님께서는 태풍 하이옌 긴급 복구 작업의 마무리가 한창 진행 중인 마라봇 지역을 방문하셔서 현장을 살펴보시고 공사가 마무리된 학교 두 곳에서 준공식을 가지셨습니다.
오전 6시에 숙소 로비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후 오전 6시 40분에 타클로반 시내를 출발하여 마라봇으로 향했습니다. 마라봇으로 향하는 길에는 아직도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간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습니다. 배가 물에 떠밀려 마을까지 덮친 모습과 코코넛 야자수의 머리가 잘라지고 밑둥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들을 보며 당시에는 곳곳에서 시체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 배가 물에 떠밀려 마을까지 덮친 모습
▲ 머리가 잘리고 밑둥만 남은 코코넛 야자수 밭
타클로반 시내에서 차를 타고 잘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자 사마르 섬이 나타났습니다. 마라봇은 사마르 섬에서 바닷가로 툭 튀어나온 남쪽 끝에 있습니다.
▲ 타클로반에서 사마르 섬으로 넘어가는 다리
1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마라봇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라봇에는 레이테주와 사마르주의 경계 지점에 위치해 있는 마을로 두 개 주의 행정력이 모두 미치지 못하는 동네로 원래부터 가난한 동네였습니다. 타클로반에는 전세계 구호단체의 관심이 집중된 반면 마라봇과 같은 시골 지역은 그 피해가 매우 컸지만 지원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때 JTS는 도움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다가 마라봇을 발견하고는 이곳에서의 집중적인 긴급 복구 사업을 결정했습니다. 주로 학교가 많이 파손되어서 이 일대 대부분의 학교를 복구해 주기로 했는데 2014년 1월에 공사를 시작해 15개월 동안 무려 86칸의 교실을 JTS가 수리하거나 신축해 주었습니다. 이것은 JTS 역사 상 가장 신속하고 규모있게 긴급복구 사업을 완수한 경우입니다.
오늘 스님께서는 그 중에서 이미 준공식을 마치고 추가 공사를 하고 있는 3개의 학교와 오늘 준공식을 하는 2개 학교를 방문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딱알락 초등학교입니다. 굽어진 시골길을 따라가다 보니 지붕 위에 ‘JTS KOREA’가 큼지막하게 쓰여진 건물이 한눈에 보였습니다.
▲ 딱알락 초등학교
스님 일행이 학교에 도착하자 교장선생님이 반갑게 스님 일행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교실 안에서는 아이들이 선생님의 질문에 따라 우렁차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스님께서는 교장선생님의 안내로 교실로 들어가 아이들의 수업 모습을 둘러보셨습니다.
딱알락 초등학교는 원래 교실 수리 한칸으로 시작한 것이 교실 세칸 신축으로 확장되어 새롭게 학교를 지어준 것과 다름 없이 된 곳입니다. 원래는 교실 네 칸에서 여러 학년이 함께 섞여 수업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번 JTS의 교실 신축으로 이제는 7칸의 교실을 갖게 되어 한 학년당 한 개의 교실에서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며 선생님들과 아이들 모두 좋아했습니다.
▲ 아이들이 무엇을 공부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있는 필리핀JTS 이규초님
JTS 구호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인데, 이 학교는 단합이 잘 되어 주민들이 매일 팀을 짜서 담장 공사를 하러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도 일찍부터 나와 열심히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멘트를 지고 나르는 분, 담장을 치고 있는 분, 나무를 떼어 국을 끓이고 있는 분 등 분주하게 궂은 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 팀을 짜서 돌아가며 담장 공사를 하러 나온 마을 주민들
스님께서는 학교를 둘러 보신 후 “뒤 쪽에 논 있는 곳에는 담장이 없고 나무 기둥이 박혀 있던데 물에 젖은 나무는 1년이 안되어 썩기 때문에 계속 담장을 갈아줘야 한다” 면서 “콘크리트 기둥이라도 박아주어서 나중에 여유가 되면 주민들이 스스로 제대로 된 담장을 쌓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해주셨습니다.
다음 방문한 곳은 레가스피 초등학교입니다. 다른 학교에 비해 규모가 굉장히 커서 두 개의 마을에서 이곳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두 마을은 서로 화합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JTS에서 담장 공사를 통해 ‘핀타카시’(주민참여 공동노동)를 진행하면서 주민 단합까지 이끌어내게 되어 모두들 JTS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1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이 나와 담장을 쌓는데 어머니들은 모래와 자갈, 블럭을 나르고, 아버지들은 시멘트를 섞어 블록을 쌓는 모습이 장관이라고 합니다.
▲ 레가스피 초등학교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이 공사 자재를 구입할 때 표준보다 얇은 자재를 구입해서 돈을 떼어 먹거나 부실하게 건축되는 경우가 많은데 JTS는 모든 공사에서 표준에 해당하는 튼튼한 자재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담장을 쌓을 때도 그냥 시멘트만 사용하지 않고 블록 속에 튼튼하게 철근을 넣어 태풍이 다시 들이닥쳐도 끄덕 없도록 짓고 있었습니다. 이원주 대표님이 이곳에 처음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학교들이 태풍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 학교를 지어주리라는 원을 세운 결과입니다.
▲ 철근이 튼튼하게 들어간 학교 담장.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담장 공사에 참여해 모범을 보여준 마을 리더(빨간 옷 입은 분)
다음은 깔루와얀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처음 JTS가 이곳에 답사를 왔을 때 학교 건물 6칸이 모두 무너져서 천막을 치고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고 합니다. JTS는 교실 6칸을 모두 수리해준 다음 교실 1칸을 더 신축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자체가 늪지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모래를 채워서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 깔루와얀 초등학교
그리고 다음주에는 놀이기구를 제작해 와서 놀이터를 만들어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곳 역시 아이들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핀타카시(주민참여 공동노동)를 통해 담장을 쌓고 있었습니다. 놀이기구까지 들어오면 학교가 아늑해져서 학교 건축의 좋은 모델로써 주위에 널리 알려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수업 중인 학생들을 둘러보고 계신 스님
▲ JTS가 지어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해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준공식이 열리는 아맘부칼리 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왁자지껄 모여서 스님 일행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오기를 모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일행이 도착하고 리본 컷팅식을 하자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은 환호를 지르며 모두 기뻐했습니다.
▲ 아맘부칼리 초등학교 준공식
이어서 이곳 RIGION 8을 모두 총괄하고 있는 디렉터 루이사님이 도착했습니다. 루이사님은 이곳 지역사회에서는 매우 높은 지위에 있으신 분인데 JTS의 헌신적인 활동에 감동하고 작은 시골 마을인 이곳까지 손수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
▲ RIGION 8을 총괄하는 교육청 디렉터 루이사씨.
학교 앞에서 먼저 필리핀 식으로 기도를 하고 이어서 스님께서 기도를 하신 후 함께 필리핀 국가를 제창하고 난 다음 교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학부모회 대표님의 환영사에 이어서 교사 대표의 학교 소개가 이어졌고, 필리핀JTS 이원주 대표님이 나오셔서 이번 긴급 복구 사업의 취지에 대해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에게 자세히 들려주었습니다.
▲ 마라봇 긴급복구 사업을 총괄한 필리핀JTS 이원주 대표님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아동 친화적이고 재난에 대비 가능한 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다. JTS는 이곳 마라봇의 주민 전통인 ‘핀타카시’ (주민참여 봉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 헌신하고 봉사하는 교사학부모회의 열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는 교사학부모회가 서로 협동하는 능력을 배가시키고, 필리핀 국민들의 삶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힘을 기르고자 했습니다.”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은 큰 박수로 JTS의 이런 취지에 공감을 표했습니다. 이어서 교장선생님에게 학교를 기증하는 전달식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학교 전달식
이렇게 기쁜 날을 축하하며 마을 주민들의 기념 공연이 있은 후 스님께서 나오셔서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해 격려사를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아맘부깔리 초등학교 준공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 기쁘세요? (Yes!)
1년 3개월 전만 하더라도 태풍 하이옌은 우리들에게 큰 고통을 주었습니다. 우리들이 살던 집이 파손되고 배가 파손되고 사람들이 죽고 큰 고통이었습니다. 이 학교도 파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같이 협력을 해서 이 학교를 다시 건축을 하니까 옛날보다 더 예뻐졌잖아요. 그것처럼 지난 고통을 잊어버리고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희망을 여러분들이 만들어가길 바랍니다. (주민들 큰 박수)
이 학교는 교실이 세 칸인데 제가 다닌 학교는 교실이 네 칸이였어요. 거기서 공부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가서 지금 여러분들을 이곳에서 만나게 된 거예요. (주민들 큰 박수)
저는 6학년 졸업할 때까지 6년 동안 결석을 한번도 안했어요. 그러니까 학생 여러분들도 비가 오든지 태풍이 불든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학교 빠지지 말고 잘 다녀야 해요. 결석 안 하고 학교 다니겠다는 사람은 손 들어 보세요. (저요! 저요!)
학교에 오면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해요. 약속할 수 있어요? (Yes!)
학부형들도 집에 무슨 잔치가 있다거나 농사 일이 바쁘다고 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안돼요. 꼭 학교에 보내야 해요. (Yes!)
오늘 이런 시골의 작은 학교에 준공식을 한다고 참여해 주신 교육청 디렉터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학교를 짓기 위해 한국에서 와서 수고해 주신 이원주 대표님, 송지홍, 오성근, 원석환, 임희성님을 비롯한 JTS 활동가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님, 아버님들 모두 일하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을 리더와 마을 분들도 일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민들 큰 박수)
스님의 격려 말씀에 주민들 모두 뜨거운 환호와 박수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특히 스님의 어릴 적 경험을 들려주어서 스님의 호소가 주민들에게도 더 명확하게 다가간 것 같습니다. 이어서 RIGION 8 교육청 디렉터로부터 격려사를 들었습니다.
▲ 교육청 디렉터 루이사씨의 격려사
“한국은 교육의 질이 굉장히 높고 모든 학생이 대부분 대학까지 공부하는 교육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은 교육을 통해서 경제가 발전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다시 한 번 학교에 매일 나올 것을 약속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한국 친구들이 우리들의 이 학교를 지어준 것을 꼭 기억하세요. 학부모님들도 협력하겠다고 꼭 약속해 주세요.”
루이사씨의 격려사를 듣고 학생들도 모두 다함께 “Thank you, JTS!”를 외치며 다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교실 밖으로 나온 스님께서는 앞마당에서 학생들에게 공책 2권과 연필 2자루, 사탕을 나눠주며 다시한번 학생들에게 수업 빠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 학생들에게 공책을 나눠주고 계신 스님
이어서 마을 주민들이 차려준 식사를 하였습니다. 바닷가 마을이여서 그런지 싱싱한 생선과 게 요리가 정성껏 마련되어 있었고, 특히 케익에는 “Thank you, JTS” 라고 데코레이션이 되어 있어서 모두들 그 정성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 식사를 하기 전 디렉터 루이사님의 기도에 맞춰 두손을 모으고 있는 JTS 관계자들.
오늘은 준공식을 연이어 두 번을 해야 해서 길게 여유를 갖지 못하고, 다과 후 곧바로 다음 준공식이 열리는 말라바고 초등학교로 향했습니다. 스님 일행이 차에서 내리자 교실 안에서 아이들이 개미떼처럼 달려나와 환영을 해주었습니다.
▲ JTS 관계자들을 환영하기 위해서 교실에서 달려나오는 학생들.
이곳 역시 리본 컷팅식으로 준공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말라바고 초등학교는 처음에 교실 한칸을 수리해 주었는데, 나머지 교실도 수리하려고 하자 땅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수리를 못하게 방해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JTS에서는 이곳 마을 리더에게 “땅 문제를 해결하면 교실 수리를 마저 해주겠다”고 얘기했는데, 마을 리더는 이곳 동사무소의 예산 지원도 받고, 주민들의 자발적 기부도 받아서 땅 주인이 소유한 학교 옆의 땅을 모두 구입해서 다시 학교를 지어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마을 리더가 중간에 돈을 떼먹는 부정부패가 많은데 이 마을 리더는 정말 헌신성을 가진 분이였습니다. 그래서 JTS는 이 땅 위에 교실 3칸을 새로 지어주었습니다. 학생수가 109명인 비교적 큰 학교여서 건물도 조금 크게 지어서 안에 칸막이를 치면 학년을 분리할 수 있고, 때론 주민들의 회의 장소, 재난 시 대피 장소 등으로 다양하게 학교를 이용할 수 있게 건축이 되어 있었습니다.
▲ 말라바고 초등학교 준공식
교사 대표의 환영사에 이어 마을 리더의 학교 소개, 이원주 필리핀JTS 대표님의 긴급 복구 사업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스님께서도 앞으로 나오셔서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해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학교가 새로 개원해서 기뻐요? (YES!) 저도 말라바고 초등학교 준공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교실만 좋다고 좋은 학교일까요? 아닙니다. 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것이예요.
그럴려면 첫째 여러분들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해요. 선생님 말씀 잘 들을 거예요? 약속할 수 있어요? (YES!)
▲ 스님의 당부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들을 것을 약속하는 학생들
그리고 수업을 빠지지 않고 학교에 나와야 해요. 결석하면 안돼요. 학부형들은 집에 무슨 일 있다고 아이들을 학교에 안 보내면 안 되고 항상 학교에 보내주셔야 돼요. 알겠어요? (YES!)
저도 어릴 때 아주 시골에서 자랐어요. 교실이 네칸 밖에 없어서 한 교실을 반으로 나누어서 두 학년씩 공부를 했어요. 때로는 나무 밑에서 공부해야 했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6년 동안 한번도 결석을 안했어요. 집에서 학교까지 2km나 되는데도 말이죠. 여러분들도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해야 돼요. (YES!)
그런데 이 학교가 그냥 생겼을까요? 누군가가 만들었을까요?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분들에게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먼저 부모님들에게 감사 박수를 쳐주세요. 리즌8 디렉터님도 이 먼 곳까지 와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선생님 많이 보내달라는 뜻으로 큰 박수를 쳐주세요. 바랑가이 캡틴과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감사의 박수를 쳐주세요. (학생들과 주민들 큰 박수)
여기 한국에서 이곳까지 와서 지난 1년 동안 여러분들의 학교를 짓기 위해 고생한 JTS 멤버들입니다. 이분은 원석환님입니다. 이분은 임희성님입니다. 이분은 오성근님입니다. 이분은 송지홍님입니다. 공부 열심히 하세요.” (주민들 큰 환호와 박수)
스님의 격려사에 이어서 마을 어르신들과 선생님들이 오늘 아침 JTS를 위해 개사를 했다며 악기를 들고 나와 신나는 반주에 맞추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노래 가사는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 민속 음악에 맞춰 JTS를 위한 노래를 개사해 불러주는 마을 어르신들과 선생님들
“태풍 뒤에 어려운 시기에 JTS가 와서 도와주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와서 태풍 피해 복구를 해주어서 새로운 삶의 터전이 마련되었습니다. 가슴 깊이 그 고마움을 간직하겠습니다. 새로운 교육이 이 건물에서 시작됩니다. 슬픔이 기쁨으로 변했습니다. 학교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JTS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JTS 활동가들도 모두 앞으로 나와 마을주민들, 학생들과 어울려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교육청 디렉터님은 이 춤과 노래를 이 부족의 전통민속이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두 번째 기념 공연은 학생들이 나와서 해주었습니다. 한명 한명 알파벳을 들고 나와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JTS를 향한 감사 메시지를 전한 후, 알파벳이 모두 완성되자 “Thank you, JTS” 라는 글자가 완성되었습니다.
▲ 학생들이 보여준 “Thank you, JTS” 카드 섹션 공연
행사가 모두 끝마칠 무렵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 모두 함께 앞으로 나와 단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모두들 학교가 새로 지어졌다는 기쁨에 얼굴 한가득 웃음꽃이 만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열심히 공부하세요” 라고 당부하며 문구류를 선물했습니다. 학생들은 공책과 연필, 사탕을 한가득 손에 쥐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 학생들에게 문구류를 나눠주는 스님
▲ 학용품을 가슴에 앉고 좋아하는 아이들
행사를 모두 마치고 마을 주민들이 정성껏 차려준 점심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스님께서는 특히 이번 학교 공사를 위해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땅까지 새로 구입해서 학교를 지어달라고 요청하고, 매일 같이 나와서 땀흘려 일해 모범을 보여준 마을 리더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하셨습니다.
▲ 가장 수고가 많았던 마을 리더분에게 선물을 전달하시는 스님
준공식을 모두 마치고 마라봇에 있는 JTS 사무실로 가는 길에 다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마라봇 센트랄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이 학교는 JTS가 교실 15칸을 수리하고, 7칸을 신축해 주는 등 무려 22칸을 깔끔하게 정비해준 곳입니다. 이곳 RIGION 8 지역에서 가장 복구가 잘 된 학교로 손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 마라봇 센트랄 초등학교
그런데 정문 앞에 놓인 다리가 항상 불안정해서 앞으로 차도 다닐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롭게 신축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공사 마무리 시점이 3월인데 공사 진척이 많이 느린 것을 우려하시면서 최대한 마무리가 잘 되도록 당부하셨습니다.
▲ 센트랄 초등학교 정문 앞 다리 공사 현장
이렇게 JTS는 태풍 하이옌으로 아비규환이 된 이곳 마라봇의 마을 주민들을 위해 무려 86칸의 교실을 신속히 복구해줌으로 인해 태풍 피해가 있은지 10개월 만에, 즉 작년 9월 이후부터는 아이들이 적어도 텐트 아래에서 수업을 받지는 않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9월 이후에는 학교 정비 사업으로 놀이기구, 운동장, 무용대, 담장 등을 만들어주어 다른 구호단체에서는 거의 신경쓰지 않는 세심한 부분까지 도움을 주었습니다. 거기다가 대부분의 재난 복구 단계에서 주민들은 대부분 소외받을 수 밖에 없고, 외부의 구호 물자를 수동적으로 지급 받기만 하는 객체가 되기 쉬운데, JTS는 ‘핀타카시’ 라는 주민참여 공동노동을 통해 자신의 아이들이 다닐 학교를 자신들의 손으로 복구하도록 유도해서 마을 주민들 스스로 재난을 극복하는 경험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JTS가 마라봇 주민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학교 건물 수십칸 뿐만 아니라 바로 마을 주민들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험을 갖게 해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공식을 마치고 마라봇 마을을 떠나면서 이번 JTS의 마라봇 긴급 복구 사업이 한달 안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원해 보았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이 앞으로 닥칠 재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대응하며, 늘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또한 기원해 보았습니다. 이런 감동의 현장을 함께 동행할 수 있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마라봇에 있는 JTS 사무실에 잠깐 들렀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1년 동안 86칸의 교실을 수리하고 신축하느라 고생이 많았던 JTS 활동가들에게 격려의 말씀과 당부의 말씀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지금 마라봇에 JTS의 이미지가 좋게 되어 있잖아요. 사업도 신속하게 했고 깔끔하게 해서 이미지가 좋으니까 조금 힘들더라도 많이 남아야 한달 두달이니까 뒷마무리를 깔금하게 잘 해서 나중에 우리가 다시 복귀하더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마무리를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마라봇 JTS 활동가 모두에게 새책 <지금 여기 깨어있기>를 선물하고 용돈도 주시고, JTS 사무실 앞에 펼쳐진 멋진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함께 기념 사진도 찍어 주셨습니다.
▲ 마라봇 긴급복구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 짓고 있는 JTS 활동가들. 왼쪽부터 임희성, 송지홍, 원석환, 오성근.
이렇게 긴급복구 사업을 마무리할 청년들을 격려하고 타클로반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5시10분에 타클로반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6시30분에 마닐라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타클로반
마닐라에 도착한 스님께서는 이원주 필리핀JTS 대표님 댁에 들르셔서 저녁 7시부터 필리핀정토회 회원들과 저녁 만찬 및 간딤회를 가지셨습니다. 오래만에 스님을 뵙고자 모인 필리핀정토회 회원 분들은 갖가지 반찬을 정성껏 차려와서 지난 9박10일 동안 필리핀JTS 사업장을 일일이 다 방문하며 수고하신 스님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9일 동안 다녀오신 민다나오 사업장과 마라봇 긴급구호 현장 상황에 대한 공유를 해주시면서 필리핀정토회 회원 분들에게 몇가지 부탁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 필리핀정토회 회원 분들과의 만남
“현재 민다나오는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예요. 필리핀정토회에서도 여러분들이 시간 나는 대로 민다나오에 가셔서 밭일을 하거나 현장 답사를 하거나 밥을 하든가 휴가 삼아서 몇일씩 있다가 오시면 좋겠어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건축할 때 어려움이 있으니 거사님들이 가셔서 많이 도와주셨으면 해요. 앞으로 협동조합을 하게 되면 누가 좀 도와주시고요. 교육연수 사업도 누가 좀 도와주시고, 농산물 판매하는 것도 누가 좀 맡아준다든지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필리핀JTS 사무실을 조만간 마닐라에 내게 되면 커피 판매라든지 이런 것은 아마 필리핀정토회에서 맡아주셔야 할 거예요. 현장에서 수매하는 건 다 하겠지만 판매는 이곳 마닐라에서 맡아주면 좋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자연산을 많이 원하니까 수요가 있을 거예요.
이번 마라봇 긴급복구 사업은 아주 신속하게 진행되었는데 학교를 86칸이나 새로 짓거나 보수해 주었어요. 마라봇에 가보니까 사람들이 정말 고마워 했어요. 유엔을 포함해서 JTS가 가장 잘 활동한 것 같아요. 그것은 거사님들이 다들 필리핀에 살고 있고, 사업하시는 분들이 나서니까 신속하게 대응이 된 것 같아요. 한 개 군의 무너진 학교들을 거의 다 JTS가 복구해 주었거든요. 이런 긴급구호는 재정이 많이 투여되는데 민다나오에서 이 회계 처리를 다 맡다보니 많이 힘들어했어요. 회계는 이곳 마닐라에서 좀 도와주면 좋겠어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민다나오 사업을 위해 지금까지 많이 도와주셨고 앞으로도 많이 도와주시고요. 첫째, 여기서 조금 더 책임성 있게 해야 할 일은 긴급구호입니다.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때 빨리가서 대응하기 위해 이곳 필리핀정토회의 거사님들로 긴급구조단을 구성하면 어떨까 싶어요. 사고가 나면 비상을 내리고 특별히 안 바쁘면 몇일 휴가를 내어서 먼저 서너명이 들어가서 현장조사를 하고, 긴급구호에 필요한 물건은 미리 500세트 1000세트씩 창고에 넣어 두었다가 필요하면 신속하게 운반을 하고요. 물자 구입팀이 있어서 추가 물품도 신속히 운송해주어야 하고요. 필요하면 의료봉사팀도 들어가야 합니다. 라면이나 식량, 텐트, 살림도구, 비상약 등이 가장 신속히 필요합니다. 주로 재난의 절반은 이 근방에서 일어날 것 같아요. 그래서 동남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재난은 여기에 긴급구조단을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남아시아는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 긴급구조단을 설치해서 거기서 바로 파견을 보내어서 커버하도록 하고요. 그래서 모두들 긴급구조단의 멤버가 되어주세요.
두번째는 법당이 새로 얻어지거든요. 보살님들은 불교대학생들을 많이 받아서 정토회를 조금 더 확장해서 운영해 주시면 좋겠어요. 법당을 이전하는 것을 계기로 더 힘을 내어서 활력을 불어넣어 주세요.”
스님의 당부의 말씀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동참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특히 이번에 스님과 함께 민다나오 사업장을 방문한 황순태 한국국제학교 교장선생님은 그 소감을 이렇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 스님과 함께 필리핀JTS 사업장 방문한 황순태님
“개인적으로는 스님을 뵙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었는데, 이번에 정말 스님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만다나오라는 이 오지에 46개 학교를 짓고 하나 하나 관리하고 점검해 나가시는 스님의 세심한 마음의 배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12년 동안 줄기차게 변함없이 지속해 왔다는 그 진정성에 놀랐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미 지어진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만 해왔고 학교 짓는 것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JTS에서 막상 이렇게 학교 짓는 것을 보니까 굉장히 마음이 숙연해지고 교육자로서 얼굴이 뜨거워 졌습니다. 그만큼 오지에 학교를 세우고 그 속에서 커가는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 헌신적으로 교육사업을 하는 JTS의 정신에 크게 매료가 되었다는 뜻이지요.“
황 선생님의 소감 나누기에 필리핀정토회 회원들 모두 큰 공감의 박수를 보내었습니다. 이어서 오래만에 모인 필리핀정토회 회원들은 스님과 함께 “필리핀정토회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 필리핀정토회 회원 분들과 함께
조만간 필리핀 정토법당이 새롭게 이전하게 되는데 이곳 마닐라에서도 정토회를 만나 삶이 행복해지는 분들이 더욱더 많아지길 기원해 봅니다.
필리핀정토회 모임을 모두 마치고 스님께서는 밤11시에 마닐라 공항으로 출발하셨습니다. 출국 수속을 밟으며 대기하는 동안 한국에서 온 이메일을 체크하시며 업무를 보시다가 새벽 01시15분 비행기로 마닐라 공항을 출발해 6일 새벽 6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하게 됩니다.
내일 스님께서는 한국에 머무시며 평화재단에서 각종 미팅을 계속 이어가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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