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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2015년 정토회 시무식이 있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아침부터 원교 교정 업무 등을 보시다가 오전 10시부터 정토회관 1층 법당에서 진행된 2015년 정토회 시무식 행사에 참여하셨습니다. 오늘 시무식에는 정토회 행정처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의 자원활동가, 서울 공동체 대중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8차 천일결사의 두 번째 해인 2015년의 힘찬 출발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먼저 삼귀의 반야심경을 함께 봉독하고, 정토회 대표 이기혜님이 앞으로 나와 인사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대표님이 “2015년은 우리가 함께 힘을 모으면 정토회가 또 한번 도약하고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초석을 마련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하자 자원활동가들 모두 힘찬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 인사말씀을 해주시는 정토회 이기혜 대표님
이어서 대중들이 스님께 2015년 새해 첫 법문을 청하자, 스님께서는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보내면 좋을지 소중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정토행자 여러분들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는 다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2014년 한해 동안 모두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2015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에도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셔서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또 올해는 여러분들이 세운 서원을 성취하기 위해서 마음껏 일해보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연말이 되어서 되돌아봤을 때 ‘아이고, 원없이 한번 일해봤다’ 는 자기 만족감이 들 수 있을 만큼 한껏 일해보는 한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정토행자들은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하지만, 항상 명심해야 될 것은 우리는 수행자라는 점입니다. 수행자들이 모여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한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수행자는 자기가 행복한 사람입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늘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서 자기 삶을 오롯이 살아가야 됩니다. 그래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자기 삶을 돌아보며 후회하는 그런 삶을 살아서는 안됩니다. 갑자기 병이 나서 병원에 갔더니 중병이라고 선고 받았을 때 얼굴이 노랗게 변하게 되고 그러면 안돼요. 빙긋이 웃어야 돼요. ‘아, 수행자는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의사가 놀랄 정도로요. 사고가 나서 다리가 하나 부러져도 육체적 통증 때문에는 아프더라도 ‘아이고, 그래도 다른 다리가 안부러져서 다행이다’ 이렇게 받아들일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내일 죽는다 하더라도 빙긋이 웃으면서 죽을 수 있도록 삶이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수행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욕심을 내어서 움켜쥐려고 하기 보다는 어려운 사람들과 나눠갖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되고,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성질을 내기 보다는 그 때 돌이켜서 자비롭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다 원하는 것이 있는데 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 이 세상이예요. 그래서 늘 욕구 불만이 생기는 겁니다. 동시에 세상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는 것을 내가 다 해줄 수도 없는 거예요. 그래서 늘 비난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비난 때문에 괴로워하면 늘 괴롭게 살아야 되고, 내 욕구가 다 성취되어야 행복하다면 다 성취될 수 없기 때문에 늘 괴롭게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다행이지만 원하는 것이 이뤄지지 않아도 괜찮아야 됩니다. 꼭 이루고 싶으면 더 연구하고 다시 도전해서 이루도록 하면 되고, 그것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라면 포기하면 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다면 하고, 할 수 없으면 “미안합니다”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해주었다고 칭찬할 때 너무 들뜨면 안되고, 해주지 못해서 비난이 오더라도 그것을 갖고 가슴에 새겨서도 안됩니다. 그것으로 인해 자꾸 미안해지고 죄의식이 들면 자기 행복에 장애가 됩니다. 해줄 수 있는 만큼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 해주지 못하는 것을 늘 움켜쥐고 죄의식을 가지면 현실적으로도 아무 도움이 안됩니다. 이렇게 새해에는 조금 더 소탈한 삶을 살아가시기 바라고, 겸손하되 당당한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행자인 동시에 이 세상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자는 보살의 서원을 갖고 있잖아요. 이 좋은 법을 나만이 간직할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전해서 그분들도 나처럼 인생을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연을 맺어주셔야 합니다. 법회에 동참도 시키고, 불교대학에 입학도 시키고, 깨달음의장에도 보내주고, 천일결사에도 입재 시키고, 또 요즘에는 온라인 활동이 많은 영향을 주니까 희망편지 앱도 선물하고, 카카오스토리도 보도록 소개하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로 즉문즉설을 시청할 수 있게 하고, 책도 읽도록 하는 일들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토회를 넘어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지난 한해 동안 여러 어려움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서 희생된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슬픔에 겨워하고 있는 유가족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까지도 침울한 한해를 보냈습니다. 사건은 어쩔 수 없었다 하더라도 진상규명이나 사후 수습이 국민 화합에 의해서 원만하게 이뤄졌으면 그 슬픔을 딛고 희망을 가졌을텐데 그것마저도 제대로 안되어서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느끼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 남북관계도 진전이 없어서 지난 한해 동안 북한에 지원을 하나도 못했습니다. 고아원과 양로원에 의복이 없고 병이 걸려도 약이 없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늘 들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활동도 못하고 지원도 못했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국민들이 이런 아픔을 가지고 침울하게만 있게 하기 보다는 하나 하나 해결되어가는 희망을 우리가 만들어가야 되겠습니다. 우리 정토행자들도 뭔가 작은 기여라도 하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하게 되는데 싸움판이 되지 말고 화합해서 밝힐 것은 밝혀 나가는, 그래서 죽은 사람을 살려내지는 못하더라도 유가족들의 한이라도 좀 풀어줄 수 있는 그런 일들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여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면 좋겠습니다.
또 지난 한해는 남북 간에 전쟁만 안 일어나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갈등이 심했는데, 새해에는 남북관계도 해빙이 되어서 서로 대화도 하고 교류도 하고 지원도 하고 이산가족도 만나는 그런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년인 동시에 분단 70년이 됩니다. 너무 오랫동안 분단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 헤어진 부모 형제를 지금껏 얼굴 한번 보지도 못하고 이제 나이가 칠십 팔십이 되어서 돌아가실 수 밖에 없는 이 현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고 역사의 한입니다. 그래서 아직 살아있는 다만 몇 명이라도 죽기 전에 가족도 만나고 통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일을 우리가 만들어봅시다.
또 북한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줍시다. 남북관계가 좋아진 후에 우리가 지원을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서로 미워하고 적대하는 가운데서도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는 돕는 것, 이것이 인간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 남북관계가 우리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새해에는 우리가 북한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그런 일을 한번 해나가봅시다.
또 국민들이 희망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먹고 살만 하지만 양극화 현상이 심해서 상대적 빈곤감이 너무 큽니다. 또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서 힘들어 하고 있고요.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고 합니다. 어떤 병 보다도 자살해서 죽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은 정말 암울한 현실입니다. 청년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서 스스로 절망해서 자살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우리가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너무 갈라져서 갈등이 심하잖아요. 문제 해결은 못하더라도 대화라도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서 서로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타협하고 조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숨통이라도 좀 트일 수 있게 우리가 작은 기여라도 해나갑시다.
세상이 절망한다고 우리도 따라서 절망하지 말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새해에는 함께 만들어가봅시다. 지난 한해 잘했든 못했든 이제 지나간 일이니까 다 내려놓고요. 새해에는 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을 합시다.”
우리가 희망이 되자는 스님의 간곡한 말씀에 가슴이 짠해지고, 대중들 모두 스님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2015년 첫 출발을 알리는 각 부서별 퍼포먼스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해는 세계 100회 강연과 국내 250회 기획법회로 전법의 씨앗이 국내외적으로 널리 뿌려졌습니다. 2015년은 그 씨앗이 잘 자라서 튼튼한 나무가 될 수 있도록 돌보고, 평화통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하는 중요한 해입니다. 이를 위해 각 부서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슬로건을 재미있게 만들어와서 발표를 했습니다.
▲ “통일하러 왔습니다”로 각 지역별 사투리를 재미있게 사용해 슬로건을 발표한 인천경기서부지부
▲ “2015년 양떼처럼”을 슬로건으로 양 모습을 하고 나타난 서울제주지부
▲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을 슬로건으로 더 멀리보고 미리 찾아가는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행정처 행정국
▲ 즉석 퀴즈를 통해 새해 소망을 표현한 평화재단과 JTS의 공동체 대중들
올해가 을미년 양띠 해여서 수건을 머리에 감고 양머리를 하고 나와 “음매” 하면서 각자의 슬로건을 발표하는 부서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남북관계가 계속 막혀 있었던 것이 답답했는지 모두들 ‘한반도 통일’을 슬로건으로 많이 발표했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이 통일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부서에서 발표한 이 슬로건 대로 한해를 보낸다면 정말 못 해낼 일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 각 부서에서 준비해 온 발표를 보고 즐거워하는 대중들
그리고 특별히 함께 자리해주신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의 김형기 원장님을 모시고 새해 격려의 말씀을 청해 들었습니다. 원장님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안전 불감증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 만병의 근원은 분단된 상황입니다. 분단 불감증으로 인해서 우리는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서 온갖 병치레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단 불감증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우리가 변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면서 “양자 대립의 사회에 순환의 논리를 일깨워주는 정토행자가 되어 달라”고 당부해 주셨습니다.
▲ 특별히 함께 자리해 새해 격려의 말씀을 들려주시는 김형기 평화교육원 원장님
마지막으로 순서로 김은숙 행정처장님이 나오셔서 닫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처장님은 2015년은 3년 천일결사 중에 두 번째 해임을 이야기하면서 “올해는 적응하는 청소년기를 지나 완숙한 성인의 나이에 접어든 것과 같다”고 강조하고, “올해야 말로 본격적으로 희망을 만들어가자”고 하시면서 “너무 부담을 갖지 말고 내 자리를 열심히 잘 지키면 우리의 꿈은 이뤄질 것이다”며 대중들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습니다.
▲ 닫는 말씀을 하고 계신 김은숙 행정처장님
시무식을 마치면서는 도반들과 서로 마주보고 서서 새해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서로에게 삼배를 하면서 ‘도반이 있어 행복하고 올해도 서로 화합하여 함께 나아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서로 손잡고 부르면서 올해는 통일로 성큼 나아가는 한해가 되길 간절히 소원해 보았습니다.
▲ 함께 손잡고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
그리고 150여명의 자원활동가들 모두가 불상 앞에 모여서 “통일로 가자!”를 외치며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이렇게 마음을 함께 모으니 정말 힘이 나고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 “통일로 가자!”를 외치며 단체 사진 촬영
스님께서는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곧바로 법당에서 대중들과 함께 앉아 떡국을 함께 드셨습니다. 대중들은 떡국을 함께 먹으며 오순도순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더 가졌습니다.
이어서 오후 1시30분부터는 정토회 행정처 집행위원 분들과 2015년 사업계획과 연간 행사 일정을 점검하는 회의를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확정된 스케쥴을 확인해보니 연말까지 스님의 한해 스케쥴이 벌써부터 쉴 틈 없이 빼곡이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 행정처 집행위원들과 회의
오후 3시에는 평화재단 평화교육원의 조민 원장님이 스님께 새해 인사를 하러 찾아오셨습니다. 새해에는 통일을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 평화교육원 조민 원장님과 미팅
저녁 7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님 부부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함께 하셨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세계 100회 강연을 마치고 돌아오신 스님께 해외 교민들을 위한 노고에 감사를 드렸고, 스님께서는 전 세계를 다니시며 느낀 소회를 함께 나누어 주셨습니다. 박 시장님도 각 도시의 지방자치와 행정시스템을 연구하기 위해 전 세계를 많이 다니셨는데, 두 분께서는 각 나라의 지방 행정의 좋은 점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누셨습니다.
▲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새해 인사 및 저녁식사
그리고 그동안 서울시장으로서 소임을 해오면서 느꼈던 보람과 어려웠던 점 등을 많이 이야기해 주셨는데, 스님과 대화를 다 나누시고는 “오늘 스님으로부터 정말 많은 힐링을 받았다”며 감사해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박 시장님에게 “새해에도 시민들을 위해 수고를 해달라”고 하시면서 새책 <지금 여기 깨어있기>를 선물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 부부와의 식사를 마치고 정토회관으로 돌아오니 밤10시가 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밤늦게까지 업무를 더 보시다가 오늘 일과를 마치셨습니다.
내일은 새벽부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조찬이 있고, 새해를 맞이해서 스님께 찾아오시는 분들과의 미팅이 계속 있으실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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