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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12월27일부터 4박5일 동안 진행된 연말 자원활동가 명상수련을 마치고 2014년 한해의 마지막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4박5일 동안 200여명의 정토회 자원활동가 대중들과 명상수련을 함께 하셨습니다. 정토회 자원활동가들은 올해 8차 천일결사가 새롭게 시작되면서 변화된 조직 구조 속에서 각자 새로 맡게 된 소임에 적응하느라 모두들 바쁜 한해를 보냈는데, 이번 연말 명상수련을 통해 그동안 쌓인 피로도 풀고 마음의 상처도 치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도 115일 동안 시차 적응 없이 세계 115회 강연을 다니시느라 피로가 누적되셨는데 이번 명상을 계기로 다시 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명상수련을 마치고 전체 대중과 함께
스님께서는 명상수련 마지막날 아침인 오늘, 새벽 예불을 올리며 참가한 수련생들을 위해 축원 및 발원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거룩하신 부처님 불기 2558년 서기 2014년 한해를 보내며 부처님께 청정한 감로수와 향과 촛불로 공양 올리며 예배 찬탄 공경하며 발원하옵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여느 해와 다름없는 한해였지만 특별히 우리 국민들에게는 많은 슬픔과 아픔과 한탄을 가져다 준 사건들이 많이 발생한 한해였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하여 각종 사고, 재난과 재해, 또 사회 지도층들의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이 땅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과 좌절과 절망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정토행자들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만나 상황이 어떠하든 자신을 잘 지키며 오롯이 마음을 다스려 경계에 물들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유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슬픔에 겨워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힘은 못 되었더라도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되는 일들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미약한 저희들이 부처님 법을 만나지 못했다면 다른 사람들과 다름없이 상황에 빠져 허우적거렸을텐데 다행히 저희들은 부처님 법을 만나 그 진흙탕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에게 작은 손길이라도 내밀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부처님께 감사드리옵니다.
한해를 보내며 저희들은 지난 5일 동안 수행 정진을 하였습니다. 조용히 앉아 호흡을 관하며 스스로를 돌이켜봤을 때 역시 저희들은 미약한 존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조그마한 불편도 참지 못하고 이미 지나간 과거 일에 연연하고 있고,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번민 속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따라 하루하루 정진을 거듭해보니 천지 만물 간에 들숨과 날숨만 있지 나라고 할 것도 내 것이라고 할 것도 내가 옳다고 할 것도 없는 그런 편안한 경지에 이르기도 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다만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다람쥐 한마리처럼 들숨과 날숨 뿐인 존재인데도 환상에 젖어 세상이 마치 자기 것인양 다 자기가 옳은 양 착각 속에 살아온 것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욕망, 성냄, 어리석음의 흐름 속에 빠지지 않고 그 흐름의 강가에 나와서 지켜볼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부처님 법 만난 인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해를 보내며 부처님과 부처님 법과 부처님 법을 따르는 무리들에 귀의하오며, 새해에도 저희들은 부처님 법에 귀의하여 오롯이 자신을 추스르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수행을 놓치지 않고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아 과거 업식에 끄달려 때로는 넘어지고 슬픔에 빠질 때도 있겠지만 오뚜기 마냥 다시 일어나서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나아가 고통 속에 헤메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법을 꾸준히 전하는 전법의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그리하여 그 어떤 사람도 이 법을 만나지 못하여 헤메이는 일이 없도록 해서 이 법을 만나 그들도 우리처럼 삶이 기쁠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새해에는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꽉막힌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굶주리는 북한동포들에게도 희망이 되는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저희들은 작지만 부처님의 원력의 가피를 입고 있기 때문에 여래의 사도로서 당당하게 보살행을 행하겠습니다.
그러하오니 재불보살님들이시여! 저희들을 옹호하시옵고, 천륭팔부 신중님들이시여! 저희 원이 성취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한해를 보내며 고통받는 모든 중생들이 슬픔과 고통을 잊고 새해에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발원하며 먼저 가신 조상영가님들 왕생극락하기를 발원하옵니다.”
그리고 명상수련을 마치며 스님께서는 한해 동안 수고한, 또 4박5일 동안 명상수련에 함께한 대중들에게 회향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의 일부분을 소개합니다.
“중도는 경험 속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이쪽에도 치우쳐 보고 저쪽에도 치우쳐 보고 이쪽으로도 떨어져 보고 저쪽으로도 떨어져 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중도를 실천해 보면서 하나하나 경험해가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에 토대하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중도를 배우게 되면 하나의 알음알이에 불과하지 현실에서는 적용이 잘 안됩니다. 줄타기 하는 사람을 한번 보세요. 항상 왼쪽으로도 휘청 오른쪽으로도 휘청 이렇게 휘청휘청 하면서 줄타기를 주욱 해나갑니다.
우리는 살아 숨쉬고 있는 생물입니다. 우리의 생각도 늘 살아 꿈틀거립니다. 찰나찰나 민감하게 흔들리면서 갑니다. 그런데 우리는 탁 한번 깨달아버리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되는 것인양, 한번 천국에 가버리면 영원한 행복이 주어지는 것인양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그렇지 않습니다. 방안에 촛불을 한번 밝혔다고 영원히 밝은 것도 아니고 한번 어두웠다고 영원히 어두운 것이 아닙니다. 천년 동안 어두웠던 방도 불을 켜면 바로 밝아지고 천년동안 밝았던 방도 불을 끄면 바로 어두워집니다. 그러니까 늘 지금 깨어있어야 합니다. 깨쳐버리면 어떻게 된다, 천국에 가면 어떻게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됩니다. 이것은 무상과 무아에 대한 깨달음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영원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겁니다. 우리는 늘 지금 깨어있어야 하고,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통일의 길, 정토의 길을 가는 것도 부족한 대로 모여서 함께 만들어가는 이것이 곧 수행이고 이것이 곧 정토입니다. ‘보살에게 있어서 정토란 이미 완성되어 있는 세계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 보살이 활동하는 국토입니다.’ 즉 지금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만일결사 기간 동안 전국 시군구에 법당이 다 생겼다 하는 이것이 성공이 아니라 그런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지금이 이미 성공입니다. 어느 날 어느 시에 통일이 되어야 성공했다가 아니라 우리가 통일을 향해서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오늘 이미 나는 통일된 세상에 살고 있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 잡혀야 환영이 사라집니다. 이것이 잡히지 않으면 수행에 대해서도 사회활동에 대해서도 늘 환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지장보살이 죽을 고생을 다해서 지옥 중생을 다 구제해야 정토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금이 지장보살에게는 정토입니다. 우리가 인도에 가서 둥게스와리 마을을 아름답게 다 가꿔놓아야 보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목표를 향해서 거기서 그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보람이고 수행입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새해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만들어갑시다.”
대중들은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모두들 기뻐하였습니다. 회향 법문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수련에 함께한 대중들 한명 한명 모두의 각자 소임과 이름이 무엇인지 다 듣고 "한해 동안 수고많으셨다"며 환하게 웃으시면서 일일히 악수를 다 해주셨습니다.
200여명의 대중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정토수련원을 걸어 내려갔습니다. 오늘 폭설이 내린 후 한파가 들이닥친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스님께서는 “연말인데 어둡기 전에 집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하시면서 특별히 일찍 수련을 마쳐주셔서 다들 예전 수련보다 훨씬 이른 시간인 오전11시에 수련원을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명상수련을 모두 마치고, 정토회 공동체 대중들은 스님과 함께 문경새재를 찾아가 오랜만에 눈길을 밟으며 오순도순 정겹게 이야기도 나누면서 1시간 정도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늘 이렇게 여유가 생기면 걷는 것으로 휴식을 대신하십니다. 오늘도 살짝 땀이 날 정도로 걷고 나니 몸도 개운해지고,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마음도 활짝 열려졌습니다.
오후 6시15분부터는 문경 정토수련원 대중전에서 저녁예불을 모시고, 3년 이상 상근자원활동가와 실무자, 법사단 50여명이 자비당 요사에 모여 지난 4박5일 동안의 명상수련 소감을 함께 나누고, 2015년 정토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한해 동안 보이는 곳에서든 보이지 않는 곳에서든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수고를 해준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저녁 9시30분부터는 대수련장에서 서울과 문경 공동체 대중 120여명이 모여 조촐하게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스님께서 “예전에는 항상 문경에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는데, 바쁘다보니 그러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문경에서 새해를 맞이해서 기쁜 마음입니다” 라고 하셔서 박수와 환호 속에서 즐겁게 송년회가 시작되었습니다.
23기 백일출가생들, 문경정토수련원 상근자원활동가들, 행자원 식구들, 평화재단 실무자, 문수팀, 법사단, 그리고 깨달음의장 바라지 오신 분들까지 모두가 나와서 새해 소망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밤 11시30분부터는 모두 대웅전에 모여서 송년 예불을 올렸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예불을 올리고, 보수법사님의 발원 기도를 함께 들으며 한해를 뜻깊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밤 11시50분이 되어 스님과 대중들 모두는 잠시 명상을 시간을 가졌습니다. 0시부터는 새해 첫 새벽예불을 부처님께 올릴 준비를 정성껏 하였습니다.
내일 새해 첫날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먼저 굴뚝 위에 올라가 절박함을 호소하고 있는 경기도 평택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찾아가고, 다음으로 8개월째 진상규명을 호소하고 있는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의 유가족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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