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6.16. 영주, 충주 희망 강연, 통일대담

오늘은 영주시민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강연장에 일찍 도착해서 준비하는 봉사자들의 표정도 진지면서도 가벼워 보였습니다. 강연 시작 전에 이미 2층까지 자리가 모두 채워졌고, 앞자리에 자리를 깔고 앉아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스님께서 도착 하셔서 무대에 오르신 뒤, 강연을 시작했는데, 늦게 들어오는 어르신들이 계셔서 스님께서 저기 어르신들 들어오시는데 젊은 사람들, 자리 좀 비켜 주면 안될까요?” 하시니 젊은 분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서 어르신들께 자리를 양보해주었습니다. 비록 앉았던 자리를 내주고 바닥에 앉게 되었지만 표정은 가벼워 보였고 보기에도 흐뭇한 풍경이었습니다.

 

오늘은 모두 7분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남편이 삐치면 따로 자면서 석달을 말 안하기도 했는데, 처음에는 내가 답답하니 말을 걸며 풀었는데, 이제는 남편이 삐치고 다른 방에 자면 그게 더 편한데, 요즘은 남편이 삐치지도 않고 다른방에 자지도 않는 남편이 싫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남편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는데, 남편은 정직하고 바른 사람이었는데 내 잘못인 것 같아 슬프고 힘이 드는데, 어떻게 기도하며 살아야 할지 묻는 분,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믿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게 잘 안되고 건강에 문제가 많이 생기고 주위와 비교하여 집착을 하게 되고 스트레스도 받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에서 아들로서의 입장을 고민하는 결혼 5년차의 남성분, 얼마 전 길을 가다 어떤 보살을 만났는데 자신의 얼굴에 십자가가 있고 집에서 돈이 새 나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흘려들을 일이 아니라 생각 되어 답을 찾고 싶다는 분, 농촌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내와 농촌에서 살고 있는데 아이와 갈등도 있고 직장 출퇴근도 문제라 직장을 옮겨야 할지 그만두고 가족들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좋을지 알고 싶다는 분, 또 다른 질문은 세월호사고, 조류독감 살처분 문제 등 부조리한 세상인데, 스님께서는 어떠한 생각으로 희망세상 만들기를 하시는지 궁금하다는 분등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결혼 5년차의 남성으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에서 아들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모님께 잘하고 싶을 때 집사람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알고 싶다는 질문에 스님께서는 효자는 늙은 여자에게는 참 좋은 남자인데, 효자의 문제는 젊은 여자에게는 참 나쁜 남자라는 것입니다. 늙은 여자에게 좋은 남자가 되고 싶은지? 젊은 여자에게 좋은 남자가 되고 싶은지?”라고 다시 물으니 질문자는 곤란한 질문이라며 어머니와 아내를 모두 너무 사랑한다면서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지 계속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양 손에 두 여자를 다 잡고 가려니 힘든 것입니다. 한 여자를 놔야 합니다. 엄마의 아들로 살다가 한 여자의 남편이 되면 아들로는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직 둘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다면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된 남자입니다.

     

본인이 둘 다에게 잘하려면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이 한명의 여자(어머니)를 더 데리고 있음을 용인해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는 불가능하기에 한 여자와의 정은 끊어야 합니다. 아내와 어머니는 비교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자신의 가정이 절대적으로 우선입니다.

 

과거에 보살핌 받은 어머니지만 지금은 본인의 가정을 우선시 하고, 가능하면 형편 되는 대로 어머니를 돌봐 주면 됩니다. 이렇게 입장을 분명히 해주면 부인의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

     

본인의 어정쩡한 입장이 두 여자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어머니에게 불효라 생각하지 말고 정을 딱 끊어주세요.” 라는 스님의 말씀에 그래도 수긍이 안되는지 저에게도 두 명의 자식이 있습니다.”며 계속 스님께 물었습니다.

     

자식은 잘 키워야 합니다. 그러나 자식을 키우면서 돌려받을 생각을 하면 안됩니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것은 종족보존의 법칙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입니다. 자식이 성장하며 부모에게 받았던 것은 자신도 자식을 키우면서 갚아주면 됩니다. 동물이 세계에서는 어미가 새끼를 버리는 법도 없고 새끼가 늙은 어미를 돌보는 법도 없습니다. 동물보다 못하면 악이 되고, 동물보다 잘하면 선이 됩니다. 그러므로 부모를 돌보는 것은 선이 되지만 돌보지 않는다고 해서 악이 되지는 않습니다.

     

, 자식을 돌보지 않으면 악이 되지만 자식을 돌본다고 선이 되지는 않습니다. 동물보다 못하면 안되기에 부모를 돌보아야겠지만 이것이 의무는 아닙니다. 부모가 키워준 것은 고맙게 생각하는 게 맞지만, 빚을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자식을 키우는 의무사항을 먼저 행하고 여유가 되면 부모를 돌보아 주면 됩니다. 부모를 돌보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부모에 얽매여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 이는 비난받아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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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스물 살을 넘은 자식에게 너무 지원해주면 부모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간섭을 하게 되면 자식과 갈등이 됩니다. 자식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굴레에 속박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식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는 보살펴야 하지만 성년이 되면 부모의 의무는 끝이 납니다. 부모 자식간에는 책임에 대한 선을 분명히 하고 서로 도와야 원만한 관계가 됩니다.

     

질문자의 고민이 이해는 되지만 부모와 배우자는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결혼을 했으면 독립된 가정으로 살아야 하고 어릴 때 나를 키워준 부모에 대해서는 형편에 따라 지원을 해 주면 좋은 일입니다. 이것이 의무가 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행동하면 아내도 이해해 줄 것입니다. 이웃 사람도 보살피게 되는데 어떻게 부모를 보살피지 않겠어요? 당연히 돌봐야겠지만 이것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고부간의 갈등은 남자의 애매한 태도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 여자들도 이런 남자를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서로에게 은혜 입은 관계는 아닙니다. 인간으로서는 부모에게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잘 하는 남편에 대해 기분 나빠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에 드는 남편일수록 부모님이 잘 키워준 것을 고마워해야 합니다.

직접 낳아 기른 자식이 자신의 소유라는 부모의 생각이 남편이 내 것이라는 아내의 생각보다 더 강한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뺏긴 시어머니의 입장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시어머니에게 잘 키워주어 고맙다는 마음과 아들을 빼앗아 와서 미안하다는 두 가지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며느리일 때 시어머니에게 이런 마음을 가진다면 나중에 자신이 시어머니 입장이 되었을 때 이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남자는 입장을 분명히 해 주어야 하고 아내는 시부모를 이해하고 고맙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지면 문제될 일이 없습니다. 남편이 중심을 갖고 항상 아내 편을 들어주면 아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습니다.”라는 스님의 답변에 많은 여성분들이 공감하는 듯 한 박수소리가 크게 나왔습니다.

 

법문하시는 동안 스님 말씀을 놓치지 않으려고 강단에 눈을 떼지 않는 분들, 메모를 해가며 박장대소로 웃고 질문자의 슬픈 눈물에 함께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 오늘하루 모두 행복 하셨으리라 봅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을 마치고 서둘러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 평화재단에서 오후 3시부터는 새로운 한국, 통일코리아의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통일 대담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로 향하는 차안에서 점심 공양을 드시고 쉬지도 못하고 겨우 시간에 맞춰 도착하셔서 대담에 들어갔습니다.

 

오늘은 통일로 가는 평화안보 정책에 대하여 김형기 평화재단 평화연구원장,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근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와 함께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안보라는 개념이 군사적 안보에만 국한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 더 나아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영역으로까지 개념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며 대담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현재 절대적인 힘의 우위에 있는 우리 남한이 북한을 이제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험도를 줄이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며 강한 자의 양보는 곧 포용이라고 하시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을 포용하며 안보의 위험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덧붙이시기도 하셨습니다.

     

통일대담을 마치자마자 7시 강연이 있는 충주로 향했습니다. 오늘 스님께서는 일체의 쉴틈도 없이 차안에서 점심, 저녁 공양을 하시고 바로 강연장과 강연장을 오갔습니다.

     

시간을 맞추어 오시느라 고생하신 법륜스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늘 열정적이신 스님. 스님의 건강이 염려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일 것입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약 770여명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충주사람들이 양반이라 잘 웃지 않고 빙긋이 미소 짓는다는 스님의 말씀에 모두들 박장대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른 곳에서 이사 온 분들이냐는 농담을 서두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 질문자는 40대 여성분으로 중3때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자책하는 습관과 이십년넘게 공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것 때문에 괴롭다는 질문에 "심심하지는 않겠네요"라며 가볍게 받아주시며 그리 심한 것은 아니니 그냥 둬도 괜찮고, 조금 심하다 생각되면 정신과 치료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그리고 몸을 좀 힘들게 하는 운동이나 절을 많이 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라며 마음의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두번째 질문자는 신랑따라 고향을 떠나 타지역을 전전하는데 이번에 어머님 혼자사시는 친정에서 살며 주말부부를 하는 것이 어떤가 고민중이라는 질문에 "가고 싶으면 이혼하고 가시면 됩니다. 결혼을 했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같이 살아야 합니다. 1, 2년 어쩔 수 없이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워 남편이 사우디로 돈벌러 갔다던지 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결혼을 해서 따로 사는건 불행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같이 살다 떨어져 살면 처음에는 허전하고 힘든데, 나중에는 같이 살면 오히려 뭔가 부담이 되어 버려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어머니가 걱정되면 집에 모시고 그게 안되면 내가 자주 찾아뵈면 됩니다. 중심을 가정에 두어야 하고 이런 삶의 원칙에 어긋나면 안됩니다.”는 말씀으로 대답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자는 여고 3학년생으로 중학교때 꼴찌를 하여 타 지역으로 고등학교를 갔는데, 내신으로 4년제 간호학과를 가려고 하니 주위의 무시하는 듯한 따가운 시선이 괴롭고 위축되고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할 지 고민이라는 질문에 일단 해보세요. 해봐야 안되어도 미련이 남지 않습니다. 되면 좋고 안되어도 본전이니까요. 결과에 연연할 필요 없이 일단 해보세요.”라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다음 질문자는 현재 삼십대 후반 남성으로 대인공포증을 겪고 고등학교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후에 사람을 믿지 못해 사람들이 잘해줘도 의심을 하며, 대학을 자퇴하고, 공무원도 대인 관계가 힘들어 그만두고 편의점 알바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정신과 치료도 받았지만 나아지지 않아 고민이라는  질문에 시골 가서 농사지으면 어때요? 소 키우고 식물하고 같이 지내면 훨씬 좋아지는데... 힘들면 자연을 만나고, 식물을 만나고, 동물을 만나는 등 사람과 관계하지 않고 좋습니다.

     

질문자가 말한 것을 극복하려면 힘이 들어요. 회사에 가면 남을 험담하고 불평해가면서도 살아가는 인간이 정상적인 인간입니다. 세상에 살고 싶으면 그런 사람들을 미워하면 안됩니다. 그들의 행등을 이겨낼 수 있어야 그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업대로 살거나, 그게 싫으면 업을 바꾸면 됩니다. ‘까짓것 못살게 뭐 있노하며 자신있게 살면 됩니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사주팔자에 결혼도 늦게 해야 하고 애기도 늦어진다고 했는데, 결혼하고 4년이 넘도록 아기가 생기지 않아 어디에 물어보니 칠성기도를 하면 아이가 생긴다고 하는데 금액도 만만치 않아 어찌해야하는지 묻는 분, 대학원에 다니며 조교로 후배들을 지도 하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는 후배들에게 화가 나는데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인 분, 무언가 보이기도 하고 생각했던 일들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자신의 신기했던 체험들을 늘어놓으며 들어주기를 바라는 분등이 있었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을 가까이에서 들으며 같이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감사하는 자리임에 새삼 행복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내 이야기 같은 질문에 화답하며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감동하며 환호하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사인회를 하셨는데 가져온 책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스님께서 사인하는 옆에서 사진을 찍으며 좋아라 하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사인회가 끝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를 하시고 서울로 향하셨습니다. 스님의 가시는 뒷모습에 아쉬움이 남지만 너무나 멋진 하루였음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내일은 2번의 통일 대담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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셍셍

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가 있구나 생각이듭니다.

2014-06-18 18:32:36

주디

작성자 심순덕, 선정화 님 감사합니다.<br />충주강연 질문자의 답변을 모두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br />스님~ 감사합니다.

2014-06-18 11:45:35

행복

행복합니다. 스님 건강유의하셔요. 사랑합니다. 억쑤로~~~

2014-06-18 0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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