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6.1. 청년 산 나들이 - 계룡산 산행


스님께서는 어제 밤 청년들과 함께 일정을 마치시고
, 오늘 아침 청년들과 계룡산 등반을 위해 오전 7:30에 계룡산 동학사 입구에서 청년들에게 청년 산나들이 시작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계룡산의 이름의 유래는 산의 생김새가 마치 닭의 벼슬을 쓴 용처럼 생겼다는 의미로 계룡산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계룡산에는 동학사, 갑사, 신원사라는 세 개의 절이 있고, 계룡산은 민족의 전통신앙으로서 가장 성스럽게 생각하는 산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라며 간단히 계룡산에 대한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오늘 등산코스는 동학사를 거쳐 은선폭포를 지나 관음봉까지 오른 뒤 금잔디 고개에서 갑사로 내려가는 코스였습니다. 원래 예정으로는 삼불봉과 남매탑을 들리려고 했지만, 동남아에서 오신 INEB 스님들께서 등산에 어려움이 있으셔서 남매탑으로 가지 않고 바로 금잔디 고개로 가도록 조정하였습니다.

 

계룡산에 바위가 많아 등반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380명의 청년들은 서로 기다려주고, 반달곰 스텝들(산행 바라지)의 도움을 받아 차례차례 등반을 했습니다. 날씨도 우리를 도와주어, 적당히 구름이 낀 상태에서 선선하게 등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등반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관음봉에 도착하여 계룡산의 넒은 산새를 보며 호연지기를 느껴보았습니다. 동학사에서 관음봉까지는 용이 하늘로 승천하듯이 구불거리며 오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등반 대중이 많아 관음봉에서 지체할 세 없이 바로 삼불봉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가는길은 능선으로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는 정말 다양한 지형을 느낄 수 있었던 계룡산 산행이었습니다. 한시간을 오르락내리락 하니 너른 대지가 나옵니다. 헬기장으로 쓰이는 금잔디 고개였습니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조별로 모여 아침에 생활팀 스텝이 나눠준 유부초밥과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지친 허기를 달랬습니다. 뒤늦게 내려오는 청년들에게 수고했다는 박수를 쳐주며 서로 즐겁게 식사시간을 가졌습니다. 남매탑을 들리지 않은 관계로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충분히 휴식 후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산에 있는 고개의 의미를 불교에서 말하는 의미를 빗대어 설명해주셨습니다.

인도에서는 국가의 경계가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려 온 물줄기로 형성된 강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자유를 찾아 떠나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했어요. 강건너 저쪽 세계는 이상세계라 생각했습니다. 인도말로 파라미타, 우리한테는 바라밀다'라고 합니다. 저 언덕으로 넘어간다는 의미입니다. 고통이 없는 세계인 피안으로 가기 위해서는 깨달음만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반야바라밀다라고 합니다. 인도는 강으로 둘러 있어서 배를 타고 넘어가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산으로 넘어갑니다. 산을 넘을 때 유일한 통로가 고개입니다. 고개를 넘는다는 것은 저 세계로 넘어간다는 의미이죠. 지금 우리가 있는 곳도 금잔디 고개이고, 아까 우리가 지나온 곳은 관음고개입니다.

 

고개를 넘는다는 건 어려움을 넘긴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아리랑 노래를 보면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라는 의미는 자유를 찾아서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고개를 넘을 때 자기 혼자 넘으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고 하죠. 그러니 같이 가야 합니다. 강을 건널 때 내 힘으로 혼자 건너면 소승불교이고, 내가 배를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을 태워서 가면 대승불교입니다. 이상세계로 나아갈 때는 너, , 우리 함께 행복의 세계로 넘어가자. 손잡고 함께 넘어가야 합니다.

     

피안이란 것도 인도의 자연환경과 관계가 있는 이야기이고, 아리랑 노래도 속박에서 벗어나고 싶다라는 의미입니다. 일제 침략을 받았을 때 얼마나 독립에 대한 갈구가 컸겠어요. 이런 것이 고개를 넘는다는 의미기 때문에 아리랑 고개가 희망의 나라로 나아가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어 우리의 심금을 울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왜적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산에 있는 절들이 많이 불타버렸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그래도 산이 왜적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최근에 와서는 산을 근거로 저항을 한 사람들이 빨치산들이었다고 이야기 하시면서, 우리가 해방을 맞고 남북분단이 되었을 때 남한의 소작농들이 북한처럼 토지를 무상분배 해주지 않는 것에 저항을 하며 빨치산이 되었고, 그들은 산 속에 숨어 저항을 하다가 공비토벌로 사라졌는데, 남한과 북한,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채 소멸된 제3의 피해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청년들이 이런 사람들에 대해 기억을 다시 할 필요가 있고, 매년 산에 오면서 역사속에서 불쌍하게 죽어갔지만 그들의 순수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청년들의 가계를 살펴보면 그 후손들도 있지 않겠느냐며 너무 적대적으로 가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청년들을 이해시켜 주셨습니다. 청년들은 스님의 법문을 들은 뒤 그들의 원혼을 달래는 묵념을 했습니다. 즐겁게 등반을 하려고 온 계룡산에서 역사적 아픔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는 산행을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위해 격려의 말씀으로 아래와 같은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에도 고비를 넘겨야합니다. 관음봉 오를 때 힘들더라도 한발 한발 오르면 되는데, 정상에 오르기 직전이 가장 힘듭니다. 그때 포기를 많이 합니다. 그 고비를 넘기면 언제 괴로웠냐는 듯이 별 생각이 안납니다. 그러나 못 넘기면 상처가 됩니다. 계룡산 하면 으~~ 하며 피합니다. 주저 앉아버리면 그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에 아예 안하려고 합니다. 이것도 수행이에요. 고개, 고비를 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이든지 처음 배울 땐 저항 때문에 힘듭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 자꾸 경험해봐야 합니다. 몇 번 해보면 터득이 됩니다. 이런데 고비가 있구나. 이걸 참고 넘으니 자신감이 생기는 구나. 못넘은 실패와 넘은 성공도 몇 번 해보면 터득이 됩니다. 뛰어 넘으면 마음이 후회되거나 망설여지거나 원망하는 게 없어집니다. 어차피 늘 힘든거라는 걸 알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으로 똑같이 힘들어도 마음에 불평이 생기면 몸이 더 힘듭니다. 그러나 이걸 과제로 생각하면 육체는 힘들지만 마음은 덜 힘듭니다. 수행은 참선만이 수행이 아니라 자기를 살펴서 교훈을 얻어내는게 수행입니다. 산행도 여러분에게 수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 법문을 듣고나니, 오늘 산행에 겁부터 먹고 지레 포기하려고 했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끝까지 등산을 마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금잔디고개를 넘어 갑사로 내려왔습니다. 스텝들이 준비한 맛있는 수박이 준비되어있었습니다. 수박으로 목을 축인 뒤 가벼운 마음으로 갑사 부근 잔디밭에 모여 스님께 갑사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들은 뒤, 어제 즉문즉설에서 미처 질문하지 못한 청년이 한가지 질문을 하고 일정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각자 자기 삶의 행복은 자기가 챙깁니다. 과거 경력, 부모 문제 등은 다 지나간 이야기입니다. 지금 살아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젊을 때 공동체 이익을 위한 일에 봉사, 보시하는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익만 추구하다가 늙으면 뭐하고 살았나... 인생이 허무해집니다. 공익적인 걸 해야 보람이 생깁니다.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더 많이 호연지기를 기르고 산도 가고 놀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 좋겠습니다라며 마무리를 지으셨습니다.

     

한달 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한 산 나들이 스텝들의 인사와 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각자 지역으로 돌아가며 다음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

 
  

스님께서는 INEB 스님들과 함께 문경으로 출발하셨고 내일은 대구 서구, 부산 KBS홀에서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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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봉축드립니다...()()()

2014-06-03 12:09:14

정명화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도 책임져 주지도 않는 오롯이 내 몫인 삶! 스스로 행복합시다.
스님, 감사합니다.

2014-06-03 10:13:20

깨달이

계룡산 잘 다녀 가셨다니 ()

2014-06-03 10: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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