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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3시에 서울에서 단양으로 출발했습니다. 혜인 큰스님께서 진행하고 있는 단양 광덕사를 참배하고 문경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아침 8시부터 11시까지 3시간동안, 문경수련원 대수련장에서 대구경북지부, 경기동부지부, 대전충청지부 법당 소속 불교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2차 봄 불교대학 특강수련의 ‘즉문즉설’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이번 특강수련에는 위 지부 소속 법당 봄 불교대 주․야간 학생 326명과 돕는이 47명, 총 373명이 참가했습니다. 수련일정은 어제부터 시작되었는데, 아마 학생들 중에는 어제 처음 문경수련원에 오신 분, 처음 절을 해 보신 분이 대다수 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여법하게 참회정진 등 수련에 잘 집중하였고, 오늘 아침에 예불까지 잘 마친 뒤 드디어 법륜스님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불교대 입학한지 이제 3개월 남짓 된 학생들에게 먼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고, 그 다음에 실천하고, 체험해야 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법문을 듣는 것은 이해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행합일,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합니다. 그래서 법문을 듣고 생각으로 이해한 것을 마음에 간직하기 위해서 정토불교대학에서는 마음 나누기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깨달음의 장이라고 하는 수련에 참가해야 됩니다. 법문을 듣고 이해하는 것은 알음알이인데, 그것이 체험, 즉 몸과 마음에서 경험되도록 하는 수련이 깨달음의 장입니다. ‘깨닫는다는 것은 마음으로 무지를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정토불교대학에서 법문 듣는 것은 전체 교과과정의 30%밖에 안 되고, 이렇게 직접 경험, 체험하도록 하는 게 나머지 교과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실천을 해야 됩니다. 실천에는 보시와 봉사, 2가지가 있습니다. 내가 아끼는 것을 남을 위해서 내놓는 보시의 실천도 해 봐야 되고, 내가 가진 재능을 돈 받고 팔지 않고, 그냥 보시하는 실천도 해 봐야 합니다.”
스님께서는 특히 봉사에 대해서 강조를 하셨습니다.
“우리는 평소 아무리 작은 재주라도 그것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돈을 받는데 익숙해 있습니다. 자기의 재능을 돈을 받고 팔면 그것은 ‘노동’이고, 그것을 자기실현을 위해서 하면 ‘봉사, 즉 보살행’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너는 남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를 위해서 한다면 그건 자원봉사라 그럽니다. 그런데 ‘너는 남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하면 그때는 봉사라는 말도 안씁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원봉사한다’할 때는 칭찬 듣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칭찬 듣고 싶은 생각도 없을 때 ‘무주상 보시’라 하고 그게 보디사트바행 입니다.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고, ‘나다’하는 생각이 있어도 보살이 아니고, ‘내가 했다’는 생각이 있어도 보살이 아니고, 내가 중생을 구제하되 ‘중생을 구제했다’는 생각이 있어도 보살이 아닙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강의를 듣고 이치로 안 것을 ‘봉사’로써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봉사는 자기실현이며, 부처되는 길이라고 정리하시고는 그동안 공부하다가 생긴 의문이 있으면 물으라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 각 질문에 대해 답해주신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계 중 불살생에 대해 배우면서, 예전엔 스스럼없이 파리나 모기 등을 잡았는데, 갈등이 생깁니다.”는 질문에
“파리, 모기가 들끓으면 잡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살고 못 견디겠으면 그냥 잡으세요. 그러고 나중에 나한테도 더 큰 존재한테 잡혀 죽을 때가 생기면 원망하지 말고,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구나. 깊은 바닷 속, 깊은 산 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하면서 부처님의 말씀은 참 진리라는 것을 깨달으면 됩니다. 살생한 과보를 기꺼이 받겠다는 마음을 내면, 과보가 안 오면 좋고, 와도 괜찮습니다. 이런 이치를 가르치는 것이 불법이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불법이 아닙니다.”
“육도를 윤회하다는데, 우리가 전생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이 개 되고, 소 되고, 말 된다는 건 힌두교의 윤회관인데, 불교는 인도에서 왔기 때문에 인도의 민속신앙인 힌두교의 영향으로 그런 게 불교의 일부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그것도 불교는 맞는 데 담마, 즉 불법은 아닙니다. 현재 우리 불교 안에 불법은 조금 밖에 없고, 한국, 중국, 인도의 민속신앙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것은 문화이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가 없습니다. 불법에서 말하는 윤회는 그것과는 좀 다릅니다. 우리에게는 삶의 동력이 욕구입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되면 기분이 좋고, 원하는 게 안 되면 기분이 나쁩니다. ‘고’와 ‘락’이 윤회합니다. 고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락이 조금 있으면 고가 돼요. 술 막 먹을 때는 락, 토할 때는 고, 애 키우면서 좋아할 때는 락, 속 썩이면 고, 이렇게 고락이 윤회하는데, 고와 락을 분리해서 고는 버리고 영원히 락만 취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고를 버리려면 락도 같이 버려야 됩니다. 그래서 고락 중에 고를 버리고 락만 얻는 게 해탈이 아니고, 락 중에 고가 있는 걸 직시하고 고락의 윤회를 벗어나는 게 해탈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자등명 법등명’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삼보에 귀의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스로 수행하고 공부하면 되지 않는지요”
“초심자는 반드시 스승 밑에서 대중과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것은 주관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주관주의에 빠지는 것을 어느 정도 극복했을 때, 즉 스스로 공부법을 터득하고, 자기점검을 할 수준이 됐을 때는 대중과 같이 있으면 공부가 덜 깊어집니다. 한편 대중과 같이 4시에 일어나는 스님이 기도하기가 쉽지, 신자가 4시에 혼자 일어나 기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대중과 같이 일어나 기도하는 사람보다 혼자 일어나 하는 기도하는 사람의 수행력이 더 대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등명, 즉 법 아닌 것에 귀의하지 말고 법에 귀의하라는 건 주관주의를 경계하는 것이고, 자등명, 스스로에게 귀의하라는 건 자기화라는 것입니다.”
“행복하기 위하여 재밌는 일에 집중하되 보람까지 느낄 수 있는, 수행, 보시, 봉사가 참 행복의 길임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남에게 베풀고 도와주는 것이 저에게 보람인데, 받는 사람들은 계속 받으려고 하고, 나중엔 도와주지 않는다고 저를 원망합니다. 그래서 결국 제 마음도 불편해지는데, 그래도 계속 봉사하고, 나눠야 하나요?”
“자기가 도와주고 싶으면 도와주고, 도와주기 싫으면 안 도와주면서 ‘내가 너 도와주니까 나한테 고마워해라’고 스스로 정해 놓은 법에 상대가 안 따르면 기분 나쁘다는 건 수행이 아니에요. 도와주기 좋아하는 건 습관, 까르마예요. 본인은 물질을 주고, 칭찬을 사는 거예요.”
“저는 전생과 현생, 내생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경전에서 부처님은 수없이 전생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는 가끔 내생에 대해 ‘너도 본 적 없고, 나도 본 적이 없으므로 알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불자로서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또한 까르마는 언제부터의 업식인지요? 전생인가요, 전전생인가요, 태어나는 순간인가요?”
“업식이라는 것은 오늘부터 시작했으면 오늘부터 시작된 것이고, 고등학교 때부터 담배 피웠으면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불법에서는 지금 이전은 다 전생입니다. 힌두교에서는 모친 뱃속에서 태어나기 전이 전생, 이후가 후생이라고 하는데, 불법에서는 지금 이전은 전생, 한 생각 일어난 지금은 현생, 한 생각 일어난 후가 내생입니다. 그것을 설명한 게 12연기입니다. 화가 일어나는 업식은 전생의 과보, 즉 습관으로부터 온 것인데, 바깥으로 내는 것을 멈추면 새로운 원인은 안 짓게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업식을 끊는 수행법이 ‘계정혜’를 닦는 삼학 수행법입니다.”
“스님께서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 없다고 하시는데, 그렇다면 운명론 아닌가요? 그 뜻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고, 갚기 싫으면 안 빌리면 된다’는 게 왜 운명론인가요? ‘한 번 빌리면 계속 빌려야 된다’는 게 운명론이죠. 갚는 과보를 안 받으려면 오늘부터 안 빌리면 되고, 이미 빌린 건 갚으면서 새로운 인연을 안 지으면 언젠가는 그 과보가 끊어집니다. 그리고 ‘인과응보’와 ‘인연과보’는 다릅니다. 인과응보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즉 보복의 의미입니다. 부처님은 인연과보를 통해 인연의 이치를 설명한 것이지, 복수를 얘기한 게 아닙니다. 또 ‘네가 빚을 지면 갚아야 하는 과보가 있다’는 것이지, ‘네가 진 빚을 탕감해 준다’는 허황한 얘기를 한 게 아닙니다.”
“108배 참회를 절실히 하고 싶은데, 하고 나면 무릎이 안 좋아서 통증이 있습니다. 무릎을 보호하고, 고관절에 무리가 안 되는 방법이 있을까요?”
“고개를 숙여서 ‘잘못 했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상체를 숙여서 ‘잘못 했습니다.’ 그래도 안 되면 허리를 굽히고, 그래도 안 되면 무릎을 꿇고, 그래도 안 되면 고개를 땅에 대고 ‘잘못 했습니다’ 할 때 진실한 참회라고 하지요. 그렇게 간절한 마음을 내서 절하면 됩니다. 그리고 절을 해서 무릎이 아프면 천천히 하면 됩니다. 건강한 사람이 10분 만에 할 때 본인은 2, 30분에 걸쳐 천천히 하면 관절염에 오히려 좋습니다. 다리가 아픈데 욕심을 내서 빨리 절을 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참회를 해야지, 해내는 것에 중점을 두면 안됩니다.”
“백일기도를 하면서 읽은 경전에, 상실 중에서 가장 불행한 것은 지혜의 상실이며 이는 친지의 상실, 명예의 상실, 재산의 상실보다 더 크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명예나 재산의 상실이야 지혜의 상실보다 작겠지만, 친지의 상실보다 지혜의 상실이 더 크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가족이 상실되면 괴롭지요. 그런데 지혜를 증득하면 그 괴로움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가족이 있어도 괴로운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혜를 증득하면 괴로움이 없어져요. 지혜를 상실하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지혜의 상실을 가장 큰 손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 제사는 불필요하다고 여겼는데, 지인이 ‘제사는 자기정화다’라는 말씀을 듣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부모님 기일 때 경로잔치를 베푸신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재’라고 했을 때는 ‘베풀 재’라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저는 맏며느리로서 제사를 모시고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조상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자신의 정화를 위한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1년에 1번이라도 제사를 지내며 형제간에 둘러앉아서 어머니, 아버지 얘기하며 우애를 나누면 복 받을까요, 안 받을까요? ‘귀신이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를 떠나서 그 자체가 행복입니다.”
“인과법을 알고 있으면, 열심히 일 했는데 들어오는 게 없으면 ‘저축하는 중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별로 한 게 없는데도 들어오는 게 많으면 ‘빚지는 중이구나’라고 이렇게 공부합니다.”
이외에도 몇몇 질문에 더 답을 해주시면서 법회를 마쳤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법문을 위해 오늘 서울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서 단양을 들러서 문경으로 바로 달려오셨습니다. 법륜스님은 분명 단 한 분이신데, 스님께서 소화하시는 일정은 도대체 한 분이 해 낼 수 없을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법문 중에 “저는 흔들리는 차 안에서 자주 자니까 요 깔고 자면 잠이 잘 안 와요. 애기처럼 흔들려야 잠이 와요. 잠은 안 자는 게 아니고, 나눠서 자요. 또, 연습이 되면, 급할 때 한 이틀 안 자도 되고, 시간이 나면 하루 종일 자기도 합니다. 그런 것처럼 ‘꼭 이래야 된다’는 건 없습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차이밖에 없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스님의 ‘과로’ 덕분에(?) 저는 감았던 눈을 뜨고 행복해졌는데…. 저에게 여생의 꼭 하루만 누군가에게 선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스님께 드려서, 겨울잠 자는 곰처럼 주무실 수 있게 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즉문즉설이 끝나고 스님께서는 새로 단청으로 단장한 대웅전 앞에서 수련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다시 행자대학원생들의 인사를 받았습니다.
현재 문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행대 6기 2명, 9기 12명, 10기 4명, 간사 2명, 행자반장, 법사님 총 22명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스님께서는 “젊을 때는 너무 완숙하려고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되, 완숙하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조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몸 사리지 말고 뭐든 열심히 ‘예’하고 자꾸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힘들다 생각하지 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좋은 것고, 일하면 건강에 좋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좋은 일 나쁜 일 따지지 말고 그냥 해봅니다. 모든 것은 다 자기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어떤 고비가 있을 때 그걸 넘겨야 좋음을 알지, 그냥 좋은 것은 없습니다. 뭐든지 숙달이 되어야 좋음이 있습니다. 그렇게 정진하세요.”라며 어떤 마음으로 정진해 나가야 할지 일러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명상원에서 잠시 업무를 보신 후 경주로 출발하셨습니다.
내일은 부산 사하, 양산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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