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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아침 7시 30분부터 숙소에서 조찬 모임이 있었습니다.
조찬모임 후 10시 30분부터는 제주 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하늘은 맑고 어느새 여름이 한걸음 달려와 해를 쨍쨍 비추는 아주 맑은날이었습니다. 법륜스님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 제주도의 한라아트홀에는 700여명의 많은 제주도민들이 모여 스님의 강연을 경청하였습니다.
강연의 시작은 유난히 일찍 온 봄에 찾아왔던 안타까운 사건이었던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에 대해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봄은 왔으되 봄이 오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 상태를 대변하는 듯 한 말씀과 함께 이런 큰 사건과 또는 개인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고,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구체적인 질문과 함께 답해주시겠다며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평소 스님말씀을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신다는 한 분은 큰 병으로 요양 중인 남편이 목사를 만나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로 혹시 다른 종교로 인해 어떤 문제가 생길까 하는 질문을 하시기도 했고, 네 살 자녀의 투정이 심해져서 고민이신 분, 첫 번째 분과 마찬가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을 다스리시는 분이 법문을 들을 때와 실제 화가 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을 참는 것이 힘들다는 고민도 있었고, 아이를 키우며 살다가 늦게야 밖으로 나와서 자신의 앞길에 대해 고민하시던 아주머니,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고 지적을 잘 하는 자신을 고치고 싶다던 분 등 많은 분들이 자신의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셨습니다.
그 중 스님께서 처음 강연을 시작하실 때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된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답변과 함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한 고민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고 불심을 다스리시던 한 아주머니께서 평상시에 운전할 때나 맞지 않는 사람과 부딪힐 때 마음이 불편하고 욱하는 마음을 참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또 참는 것 외에 더 나은 방법이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해 다시 질문으로 질문자의 생각의 오류를 이끌어 내셨습니다. “만약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담배 때문에 몸이 나빠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해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까요?”
스님께서는 자신이 아무리 결심을 해도 그런 욕구는 사라질 수 없다며 답변을 덧붙이셨습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이러한 마음은 생각이 아니라 습관에서 오는 것입니다. 습관에서 오는 것은 나도 모르게 했다, 무의식적으로 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생각이 아니라 잠재된 의식에서 나오는 것, 나도 모르게 무지 상태에서 했다, 즉 의식이 깨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은 무의식에서 나온 것입니다. 내일 소풍을 간다 하면 알람이 울리기 전에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 집니다. 무의식이 영향을 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기가 좋을 때나 굉장히 집중력이 높을 때는 무의식에서 받아 들이기 때문입니다. 하기 싫은데 이해해서 해야 할 때는 의식은 알고 있지만 무의식에서는 거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집중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가 법문을 듣고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의식이 이해한 것이고, 욱하는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것은 습관입니다. 이런 마음, 무의식에서 일어난 것은 통제가 잘 안 됩니다. 습관을 바꾸려면 오래 반복해야 바뀌게 됩니다. 담배를 안 피우는 것도 일정한 기간이 지나야 그 습관이 소멸이 되어서 담배피고 싶은 욕구가 안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결심을 해도 습관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것에 대해 저항을 하게 됩니다.
습관을 바꾸려면 첫째, 결심을 세게 해야 합니다. 불교적으로는 대결정심이라고 합니다. 죽어도 좋다고 이렇게 결심을 세게 해버리면 저항하는 힘이 약해지고 기간이 짧아집니다. 그런데 아무리 결심을 해도 다른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것을 보면 ‘한대만 피울까? 안 피우고 오래 살면 뭐하나?’하면서 나의 의식이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속삭임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죽어도 좋다’는 대결정심으로 일정 기간이 가면 욕구가 점점 사라지고 습관이 사라지게 돕니다.
두 번째, 결심을 하면 자꾸 무너집니다. 그러면 ‘나는 해봐야 늘 안 되더라’고 하면서 자기를 불신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기 불신의 부작용이 생기게 되는데, 그래서 알아차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 ‘안 피우겠다’고 결심을 하지 말고 피우고 싶어 하는 마음자체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화가 나면 ‘화가 나구나’하고 이렇게 다만 알아차리면 됩니다. ‘피우고 싶구나, 화가 나는구나’하고 알아차림이 계속 되면 나중에 저절로 소멸이 됩니다.
누구나 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다 실천하는 건 어렵습니다.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업을 따르는 사람들, 자기의 욕구를 따르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안 되고 이것을 자꾸 이겨내려고 정진 하는 사람들은 경험이 자꾸 쌓여서 저항이적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경험을 자꾸 쌓고 꾸준히 해야 합니다. 아침에 108배 절을 하면서 이런 것들을 반성하고, 놓치면 반성해서 돌아오고 현실에서는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되풀이하면 조금씩 개선이 됩니다.
작심삼일, 그것을 넘기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천배 할 때까진 죽을 것 같아도 다하면 기분이 싹 좋아지는 것처럼 힘든 것도 넘어가버리면 아무렇지 않습니다. 일찍 일어나야지 하고 아무리 결심해도 잘 안 됩니다. 하지만 결심하지 않고 그냥 일어나버리면 일어나지게 됩니다. 결심하지 말고 고민하지 말고 해버리면 모든 고뇌가 없어집니다.
우리는 자꾸 요행을 바라게 됩니다. 우리가 세월호 사건이 나면서 더 이상 돈, 속도, 성장 중심이 아니라 안전중심으로 가야한다고 자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안전중심으로 갈때까지 개인적, 사회적 저항이 엄청 심할 것입니다. 그래서 2-3개월 가다가 흐지부지 될 것입니다. 과거에 이미 그렇게 해왔었잖아요. 그러니 이번에 꼭 바꾸려면 이제까지 살아온 습관, 관성을 이겨내야 합니다.
변화를 위한 행동, 개인이 신호등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서 사회적 관행, 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공부보다 삶의 가치관을 소중히 하는 것을 가르치는 등 그런 것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즉 자기습관을 개선 하려면 강력한 결심을 해야 하고 안된다고 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가벼운 마음으로 계속 한다면 결국 바뀌게 됩니다. 모든 것은 습관이 들어서 생기는 것들이기 때문에 습관을 바꾸는 것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것은 안바뀐다가 아니고 바꾸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세 살 때까지 심성이 생길 시기이기에 엄마가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펴야 합니다. 돈, 음식, 옷이 아니라 아이의 심성은 엄마의 사랑으로 형성됩니다. 그때 씨앗을 잘못 심으면 죽을 때까지 힘들게 됩니다. 과보가 바로 오면 바로 고치지만 과보가 바로 안 오니 개선하기 어렵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고칠려고 하면 어렵습니다. 결심을 단단히 해서 빨리 고치고 싶으면 전기 충격기를 사던지, 아니면 한번 짜증날 때마다 천배씩 절을 하던지 자기에게 벌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충격을 주면 힘드니까 화가 나다가도 쑥 들어가고 그래서 고쳐지게 됩니다. 결심을 단단히 하던지 꾸준히 오래 하던지 빨리 고치고 싶으면 큰 충격을 주세요.”
스님께서는 강연을 마치시며 “우리는 지나가버린 과거를 괴로워하고, 또 오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며 지금 행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든지 지금 바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고 싶으면 행복하면 됩니다. 만약 눈이 보이지 않아 아름다운 꽃과 사랑하는 사람을 못 본다 생각하면 지금 보이는 게 큰 행복입니다. 그러니 지금 이미 행복이 가득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걸 잃어버리고 나면 그때야 울고불고 그때가 좋았다고 자각하게 됩니다. 이번에 세월호 아픔을 보면서 소시민들이 행복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식이 공부 안한다고 난리치다 이제는 교복을 입고 학교 가고 집에 들어오는 것만 봐도 행복하다고 합니다. 그건 원래 행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노력해서 행복을 얻는 것이 아니고 행복한 것을 자각하는 것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행복입니다.”고 하시면서 “행복 찾다가 죽을래요? 행복 하게 살다가 죽을래요?” 라는 질문으로 청중들이 행복에 대해 자각하기를 바라시며 모두의 행복을 빌면서 강연은 끝이 났습니다.
강연후 사인회를 가진 후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한 후 스님께서는 다음 약속이 있는 약천사로 향하셨습니다.
약천사 회주스님이신 혜인스님을 뵙고 순교자 이차돈선사 봉찬대제를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의논하시고 해인스님께서 불사를 하고 계시는 룸비니 동산을 둘러본 후 오후 5시 15분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서울에 도착해서 바로 기획위 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회의는 11시가 넘어 끝이 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평화재단에서 내부회의 및 외부인사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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