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5.3. 워싱턴정토회 부처님 오신날 봉축기념법회

오늘은 워싱턴 정토회에서 스님을 모시고 전체 정토회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부처님 오신날 기념 봉축행사를 하는 날입니다. 오전 10시부터 봉축행사를 시작하는데 오전 9시경에 University of Virginia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법우님이 오는 가을에 세계불교학회에서 스님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스님을 잠시 뵙기를 청하여서 스님께서는 이분과 약 40분정도 미팅을 가졌습니다.

     

10시부터 불기 2558년 워싱턴정토회 부처님 오신날 기념 봉축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봉축행사에는 14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감리교의 홍덕진 목사님, 수도장로교회 이재수 전도사님, 필립보교회 김광훈 목자님, 그리고 한인성당의 신행우 성도님께서도 함께 축하를 해주기 위하여 참석하였습니다.

 

그리고 뉴욕정토회(플러싱법당, 뉴저지법당, 맨하튼법당)의 도반님들도 스님과 함께 하는 봉축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먼거리를 운전해서 왔습니다. 한편 뉴욕/뉴저지 뿐만아니라 버지니아, 메릴랜드, 노쓰캐롤라이나등 법당과 4-5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스님과 함께 하는 봉축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나들이 오듯 오신분들이 많아서 정말로 부처님 오신날 행사가 많은 분들의 잔칫날처럼 좋았습니다.

     

먼저 본행사에 앞서 한국에서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분들들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바로 만중생의 해탈을 염원하며 스님께서 먼저 부처님 전에 향을 올리고 나서 모두 함께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헌공예불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바쁘신 와중에도 미주정토회관을 찾아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봉축법문을 시작하셨습니다. 경전에 적힌 부처님의 탄생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나서, 29살에 출가하시어 상구보리해서 35세에 깨달음을 얻고,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는 80세가 되도록 45년을 쉬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는 하와중생하셨던 부처님의 평생의 삶을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는 두 글귀로 묘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천상과 천하, 즉 인간과 신들을 통틀어서 내가 가장 존귀한 존재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라는 말에는 생명, 자신, 깨달은 자, 이렇게 세가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명을 가장 존중히 여기는 사상, 자신을 가장 중요히 여기는 사상, 깨달은 자를 가장 위대하다고 보는 사상이 담겨 있어, 붓다의 출생은 인권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 붓다이며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존재라는 얘기입니다. [삼계개고 아당안지]는 삼계가 다 괴로움이 빠져있으니 내 이를 마땅히 편안하게 하겠다라는 뜻으로 이것이 바로 구제사상, 구원사상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가 가장 소중한 존재인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괴로움에 빠져있으니 스스로가 붓다임을 깨우쳐서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겠다 이런 의미입니다. 그래서 첫번째 구절은 붓다가 가장 귀중하다, 두번째 구절은 나만 붓다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붓다다, 나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소중하다. 이것은 나에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자리), 남에게도 이익이 되어야 된다 (이타), 스스로 깨닫고(자각) , 남을 깨닫게 해준다 (각타),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상구보리), 아래로는 일체중생을 구원한다 (하화중생). 이런 두 개의 수레바퀴로 불교사상이 정립이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그 분의 삶을 압축적으로 설명한 글귀입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어서 세월호 사고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학생들이 많이 희생되어서 안타깝고, 답답하고, 화가 나고,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생기고, 아직도 실종자들의 상태가 최종적으로 확인이 안되니까 아픔이 훨씬 길어지고 있는 이런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이런 일이 간혹 일어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슬픔, 괴로움, 분노에서 못 벗어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에도 괴로움에 빠지지 않는 길, 슬픔에 빠지지 않는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번 사고에서 볼 때도, 첫째는 사고가 안 생겨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면, 배 자체도 무리하게 구조변경을 했고, 운행도 무리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둘째, 사고가 났을 때에는 신속하게 대피를 해야 희생을 최소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피훈련도 안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책임지고 대피시켜야 할 사람들이 전혀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문제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사고가 안 나면 훈련받는 사람이나 안받는 사람이나 결과가 똑같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면 훈련받은 사람과 안받은 사람은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납니다. 수행도 이와 비슷합니다.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때 수행자는 거기에 함몰되거나 빠지지 않는다는 것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세월호 같은 일도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희생자 개개인에 대해서는 상구보리의 관점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도 수행적 관점을 갖게 되면 훨씬 더 슬픔이 줄어들고 그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사고 위험율을 줄이려면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여 앞으로는 배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불법 증축 및 구조변경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과적하지 않도록 운항에 대해서 검사가 충분히 되어야 할 것이고, 안전한 운행 매뉴얼등이 있어야 될 것이며, 사고 났을 때를 대비한 대피 훈련등이 충분히 되어야 합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직업윤리의식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선장, 선원도 사람이니까 그들 개인이 도망가고 싶다는 것은 인정해야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훈련받은 사람이니 훈련받지 않은 승객들을 먼저 대피시키고 본인들이 제일 마지막에 대피해야 한다는 직업윤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직업윤리의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만 이런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개인 윤리의식과 직업 윤리의식을 혼돈합니다. 그 선장 개인이 착했느냐 하는 문제와 그 사람이 선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는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런 것은 그 사람이 그 직분에서 다 해야 할 직업윤리를 가지고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짧은 시간에 압축 성장을 했습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죽기 살기로 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고도성장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계속 이런 관점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후진국형이라고 할 만한 재난사고가 계속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삶의 가치를 돈 중심, 성장 중심에서 사람 중심, 생명 중심, 안전 중심으로 바뀌어줘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서 이 사회에 큰 변화가 온다면 이 분들의 희생이 더 많은 수많은 희생을 멈추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희생을 유의미하도록 할것이냐, 무의미하도록 할것이냐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가족들을 위로하고 우리가 같이 아파하는 게 우리가 첫번째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문다면 이런 사건은 계속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처럼, 위로하고 아파하고 같이 해결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개선하는 쪽으로 국민적인 에너지가 모아져야 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이렇게 예기치 않은 일이 늘 일어나게 되는데, 이럴 때도 내 삶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가 붓다의 가르침에 가장 중요한 초점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의 행복을 위해서 또 우리사회의 보다 나은 공동선을 위해서라도 이런 마음공부를 하는 것이 좀 더 필요합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우리에게 마음공부를 하는 좋은 길을 열어주신 부처님을 기리는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시면서 봉축법문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스님의 기념법문에 이어서 아기 부처님을 씻겨드리는 욕불의식과 미래세에 부처가 되리라는 마정수기를 스님께 받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까지 모두들 기쁜마음으로 욕불의식도 하고 스님께 수기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 공양 올린 기쁨을 모든 영가님께 회향하는 천도재를 올리고 행사를 마무리하니 1시가 조금 지났습니다.

     

오늘은 특히 좋은벗들과 평화재단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스님 워싱턴방문때 마다 통역봉사를 하고 외국인 즉문즉설 강연을 할때면 통역봉사를 하고 있는 제이슨 림이 가족과 함께 미주정토회관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지난 2013년 정토행자대회에서 마련된 특별상을 제이슨림에게 오늘 직접 전달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워싱턴정토회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콩나물 비빔밥으로 오늘 행사에 참석하신 많은 분들과 함께 식사도 하시고 인사도 하셨습니다. 곧 이어서 많은 분들이 스님책을 구입하여 사인을 받기 원하셔서 바깥에서 책사인회도 하였습니다. 책사인회를 한 후에는 남아있는 자원봉사자들과 뉴욕정토회 신도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뉴욕정토회에서 오신 신도님들과 둘러앉아 안부도 묻고 오랜만에 모두들 스님께 인사도 드리고 잠시 담소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에 스님께서는 다시 행장을 꾸려서 LA로 가기위해 짐을 들고 내려오니 설겆이, 청소등 뒷정리를 하던 워싱턴법당 식구들이 법당에서 스님께 삼배로 배웅인사를 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10월에 보자고 하시면서, 적은 인원으로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또한 오늘 행사를 보시고 나서 조금 부족했던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셔서 내년에는 더 멋지게 행사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법당에 남아있던 분들과 인사를 마치고 스님께서는 공항으로 출발하여 오후 551분 워싱턴덜레스 공항에서 LA행 비행기를 타고 LA로 출발했습니다. 내일은 LA 정토수련원에서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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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스님, 감사합니다.

2014-05-05 10:14:42

암밤람함캄

불법은 대충 자신의 생각으로 이랬으니 저랬으니? 끼워 맞춤이 없습니다. 복 없는 사람의 마음은 죄송하지만 넌 복이 그거 밖에 안 돼! 냉정한가? 복을 지어야 합니다.(봉사 등등) 내가 봉사했는데, 기도했는데 그러면 한번할 일 10번 20번 해야 앞에 한번 한 얘기가 된다. 제가 백번을 봉사하고도 한 번도 봉사한 적이 없군요가 되어야 복이 쌓인다.복? 공덕?ㅎㅎㅎ말이 수상하네 ^^;;

2014-05-05 07:15:17

전해종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05-05 0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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