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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오전 7시부터는 오는 5월29일 용성심포지엄에서 사회, 발표, 토론을 맡으실 교수님들과 조찬 모임을 가지시고 용성조사님께서 부처님의 정법을 계승하여 전파하시면서 한편으로는 당시의 시대적 과제였던 독립운동에 헌신하셨던 내용이 제대로 밝혀지고 알려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당부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는 성북구민회관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강연 준비를 위해 모인 봉사자들의 움직임이 조용하지만 일사분란하게 시작됩니다. 가까이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 있기는 하지만 굽이굽이 언덕이라 찾아오기 쉽지 않은 이곳에 많은 분들이 참석할까하는 우려도 잠깐, 속속들이 청중이 좌석을 채웁니다.
700석을 가득 메우고도 더 많은 청중들은 무대밑 바닥과 계단을 점령하였습니다. 약9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석자들은 힘찬 발걸음으로 무대에 오른 스님을 큰 박수로 맞이하였고, 스님께서는 강의에 앞서 세월호 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생환을 바라는 기도를 제안해 대중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모두 여덟 분이 스님께 고민을 내어 놓았고 스님께서는 답을 해주셨습니다.
바로 위 선배가 직장 상사께 자신의 험담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화가 나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20대 여자 간호사분의 고민, 남편이 집 마련하시라고 어렵게 대출해서 드린 돈을 사양도 않고 받으시는 시부모님에 대한 미운 마음을 털어놓은 50대 주부, 남편에게 생활비를 타 쓰는데, 질책 받지 않고 필요할 때 편하게 말하길 바라는 30대 주부, 최선을 다해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부탁한 젊은 청년, 4년 전 어머니 돌아가신 후 거의 매일 어머니 꿈을 꾼다는 자매들의 고민, 부모님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하는 친구를 말리고 싶은 20대 여자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되고 만족스러운데 세상에 유익하며 부자가 되는 방법을 여쭌 젊은 여자분, 일본으로 가 결혼하고 살다가 암에 걸려 이제는 자신을 위해 살고 싶은 60대 주부의 사연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젊은 청년분의 고민을 소개합니다.
“스님은 타고난 운명을 믿으시는 지, 타고난 인생이 그렇다면 거기에 순응해서 살아야 하는지요? 그리고 어느 인생이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지만, 성공하기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은데, 그런 사람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인생에는 정해져 있는 부분과 정해져 있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키가 커진다 해도 3미터 이상은 못 크고, 아무리 오래 산다해도 200살 이상은 못삽니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백미터를 5초 안에는 못 달립니다. 이런 건 정해져 있지요.
그런데 ‘당신은 백미터 달리기를 15에 할거야’ 이런 건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10초, 아무리 늦게 달려도 30초 그 사이에 빨리 달리는 사람도 있고 늦게 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엇이 실패고, 무엇이 성공입니까?
욕심을 많이 내면 실패의 충격이 크고, 욕심을 적게 내면 실패의 충격이 덜한 것입니다.
여기 있는 분들은 다 성공한 인생입니다. 생명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생존입니다.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 건강하다는 것이 큰 성공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달라집니다. 우리나라 재벌 중에 2등 하는 것은 성공입니까, 실패입니까? 1등하고 비교하면 실패지만 실패라고 볼 수 없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정해진 게 없어요, 상대적인 겁니다.
꿈을 꿀 때 허황되게 꾸기 때문에 실패라는 게 있는 것입니다. 올림픽 경기를 보다가 백미터를 9초 8에 뛰는 사람을 보고, 멋있다며 1년을 연습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뛰어보니 25초인 사람이 목표를 23초로 하고 두 달 연습하면 가능합니다. 작은 꿈을 꾸면 성취를 하게 되고, 성취를 하게 되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러면 좋은 에너지가 나오고 기쁨이 생깁니다. 이 기쁜 에너지로 손님을 대하면 장사도 잘됩니다.
욕심을 내고 목표를 크게 잡으면 ‘안되네, 또 안되네’ 하며 ‘나는 안되나봐 이게 내 운명인가봐.’라며 좌절합니다. 작은 꿈을 꾸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성취를 토대로 다시 꿈을 꾸고 도전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매일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것부터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중간중간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했던 질문자는 예를 들어가며 차분히 이끄시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마지막엔 힘찬 감사 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이외에도 사람들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 스님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하셨습니다.
성북 강연을 마치자마자 바로 평화재단으로 와서 제6기 여성리더십아카데미에서 어제와 같은 ‘통합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4시에 한번의 미팅을 가진 후 간단히 저녁공양을 드시고 7시부터 구로구민회관에서 강연을 하셨습니다.
강연에 앞서 구로구청장님과 간단히 차담을 한 후 강연에 들어섰습니다. 구로구청장님은 가족과 함께 세계여행을 하실 때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 들러 봉사도 하셨던 분이라 함께 수자타아카데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미리 도착해서 행사를 준비하는 활동가들이 여럿 계셨는데 그분들의 모습이 어찌나 친절하고 환한지 무주상보시가 따로 없다 싶었습니다. 약속된 7시가 되자 대강당은 600여명의 청중들로 2층까지 꽉 들어찼습니다.
법륜스님의 인기도를 가늠할 수도 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힐링을 필요로 한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바깥의 날씨는 따뜻한 봄인데 마음은 한겨울같이 서늘하시다는 말씀으로 첫머리를 풀어놓으시고는 바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침묵기도를 올리셨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훈련을 받는다는 것!’과 ‘또 수행을 한다는 것!’ 이 둘이 서로 똑같다는 스님의 말씀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제대로 훈련받지 않아 300여명의 희생자가 생긴 것처럼 수행을 게을리하다보면 개인적으로 그만한 댓가를 치를 것이 뻔하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입니다.
스님의 말씀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겠다 싶을 때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질문자로 나선 여덟 사람의 가슴 아픈 사연은 이랬습니다.
친자식이 아닌 초등학교 6학년생 아들이 밉고 자꾸 괴롭히고 싶다는 38세 엄마의 속마음, 책을 읽다보면 가슴 뛰는 일을 해라, 꼭 하고 싶은 일을 해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남자, 전교 1~2등짜리 아이들이 가는 기숙학원에 딸을 보냈다가 심적 부담으로 정신질환을 얻게 만들었다는 엄마의 반성, 아들이 9살 때 이혼했는데 그 아들이 커서 엄마를 억압하고 의존해서 무섭다는 어머니의 하소연, 자신이 벌어둔 돈을 엄마가 빚 갚는데 다 써버렸다며 엄마가 밉고 원망스럽다는 딸의 이야기, 게임중독에 빠져 있는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의 고민, 초등3학년 때 성폭행당하고, 친부에게는 매 맞고 억압당한 기억으로 정신과 질환을 앓고 있는 삼십대 여자 이야기, 어머니께 버림받은 느낌이 든다는 젊은 남자의 고통 등 여러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그 때마다 스님께서는 상처를 어루만지듯 다독여주셨지만 때로는 작은 잘못으로 태산 같은 과보를 받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질문 중에 많은 사람들의 촉을 세우게 했고, 박수가 많이 터졌던 내용을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28살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해서 38살이 되었는데 꼭 해보고 싶은 일이라면 10년이 지나더라도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또 이런 행동이 어머니께 불효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면 불효가 아닙니다. 어머니는 어머니 인생이고 나는 내 인생입니다.”
“7급 공무원 공부를 했는데 안되니까 점점 낮춰서 10급 공무원에 도전했는데도 안되었습니다. .” 이 말을 들은 스님께서는
“그것은 공부는 소질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소질 없으면 그만둬야지. 계속 미련을 가지면 안됩니다. 내가 이 목소리 가지고 10년 노력한다고 가수가 될 수 있을까요? 운동을 죽어라고 한다고 운동선수 될 수 있을까요? 못됩니다. 내가 운동선수, 가수, 미술가가 못 되어도 나는 내 인생이 있습니다.” 라고 스님께서 간단하면서도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않도록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자 질문자는 계속 본인이 하는 일에 미련이 있는지 “책에서 보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가슴 뛰는 일을 해라. 좋아하는 일을 해라입니다.”
그말을 듣자마자 스님께서는 대중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에 오신 분들 중에 지금 자기가 하는 일이 너무나 좋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고 가슴 뛰는 일을 하는 사람, 손들어 봐요!”라고 하니 손을 드는 사람이 없으니 스님께서는 “봐요, 한사람도 없잖아요.”라고 하시며 일반 사람들이 현실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시니 참가한 대중들은 스님의 말씀이 공감이 되는지 모두 크게 웃기만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10명 중 9명은 밥 먹고 살기 위해서 그저 월급만 주면 뭐든 하고 있습니다. 가슴이 팍팍 뛰고 재미있고 밤을 새도 즐겁고, 괜찮은 일을 하는 사람은 100명 중에 1명도 안 됩니다. 현실에 없는 그런 걸 자꾸 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그렇지 않는 99명을 죽이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지금 말 하는 것이 재미있고, 스님노릇 하는 것이 가슴이 팍팍 뛰는 줄 아세요? 나도 안 그래요. 처음 보자마자 가슴이 뛰고, 계속하고 싶어 하는 것은 마약하고 술같은 중독성 물질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일은 어떤 것이든 오래하면 할 만해집니다.
나도 처음에는 정말 스님되기 싫었는데 한 40년 정도 오래하니까 할 만해요. 지금 잘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우선 밥벌이 되고 수입 되는 거 몇 가지 하다보면 그래도 할 만한 일이다 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꾸준히 하다보면 재미가 붙어요. 일반적으로 스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염불이고 두 번째는 뭘 봐줄 줄 알아야 되고, 세 번째는 한문을 잘 알아야 됩니다. 그런데 전 염불도 할 줄 모르고, 뭘 봐 줄 줄도 모르고, 한문도 몰라요. 일반 스님 속에 들어가면 난 중도 아닙니다. 비록 나는 그런 재주는 없지만 상담해준다던지 어려운 사람 도와준다던지하는 다른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가슴 뛰는 그런 얘기만 하지 말고 ‘밥만 먹고 살 수 있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라고 해보세요.”라고 스님께서 자신의 밥벌이가 먼저이니 그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하니까 질문자는 지금도 본인의 생계는 책임지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주 간단명료하게 “먼저 밥벌이를 하고 그 다음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뭐든지 하면 됩니다. 도덕적으로, 법률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 아니면 무슨 일을 해도 아무 죄가 안됩니다. 해보세요” 라고 질문자의 질문에 힘을 실어주고 격려해주니 질문자는 환하게 밝아진 표정으로 큰 소리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스님께 감사를 표했습니다.
가슴 뛰게 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1%도 안 된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크게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유쾌한 감정으로 통쾌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법륜 스님 즉문즉설의 한결같은 매력인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강연을 마치자 마자 내일 청년학교 학생들과 경주 불국사 순례와 강의가 있어서 바로 두북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내일은 오전 경주 불국사 순례와 즉문즉설을 한 후 서울로 저녁에서 세월호 사고의 아픔에 동참하는 제등행렬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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