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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7시 30분부터 ‘북한현실과 이해’ 모임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전문가분들과 세월호 사고에 대한 말씀들을 주고받으셨습니다.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정부의 대처는 어떠했는지, 사람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등에 대한 말씀들이 오갔습니다. 한 분은 너무 더딘 구조작업을 보고, TV에서 무슨 군사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최첨단장비로 못 뚫을 게 없어 보이던데, 실전에서는 왜 아무 것도 못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가슴 아픈 현실에 공감하며 본격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국방부에서 발표한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을 강화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인데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가 되지 않겠냐고 전망했습니다. 남북한 관계가 잘 풀리면, 미국이 추진하는 한미일 삼각동맹의 명분이 약해지니까 미국으로선 6자회담 재개 등 북핵문제 해결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사회각계 인사들과 성명서 작업을 하시는 등 만나는 사람 누구든 이 문제에 지혜를 모아달라고 설득하고 요청하셨습니다.
오늘 북한현실모임의 전문가들에게도 의견을 구하고 집중적으로 논의 하다보니 평소보다 30분이나 더 늦게 모임이 끝났습니다.
이어서 10시부터 JTS 활동가들과 간담회가 있었고, 이후에도 2번의 모임을 더 가졌습니다.
저녁공양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평화재단에서 제10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평리아)에서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었습니다. 평리아는 강연 6주차라서 그런지 강연장 분위기도 부드럽고, 날씨도 완연한 봄날입니다. 스님께서도 그렇게 날씨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올 봄은 유난히 따뜻합니다. 그런데, 봄은 오되, 봄은 오지 않았다는 말처럼 계절은 봄인데, 우리 마음은 지금 서늘한 늦가을, 아니 얼어붙는 한겨울 같습니다. 세월호 비보에 안타깝고 착잡한 마음이었다가, 화가 났다가, 슬펐다가, 여러 감정이 올라옵니다. 구호 활동에 애를 쓰는데도 성과는 없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저도 이런데 가족들은 더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라고 하시며 오늘도 유가족과 사고 관계된 모든 분들을 위해 잠시 침묵기도를 올리고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사회의 크고 작은 갈등을 어떻게 볼지, 사회통합은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를 진단하고 해답을 찾는 데 과거 성공사례, 실패사례를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경주 역사기행을 가서 여러분과 종일 현장을 둘러보고 얘기도 나누며 과거 역사의 통일 사례의 장단점을 보고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어떤 케이스에 가까운가를 살펴보는 공부하는 겁니다.
한국사회가 갈등이 많은데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입니다. 정부기구를 봐도 국민통합위원회와 같은 기관이 꼭 있습니다. 노사, 지역, 좌우, 남북 통합 얘기가 많이 나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분열되어 있고 사회의 안정성을 해칠 정도로 갈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열, 갈등을 치유해 통합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과제입니다.
갈등을 줄이려면, 첫째,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무의식은 항상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가는 사람과는 다르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에 갈등하지 않지만, 부부끼리는 자기 기준에서 서로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하는 겁니다.
둘째,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는 겁니다. 인정과 이해가 기초가 돼야 갈등이 줄어들고 화합이 가능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은 저럴 수 있겠구나 생각한다면 다름이 조화를 이루게 됩니다. 다른 말로 다양성이라고 합니다. 다양성은 풍요롭습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원수와도 화해가 가능합니다. 부부도 갈등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는 인식상의 오류에서 생기는 것이고, 인식을 올바르게 한다면 싸움을 멈추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습니다.
셋째,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바탕위에서 대화를 하면 서로 합의해서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거나 서로 받아들이면 합의가 되는 것이고, 곧 화합하는 것입니다. 인정과 이해를 기초로 한다면 여러 통합의 방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를 불교에서는 중도, 유교에서는 중용이라고 합니다. 유교에서 쓰는 용어는 정치적 측면에서, 불교에서는 수행적 관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도는 ‘정도’입니다. 즉, 가장 바른 길을 뜻합니다. 중도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금강경에서도 ‘정함이 없는 법’이라 하여 ‘무유정법’이라 부릅니다. 다른 용어로 ‘공’입니다. 시공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무유정법’이 시공간이 주어지면 ‘바른길’이 생깁니다. 핵심은 시공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선 절대적 옳고 그름은 없지만, 시공간이 정해진 상태에선 상대적 옳고 그름이 생깁니다.
갈등은 해결 불가능한 게 아닙니다. 갈등은 치우치기 때문에 생깁니다. 우리 사회에는 ‘화쟁’이 필요합니다, ‘쟁’이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삶의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쟁을 중도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예를 들어 보면, 4대강 문제에 대해 개발, 환경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입장에서 갈등했습니다. 개발론자들은 4대강 사업이 ‘대박’이라고 주장했지만 반대론자들은 ‘쪽박’이며 환경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반대했습니다.
이 갈등의 본질은 환경, 개발이 아닌 민주주의 문제입니다. 이런 갈등은 저개발국가에서는 개발론자가, 독일에서는 환경론자가 이겼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간쯤이라 의견 대립이 팽팽합니다. 민주주의는 절대선, 절대악이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게 민주주의이며 그것이 중용입니다. 팽팽할 때는 합의하면 됩니다. 4대강 중 하나의 강에서 먼저 해보고 결과를 살펴 다른 강에도 확대할지 결정하면 됩니다. 아니면 4대강을 각각 일부 구간만 먼저 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것도 하나의 타협안이 될 수 있습니다.
타협이 나쁜 게 아닙니다. 일제시대, 독재시대를 거치며 타협을 나쁘게만 생각했지만, 민주주의의 핵심은 타협입니다. 이런 과정을 이끄는 게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경제 상황이 나아졌는데도 같은 방식을 고수하다보면 이런 권위주의에 저항이 발생합니다. 민주화 투쟁을 할 때는 타협없이 목숨걸고 싸운 사람들이 신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투쟁의 리더십이 민주화시대의 리더십입니다.
산업화, 민주화시대 다음 시대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아직도 옛 성과에만 집착하는 양 진영이 팽팽히 맞서 있습니다.
우리는 산업화시대, 민주화시대의 성과와 한계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제3의 리더십, 곧 통합의 리더십을 추구해야 합니다. 남북이 하나되며, 지방자치가 발전하는 분권형 통합국가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분권형 통합국가는 다연방국가의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민주화의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생산뿐만이 아닌 분배의 공정성을 이뤄야 합니다. 기회 균등, 공정한 경쟁, 분배의 공평성이 핵심입니다. 앞으로는 ‘나를 따르라’가 아닌,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며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합니다.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에게 안전망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경제민주화, 사회안전망 구축을 이룩해야 복지국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성장론자들은 원자력발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환경, 안전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원자력발전을 반대합니다. 이것 역시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정부가 어느 쪽을 편들지 말고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면 됩니다.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투표, 여론조사의 방식으로 결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합의점을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통합의 리더십이고, 통합의 원칙은 중도, 화쟁사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흑백논리는 안 됩니다. 타협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게 중용, 중도의 논리입니다.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두가지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 객관적 사실이 아니면 안 됩니다. 둘째 다수가 지지해야 합니다. 첫째 원칙을 ‘타당성’ 둘째 원칙을 ‘보편성’이라고 부릅니다. 진리는 타당성과 보편성을 갖춰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갈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머리가 복잡하지, 세상이 복잡한 게 아닙니다. 머리로 이해 안되면 복잡하다 하고, 이해 되면 단순명료하다고 합니다. 현실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보편타당한 방향을 잡아가야 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한다면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동의 번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 새로운 시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2008년 이후에는 중도 통합의 시대로 가야하는데 오히려 개발론자에게 치우친 상태입니다. 북한을 다룰 때도 어떻게 다룰지 남한내에 합의가 안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대립과 갈등이 아닌 통합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갈등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러한 현실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 이러한 갈등을 조정, 해결해 나가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라고 말씀해주시고 나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시국이 시국인 만큼 세월호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습니다. 이러한 세월호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번 사건은 누구 한사람의 잘못이기 보다는 우리가 성장이나 효율을 우선시 하면서 생김 문제이고, 또 이러한 문제를 감정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법에 맞게 처리되어야 한다며 비록 이러한 불행한 사건이 있었지만, 여기서 실의에 빠지기 보다는 이것을 교훈 삼아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점등을 파악해서 조정해 나가고, 법 질서를 확립하는 등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야 된다고하시면서 이번 사고가 그저 참사로 끝나지 않고, 깊은 반성과 참회로 더욱 건강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하시며 마무리 하셨습니다.
이렇게 평리아 강연을 마친 후에서 1번의 미팅을 더 가진 후 12시 가까이가 되어서야 정토회관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내일은 성북구, 구로구 강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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