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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도권 정토불교대학 주간반 경주남산순례가 있었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불교대생들은 모두 6개 코스로 나뉘어서 남산을 올랐고, 스님께서는 또 다른 코스를 점검하기 위해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제보다 조금 더 일찍 나서셨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코스를 답사하고 빨리 내려와서 어제 함께 모여 밥을 먹고 모임을 가졌던 솔숲을 좀 더 정리하기 위해서 톱과 낫을 챙겼습니다.
오늘은 어제와 비슷하게 새갓골로 올라 열암곡 석불좌상으로 가지 않고 반대쪽 길인 암조암 골로 올랐습니다. 이 길도 새롭게 가보는 길인데,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지 지도를 보면서 그리고 길을 확인하면서 올랐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파손된 불상조각들이 모아져 있는 절터를 지나 어제보다는 가파른 길을 20분 정도 오르다 보니 무너진 탑과 절터가 보였습니다.
이 절터에 누군가가 묘를 쓰기 위해 일부러 탑을 무너뜨린 것이었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탑의 잔해들을 보니 규모가 제법 컸던 것 같았고 스님께서는 이 폐탑이 있는 앞이 넓은 절터인데 산 중턱에 이렇게 넓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탄하시면서 정말 절터가 좋다고 하셨고 우리들도 처음 보는 이곳이 편안해 보이고 좋았습니다.
절터를 떠나서 다시 정상으로 오르다 보니 심수골 여래좌상이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다시 옆길로 내려가니 목이 없어진 불상이 있었습니다. 여기를 참배한 후 다시 길을 되돌아 올라가 어제 갔던 봉화대를 지내 산 정상에서 휴식을 취한 후 칠불암으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산정상에서 칠불암을 내려다 보니 아직 여기로 오는 사람들이 도착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칠불암을 향해 내려오다 신선암 부처님을 참배한 후 밑의 칠불암을 바라보니 이제 사람들이 도착해서 염불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칠불암으로 내려오니 막 염불을 끝낸 대중들이 스님을 보자 반가워했습니다. 이곳 칠불암은 스님께서 고등학교때 절에 들어오신 후 불심도문 큰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수행정진한 곳이기도 합니다.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힘들게 칠불암을 올라간 불교대학 학생들에게 스님께서도 반갑게 맞아 인사해주시며 순례를 잘하라 말씀하시고 칠불암 스님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길을 재촉하여 떠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걸음을 서둘러 내려와서 염불사지를 지나 전체가 모이는 통일암 솔숲에 도착하자마자 낫과 톱을 꺼내 들고 죽어서 늘어진 가지나 사람들이 다니기에 방해 되는 가시나무들을 쳐냈습니다.
어제보다 장소가 훨씬 더 넓어 보였습니다. 장소를 어느정도 정리하고 난 후 스님께서는 대중들이 내려오면 인사를 하며 마중을 하기 위해 공양을 먼저 드셨습니다.
공양을 드신 후 대중들을 맞이하기 위해 입구에 서서 오는 모든 분들에게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남산을 순례하고 내려와 점심공양 할 넓은 솔숲에 도착하였을 때 반갑게 맞이 해주시는 스님의 모습에 불대생들은 당황하면서도 반가워 스님의 모습을 휴대폰에 담기도 했습니다.
모든 참가자들이 공양을 끝낸 후 스님의 감로 법문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스님께서는 “남산에는 43개의 골짜기에 절터가 150여개, 불상이 120여개, 탑이 100여개 등 총 700여개의 문화유산이 있는 자연 박물관이자 노천박물관입니다.”라며 경주남산의 두 봉우리 수리산과 금오산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해주시며 그 산을 끼고 있는 계곡과 남산에 산재해 있는 절터 불상 탑등 많은 유적지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한 불교대학 학생들이 산행한 코스에 대한 내용을 잔잔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라가 어떻게 불교를 받아들이게 되었는지 또한 귀족불교와 민중불교의 입장에서 신앙의 차이에 대한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남산에 산재해 있는 불상이나 탑들은 주로 민중들이 그들의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부처의 모습이 민중들의 민족신앙과 불교가 합쳐져서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남산의 부처님들은 만질 수 있고 굉장히 친근한 모습으로 자연속에서 민중들의 부처님을 나타내주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산의 유적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신 후 스님께서는 불교대학 학생들에게 불교대학을 열심히 잘 다닐 것과 기도를 하루도 빼먹지 말고 매일 해야 한다며 부지런히 수행정진 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이어서 간단하게 즉문즉설로 몇분의 질문에 답을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렇게 즉문즉설로 궁금증을 풀어주시고 시원한 솔숲을 나와 염불사지로 이동했습니다. 염불사지에 도착해서 약 20분간 함께 염불정진을 한 후 오늘 수고하신 분들을 소개하며 함께 감사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오늘 남산순례의 회향식을 하고 쌍피탑을 거쳐 통일전에서 마무리 하였습니다. 오늘 스님과 함께 한 남산순례는 봄꽃과 나무들의 새순들을 감상하며 마음에 위안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진달래와 연달래를 보면서 이 봄이 참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면서 법륜스님과 함께해서 이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저녁 7시부터 울산 동구청에서 강연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 동구청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공양을 하고 목욕을 한 후 강연장으로 향했습니다.
동구청 강당은 기본 400석의 강당 좌석이 강연 30분전에 벌써 700여분의 사람들이 강당을 꽉채웠습니다. 강연장에 들어선 스님께서는 마룻바닥이 좋다고하시며 서 있는 사람들에게 강단으로 올라오시라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자꾸 사진만 찍으면 어쩌냐고 우스개 소리를 하시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와주신점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오전에는 경주 남산순례에 참석하시면서 소풍온 듯 멋진 하루를 보냈다고 하시면서 보통 저녁 못먹고 강의할때가 많은데 오늘은 자장면 한 그릇을 먹었다며 행복해 하시는 스님의 말씀에 소박한 스님의 모습을 뵈는듯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인생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해주셨습니다. “100m를 20초에 달리는 사람이 10초를목표해서 매일 운동한다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소원 성취 못한다고 스스로 자책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19초를 목표로 하면 목표달성을 할 수 있습니다. 안될 수도 있지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세우게 되면 대부분 달성을 하지 못하고 남에게 신뢰도 주지 못하며 자기 자신에게도 믿음을 주지 못합니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욕심이 많아서입니다.
내인생의 성공은 첫째, 현재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도 지금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자신에게 좀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살기는 사는데 좀 더 행복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이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를 하며 사는 것입니다. 나와 남편이 다르고, 나와 아이의 입장이 다릅니다. 남을 이해하면 내가 편하고, 욕심과 고집을 내려놓으면 훨씬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이해해도 잘 안되는 것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자기중심적 습관이 몸과 마음에 배여서 그렇습니다. 습관이란 자동으로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일어납니다. 모든 것은 무지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순간순간 알아차림을 살피고 항상 깨어있는 삶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행복도 준비하는 만큼 얻어지는 것이며 매사에 집중하고 순간을 포착하듯이 깨어있는 생활이 현재를 좀 더 행복하게 사는 길입니다.”
오늘은 모두 9분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남자친구가 부모님으로부터 정신적, 경제적으로 독립되지 못해 결혼이 망설여지는 분, 게임만 하는 오빠와 할머니의 지나친 간섭 때문에 힘들다는 분,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고 하면서도 보상심리나 억울함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나는 남을 돕거나
하는데 지인들은 왜 남을 돕느냐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분, 아들이 고1에 입학하고 한달전 자퇴를 하고 집에서 공부하면서 검정고시를 치고 대학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딸이 결혼한 지 3년이나 되었는데 사위와 계속 싸우는데 궁합이 안좋아서 그런것인지, 30살의 직장인인데 일과 사랑에 대해 고민이 많은 분, 대한민국의 거시적인 발전 전망에 대해, 그리고 스스로도 나라에 도움이 되고 좋은 세상에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묻는 분, 고3인데 강박증이 있고 자꾸 자신을 못 믿게 된다는 여학생 등이 스님께 고민을 내어 놓고 답을 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30대 직장인이 전공이 맞지 않아 정신적으로 힘들고 부모님의 농사를 돕고 싶다는 생각과 착한여자와 잘난 여자중에서 어떤 여자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첨부터 재밌고 취향에 맞는 일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자마자 좋은 것은 쾌락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마약이나 게임은 첨부터 좋지만, 그 외엔 익숙해야 좋아집니다. 고비를 넘어야 좋아집니다. 최소한 3년은 해봐야 합니다.
선택의 길은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사람은 누구나 제 스스로 밥 벌어먹고 살아야하니까 전공도 했고 5년 가까이 직장에 다녔으니까 그래도 다른 일보다는 현재의 직장이 낫습니다. 대기업에서 힘이 들면 승진을 포기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정해진 규칙에 다만 충실하면 됩니다.
다른 하나는 농사가 좋으면 부모님 도우며 차라리 농사일을 하는 것이 낫습니다. 먼저 내가 무엇이 좋은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을 한 후 결혼을 고려해야 합니다. 결혼보다 우선 진로부터 결정지어야 합니다. 결혼대상자도 농사를 함께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질문자가 대기업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조그마한 회사를 다니거나 파트타임으로 전문적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자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삶이 갈수록 자기가 주인공이 못되고 자신의 주변에 얽매여서 자기가 지치게 됩니다.
적어도 결혼할 사람이라면 사람을 봐야지, 껍데기만 봐서는 안됩니다. 본인 역시도 착한여자일까 잘난여자일까 따지는 것 보다 내가 상대에게 적합한가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사람을 안 보고 껍데기만 보고 수단으로만 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는 것입니다. 무조건 나한테 동조하라는 게 아니라 토론을 하면서 이렇게 대화가를 될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직장은 좀 더 검토해보고 퇴사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답변을 들은 질문자가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답을 하니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듯이 웃으며 박수로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어서 “어떤 전공을 하든, 뭘 선택하든 지나고 보면 사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과잉선전하면 처음에는 효과가 있지만 기대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본인이 부담되고 피곤해집니다. 쓸데없이 과잉선전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에서 기대를 크게 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기대를 작게 하면 만족도가 커집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입니다. 모든 건 영원히 성장하는 게 없고 성장하다가 정체되다가 기우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리 정신을 차리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거품이 일면 내 손해입니다. 내 삶의 자유가 속박 받는 것입니다. 내 수준을 체크하면서 자기가 부족한 줄 알면 세상이 칭찬해도 거기에 들뜨지 않습니다. 그래야 자기가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같이 살면서 좋은 사람은 역할분담을 해 주는 사람이 좋습니다. 역할 분담을 해 주지 않으면 오래 살기 힘듭니다. 서로가 서로의 역할을 인정하고 역할분담을 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라며 우리가 어떤 일을 해 나갈 때, 어떤 사람을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셨습니다.
이렇게 강연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두북 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어제 오늘 경주남산을 순례 하시고 오늘은 저녁 강연까지 하시는 모습에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내일은 두북 어르신 나들이가 있습니다.
경주남산순례는 김순주님이, 울산 동구청 강연은 울산법당 김외선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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