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4.7.김천, 길벗 강연

 님께서는 어제 두북에서 서울로 와서 기획위 회의를 마치고, 오늘은 새벽 630분에 김천으로 출발했습니다. 김천 강연전에 직지사를 들러 참배했습니다.

아직 직지사에는 벚꽃이 만발하였고, 자목련이 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중이었습니다. 대웅전, 비로전등을 참배하고 경내를 둘러 보았습니다. 직지사를 방문한 몇몇 분들은 스님을 알아보고 인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직지사 경내를 나와 공원을 둘러 본 후 강연이 있는 김천문화예술회관으로 향했습니다.  

김천문화예술회관에는 아침 8시부터 김천 법당을 중심으로 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설레는 마음으로 강연 준비를 하였습니다. 입장 전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김천 문화 예술회관에서 1030분부터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400여 청중들의 환대를 받으며 무대로 입장하셨습니다.  

벚꽃이 활짝 핀 좋은 봄날입니다. 예전보다 봄 기온이 높아서 꽃이 일찍 피었어요. 따뜻한 봄날 여러분들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밖은 봄이 왔는데 아직 마음은 한 겨울인 사람이 있으면 오늘 이 강연을 듣고 마음에도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랍니다.  

즉문즉설이라는 것은 제가 여러분에게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한다는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강연이 아니고 대화를 통해서 함께 행복으로 가는 길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사람은 각자 남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면 첫째, 다른 생명을 때리거나 죽이지 말고,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고, 성추행·성폭행으로 남을 괴롭히지 말고, , 욕설 거짓말 등 말로도 괴롭히지 말고, 앞의 네 가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술 먹고 취하지 말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위 다섯 가지 외에는 다른 사람의 인생에 간섭하지 말고 내 인생을 사는데도 남의 눈치를 보지 마세요. 스스로 기죽고, 남 기죽이고, 나도 속박하고, 남도 속박하지 말고 나도 행복하고 자유롭고, 남도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도록 하는 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 열반이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것입니다. 강사가 스님일 뿐 특정 종교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는 것입니다. 진리에 대해 담론하고 있으며 여기가 바로 법당, 성당이 되고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는 스님 말씀으로 시작된 즉문즉설은 총 다섯 분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자친구 아버지가 벌이가 너무 적고,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한다던 서른 한 살 초등학교 선생님,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는 자꾸 미루게 되거나 포기하게 되어 고민이라던 서른 여덟의 여성분, 막내 딸이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어 기도 중인데 스님께 아이가 생기는 기도 방법을 묻고 싶어 달려왔다던 아주머니,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면서 직접 모시지 못해 불효한다는 생각과 요양원 직원들의 서비스가 흡족하지 못해 항상 마음이 무겁다는 아저씨, 사는 게 즐겁지 않아 이런 기분으로 인생이 끝나면 어떻게 하나 싶다는 사십대 여성분등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고민이 인생에서 우리가 한번쯤 마주할 법한 내용이라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알콜 중독 아버지 때문에 홀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힘들어하시는 어머니를 돕느라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공부)은 자꾸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던 고민에 대해  

먼저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한다는 것도 옳다 할 수 없고 하고 싶은 일을 무조건 안해야 한다는 것도 옳다 할 수 없어요. 세상에는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 내가 하기 싫은데 하면 안 되는 일, 내가 하고 싶은데 하면 안 되는 일, 내가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일등 네 가지 경우의 수가 있어요. 그런데 앞의 두 경우는 문제가 안 되는데 뒤에 두 경우에는 과보가 따라요. 절대로 하면 안된다는 것은 없고, 하려면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경우는 내가 들으니 아무 문제가 없어요.

뒤집어 생각해보면 부모가 공부해라고 해서 공부가 짐이 된 사람이 있는데 질문자의 어머니는 공부를 안시키고 일만 시켜서 본인은 공부가 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 것은 장점이지요. 공부를 억지로 한 사람은 숙제하기 싫고, 시키는 사람까지 미워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공부하고 싶다는 열망과 더불어 어릴 때부터 일하느라 일찍 자립되었다는 것은 인생에서 굉장한 이익이지요.  

의지하는 어머니를 모셔야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성인으로 딱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서운함은 있지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은 없지요?  

또 망설임이 고민이라면 그걸 고치는 방법은 망설임이 들때는 그냥 해 버리는 방법이 있어요. 망설임이 들 때 무조건 해버리는 연습을 해 보세요.”  

, 질문자는 절을 하고 수행하는 것을 어머니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못하게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수행으로 절하는 것을 엄마가 비난하지만, 절하는 것은 목탁을 쳐서 이웃에 시끄러운 피해를 주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내 방에서 혼자 절을 한다는 것은 남에게 피해주는 문제가 없어요. 그러니 그냥 하세요.

다만 어머니도 싫은 것을 표현할 자유는 있어요. 어머니에게 내가 절하는 게 무슨 상관이냐고 대들면 안되고 하지마라 하시면 , 알았어요.’ 하고 그냥 절하면 됩니다. 모든 사람 비위를 다 맞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부모를 존중하지만 딸이 엄마의 노예는 아니잖아요.  엄마가 뭐라고 해도 나는 그냥 하면 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틀어졌을 때 자식이 부모를 존중해주면 오래는 안갑니다. 부드럽지만 원칙을 지키며 살다보면 엄마도 적응하게 되어 있어요.”  

스님은 오늘 질문들처럼 인생에서 고민은 끝도 없는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라는 부처님 말씀을 모두 함께 독송하면서  

자기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세요.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누가 나를 소중히 여겨주겠으며, 나도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남을 소중히 여기겠습니까? 남으로부터 사랑받고 내가 남을 사랑하는 출발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세로 이제는 내 삶을 부모니, 자식이니 누구 누구때문에 희생한다 하지말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데서 인생을 시작해 봅시다.” 는 말씀으로 오늘 김천 강연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오늘 강연장을 찾은 사람들은 스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돌아가는 표정이 참 밝아보였습니다.

강연장 로비에 긴 줄을 선 사람들에게 일일이 서명을 마치신 스님께서는 자원 봉사자들과 사진을 찍으시고 다음 일정으로 향하셨습니다.  

모두가 떠난 자리에 아름다운 꽃잎이 분분히 떨어집니다.  

저녁 강연은 길벗강연으로 서울 여의도에서 있기 때문에 김천 강연장을 나서 서울로 오다 추풍령 휴게소에서 싸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햇볕이 따뜻하고 벚꽃도 활짝 핀 봄날의 벚꽃 나무 아래에서 먹는 점심이 임금의 상을 능가하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 정토회관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저녁공양을 한 후 6시에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으로 출발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신 스님께서는 대기실에서 이금림 작가님, 노희경 작가님, 한지민씨, 김여진씨등과 만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김여진씨는 아들 준이를 데리고 왔는데, 스님 말씀대로 아이가 3살때까지는 직접 키우고 있다고 합니다.

,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는 부부가 와서 11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인사를 했습니다. 재작년 300강 때는 애기가 엄마 배속에 있었는데, 이제는 유모차를 타고 함께 왔습니다.  

오늘 길벗 강연은 정토불교대와 법회에 홍보를 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무대위까지 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봄 꽃 소식을 전하면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사회자가 문화, 예술, 방송인들의 공통 질문을 하였습니다.  

몇 년 사이에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소식을 많이 듣게 됩니다. 제 주위를 봐도 일정치 않은 수입으로 힘들어하는 동료들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좋아서 하는 일이고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수입을 얻으면 된다고 하지만 조금이라도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거나 언제 일이 들어올지 모르는 배우들의 경우에는 다른 일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술의 복지제도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름 없는 단역배우들에게는 그것도 먼나라 이야기입니다. 힘든 경제 문제로 마음까지 힘들어지는 그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전해야 할까요?”

스님께서는 구체적인 예가 없는 일반적인 질문에 대해 질문이 두루뭉술하다고 하시면서 일은 조금하고 수입은 많고 일은 쉽고 인기는 높고 이런 직업이나 직책은 다수의 사람들이 선호합니다. 다수가 선호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런 직업군일수록 소수의 성공자와 다수의 실패자. ,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사람이 피라미드식으로 분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농업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부자도 있고 가난한 사람이 있지만 수입의 격차가 농업 쪽하고 연예인하고 어느 쪽이 크겠어요? 연예인 쪽이 크겠죠? 이거는 연예인이라고 하는 직업에 대한 현재 대중의 선호도, 대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 직종은 사람사이에 수입의 격차가 많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자살하는 것고 같은 비극이 다른 직종에 비해서 많이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런 모임이 이루어진 것이기도 합니다  

기본 생활이 안되는 사람만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성공을 한 인기 있는 사람에게도 더 인기 있는 사람과 비교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분들도 인기가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좌절감이 굉장합니다. 처음부터 높이 올라가지 못한 사람은 떨어져도 다리를 약간 높이 올라갔다 떨어진 사람은 허리가 부러지는 것입니다  

어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입니다. 첫번째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수입격차의 간격을 좁혀주는 것입니다. 그게 요즘 말하는 복지사회라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최저 생계비를 국가가 사회 안정망을 구축해서 해결해 주고 더 이상은 자유 경쟁해서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 빈부격차의 폭을 좁혀서 사회 공정성을 확보해 주어야 합니다. 사회전체 분위기는 제도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 것이 전체를 구하는 것입니다. 수입이 많으면 세금을 많이 내고 , 수입이 적은 사람에게도 기본적인 실업 급여나 최저생계비가 돌아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내가 아이를 낳지 않더라도 세금을 내서 아이 낳아 키우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입니다. 나는 건강하지만 적당한 의료비를 매달 정기적으로 내서 아픈 사람들에게 부담이 덜 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회만 책임을 질 수 없고 개인도 자기 선택에 대해 책임지는 의식이 필요합니다. 실패했을 좌절해서 자살하는 쪽으로 가지 말고 이 무리에서 빠져나오면 되잖아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미련을 못 버리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무리에서 경쟁하고, 시도 해보고, 뜻대로 안된다고 하면 이 무리에서 빠져 나와서 다른 직업군으로 옮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 직업군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가 안정망 구축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배고플 때는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성장의 꿈이 있었고, 밥먹고 살만하면 우리도 한번자유롭게 살아보자는 자유의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산업화에 성공했고, 민주화에도 성공했습니다.  

그러면 이 다음 단계가 뭐냐면 바로 사회적 안정망 구축하고 상대적 빈곤감을 줄여주는 사회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즉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머리띠를 두르고 단결투쟁을 외치거나 아직도 오직 성장만을 외치는 이 두 개의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어 그것을 가지고 편을 나누어 갈등하기 때문에 다음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사회 전체가 갈등과 정체의 국면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편을 나눈 두 세력에 대해 둘 다 각각의 시대에 해결한 공로를 인정하고 다음 단계의 과제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갈등도 해소되고 정체도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인식이 개인 직업에 관계없이 스님이든, 목사든, 배우든, 의사든 이런 걸 넘어서서 우리가 이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합니다.”라며 생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이 극복하는 것도 있지만, 복지사회로 나아가는 사회적 제도를 마련해야 함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 외에는 5분의 질문이 이어졌고 스님께서는 한사람 한사람에게 맞춤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강연을 마치고 스님께서는 정토회관으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JTS 실무회의와 몇 번의 미팅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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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스님, 감사합니다.

2014-04-09 13:52:25

봄선

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그 향기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미쳐 지혜롭고 행복한 삶 영위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_()_...

2014-04-09 09:57:35

깨다리

날마다 하실일이 너무 많은데 어떻게
다 해내시는지 늘 감탄 신기 신묘 감사 ()

2014-04-09 09: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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