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4.6. 서울공동체 활동가들과 산행, 기획위

201346일 일요일. 스님께서는 두북 정토수련원에서 12일 동안 식목일 맞이 울력을 한 서울공동체의 실무자와 상근 자원 활동가, 행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아침 예불을 드린 후에는 스님께서 서울 공동체 활동가들에게 경주의 벚꽃 구경을 시켜주었습니다. 수련원을 나서 김유신 장군묘(흥무로) 앞 벚꽃길, 무열왕릉 앞 길, 분황사 앞 벚꽃길, 보문단지 벚꽃길, 불국사 벚꽃등 경주 일대를 돌며 꽃구경을 실컷 했습니다.  

흥무로 벚꽃 길에는 만개한 벚꽃이 터널을 이루며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불국사 벚나무 숲에서는 바람에 날리는 꽃비를 맞으며 걷기도 하고, 모두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담소를 나누며 봄을 한껏 만끽했습니다.  

꽃을 피우기 전에도, 만개했을 때도, 또 꽃잎이 흩날려 땅으로 내려앉을 때에도 각각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벚꽃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관광객들의 꽃구경 행렬이 이어지기 전 이른 아침에 벚꽃 구경을 마친 후, 수련원에 돌아와 아침 공양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봄에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봄나물이 가장 맛난 것이라며 냉이와 벌금자리 나물, 쑥 등 향긋한 봄나물로 아침 공양을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공양을 빨리 하고 대중들이 공양할 동안  고향집으로 가서 꽃나무를 심었습니다. 어제가 식목일이라 어제 심으려고 꽃나무를 사 두었는데,  어제는 청년들과 함께 하느라 짬을 내지 못해 오늘 심었습니다. 스님은 과실수를 원했는데, 최보살님이 꽃나무를 사 와서 왜 열매도 못 먹는 것을 사왔느냐며 나무라시니 보살님께서는 꽃이 예쁘다고 대꾸해서 모두들 잠시 웃었습니다.

 

공양을 마친 후에는 산행에 나섰습니다. 스님의 오후 일정상 시간이 많지 않아, 산을 오를 때는 차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영남 알프스가운데 하나로 불리는 백운산, 고헌산을 따라 굽이굽이 오르는 길에는 아래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광이 펼쳐졌습니다.     

개나리와 매화, 복사꽃과 진달래, 산벚꽃과 갖가지 나무, , 풀꽃들이 모두들 색색깔로 모여 조화를 이룬 산의 풍경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 붉게 물든 산을 보며 !”하며 탄성을 지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석남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 등 백운산, 고헌산의 여러 갈래 길들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산을 한바퀴 돌고 다시 탑곡 수련원으로 돌아와서는 차에서 내려 가뫼들 계곡을 걸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산을 내려가시는 스님을 따라 산 곳곳에는 샛분홍빛의 진달래와 산벚꽃이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밀짚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짚으신 스님의 뒤를 이어 한 줄로 길게 늘어져 걷는 뒷모습이 참 흐뭇하고 평화롭게 보였습니다. 걸음이 빠르신 스님의 뒤를 종종거리며 쫓아가느라 조금 숨이 차긴 했지만, 스승님의 뒤를 이어 걸어가는 길은 더없이 좋았습니다.

계곡을 지나고 바닥에 깔린 낙엽을 밟으며 걷고 또 걸었습니다. 스님과 실무자들은 탑골샘 중간부터 복안저수지와 상동마을에 이르기까지 태화강 100리길4코스를 함께 걸어 내려갔습니다     

꽃 한 송이에도 마음이 잠시 머물렀고, 계곡에도 머물렀습니다. 비록 산을 오르지 않고 내려가는 길이고 또,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산 곳곳에 숨은 좋은 경치를 즐기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공동체 실무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주셨기에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곁에서 걷던 쁘리앙카지에게 인도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꽃이 한꺼번에 피는 것은 못 봤지?” 농담을 던지셨습니다.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인도의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당연하다는듯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함께 들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다시 수련원으로 돌아와서 간단히 점심공양을 한 후 서울에서 오후 일정이 있기에 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 공동체 활동가들은 남아서 뒷정리를 한 후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로 오는 길을 잘못 선택해서 중부내륙고속도로, 영동선으로 오다보니 예상보다 길이 더 많이 막혔습니다. 그러나 길이 막힐 것을 예상해서 서둘러 출발했더니 다행시 회의 시간에 맞춰 도착했습니다.     

6시부터는 기획위 회의가 진행되었고 1030분이 되어서야 회의를 마치고 정토회관으로 와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내일은 김천, 길벗 강연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5

0/200

brightsmile

아, 벚꽃 보고 싶어요.ㅠ.ㅠ..<br />살구, 배나무는 과실수지만, 꽃도 예쁜데..^^;<br />꽃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잘 봤어요.^-^) <br />스님, 건강하세요. _(..)_

2014-04-08 15:44:06

김선화

스님의하루를 읽으면 신심이약해졌다가도 다시 일어납니다~무겁다고 느껐던 삶도 가벼워지는것 같고~스님과 함께가고싶고~ 곁에 있고싶고...위로도 받고~ㅎㅎ그 어떤 사람이 주는 사랑보다도 가장 그게 사랑을 밭는 느낌이랄까요~~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2014-04-08 10:01:58

그느낌아니깐~

흐잉..ㅠ부러워요.....

2014-04-07 18:51:2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