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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4년 정토회 시무식이 있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오전 7시 30분에 한차례 미팅을 가진 후 오전 8시40분부터 10시까지 성도재일 기념 법문을 녹화 촬영 하셨습니다. 원래 성도재일은 1월8일인데 스님께서 인도성지순례를 가시기 때문에 사전에 기념 법문을 미리 녹화해 놓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성도가 오늘날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1시간 20분 동안 열강을 해주셨습니다.
10시부터는 2014년 정토회 시무식이 열렸습니다. 서울 정토회를 비롯하여 수도권, 경기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200여명의 활동가 분들이 함께 자리해 스님께 새해 인사로 삼배를 올리고, 스님의 신년 법문도 함께 듣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윤여준 원장님과 김홍신 작가님도 시무식에 함께 하셔서 새해 인사말을 나눠주셨습니다. 특히 윤여준 원장님은 이번 주를 끝으로 지난 6년 동안 맡아 오시던 평화재단 평화교육원장 소임을 모두 내려놓기로 하셨습니다. 윤여준 원장님은 “평화재단과 함께한 지난 6년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며 함께 한 대중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스님과 대중들 모두 그동안 평화재단을 위해 힘 써주신 그 노고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김홍신 작가님은 이번에 스님과 함께하는 인도성지순례를 떠나십니다. 스님께서 ‘대붓다’ 라는 책을 쓰라고 권유하셔서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또 많은 영감을 얻고 책을 쓰기 위해 인도성지순례를 떠난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시무식 기념 법문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강조하시면서 이렇게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새해는 제 7차 천일결사가 끝나고 제 8차 천일결사가 시작되는 한해가 되겠습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수행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어떤 일이 닥칠지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갑자기 교통사고가 나서 몸을 크게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고 또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갑작스런 병이나 사고로 죽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재산을 날릴 수도 있고 지위가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하는데 이런 일이 안 일어날 수가 없는 게 이 세상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크고 작은 일이 늘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좋아하고 싫어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즐거워하고 괴로워한다면 우리 인생이 늘 널뛰기처럼 웃었다 울었다 하면서 한 세상 보내게 됩니다. 좋은 것은 일어났으면 해서 따라다니느라 헐떡거리게 되고, 싫어하는 것은 안 일어났으면 해서 피해 다니느라 헐떡거리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이 어떻게 되든,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런 일들을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에 너무 널뛰기 하지 않는, 그런 자기 힘을 먼저 갖추어야 됩니다.
내 인생에 대해서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부처님도, 하나님도, 아내도, 자식도, 스승도,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밥을 대신 먹어줄 수 없는 것처럼 이 기쁨과 슬픔을 그 누가 대신할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그 여러 가지 변화, 태풍이든 사고든, 다 예측하고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게 그걸 예측해서 요리저리 피해 살려다 보니까 마음에 두려움이 생기고 때로는 비굴해지고 때로는 유혹에 끌려들고 허망한 데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 중심을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설령 죽는다 하더라도, 또 내 가족이 죽었다 하더라도, 그냥 이 세상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렇게 먼저 받아들일 수 있는, 즉 이런 상황에 덜 끄달리는 자기 힘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수행을 할 때는 이것이 첫 번째입니다. 저 사람은 절에 다니니까 사고가 안 일어났다 이런 걸 신앙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 신앙이라면 ‘아, 저 사람은 저런 경우를 당했는데도 헤쳐 나가는 힘이 있구나’ 이게 수행이고 신앙입니다.
그 어떤 어려운 경우에도 능히 이겨낼 수 있고 흔들림이 없다면, 환경이 좋을 때야 말할 것도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우리는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도 늘 무슨 요행을 바랍니다. 그래서 헐떡거리며 살게 됩니다. 그래서 첫째, 우선 내가 내 인생에 주인이 되어야 하고, 내가 내 인생을 책임져야 합니다. 불교 믿는다고 누가 대신해 주는 건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또 따라 행하면 내가 그런 존재로 되는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믿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이런 건 없어요.
그런데서 먼저 자기 입지를 분명히 해야 됩니다. 이건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이 문제는 오직 부처님 법에 귀의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염두 해 두고 스님의 말씀을 잘 들으면서 결국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들이 신앙심이 있느냐 없느냐 수행이 됐느냐 안 됐느냐는 똑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 다른 사람과 비교해 봤을 때 어떻게 여기에 임하느냐 그것만이 평가의 기준입니다. 거기에 수행자다움이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 신앙의 힘이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자기 정진을 해라는 것입니다. 세상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우선 자기 정진의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행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면 안 됩니다. 보이기 위해서 한 것은 죽음 앞이나 어려움에 부닥치면 아무 쓸모가 없어요. 흔들리는 자기를 보고 그 흔들리는 것을 넘어서는 그쪽으로 나아가는 이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누구도 희생하면 안됩니다. 남을 위해서 내가 손해를 보는 것이 진짜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서 내가 희생이 안 되어야 합니다. 희생이 되면 나중에 억울해 집니다. 부처님을 원망하게 되고 스님을 원망하게 되고 수행을 중간에 그만두게 됩니다. 왜? 자기를 희생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수행은 자기 희생이 아니라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우리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한번 해보자는 것입니다. 세상에 보탬이 되려고 하는 일은 세상이 너무 크다 보니 혼자서 하기에는 부족합니다. 세상의 갈등을 좀 해소시킨다던지, 굶어죽는 사람을 멈추게 한다던지, 이런 세상의 변화는 혼자서 조금조금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작은 힘이지만 우리가 힘을 모아서 함께 대응을 해야 작은 변화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정토회라는 수행 공동체를 만든 것입니다.
정토회는 수행자들이 모여서 뭔가 세상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기여해보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첫째는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는 수행법을 우리 이웃에게 전해서 그 사람들도 행복하게 살도록 인연을 맺어주자 하는 전법을 합니다. 둘째는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 세상을 위해서 쓰레기 제로운동이든, 환경문제든, 평화문제든, 차별을 극복하는 문제든, 통일을 향한 문제든 우리가 대중들 보다 좀 더 앞장서서 해보자 이런 겁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남북 갈등을 해결해서 통일로 가는 길목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작은 기여라도 해보자 하는 겁니다. 또 환경 실천을 위해서는 빈그릇 운동을 하고, 또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는 기아질병문맹 퇴치운동을 하고, 갈등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져오는데 특히 한반도에는 통일이 올 수 있도록 우리가 통일의병이 되어보자 이런 활동을 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활동하고 수행하는 모범을 전국 시군구에 설립해 보자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정토회가 우리 대한민국 안에 있기 때문에 결국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데 기여를 할 때 정토회의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점점 더 갈등이 심해지고 혼란이 가중될 때 우리가 좀 더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여러 민족 간의 갈등이 있고 세계에는 많은 변화들이 있는데, 가능하면 지구의 사람들이 좀 더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우리가 기여를 해보자는 것들이 우리가 점차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이런 일들을 웃으면서 내일 죽어도 후회 없이 해봅시다. 얼마까지 해야 성공이 아니라 하는 것 자체가 성공이 되도록 그렇게 우리가 해봅시다. 자기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남이 봤을 때는 헌신이지만 나는 그것이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이어서 하나도 헌신하는 게 아닌, 그렇게 해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습니다. 오래 해야 세상에 변화가 옵니다. 즐거워야 오래 하지 괴로우면 오래 못합니다. 항상 마음을 가볍고 즐겁게 가지고 꾸준히 해 나가야 우리들이 바라는 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같은 꿈을 꾸며 손 맞잡고 함께 간다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지나놓고 보면 인생의 큰 보람입니다. 좀 힘이 들고 고생이 된다 하더라도 그런 어려운 가운데 서로 신뢰하고 돕고 노력해서 원을 성취할 때, 고생은 지나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참 보람 있어 집니다. 그런 3년이 되도록 해봅시다.
파도가 쳐야 파도 타는 재미가 있잖아요. 저는 늘 윈드서핑을 생각합니다. 파도가 없으면 재미가 없어요. 회오리 바람이 몰아쳐야 역시 한 세상 살만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날이 어두워야 작은 촛불이 밝습니다. 낮에 켜 놔봐야 누가 알아주지도 않습니다. 어두운 밤은 밤대로 좋아요. 촛불이 빛나니까. 또 낮은 낮대로 좋습니다. 세상이 밝으니까. 이런 세상이 오든, 저런 세상이 오든 험난한 세상이 불어 닥치면 할 일이 많아서 좋고 세상이 고요해지면 농사 짓거나 참선하면 되니까요. 물이 평지로 흐르면 고요해서 좋고, 언덕을 만나면 폭포가 되어서 또 좋고, 이렇게 세상이 오는 대로 기꺼이 맞아들일 그런 마음으로 새해를 맞기를 바랍니다. 새해에는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석한 대중들 모두 스님의 법문을 듣고 큰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께 삼배로 새해 인사를 올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각 부서별로 앞에 나와서 간단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으로 빙 둘러서서 차례대로 돌아가며 윤회의 악수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한 분 한 분의 손을 꼭 잡으며 “한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하시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활동가들도 스님과 악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한분 한분과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다 보니 몇몇 분들은 금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렇게 좋은 스승님을 만나 좋은 법을 공부하며 좋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으니 이것 자체가 큰 기쁨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마음 따뜻한 악수의 시간을 뒤로 하고 사홍서원을 끝으로 시무식을 마쳤습니다. 이제 오늘부터 정토회의 2014년 새해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점심은 새해를 맞이하여 맛있는 떡국이 나왔습니다. 대중들은 떡국을 먹고 각자의 업무 공간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스님께서는 점심공양 후 저녁까지 제8차 천일결사 준비위원들과 회의를 하고 또 결사행자 회의에도 참석하셨습니다. 이어서 저녁공양 후에는 법사단 회의를 하셨습니다.
내일은 제20차 인도 성지순례를 떠나십니다. 인도 성지순례 이야기는 성지순례에 참석한 활동가들이 직접 현장에서 계속 글을 올려주실 예정입니다. 인도에서 계속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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