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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경에서 제7차 천일결사 회향수련이 1박2일 동안 열리는 날입니다. 스님께서는 오전 10시에 문경으로 출발하셨습니다. 오후1시부터 문경 정토수련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회향수련에 참석하기 위해 정토행자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수련원 입구 언덕길 앞에 도착하니 날씨가 너무 추웠습니다. 모두들 옷을 두껍게 끼어 입고 언덕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수련원에 다다르니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그래도 다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3년 전 2011년 3월 20일에 제 7차 천일결사에 입재했는데 내일이 딱 1000일이 되는 날입니다. 이번 회향수련은 지난 1000일을 돌아보며 각자 자기수행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자 해서 1박2일 동안 마련된 수련입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전체가 모여 회향식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회향 수련 참석은 아무나 할 수 없고, 지난 3년동안 1000일 기도를 빠짐없이 하고 기도비도 다 낸 분들로 마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정토회에서 지난 1000일 동안 가장 수행을 열심히 하신 분들이 함께 모인 것입니다. 서울에서 77명, 경기권에서 48명, 중부권에서 59명, 영남권에서 157명명, 청년 20명, 실무자와 공동체에서 23명, 해외 2명, 등 총 434명이 참석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후2시부터 회향 수련 입재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날씨도 추운데 전국방방곡곡에서 이곳까지 오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난 천일을 돌아본다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토회는 자기수행을 기초로 하고 남는 힘으로 이웃과 세상을 위해서 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행자로서의 자기 정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세상을 위해서는 헌신했을지 몰라도 자기를 희생시킨 사람이 됩니다. 이런 사람은 수행자답다 할 수 없습니다. 수행자는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사랑하겠으며, 내가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데 어찌 남을 사랑할 줄 알겠습니까? 자리이타의 기본 동력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을 수행자라 합니다. 자기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은 자기가 자기를 괴롭히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가 자기를 해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 사람들은 자기가 자기를 해치고 괴롭힙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한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자기를 해치고 자기에게 손실을 가져옵니다. 자기를 해치는 어리석음을 ‘무지’라고 합니다. 자기를 해치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결과는 자기를 해치고 괴롭힙니다. 왜 이렇게 의도와 결과가 다르게 될까요? 무지, 알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부처님은 스스로 자신의 무지를 깨우치고 다른 사람의 무지를 깨우치도록 돕는 분이셨습니다.
자기를 괴롭히고 해쳐서는 안 됩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야 됩니다. 자신을 자유롭도록 해야 합니다. 누구나 다 그것을 원합니다. 그런데 내가 사는 세상이, 주위 환경이 나를 불행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힘들지 왜 힘들겠는가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을 아끼는 사람은 그런 경우에도 자기를 해쳐서도 괴롭혀서도 속박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이유나 핑계를 대서도 안 됩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자기를 온전하게 보존해 나가야 합니다.
천일결사의 목표 첫 번째 줄이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입니다. 그러나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되는 쪽으로 나아가야지 핑계를 대면서 자기를 해치는 쪽으로 나아가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나만이 아니라 상대도 소중히 여기게 됩니다. 상대도 사랑해주고 상대가 자유롭도록 도와줍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스스로 자신을 깨우치고 다른 사람도 깨우치도록 하신 길입니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이웃과 세상에 잘 쓰인다, 이것이 자리이타요, 상구보리 하화중생입니다. 이 사람이 보디사트바, 대승보살 수행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면 화가 날 때, 우울할 때, 슬플 때, 경제적인 고난, 비난, 욕설, 억울한 일도 있었고, 몸이 아파 고통스러운 적도 있었지만, 그것을 수행의 과제로 삼고 한발 한발 잘 넘어왔습니다. 때로는 수행자의 본분을 잊고 좌절하고 절망하고 괴로워했던 적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순간순간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섰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산을 오를 때 오르막을 한 발 한 발 오르듯이 어떻게 그 고비를 넘어왔는가, 이것을 점검해야 다음 천일에는 이것을 반복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회향수련을 하는 것입니다.
열반과 해탈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우리가 늘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부처가 됩니다. 그것을 잊지 말라고 불명을 받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그 길을 한발 한발 가는 사람이다’ 여기에 중심이 잡혀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깜빡 놓치더라도 빨리 돌아올 수 있는, 스스로 못 돌아오면 법사님이나 도반들의 귀뜸으로 눈이 번쩍 떠지는, 이렇게 되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그런 사람들이고 그렇게 되는 것이 목표인 사람들입니다. 이게 정토회가 여기까지 온 힘입니다. 서원을 세운 행자다. 부처가 되기를 발심한 행자다. 그래도 세속 일에 끄달리기 때문에 백일마다 체크해주고 천일마다 체크해주는 것입니다. 도반들끼리도 나도 모르게 깜빡하는 것들을 서로 체크해 주어야 합니다. 정토행자는 수행이 기본입니다. 그걸 기본에 깔고 이 좋은 법을 주위에 널리널리 전해야 합니다. 그래서 명심문이 ‘법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 입니다. 자기만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도 이웃도 아끼고 사랑하는 자가 수행자입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우리의 역량에 비해서는 기적을 이루었다 할 수 있습니다. 그 힘이 어디서 나왔느냐? 바로 정진의 힘에서 나왔습니다. 정진이 아니었더라면 벌써 다 나가떨어졌을 겁니다. 산을 오르면서 지쳤다 말하는 건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단련이 됐다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남을 위해서는 많은 일을 했는데 그런 일을 한 내가 힘들면 난 수행자의 본분을 놓친 것에 해당합니다. 나는 행복한데 다른 사람이 힘들어 하면 이것도 수행의 본분의 놓친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점검을 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위해서 일을 하다 보면 비난도 받고, 칭찬도 받고, 성과가 나기도 하고, 안 나기도 하고, 성공하고, 실패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거기에 일희일비 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수행자가 정진해 나가는 길에, 성불의 길에 나타나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합니다. 어떤 것을 좋다 어떤 것을 나쁘다 할 것이 없습니다. 작은 힘이 모이니 이런 큰 결과가 나오는구나, 티끌모아 태산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정진해 나간다면 개인적으로는 부족하지만 더 큰 일을 나아갈 수 있습니다.
7차가 끝나고 8차가 다가오는데 잘 준비해서 개인은 수행자답게 변해가야 합니다. 경계에 부딪혔을 때 깜빡하는 수준이여야지, 헤까닥 하는 수준은 넘어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한 발 한 발 다가오고 있습니다. 준비된 사람은 기회를 낚아채서 목표를 이루지만 준비되지 않으면 혼란에 빠집니다. 북한의 빠른 변화 상황을 어떻게 통일에 유리하도록 수습할 것인가는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만일결사가 앞으로 9년 남았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자기정비를 잘해서 앞으로 10년 정도 더 정진해 나가야 합니다. 3년 기도해도 ‘기도해서 뭐하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지지부진해질 때가 있어요. 지지부진한 것도 다 겪어보니 과정인 것 같아요. 처음 백일을 넘기기 어렵고 처음 3년을 넘기기 어렵지만, 그 고비를 넘어줘야 꾸준히 가게 됩니다. 꾸준히 정진하면 급격한 정진의 효과는 안 나타나지만 조금씩 나아져요. 이렇게 되면 온갖 것이 공부가 돼요. 잘 돼도 공부가 되고, 못 돼도 공부가 됩니다. 알아차림이 쭈욱 유지가 되면서 정진이 되어 지니까 불퇴전의 신심을 중요시해야 됩니다.
부처님의 마지막 유언이 “게으르지 말고 정진해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오직 내가 이 자리에 온 것은 꾸준히 정진해 온 힘이다.” 이런 말씀이 있거든요. 인생을 살아오면 개인도 그렇고 단체도 그렇고 ‘위기가 기회다’ 이것이 하나의 문구가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는 걸 알게 됩니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그 일을 당했을 때 꾸준한가, 흔들리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가’ 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절할 때도 꾸준히 해가는 게 필요합니다. 정진할 때 늘 기쁜 것은 아닙니다. 신심이 일어날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고, 편안할 때도 있습니다. 꾸준히 알아차리고 계속 하면 됩니다. 몸이 고단하면 마음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지켜보세요.
3천배를 하면 힘들지요. 힘이 들어야 업식이 나타납니다. 묻혀 있던 업식이 솔솔 나와서 작동을 하거든요. 힘든 것이 좋은 거예요. 내가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이 미흡했는지를 알아가자는 것이 이번 수련의 목적입니다. 불편이 있어야 공부가 되니까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마지막 천일 밤을 정진하면서 보내 봅시다.”
스님의 입재 법문으로 기운을 얻은 대중들은 곧바로 3천배 정진에 들어갔습니다. 문경수련원 대수련장은 4백여명이 뿜어내는 관세음보살 염불 소리와 정진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오후5시에 시작한 정진이 밤10시가 되어서야 끝났습니다. 오늘은 3천배 정진중 1500배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2천배이상 한 대중들도 있고, 1500배를 한 대중들도 있고, 그도 못한 대중들도 있었습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등줄기는 비 오듯이 땀이 젖을 정도로 열기가 가득했던 정진 시간이었습니다.
대중들이 열심히 정진하는 동안 스님께서는 20명씩을 한 모둠으로 해서 대중들과의 친견 시간을 계속 가졌습니다. 천일 동안 열심히 기도해 오신 분들 한 분 한 분과 직접 눈을 맞추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중들도 정진을 하는 중간에 스님을 직접 뵙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무척 좋아했습니다.
뜨거웠던 삼천배 정진의 목탁소리가 멈추고, 대중들 모두 각자의 취침 장소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 새벽에도 삼천배 정진은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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