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2.01. 중부권 불교대학 특강수련

어제 밤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오니 오늘 새벽 1시가 넘었습니다. 계속된 강연과 빠듯한 일정때문인지 스님께서는 목도 아프고 온몸이 아프다고 하시면서도 제대로 쉬시지도 못하고 다시 새벽 5시에 문경으로 출발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중부권 정토불교대학 특강수련에 참가한 수련생들을 위한 특별법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불교대학 입학생들이 워낙 많아져서 지난 11월부터는 매주 주말마다 영남권, 수도권, 중부권 3권역으로 나누어서 특강수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전 충청, 광주 전라, 강원도, 경기동부 지역에서 온 불교대학생 약 250여명을 위한 특강수련 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중부권 불교대학 학생들에게 믿음, 이해, 실천, 증득 이라는 신해행증 4가지를 함께 닦아 나가야 함을 말씀하시면서, 특히 불교대학생들이 공부만 하고 실천을 잘 행하지 않는데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시면서 이렇게 법문해 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이 불교대학 강의를 통해 불교의 교리와 진리에 대한 이치를 배우고 있는데 이것은 올바른 이해에 속합니다. 그런데 올바른 이해만 하면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느냐? 아닙니다. 이것만 갖고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올바른 이해가 없이 그냥 절에 다니고 복 빌고 했습니다. 신심은 있었는지 몰라도 올바른 이해가 없었습니다. 동국대 불교대학을 다니는 사람도 불교 교리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아는데 신심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실천적 행위가 안 나옵니다. 우리 할머니 신자들은 신심은 있지만 이해가 부족하다면, 여러분들은 이해는 있는데 신심이 부족합니다. 어느 하나가 결여되어 있어도 실천이 안 나오는 겁니다. 특히 알음알이만 있고 실천을 안 하게 되면 한 갓 지식에 불과합니다.  

요즘 스님의 즉문즉설 듣고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자꾸 왜 이번 주에는 새로운 법문 안 올려줘요? 새것 올려주세요!” 요청합니다. 이것은 불법에 대한 이해는 있는데 실천을 안 하는 사람이에요. 실천을 하는 사람은 매일 똑같은 것을 한편만 들으면서도 안 되는 나를 보고 꾸준히 정진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실천은 안 하고 그냥 듣기만 해요. 그래서 뭐 700편을 다 봤다, 1000편을 다 봤다, 질문하면 뭐라고 답변할지 다 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것은 법륜스님 법문마저도 지식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님은 올바르게 실천하라고 가르치는데 그것마저 지식으로 점점 변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실제로 실천해서 증득하라고 가르쳤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요리 꿰고 저리 꿰서 이해하는 사람만 점점 늘어났기 때문에 그래서 학문화되었기 때문에 선불교가 읽어나면서 불립문자를 내세운 것입니다. 문자를 세우지 마라는 이말의 뜻은 지식이 필요 없다가 아니라 지식만 가지고는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 네가 아무리 많이 알아도 네 것이 안 되면 죽음이 눈앞에 다가올 때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스님께서 법문만 많이 듣고 실천하지 않는 우리들의 삶을 날카롭게 지적해주셔서 불교대학생들 모두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어서 불교대학생들로부터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았습니다. 7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스님 법문을 들으니 불교가 최고의 종교 같은데 왜 인도에서는 부흥이 안 되는지 궁금하다는 분,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고 경전에 나와 있는데 이 구절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 쉽게 설명해 달라는 분, 욕구를 알아차리고 지켜보면 사라진다고 하는데 성욕은 그게 잘 안 된다는 분, 계율 가운데 가무를 즐기지 말라는 계율의 의미를 묻는 분, 부처님은 신이 아닌데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하니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 부처님의 전생 얘기는 왜 존재하는지 궁금하다는 분, 특강수련에서 108배와 300배를 하는데 왜 하는 건지 묻는 분, 생과 사를 확연히 깨우쳐 괴로움이 사라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 등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자상하게 각각의 질문들에 대해 정성껏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그 중에서 불살생 계율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물었던 한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불교대학에서 불살생 계율에 대해 잘 알게 되어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애들한테 이야기 해줬더니 풀 먹는 건 왜 살생이 아닌지 묻는데 대답을 잘 못해줬습니다. 스님께 여쭈어 봅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반면 모든 생명체는 살려고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만약 살려고 하는 이 본능이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개체보전의 본능이라 합니다. 그래서 위험에 처하면 도망을 갑니다. , 자기와 동일한 종을 오래도록 남기려는 종족보존이 본능이 있습니다. 닭은 사람이 오면 도망갑니다. 그러나 병아리를 품은 어미닭은 사람한테 덤빕니다. 똑같은 닭인데 다릅니다. 그래서 함부로 해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돌이든 풀이든 사람이든 살고자 하는 성질이 있으니 함부로 해치지 마라, 자연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동물이 생존하려면 식물을 먹어야 해요? 안 먹어야 해요? (먹어야 해요) 먹어야 하는데 살생하지 말라 하면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래서 생명의 존재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법당만한 풀밭이 있는데 다른 동물 못 들어오게 하면서 식물만 살게 하는 게 비옥할까요? 소 한 마리 들어오게 하는 게 비옥할까요? 소 열 마리 들어오게 하는 게 비옥할까요? 소 한 마리 들어오게 하는 게 가장 비옥합니다. 열 마리나 들어오면 황폐해집니다. 그래서 자연계는 개체를 조절합니다. 동물이 많이 늘어나면 식물이 죽습니다. 그러면 먹을 게 없어져서 동물도 죽습니다. 그래서 식물이 살아납니다. 적절해야 합니다. 새가 열매를 따 먹는 건 저 멀리 날아가서 똥을 눠줘서 씨로 식물이 번식하게 해주는 겁니다. 열매를 맺는 식물은 꽃에 꿀이 있어 향기가 있습니다. 꿀이 없으면 벌과 나비가 안 오고 그럼 수정이 안 됩니다. 사람이 풀을 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함부로 지나치게 해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적절하게 해나가야 합니다.  

생명을 해치지 말라는 것은 근본적인 자세이고요. 사람을 해치지 말라는 것은 사람과 토끼 둘 중에 하나를 해칠 수밖에 없어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사람을 살리고 토끼를 해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토끼의 생명은 가치가 없나 그런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선택적, 상대적 진리입니다. 부처님은 보살과 비둘기가 같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중생이라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불살생 계율을 다 못 지켜도 사람은 절대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개미는 살리면서 자기 아이는 때립니다. 모기를 잡더라도 애는 때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스님께서 이렇게 자연의 원리와 법칙에 입각해서 설명을 해주시니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법문을 마무리하면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치를 알면 마음에서 저절로 감동이 일어나고 저절로 믿어집니다. 안 믿어지면 그냥 놔두고 가면 됩니다. 바르게 알면 저절로 믿어집니다. 과학은 아무도 믿으라고 안 해도 저절로 믿습니다. 이치에 맞으니까요. 억지로 안 해도 됩니다. 믿어지는 것만 믿고 나아가면 시간이 경과하면 믿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이치가 있기 때문에 믿음을 강제할 필요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덮인 것을 벗겨내어 보여주신 것과 같고 어둔 밤에 등불을 비춰주심과 같이 여러 가지 비유로 우리들을 깨우쳐주셨습니다. 거룩한 부처님, 가르침, 승단에 귀의 합니다, 이렇게 삼보에 귀의하는 것은 이치를 알면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기다리면 됩니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요. 불교를 믿어야 되나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부지런히 공부하시고 수행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교회 다니면서도 불법을 수행 할 수 있습니다. 불교냐 기독교냐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는 삶의 자세를 항상 견지해 나가면 됩니다.”  

불교대학을 듣는 학생들 중에는 기독교 신자도 많이 있는데, 스님께서 이렇게 얘기해 주시니 모두가 마음이 밝아지고 기뻐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불교대 특강을 마치자마자 바로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계속 몸이 아프고 힘드신지 아침, 점심을 모두 거르고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오후 6시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님의 초청으로 시장공관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시장님과 평소 친분이 있으신 다른 분들도 함께 자리를 했고, 김홍신 작가님도 함께 했습니다. 오늘 모임 자리는 서울시장 공관이 서울 도성 성벽 유적지에 있어서 이전하게 되면서 이전하기 전에 공관을 안내해 드리고자 했습니다. 박시장님께서 직접 가이드로 나서서 공관이 위치한 곳의 서울 성곽, 서울의 유적에 대해서도 알려 설명해주셨고, 박시장님의 서재도 안내해주셨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서울에는 건물이 높게 들어서는 것보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 걸어다니는 도시로 만들고자 현재 서울에 있는 성곽이나 유적지를 살리고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고 하셨습니다.  

박시장님은 스님의 즉문즉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스님께서 하시는 것이 모두 힐링이라고 하시면서 서울시청에서도 한번 강연 해주기를 요청하시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님과 시장님이 오랜만에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장님께서도 스님께 이렇게 바쁜데 시간내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셨고, 스님께서도 바쁘신 시장님께서 이렇게 유적지 설명과 식사대접까지 해주시고 안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셨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고 정토회관으로 돌아와서 업무를 보시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내일은 광주강연, 대전 팀장모임, 대전 북콘서트가 있습니다.  

*오늘 중부권 중부권 가을 정토불교대학은 이준길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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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

옆에 계시는분들 스님의 건강을 체크해주세요.
검진도 받으시도록 일정도 잡으세요.
우리 곁에 오래 머무셔야합니다.

2013-12-04 05:03:02

관리자

이미경님 댓글 실수로 삭제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2013.12.04 00:10:09

이정은

스님을 가까이서 보시는 분들은 스님에 대한 마음이 남다를것 같습니다. 스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세요 ㅜㅜ

2013-12-02 23: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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