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1.28. 전라북도자치분권포럼 기조발제, 청주 북콘서트

오늘 아침 7시 30분부터 남북한 관계개선, 북한내부상황등에 대한 주제로 조찬회의가 있었습니다. 회의이후에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보시고 점심공양을 하신 후 전주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3시부터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전라북도자치분권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하시고 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토론회 전에 2시 30분부터 도의회 의장실에서 도의회의장님과 오늘 토론에 참가하시는 분들과 차담이 있었습니다. 오늘 주제인 분권, 통일, 현 국내 정세에 대한 이야기등을 나누었습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토론회에서 스님께서는  

“국민 자치는 ‘국가는 발전하고 그 속에 사는 국민은 행복해야한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를 볼 때 지금까지는 잘 발전해왔지만 이후 미래를 보면 한계에 봉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되었다’고 말합니다. 이 상태에서 더욱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창조성이 갖춰져야 합니다. 즉 지난 100년간 우리는 모방을 통해 압축 성장을 해 왔지만 이제 모방은 거의 끝났습니다. 우리의 기술수준이 거의 서양수준에 근접했고 20년 전의 일본처럼 정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뚫고 나갈 창조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럴려면 교육부터 사회전반에 모든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는 할 수가 없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통일을 달성해야 합니다. 북한개발 특수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번 더 지속적 성장을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통일은 당위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과제이고 이 이외의 다른 길은 없습니다.

 

그 다음에 국민이 행복하려면 정치적으로는 일상생활속에서 시민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고 경제적으로는 상대적 빈곤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보면 오늘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는 반쪽의 민주주의입니다. 지도자를 선택하는 측면에서는 민주주의가 이루어졌지만 선출된 지도자는 이전에 임명되던 지도자와 똑같이 권력을 행사합니다. 우리는 짧게는 15일 길게는 세 달 정도 지도자가 선출되는 그 기간 동안만 우리가 주인임을 실감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삶과 관계되는 많은 부분에서 일상적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주민자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중앙정부가 갖는 외교, 안보, 통일 등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방정부로 과감하게 이전해야 합니다. 또, 기초단체, 주민 자치센터로 분산되어 우리의 권리가 일상 속에서 행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일을 얘기할 때도 자치권을 갖는 지방정부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연방 정부를 구성하는 통일국가로 나아가는 것이 국가발전에 유리합니다. 그래서 분권과 통일이 함께 갈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사회도 지방정부에게 권한이 먼저 오고 지방별로 자율적으로 발전계획이 행해지고 발전의 정도를 봐서 중앙정부에서 발전의 균형을 잡아주는 이런 방식이 지금 세계적 추세입니다.  

오늘날 유럽사회를 관찰하면 각지방, 각나라가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연합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래로 내려가면 직접민주주의에 가깝고 위로 가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이것이 21세기 발전방향이라 볼 때 우리도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지방분권이 핵심적인 정치적 과제가 되는 것입니다.” 라며 통일과 지방분권이 따로 갈 수 없고 함께 가야 됨을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패널들과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5시가 조금 넘어 모든 토론회를 마무리 하고 바로 오늘 저녁 북콘서트가 열리는 청주로 이동했습니다. ‘새로운 백년 전국 5개도시 순회 북콘서트’ 중 두 번째 콘서트가 청주에서 열렸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삼삼오오 청중들이 서원대 미래창조관으로 모여들었습니다. 200석의 작은 규모였지만 객석과의 간격을 줄인 낮은 무대로 친근감을 주는 공간이었습니다. 방청객이 도란도란 자리를 채운 덕분에 공간 전체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오연호 대표의 소개와 인사말에 이어 스님이 소개되었습니다.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작은 강연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날씨로 청중들의 안부를 물은 오연호 대표는 스님께 “첫눈이 내리면 누가 생각나는지” 질문했고 짓궂은 질문에 스님은 “눈 오면 대관령에 가고 싶어요”라는 답으로 재치 있게 넘기셨습니다. 이후에 이어진 질문들은 북콘서트의 주제인 통일에 맞게 제법 무게 있고 진지한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오연호 대표는 요즘 초등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반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분권과 통일의 연관성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주시면?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강연 중반에 직접 방청객에게 다가가 “나에게 법륜스님이란?” 이라는 돌발질문을 던져 신선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그 중 한 학생이 “나에게 법륜스님이란 키다리아저씨입니다. 얼굴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매일 희망편지로 도움을 주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직접 뵈어 더욱 좋습니다.” 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해 박수를 받았습니다.  

방청객들의 질문에는 학생교육에 대한 문제, 현 정부의 북한과의 대화의지 문제, 남한 내부갈등의 문제, 등등 통일에 대한 사회적 현안과 우리의 자세 등 다각도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그 중에 퇴임 후 통일을 위해 남은 열정을 바쳐보겠다는 질문자의 질문이 새로웠습니다.

“독일의 경우 서독정부에서 진보와 보수가 모두 한 목소리를 내었기에 비교적 빠른 통일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대화는 고사하고 남남갈등도 제대로 봉합이 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겠습니까?”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우리사회에 남남갈등이 심각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독일의 상황과 우리의 상황을 똑같이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전쟁이라는 상처가 있고 독일의 경우 정치체제는 달랐지만 동서의 종교가 같아 서로 도우면서 교류의 다리의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북한은 공통점이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독일의 통일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독일의 사회당이 정권을 잡고 동방정책을 추진했을 때 보수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정권이 바뀌고 보수당이 집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 정부의 기존의 동방정책을 이어갔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보수와 진보의 통합을 이룰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전 정권과 현 정권에서 김대중 노무현정권의 대북정책을 이어가지 않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만약에 그랬다면 국민통합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보수정권은 통일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진보정권은 남남갈등의 해결에 많은 공을 들여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보수가 정권을 잡았다고 통일준비를 하는데 불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수정권에서 만들어놓은 대북정책은 진보측에서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어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남한이 북한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기 때문에 민족사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을 갖는다면 북한을 포용하는 열린 자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약자가 숙이면 굴종이지만 강자가 숙이면 포용이 됩니다.”  

그리고, 안보와 통일에 관심이 많다는 한 분은 “최근 한 대학교수가 탈북자 2만 6천명을 다 죽여야한다고 발언한 기사가 나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앞으로 탈북자들에 대해 정부가 어떤 계획을 세워주기를 바라는지?” 질문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답변해 주셨습니다.

 

“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고통을 많이 겪으신 분들입니다. 스님이 활동하는 단체에서 직접 도운 탈북자가 2만명 정도 되고, 그 중에 인터뷰를 딴 사람이 5천명이 됩니다. 백두산에서 몰래 그들을 구해낸 일도 있었습니다. 이때 함께 일한 분들 중에 한 분께서 우리는 사람 목숨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는데 왜 도둑처럼 숨죽여야하는지 질문한 분이 있었습니다.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이들은 이렇게 어렵게 왔기 때문에 물질적 지원에 앞서 정신적 치유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물질적 지원은 많지만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이 과반수가 넘습니다. 탈북자들 중에 남한에 오면 공짜로 잘살게 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고쳐져야 합니다. 물질을 지원하는 차원의 도움이 아닌 건강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무조건적인 지원은 이전에 남북경쟁에서 남한체제 홍보를 위해 시작된 시스템이니 난민수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는 달리 접근해야 합니다. 북한난민들도 한국사회에 정착해서 한 5년 정도 세금도 내고 이 땅에 기여를 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사회의 경제 발전도 민주화도 공짜로 이루어진 것은 없습니다. 일정한 자기 몫의 기여를 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 좋고 탈북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받아준 남한사회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 또한 지원금 받고 막연히 생활할게 아니라 통일이 된다면 내 고향을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통일을 준비하면 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발언으로 스님께서는 “공동체 전체가 발전하는 길이 곧 나에게도 좋은 길이고 내가 잘 사는 길입니다. 또, 내가 행복해야 공동체가 좋아 집니다. 전 세대가 민주주의에 기여했듯이 우리 세대가 통일에 기여한다면 후대에 물질적인 것 이상의 유산을 자손에게 물려주게 되는 것입니다.” 라며 통일을 위해 함께 기여하자며 당부하셨습니다. 청중들도 공감의 표시로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즐겁게 스님의 싸인을 받고 나오는 학생을 인터뷰 했습니다.



한 충북대학교 학생은 “스님을 만나 뵐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번번이 일정이 겹쳐 매우 아쉬웠습니다. 이번에 스님을 만나 뵙게 되어서 기쁘고 다양한 스님의 책을 읽었지만 새로운 백년을 못 읽고 와 내심 강연 내용이 어렵게 다가올까 염려했는데 쉽게 이야기 해주셔서 강연 내용이 쏙쏙 잘 들어왔습니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라며 기뻐했습니다.

청주 북콘서트 강연은 많은 인원이 함께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몰입해서 강연을 듣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질문의 질도 매우 높아 집중력 있는 강연이 되었습니다.

내일은 구미강연과 부산대 북콘서트가 있습니다.

오늘 전북도청 포럼은 대전 전해종님이, 청주 북콘서트는 청년포럼 양이숙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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