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원래 비행기 도착시간이 7시 40분이고 출구까지 나오시려면 일러야 8시에나 나오시겠다는 저희의 예상을 뒤집고 비행기도 7시 10분에 일찍 도착해 10분안에 입국심사를 거쳐 7시 20분에 저희 앞에 서 계셨습니다. 서울과 시드니를 수없이 오갔지만 이렇게 신속하게 도착하는 경우는 정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번 호주 시드니에는 세계한인무역협회 (OKTA) 대양주지부 초청으로 법륜스님께서 강연을 하시게 되어 오신김에 저희 시드니 정토회의 정토 불교대학과 경전반 졸업식 및 수계식을 해주셨습니다.
시드니 정토회는 올해 초에 작은 법당을 마련해 법회를 진행 중인데 오늘 졸업식과 수계식에 총 40분이 참여 해서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법당 근처 박정연 보살님댁에서 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로3주년을 맞는 시드니 정토회가 나날이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하여 정말 자랑스러웠고, 스승님께 다시금 감사했습니다.
오후에는 곧바로 OKTA 대양주 경제인 대회 및 심포지움에 참석하셔서 세션 마무리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심포지움의 주제는 호주교민 경제의 활성화 방안과 한호교류 독려 방안을 모색하는데 대한 발제와 토론이 있었고 이어 법륜스님께서 마무리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스님은 OKTA 회원들에게 "성공하는 경제인은 창의성과 비젼을 가지고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있어야 하고, 각자는 경제인으로써 좀 더 많은 이익 창출과 부의 확산 즉, 성공을 구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이 진정한 성공인가? 돈이 많고 지위가 높으면 행복한 것 일까? 진정한 성공이란 내가 자유롭고 행복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해답이 나옵니다. 성경에도 '사람이 빵으로 사는 것이 아니요.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는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결국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내가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언제든지 감사하는 쪽이 주인이고, 주는쪽이 주인이고, 베푸는 자가 주인입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수처작주-어디를 가든 그곳의 주인이 되어라', 성경에서는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 주어라', '겉옷을 달라 하거든 속옷까지 주어라', '왼 뺨을 때리거든 오른 뺨도 내어 주어라'라고 이야기 합니다." 라고 하시면서 궁극적으로 본인이 일과 노동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저녁 식사를 간단히 한 후 , 스님과 일행은 시드니 대학교에 위치한 Footbridge Theatre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극장 앞은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스님께서는 강연 15분전에 입구에서 사전에 책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직접 사인을 해주셨습니다.
시드니 대중들의 반응은 정말 폭발적이었습니다. 시드니 정토회 회원들도 놀랄 만큼 분위기는 여느 콘서트보다 뜨겁고 열렬해서 교민들이 스님의 강연을 얼마나 환영하는지 재삼 확인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 서두에 오늘은 종교행사가 아니니 주제에 구애 받지 말고 삶의 현실적인 과제들을 이야기 해보고 내가 어떤 마음 자세를 가지며 나아갈 지를 연구해보자고 하시면서 고뇌가 곧 깨달음이고, 진리는 우리의 삶 속에 있는 것이라고 하시면서 강연을 시작하셨습니다.
모두 10분이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20대 여성으로 '부모님이 불자인 집안에서 자라다가 본인만 개신교로 개종을 했는데, 부모님은 내 의사를 존중해주셨는데, 나의 딜레마는 교회를 다니면 다닐수록 부모님이 나의 전도 대상이라는 것이 좀 혼란스럽습니다. 부모님은 나의 종교적 의사를 인정해 주셨는데 나는 부모님께 전도를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고 질문하였습니다.
이 질문에 스님은 질문자의 국적을 먼저 물으신 후, 한국인이라고 답하자, "대한민국 헌법에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다종교 사회입니다. 그 사회에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헌법에 있습니다. 헌법 정신을 지키는 게 좋지 않을까요? 물론 내가 좋으면 권유는 할 수 있지만, 강요는 좋지 않습니다." 라고 답변해 주었습니다.
두 번째 질문은 스님의 저서 중 '새로운 100년' 중에 스님께서 제시하는 동북아 경제 공동체 구성에 대한 비전에 동의를 하며 지금 현재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역사적으로 각 시기별 헤게모니를 이뤄왔던 권력에 대응하는 신라, 고려, 조선과 한국에 이르기까지의 외교력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설명하시면서 한국은 적절한 외교력으로 얻을 수 있는 주변 강대국 (중국과 미국)에 대한 세력 균형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것은 남한과 북한이 통일이 되었을 때 가능 할 수 있습니다. 확률적으로는 적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역사 운동은 가능성이 있다면 일구어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이 '분기점'이 되는 시기이며 기회는 매번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고구려 멸망 이후 1,300여년, 발해 멸망 이후 1,100여년 만에 찾아 온 절호의 기회입니다." 라고 맘을 담아 말씀 해주셨습니다.
세 번째 질문은 이민온 지 4년차 되었고 현재 임신중인데 호주사회와 호주에 있는 한인 사회에 적응을 잘못함으로 인해 불안과 초조증세가 있어 심리 상담을 받았으며 많이 안정은 되었지만 이따금씩 불안해지면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108배를 해도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스님은 “어른이 불안하면 혼자 증상을 느끼고 이겨내면 되는데, 임신중에 불안하면 태아에 분명히 영향을 주어지면서 그 태아는 태중에서부터 시작된 알 수 없는 불안증세가 평생 계속 되어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니, '나는 엄마다. 엄마는 신이다. 나는 거대한 태산이다.'라고 외우며 108배를 해보십시오. 마음이 안정될 것입니다.” 라고 여성분에게 답해 주셨습니다.
네 번째 질문자는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호주에 이민온지 10년이 되었고 대학교 졸업반인데 한국이 너무 그리워 기회될 때마다 한국에 방문하고,한국TV도 많이 보는데도그리움이 계속 깊어 간다며 본인이 어찌해야 할지 스님께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최근 독일 즉문즉설에서 나온 예를 드시면서, “서로 다른 민족 출신의 부부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본인의 고향이나 고유 음식을 더 고집하게 됩니다. 이것이 '회귀본능'입니다. 그런데 청년은 아직 젊습니다. 호주에 있어야 할 상황이라면 이 상황에 좀 더 적응할 필요가 있으니 아직은 적응하는데 더 노력해 보세요.”라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자는 건장한 체격의 젊은 남성이었습니다. 어두운 숲을 지날 때면 공포심이 밀려 오고, 20대 때에도 이런 증상이 있어 체력 단련도 해 보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폭력을 행사하셨는데 그 이유인지는 몰라도 천일결사 기도할 때 잠시 명상을 하고 있으면 아주 잔인한 영상이 떠오를 때도 있습니다. 라며 고민을 호소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질문에 대해 "심리치료나 명상을 통해 어릴때 기억을 좀 더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저항이나 공포로 인한 것 일 수도 있고, 유년기에 어둠에 대한 공포일 수도 있습니다. 일종의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인 것입니다. 따라서 의식이 무의식(심리적인불안)에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 번째, 자기암시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절을 하면서 계속 되뇌이면서 '저는편안합니다.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 ' 라고 하십시오. 두 번째는 경험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입니다.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계속 경험하면서 (어두운 숲을 두려움을 느끼면서 산책하는) 반복적으로 익숙해지고 편안해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면 궁극에는 '별 것 아니네' 하는 확신을 줄 것입니다."라는 답변을 해 주었습니다.
여섯 번째 질문은 아끼는 조카가 자신의 카드빚 3,600만원을 이모가 갚아준다면 5년에 걸쳐 그 빚을 갚겠다고 했는데, 재정에 대한 문제는 남편과 상의해야 하고 남편의 의견은 빌려 주지 말고 최고 1,000만원까지 그냥 주는 것은 가능 할 수 있으나, 전체 금액을 갚아 줄 수 없다고해 고민이라며 호소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런 경우, 남편의 의견이 지당하다고 하시면서 남편이 기쁘게 줄 수 있는 금액을 조카에게 그냥 주는 것이 좋겠다고 답을 해 주셨습니다.
일 곱번째는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교사를 하신다는 선생님은 언어를 가르칠 때 어떤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가르쳐야 할 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다른 민족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열린 민족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민주적인 분권과 통합이 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언어는 언어로 가르치면서 그 문화적인 속성을 알려주고, 그 문화의 배경과 민족의 정신, 정체성을 알려주는 정도로 하는게 좋겠습니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덟` 번째 질문은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고 해서 특별히 더 받은 질문인데, 노거사님이었습니다. 본인께서는 반평생 불교 공부를 했는데 경전이나 여러 선지식들의 글을 읽으면 서로 상충되고 모순되는 것이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스님께서는 "불교에는 경전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경전들은 서로 상충되는 내용의 것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경전을 읽을 때 그 언어를 절대화 한다면 그 언어에 갇혀서 상충되는 한쪽을 부정해 버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부처님이 부처님의 말씀을 부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경전을 해석하는 접근법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앙적 접근법이고 두 번째는 역사적 접근법입니다. 예를들면 성경에는 예수님이 처녀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이고, 부처님이 낳자마자 일곱 발자국을 걸었다는 내용등입니다. 이것을 그냥 믿는 방법이 있고 어떤 상징성으로 해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곱 발자국을 걸었다는 것은 육도 윤회를 벗어난 해탈한 사람을 표현하는 상징성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접근법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접근 방법을 두고 틀렸다고 주장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각종파마다 그 종파에 유리한 단어를 선택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언어/ 단어들은 그 나름의 가치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을 논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마지막 아홉 번째는 이민 생활 10년만에 최근에 기러기 부부가 된 주부의 질문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남편이 한국에 다시 돌아갔는데 아이들이 한창 공부할 나이라서 한국에 돌아가면 적응을 못할 것 같아 고민인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스님께 질문을 하였는데, 스님께서는 “삶의 원칙이 우선 잡혀야 됩니다. 아이의 교육은 언어와 학업 능력이 우선이 아닙니다. 일단 부부가 결혼을 하면 같이 살라고 하는 것인데 아이 핑계 대지 말고 기준을 먼저 정립하는게 필요합니다."라고 답변을 주셔서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진리로 가는 길은 재미있고 유익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강의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사진찍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숙소인 박정연 보살님댁으로 돌아오셔서 시드니 정토회 관계자들과 오늘 행사와 강의에 대해 나누기를 함께 하시고 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기위해 방으로 가셨습니다. 내일 새벽 6시에 공항으로 가실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8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