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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30분에 잠이 들어 오늘 아침에는 5시 40분에 기상하여 짐을 꾸려서 6시에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오늘 오전 7시에 이태리로 떠날 것이라고 하니 어제 자원봉사를 한 권버미씨가 스님과 우리 일행이 베른시의 다운타운도 구경하지 못하고 강연만 하고 간다고 아쉬운 마음에 본인이 6시까지 숙소로 올테니 한시간 만이라도 걸어서 베른시의 다운타운을 구경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하여 한시간 정도 산책겸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묵었던 유스호스텔이 스위스 국회의사당과 외국 대통령등 귀빈 방문때 묵는 호텔 바로 아래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회의사당 옆 골목길을 통해서 다운타운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약 1200-140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아주 고풍스러웠고, 전형적인 사행천인 '아레강'의 U자형의 천연요새 위에 국회의사당과 다운타운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다운타운 광장에 가니 시계의 나라 답게 예쁘고 정교한 시계탑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아주 오래된 시계로서 천동설을 표현한 것이 중앙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다 아주 유명한 윈스터성당을 보았는데, 이 성당의 입구에 천국과 지옥을 표현해 놓고, 갖가지 모양의 사람들의 표정이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스위스는 캐톨릭이 주민의 약 40% 정도로 개신교보다 더 많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독일어가 주된 언어로 통용되고 있으며, 프랑스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로만쉬어도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 강연이 이루어진 교회도 다운타운에 위치해 있었는데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개신교 교회라고 하였습니다.
짧지만 한시간 가량 산책을 겸해서 시내를 둘러보고 다시 숙소와 와서 정확하게 7시 10분에 밀라노를 향해서 길을 떠났습니다. 스위스의 시골풍경이 아주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깨끗하고 사람들의 표정 속에서도 여유로움과 자존심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유스호스텔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샌드위치)으로 차안에서 식사를 하면서 가는 길에 알프스 산맥 융프라우쪽을 둘러보고 루체른이라는 도시를 지나쳐서 밀라노로 갔습니다.
스님께서 알프스 설산도 볼 겸 국도로 가자고 해서 아름다운 호수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가다가 인터라겐이라는 작은 도시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김선희법우가 인터라겐이 융프라우 산을 오르는 입구라고 말해서 스님께서 지도를 보시며 들렀다 가자고 해서 융프라우의 설산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 스위스는 빙하가 녹아서 흘러내려 그런지 아름다운 호수가 아주 많은데 특히 루체른(Luzern, 루째른)은 아름다운 호수(피어발트 슈테터 호수)와 1333년에 지어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다리인 카펠교로 유명하다고 하여 차를 잠시 길옆에 세워 놓고 호수를 감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도시로 들어와서 카펠교를 구경하고 걸어보았습니다.
이 루체른이라는 도시는 스위스 건국 이야기의 주 무대로 아들 머리 위에 사과를 놓고 활로 쏘는 장면의 빌헬름 텔 전설이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유럽 도시들이 모두 아름답지만 스위스는 훨씬 더 아름답고 세련되고, 정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알프스 산맥쪽으로 차를 몰아 밀라노 방향으로 들어섰을 때는 히말라야를 만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눈앞에 펼쳐지는 웅장한 돌산을 만났을 때는 그림으로 만나던 금강산 비경을 보는 듯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구름사이로 언뜻 비치는 눈 덮힌 알프스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우리에게 백두산 천지와 백두산이 이런 느낌이라면 이곳 사람들에게는 알프스가 그런 느낌을 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이렇게 알프스 산맥을 넘어서 이태리로 들어왔습니다.
밀라노 시내를 통과할 때는 건물이 아주 아름다웠으나 우리가 묵을 숙소는 미국 도시 뒷골목처럼 벽에 페인트칠을 해 놓아서 밀라노의 뒷골목 같은 그런 느낌도 들었습니다. 2시 35분에 숙소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숙소 바로 옆의 조그만 카페에서 피자를 사 가지고 와서 숙소에서 함께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 후인 4시경에 오늘 행사의 자원봉사들이 숙소로 왔는데, 정성스런 과일 바구니를 스님께 드렸습니다. ‘법륜스님과 희망세상 강연팀의 밀라노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정말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습니다.
뒤셀도르프 김선희 총무와, 베를린 이희정 총무는 밀라노 강연 준비 팀과 같이 강연장으로 가서 배너를 달고, 영상 준비를 하면서 함께 강연준비를 하였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하여 스님께서는 책을 미리 구입한 분들에게 사인을 해주시고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약속에 늦다고 하지만, 강연 시작 이십분 전까지도 자리가 많이 비어 있어서 사람들이 적게 올 것 같았는데, 강연 시작 시간이 되자 점점 참석자 수가 늘어나 오늘 약 110명이 참석하였다고 하는데 밀라노에서 한인회 행사를 하여도 이렇게 많은 한인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많이 오는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스님 소개영상이 나오고 나서 스님께서는 바로 무대 앞으로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메트로 밀라노 인구는 얼마인가요? (이백오십만명정도 됩니다). 이태리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데 이곳에서 뭐하면서 살고 있나요? 한인들은 얼마정도인가요? (이천오백명정도 됩니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네요.” 이렇게 참석자들과 이곳에 인구가 얼마인지, 한인들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물어보시면서 아주 정겹게 강연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첫번째 질문자는 뜻밖에 이태리 사람이었습니다. 질문을 한글로 써 와서 읽었는데, 오늘날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해지고 악해진다고 생각하냐고 스님께 물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통역이 없는 강연이었는데, 다른 분이 즉석으로 스님이 하신 말씀을 이분께 통역을 해 주었습니다. 다음 질문으로는 남편과 딸에게 화를 많이 내게 되는데,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달라지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려고 직장생활을 하는데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많이 싸우게 되고, 특히 이곳에 살다보니 인종차별 같은 것을 당할 때면 전투적으로 싸우게 되면서 점점 내가 싸움닭이 되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행복도 불행도 나누면 두배라고 하는데, 행복하게 살기위해 생활속에 실천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주위에 인품이 좋으신 분들을 보면 살아있는 부처라고 하는데 우리도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살아가면서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해외에 정착하여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어려움을 공감하게 하는 질문이 있어서 다음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태리 분과 결혼하여 자식 둘을 두고 있습니다. 결혼 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 사회에 살면서 갈수록 싸움닭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성숙된 인간이 되라고 하는 데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느끼거나 아시아인을 무시하는 것 같으면 더 그렇고, 또한 가족들의 보호를 위해 항상 더 싸울 자세가 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스님께서는 “인생에는 어떤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선택만 있을 뿐이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늘 그렇게 싸움닭처럼 살면 삶을 살아가는데 결국 지치게 됩니다. 인간의 습관은 쉽게 바꾸기 힘듭니다. 늘 자기중심적으로 살며, 관습적으로 쉽게 행동하며 살게 됩니다. 남을 비난할 때는 그것이 법률에 어긋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관습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상대를 이해 하는 쪽이 좋으며, 법률에 어긋나는 것이라면 변호사를 통해서 법으로 해결을 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래서 시정할 수 있는 것은 시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관습적인 것은 웃어넘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행입니다. 사는 것이 힘은 들지만 괴롭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여기 결혼해서 시집을 올 때는 좋은 것만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이태리를 고쳐주려 내가 여기 시집 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사회 안에서도 차별은 있습니다. 외국이니까 더 심하겠죠? 문화적 차이가 있는 곳에는 이런 것들은 감내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에게 더 좋습니다. 늘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힘은 들지만 괴롭다는 말은 안해야 합니다. 늘 이런 문제를 투쟁으로 대하다 보면 자식들도 그것을 닮아 갑니다. 싸움닭처럼 이 사회와 부딪혀 살아가는 것이 개인의 삶이나 자식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면 개선해야 합니다.” 라고 말씀하시니 질문자가 환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오늘도 스님 강연은 2시간 40분이 되어서야 마쳤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나서 행사 전에 사인을 받지 못한 분들께 사인을 해주시고, 인사를 하는 많은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인상적이었던 것은 외국인이 스님께 질문을 하고자 한글로 질문을 적어 와서 떠듬떠듬 읽으면서 질문을 했고, 스님의 답변에 다른 분이 통역을 해주어서 외국인도 함께 스님의 강연에 참가했습니다. 질문을 하신 분들이 스님께 와서 다시 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스님의 답변이 위로가 되었는가 봅니다. 뒷정리를 마치고 스님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촬영을 한 다음에 바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장소를 옮겨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오늘 밀라노 강연은 해외사무국으로 연락 온 박선영씨와 연결이 되어 준비하였는데 모두 6명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식사 후에 스님께서는 바로 숙소로 가시고, 저는 묘덕법사님을 모시고 행사를 하면서 좋았던 점, 어렸웠던 점, 애로사항등을 나누기 하였는데, 정말 이곳까지 스님께서 와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해 하였고, 특히 행사준비를 총괄했던 박선영씨는 자신의 일에 대해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다고 하였고, 다른 자원봉사자들도 이번 기회로 이곳 밀라노에서도 정토모임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였으며, 몇몇 분들이 함께 공부를 해보겠다고 하여 또 하나의 씨앗을 퍼트리는 것 같아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동부 베네치아지역에서 오신 전원미씨는 이태리어로 스님의 법문을 번역하여 이태리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하여 해외사무국과 함께 한번 추진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다니면서 지역에 우리가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도 큰 보람인 것 같고, 스님의 법문을 듣고 기뻐하며 그 지역에서 모임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분들께 최선을 다해서 지원을 해야 할 일이 우리들의 일임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나누기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12시 20분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도 내일 아침 밀라노 시내를 둘러볼 곳을 답사하신 후 같은 시간에 숙소로 돌아오셨습니다. 스님과 함께 내일 마지막 강연이 있는 뮌헨으로 몇시에 출발할지, 가면서 어디어디를 들러보고 갈지 등을 논의하고 나니 1시가 훨씬 넘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6시에 독일 뮌헨으로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내일은 이번 유럽강연의 8번째 마지막이 강연이 열리는 뮌헨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이태리 밀라노 강연스케치는 베를린 정토법회 이희정 법우님께서 도움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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