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0.5. 베를린 강연


오늘 새벽 3시30분에 잠을 잔 관계로 오전 6시에 기상하여 짐을 꾸려 1층으로 내려와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7시에 김용태 거사님이 운전하는 벤(봉고)을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베를린으로 출발했습니다. 김용태 거사님은 라이프찌히(Leipzig)에 살고 계시는데 8일 동안 저희를 태우고 함께 강연에 다니기 위해서 어제 라이프찌히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내려오셔서 저희와 합류하였습니다. 아침기도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차를 타고 고속도로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모두 아침예불과 천일결사기도를 하였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렸는데 오늘 오전에는 어제밤보다 훨씬 더 비가 많이 오니 고속도로를 운전하는데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독일은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서 훨씬 친환경적인 나라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도로를 따라가면서 계속되는 풍력발전기와 태양열전기를 만들어 내는 태양열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스님께서 9시 정도에 옛날 서독과 동독을 가르는 경계지역을 넘어선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독일이 동독과 서독이 합심하여 통일독일을 만들어 낸 것처럼, 저희들도 남북이 서로 합심하여 통일 한국을 만들어 내기를 발원하면서 잠시 숙연한 마음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발원하기도 했습니다.



휴게소에 들렀을때, 스님께서 독일 및 유럽지도를 펴고 이번 강연을 할 8개 도시를 도는 루트를 가르쳐주시면서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중서쪽에 위치해 있고, 베를린은 독일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대략적으로 독일의 각 도시와 유럽 도시를 지도속에서 살펴보기도 하고, 어제 행사뒤에 남은 김밥과 김선희 총무님이 준비해 온 김치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한 다음에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스님은 한국이나 독일에서나 늘 길 위에서 김밥을 드실 모양이십니다.

거의 1시경에 오늘 묵을 숙소인 이희정 총무님 아파트에 도착하니 몇몇분들이 반갑게 다가와서 스님께 인사를 합니다. 바로 집으로 들어가서 총무님과 베를린 신도님들이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리고, 다들 물품을 챙겨서 오늘 행사장으로 가고, 저희는 각자 휴식도 취하고 업무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5시에 강연이 열리는데, 스님은 4시 40분에 행사장에 도착하여 신도님들과 미리와서 책을 구입하고 행사장을 둘러보고 계시는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강연장소가 강의실인데 350석정도가 되어 보여서 얼마나 모일지 궁금했는데 강연이 시작되니 반 이상이 차는 것 같았습니다.



스님께서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나는 좋은데 남이 손해가 나는 일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반드시 나쁜 과보가 따릅니다. 그리고 남은 좋은데 내가 손해 보는 것도 지속성이 없습니다. 이분들은 주로 참고 인내하기 때문에 개인은 행복하지 못하고, 또한 오래 지속할 수도 없습니다. 나도 좋고 남도 좋아야 지속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을 위해 희생을 한 사람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것은 원래부터 지속성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는다, 용서한다는 것은 지속성이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인욕은 참을 것이 없는 것이고, 진정한 용서는 용서할 것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는 다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하려고 한다면 나도 좋고 남도 좋고, 나도 이익이 되고 남에게도 이익이 되는 것이고, 이런 조건을 갖추면 우리가 진리라고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진리는 지금도 좋고, 나중도 좋고, 나도 좋고 너도 좋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라고 하였으며, 위의 요소를 갖추면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이 요소를 갖추지 못하면 언젠가는 과보가 돌아오게 되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얘기는 종교, 과학, 불교, 기독교 이런것을 따지지 말고 그것이 가능하면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하는 것만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라고 첫 서두를 열었습니다.



오늘은 총 6명이 질문하였는데, 어제 프랑크푸르트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습니다.

1. 저는 30살 된 지적장애우인 여동생이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부터 여동생을 봐왔고 함께 생활해서 여동생이 이상하지 않고 편하고 평범하게 여겨지는데, 최근에 결혼할려는 여자친구가 이것을 알고 부담스러워하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현재 생각도 정리할 겸 여행을 와 있는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지, 제가 좀 덜 좋아하더라도 이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베를린에 살고 있는데, 하는 일마다 최근에 안좋은 결과가 나와서 포기하고 싶을 때 스님께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이겨나가는지 궁금합니다.

3. 독일에 온 지 40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발효효소가 좋다고 하여, 유익하다고 하여 저도 매일 베를린에서 발효효소를 만들어서 먹고 하는데 몸속에서 물하고 섞여서 반응하는 것과 공기속에서 반응하는 것이 어떻게 같은지 다른지 궁금합니다.

4. 작년에 전역을 하고 베를린으로 왔는데, 이제서야 어렴풋이 꿈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기부여를 받아서 꿈을 이루어야 할 것 같은데 절박함이 부족한지 동기부여가 잘 안됩니다. 그래서 절박함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5. 베를린에 온 지 6개월 되었는데 공원도 많아서 산책도 많이 하게 되고 사유의 시간을 많이 즐기고 있습니다. 한국의 절에 가면 생각도 정리하고 산책도 하고 해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독일에 오니 절이 없어서 갈 곳이 없는데 스님께서는 유럽이나 독일쪽에 절을 차릴 생각은 없는지요?

6. 인터넷으로만 스님법문을 듣다가 이렇게 직접 듣게 되니 너무 반갑습니다. 간호원으로 40년을 살고 있는데 이제 이곳이 한국보다 더 많이 살았고, 이곳에서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데 마음 한가운데는 허전함이 있습니다. 이 허전한 마음을 떨쳐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런지요?

와 같은 질문들이 나왔는데 어떤 질문에는 간단하게 모른다고 대답하는 것도 있었고, 어떤 질문에는 단호한 경책과 질책도 있었고, 또 어떤 답변은 자상하게 대답해 주실 때도 있었는데 모두 질문자와 상호 교감을 하면서 듣는 청중들인 저희는 아주 즐겁고 유쾌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첫번째 내용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질문자는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약을 먹겠습니까? 맛도 좋고 빛깔도 좋지만 나중에 해로운 마약을 먹겠습니까? (전자요.) 질문자는 상대가 좋지만, 그 상대는 질문자의 무엇을 보고 결혼을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인물도 잘생기고 훤칠한데요. 거기다 학벌도 있고 직장도 좋고 하니까요. 그런데 장애동생을 보고 부담스러워 했다지요. 상대방이 떠난 것은 여동생 때문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 더불어 고통을 나눌려는 마음이 없어서 입니다. 살다가 질문자가 다치거나 직장을 관두거나 안좋은 상황이 오게 되면 그 사람은 떠날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같이 살기보다는 그냥 친구로 사귀면 될 것 같습니다.” 라고 스님께서 답변을 하자 질문자가 “보기도 좋고, 맛도 있고, 몸에도 좋은 것은 없을까요?” 라고 하니 모든 청중들이 와 하고 웃습니다.

그러자 스님께서 다시 “그 여자와 결혼을 하고 그 과보를 받으면 됩니다. 상황이 나빠져서 헤어질 때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한번 살아봤으니 감사할이라고 하면서 과보를 기꺼이 받으면 아무 문제가 아닙니다. 그 여자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약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 선택에 따른 과보를 기꺼이 받아 들이면 됩니다. 몸에도 좋고 기분도 좋아지게 하는 그런 재주가 저에게는 없습니다.” 라고 하니 질문자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라고 답하면서 자리에 앉으니 스님께서  “사람이 자기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태어남에 의해서 주어진 것을 가지고 책임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 인종, 성별, 장애, 성소수자등의 이유로 차별 받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신체장애로 태어났더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질문자의 여자친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변화된 여성은 아닙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서 장애이거나 공부를 못하게 되면 제 아이라도 미워하고 한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여자친구라면 몰라도 결혼하기에는 썩 적합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여동생한테 감사할 일입니다. 내가 부족한 눈을 가졌는데 동생으로 인하여 미래의 불행을 미리 막은 것이 되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 여자분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라고 조금 더 보충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은 190명이 참석했는데 이전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70여명정도가 왔는데 이번에는 두배이상 참가했다고 하면서 행사를 준비한 모든 자원봉사자들이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질문자가 비교적 적어서 오늘은 좀 빨리 끝날 줄 알았는데 강연이 진지하여 5시에 시작한 강의가 7시35분에 마쳤습니다. 모두들 큰 박수로 스님께 감사를 드리고, 스님께서는 책을 구입한 모든 분들께 사인을 해주시고 함께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역시 장거리에서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한 가족은 주말이라서 베를린에 호텔을 잡았다고 하시면서 스님을 뵙고 강연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에서 7시간 걸려서 왔다고 하면서 아이들도 함께 기쁘게 스님과 사진을 찍고 갔습니다. 그리고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에서 오셨다는 분들도 2시간 걸려서 왔는데 곧 미국 뉴욕으로 이사 간다고 하면서 미국에 오면 연락을 주겠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미국 오면 연락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스님의 법문으로 전세계에서 정토행자라는 이름으로 만날 수 있음이 참 기뻤습니다.



강연중간에 스님께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님이 와 계시는 것을 보고 사인회가 끝나고 나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님과 그리고 한국에서 현재 독일로 방문교수로 와 있는 연세대학교 박명림 교수님과 또 방문 중인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님 부부 분들과 만나서 잠시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행사 뒷정리를 모두 마치고 오늘 자원봉사를 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에 근처의 식당으로 이동을 하여 식사를 하고, 내년 유럽강의 계획도 얘기하면서 모두들 지도 법사님과 2년만의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하고, 저는 스님과 함께 숙소로 오고, 오늘 자원봉사자들과 묘덕법사님, 이희정총무님, 그리고 뒤셀도르프의 김선희 총무님은 행사에 대한 평가 및 행사를 준비하면서 좋았던 점, 힘들었던 점, 개선해야 할 점등을 나누기 위해 법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김용태 거사님과 숙소로 돌아오니 그래도 10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저는 스님의 하루를 작성하였습니다. 내일은 오전 10시에 함부르크에서 강연이 있기 때문에 새벽 5시에 함부르크로 출발합니다. 내일 함부르크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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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연진

법륜스님 만나뵙고 행복한분들 많으셨네요~~ 부럽습니다... 이글을 올려 주시고 애쓰신분들도 고맙습니다 _()_

2013-10-07 19:09:29

오미숙

스님도 늘 감사하지만 글매일 올려주시는 분. 늘 스님곁에서 호위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감사드립니다. 보통일 아닙니다. 건강하세요

2013-10-07 12:46:51

한창우

밀라노에서 법륜스님을 뵐 수 있게되어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br />혹시 찾아오시기 어려운분들을 위해 독일 정토회에서 올려주신 지도 아래 참고 하시구요.<br />http://www.jungtogermany.org/talktour/2013-7<br />근처에서는 아래 사진의 건물 찾으시면 됩니다.<br />http://blog.liberaconoscenza.it/wp-content/uploads/2013/03/scuola.jpg<br />10/10일 밀라노에서 모두 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013-10-07 08: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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