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9.29. 통일체육축전

오늘은 좋은벗들에서 주최하는 ‘제11회 통일체육축전’이 있었습니다. 추석을 즈음하여 고향에 가지 못하는 새터민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모인 김에 한바탕 운동도 하고자 해서 마련된 행사가 벌써 열한번째를 맞이 했습니다. 올해는 서울경기, 충청, 호남권과 영남권으로 나누어서 진행이 되었는데, 수도권에는 약 846명(새터민 318명), 영남권에는 약 615명(새터민 약 280여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오늘 통일체육축전은 아쉽게도 오늘 비가 와서 운동장에서 하지 못하고 체육관에서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체육대회 프로그램을 일부 조정했습니다. 오전에는 법륜스님을 모시고 새터민과 함께 즉문즉설 강연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한국에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처음 미국 가서 고생하며 돈을 번 이야기, 또,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면서 미국에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북한에서 온 새터민들도 한국에서 어렵지만 열심히 일하고 적응해서 살아가기를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한국의 날을 만들어 행사를 하는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새터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이해해 주었습니다.
 

새터민들도 이제는 스님께 질문을 곧잘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비가 와서 갑자기 프로그램이 변경되어 스님의 즉문즉설이 잡혔는데도 여러 가지 질문들이 나왔습니다. 살아가면서 선택을 해야 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종교를 가져야 하는지, 한국에 온지 8개월 되었는데 식당에서 일하면서 한국사람들의 이중적 태도 때문에 힘들 때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리고 스님을 14년 전에 처음 스님을 뵈었는데 스님은 오히려 젊어 보이는데 그 비결이 무엇인지, 그리고 북한 사람이라고 차별받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등을 살아가면서 고민되거나 부딪히는 문제들을 질문했습니다.

 

질문중 아들이 반에서 반장이 되었는데, 북한에서 온 새터민을 반장으로 할 수가 없다면서 다음날 다시 무효가 되어 새로 뽑았는데,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하는 질문은 새터민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차별받는 설움, 특히나 자녀들이 그것 때문에 상처받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하면서 새터민이라는 것을 숨겨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님께 질문했습니다. 

“숨겨서 회장하면 뭐하고 숨겨서 잘 보이면 뭐해요? 숨겨서 결혼하고 나서 잘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밝혀져 이혼하게 되기도 하고, 숨긴 것들이 들키지 않아 이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평생 전전긍긍하면서 살게 됩니다.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그렇게 살 이유가 뭐가 있나요? 일부러 새터민이라고 알리고 다닐 필요도 없지만, 일부러 숨길 필요도 없습니다. 북에서 태어난 것이 무슨 죄라고 그렇게 숨깁니까? 내가 태어나기를 북에서 태어난 것이 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차별을 받아야 하나요? 만약 그런 차별을 받는다면 ‘대한민국 헌법에 그런 차별은 안된다고 되어 있는데, 왜 차별의 대상이 됩니까?’ 하고 조근조근 따지면 됩니다. 누구라도 피부색, 종교, 국적에 따라 차별 받아서는 안됩니다. 그런 것이 해고 사유가 되면 좋은벗들에게 요청해서 무료로 변호사를 지원할테니 소송해야 합니다. 그러나 법률은 그렇게 되어 있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자기네끼리 북에서 왔다는둥, 동남아에서 왔다는둥 수군수군합니다. 이런 것까지는 막을 수가 없습니다. 모든 인간을 그렇게 짧은 시간안에 교육시킬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안됩니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친구들에게 일부러 북에서 왔다고 할 필요는 없지만 고향이 어디냐고 하면 신의주, 무산등 자기 고향을 밝히면 됩니다. 엄마가 그것을 자꾸 숨기면 아이는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북에서 태어난 것이 큰 죄나 되는 것처럼 되어서 앞으로 사회에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지 못합니다. 아이에게는 반장이 되는 것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가 반장이 되었는데, 다음날 만약 바뀌었다면 화를 낼 일은 아니지만, 이것은 선생님이 잘못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어리석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선생님은 성별, 피부빛깔, 종교, 국적에 따라 차별하면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하고, 반장은 능력에 따라 선출해야 합니다. 그 아이의 출생으로 차별한다면 상처가 얼마나 커지겠어요? 이런 문제는 학교나 교육청 가서 알려서 시정을 해야 합니다. 아님 신문에라도 내서 시정해야 합니다. 기술이나 실력이 부족해서 차별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출생에 의해 차별받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것은 반드시 법률적인 도움을 받아서 시정을 해나가야 합니다. 

한국에 먼저 온 사람들이 이런 문제들을 싸워서라도 시정해 줘야 뒤에 온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자리를 잡고 살 수 있습니다. 먼저 온 사람들이 기 죽으면 안됩니다. 여러분들은 북한에서도 기가 센 사람이잖아요. 기가 세니까 여기까지 왔잖아요. 북한에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고, 중국에서 다시 한국으로 왔으면 대단히 기가 센 사람입니다. 깡패처럼 싸우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가지고 부당한 것은 대응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에 보장된 권리는 행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해는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그럴 수도 있고, 남한 사람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는 해야 하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면 시정을 요구하는 자세여야 합니다. 아이가 친구들을 집으로 데리고 온다고 하면 데리고 오라고 하고, 그러나 아이가 식당에서 친구들을 초대하면 안되겠냐고 하면 그래 니 좋은대로 해라고 배려해줄 수는 있지만, 아이가 친구들을 집에 데려오겠다는데, 데려 오지마라고 하면 내가 북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인가, 내가 여자인 것이 잘못인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들기 때문에 반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 더 중요한 자신감을 아이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스님께서는 새터민들에게도 아이를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키우라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새터민 아이들이 겪는 차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하고 대한민국에서의 권리를 당당히 누리도록 말씀해주셨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학생의 일은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어떻게 대한민국 선생님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됩니까? 여기 선생님들 계시면 이것은 정말 해결해야 합니다. 어른이 직장에서 차별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피부빛깔, 성별, 국적, 종교, 신체장애 때문에 차별받는 것은 나쁜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런것부터 개선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일류 문명국가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우리세대는 그런 것을 못 배워서 습관이 남았지만, 자라나는 세대는 인종적 문제, 종교적 문제, 민족적 문제, 출생의 문제등으로 차별하는 것은 절대로 안됩니다. 누구나 평등하다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가르쳐주고 심어줘야 합니다.



혹시 아이들이 집에 와서 누구의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다, 북에서 왔다고 하면 야단을 쳐야 합니다.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물안 개구리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것이 남의 나라로 가는 것은 한류라고 좋아하고 남의 것은 배타하면 한류가 오래갈 수가 없습니다.”
 

스님께서는 새터민들의 아픔도 어루만져 주시면서 그리고 대한민국이 일류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정신적, 도덕적으로 앞서야 하고 포용해서 가야 함을 다시한번 일러주셨습니다. 

즉문즉설이 끝난 후 각 지역에서 준비해 온 점심을 먹고 스님께서는 다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행사장을 둘러보시면서 인사도 하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스님께서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업무를 보시느라고 주무시지 못해서 그런지 시차적응이 안된다고 하시면서 행사장을 나와서는 회관에서 업무를 보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내일은 평화리더십아카데미 동문들을 대상으로 하는 ‘힐링 동문회’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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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ㅈㅎ

정말 선생님의 수준이 교사 자격이 없는 정도입니다. <br />분격하지 않을 수 없네요.<br />이런 교사를 길러낸 한국 대학교육의, 아니 그 이전 교육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br />이건 교사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상식적으로 틀린 줄 알아야 민주시민의 기본이 돼있다고 할 것입니다.<br />

2013-10-03 14:37:38

김건식

화이팅!!!!!!

2013-10-01 17:23:49

이미경

다른 사람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지 말아야 합니다. <br />나도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학교다니면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차별한 것을 참회합니다.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 합니다. 정말 평등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되겠지요? 이렇게 되려면 스님 말씀처럼 어머님들의 바른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2013-10-01 15: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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