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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에 기상하여 간단히 세수만하고 4시 40분에 시애틀 정토법당을 출발하여 시애틀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탑승수속을 마치고 6시 10분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공항에 8시30분경에 도착하니 공항에 신도님들이 마중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짐을 찾아 샌프란시스코 법당에 도착하니 여기서도 신도님들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맛있어 보이는 호박죽과 함께 간단한 아침상을 차려놓았습니다. 아침공양을 하고나서 샌프란시스코 법당 출입문에 예쁜 정토회 간판을 달아놓고 현판식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법당의 길 안내 역할은 오롯이 길가 세움 간판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스님의 샌프란시스코 방문과 때를 같이 하여 샌프란시스코 법당의 입구에는 소박하지만 매우 정겨운 느낌의 현판이 내걸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곳의 정토법당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 샌프란시스코 정토법당도 자리잡기까지 많은 신도님의 수고와 노력이 있었고, 수많은 정성과 작은 땀방울들이 모여 세워진 법당이기에 법륜스님과 신도님들이 함께 해주신 현판식은 매우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현판식 행사가 끝난 후, 스님께서는 강연 전에 신도님들과 함께하는 산책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법당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Cupertino의 Rancho San Antonio Park로 이동하셨습니다.
오전 11시, Rancho San Antonio Park에 도착하신 스님께서는 매일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의 스케줄로 피곤하실 텐데도 신도들의 짐을 나누어 들어주셨고, 또 산을 오르실 때는 누구보다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등성이를 오르셨습니다. 산행 중 스님께서는 여름내 빗방울을 맞지 못한 매마른 이곳의 땅을 보시고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물 부족현상을 걱정하시기도 하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후 변화와 앞으로 계획하신 미주지역 100회 강연 등 많은 이야기를 산책하면서 신도님들과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두 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신 스님께서는 신도님들이 준비해 오신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시고 다 함께 담소의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자리에서 '행복'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행복과 자유라면 그 행복은 반쪽짜리 행복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고의 습관으로부터 일어나는 나의 욕망을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은 내 습관에 매이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사고의 습관이든 행동의 습관이든 그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진정한 자유이며, 행복입니다. 우리는 장소, 상황, 시간에 관계없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삶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 나가게 해야합니다. 물이 그릇의 모양에 따라 달라지듯이 그렇게 우리의 삶이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스님께서는 '수행'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자유와 행복을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에 관계없이 항상 유지시켜 나가야 하는데, 사람들은 자꾸 외부의 환경 때문에 자신의 괴로움이 생겼다고 핑계를 대며, 자신을 괴로움에 빠뜨리고 학대하는 일을 계속합니다. 그래서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기도와 수행을 해야 합니다. 또한 이것이 자기 자신에게서만 끝나지 않고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나의 이웃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그 사람 스스로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전법의 인연을 맺어서 그 사람이 밖에서만 찾던 행복을 자기 안으로 돌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한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하고, 우리의 가난한 이웃을 도와야 합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보람'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보람'은 내가 남에게 쓰임새가 있을 때 생기는 심리 현상인데, 아무리 만족했던 삶이었다 할지라도 이 보람이 없으면 나중에 삶이 허무해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에 신도님들은 다시 한 번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모두 귀한 말씀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산행 일정을 마무리 짓고 스님 일행은 숙소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약 4시정도에 숙소에 도착하셔서 잠깐 휴식을 취하고 행사장으로 갈 준비를 하고 6시 10분에 행사장으로 출발했습니다. 퇴근시간과 맞물려 교통체증이 있어서 6시 40분정도에 오늘 강연이 열리는 ST. Thomas Episcopal Church에 도착하였습니다. ST. Thomas Episcopal Church는 Sunnyvale에 위치한 성공회 성당으로 300명 가량의 사람들이 미사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법륜 스님의 샌프란시스코 지역 즉문즉설 강연의 장소는 성공회 성당의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모임에서 장소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스님의 강연에 앞서 홍승환 목사님의 인사 말씀이 있으셨는데, 성공회 성당의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모임은 주낙현 신부님과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만든 모임으로 이번 스님의 강연이 성공회 성당에서 열리게 됨으로써 기독교 활동이 많은 이 지역에 타종교에 대한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 성당이 문을 연 이래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는 처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스님의 강연을 듣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참 뿌듯하였습니다. 점점 사람들이 많이 오니 300석 좌석이 만석이 되고 복도에 의자를 더 놓았습니다. 약 350명 정도가 입장한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오후 7시 법륜스님의 [2013년 희망세상 만들기] 샌프란시스코 지역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급변하는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셨습니다. 요즘의 기후 변화는 어디에서 그 원인을 찾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지구 온난화에서부터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하시며, 지나친 에너지 소비로 인해 생겨났다는 측면이 크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의 소비 행태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분명 우리는 50년 전보다 물질적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었지만, 지구의 환경은 너무나 심각하게 파괴되고 오염되었으며, 우리의 삶이 물질적 풍요로움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그때보다 반드시 행복해졌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시점에서 우리 각자의 삶을 점검하고, 우리가 말하는 발전이 진정한 발전인가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어찌보면 '냇물에 나무토막이 떠내려오듯' 그런데 앞으로 앞으로 떠밀려 왔다고 말씀하시며, 이제 무작정 앞을 향해 가기 보다는 잠깐 멈춰서서 개개인의 삶을 점검하고, 우리 인류 문명을 점검하여 오늘보다는 내일이, 올해보다는 내년이, 그리고 지금보다는 10년 후가 더 나아지도록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멈추면 낙오자가 되지 않을까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것을 극복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오늘의 대화는 어떤 고통이나 번뇌의 종류와 관계없이 삶의 문제를 무엇이든 내놓고 점검하는 시간이 되도록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스님께 질문을 했습니다. 열심히 일했지만, 월급이 동결되고, 해고가 일어나 직장 생활에 의욕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물으신 분, 동료에게 조언을 해주었지만 자신의 말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고민하신 분, 이민 생활을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상처를 덜 주며 이야기를 해야 할지 고민하시는 분,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두 분이 결혼을 앞두고 어떻게 양쪽 부모님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는지 질문하신 분, 스님께서는 굉장히 현명하게 상담을 해주시고 계신 것 같고, 상담을 하는데 있어서 확신이 있는 것 같은데 무엇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질문 하는분, 아이를 2년전에 잃었는데 아내가 아주 많이 힘들어 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질문 하는분, 고등학교때 미국에 와서 현재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폭언과 폭력에 의해 이혼신청을 해놓았는데 남편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고등학교 아이가 한명 있는데 속에 화가 엄청난것 같은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등 많은 질문이 계속되었습니다.
그중에 한 분께서는 발달 장애를 가진 아이를 가진 부모로서 아이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자꾸만 생기는데 어떻게 하면 그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는 대부분 자신의 아이가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인물이 좋고 , 똑똑하고, 공부를 잘 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런 아이는 누구나 다 좋아하고 키우고 싶어 합니다. 이웃집 아주머니나 아저씨도 이런 아이는 좋아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이웃집 아주머니나 아저씨만 있습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으면 이웃집 아주머니나 아저씨는 그 아이를 걱정하고 싫어합니다. 여기서 바로 진짜 부모냐 아니냐가 구별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 자식을 금쪽 같이 여기는 것이 엄마입니다. 어떤 장애를 가졌건, 어떤 문제가 있건 없건 모든 아이들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내가 낳아 내가 키우는 자식이 어떤 문제가 있든 좋고 나쁘고를 따지면 이미 부모가 아닙니다. 어떤 아이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 확신이 확고해야 합니다. 부모의 요구에 맞게 하려면 아이는 열등감을 갖고 힘에 부친 삶을 살게 됩니다. 그 아이의 상황에 맞게 보살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부모의 자식 사랑입니다.
'아이의 특성에 맞춰서 그것에 맞게끔 키우고 알맞은 상황을 만들어 줘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아이도 스무 살이 지나면 독립,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 아이가 세상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부모가 아이의 어떤 부분을 문제로 삼으면 아이에게 열등감이 생깁니다. 내마음으로부터 자식이 진정으로 자랑스러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가식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는 그 분의 종교가 무엇인지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질문자 분은 크리스천이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세요. '다른 집에 태어났다면 사랑받지 못했을 텐데, 저희 집에 태어났으니, 주님이 우리를 아무 대가없이 사랑하셨듯이, 저희 또한 이 아이에게 아무런 대가없는 사랑을 베풀겠습니다. 이 세상에 지위나 돈과 관계없이 천하고, 가난하고, 차별받고, 내처진 사람에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이 사랑을 베푼 것이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징벌이 아닌, 포용하고 안아가는 사랑입니다. 이것을 기독교에서는 '너가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다'고 했으며, 불교에서 보자면 이 세상에 버려진 사람들에게 '네가 바로 부처이다.',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사상의 사상입니다. 이렇게 아이를 온전하게 껴안으십시오!"
스님의 말씀이 끝나자 진심에서 우러난 박수 소리가 잔잔하게 장내에 울려 퍼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는 이런 저런 이유로 자기를 내팽개 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모든 인간은, 모든 생명은 모두 부처라고 말씀하시며, 살아가는 동안에 여러 가지 변수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나는 내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유지해 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질문에 대한 답변들은 모두 하나하나를 다 소개해 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동이 있었고, 질문이 끝날 때마다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그만큼 청중들과 스님은 공감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는 기꺼이 강연회 장소를 후원해 주신 성공회 성당 관계자 분들과 '경계를 걷는 그리스도인' 모임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끝나는 그 시간까지 식지 않은 즉문즉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날 있을 L.A. 오렌지카운티 지역의 즉문즉설 강연을 기대하며 오늘의 강연은 10시 무렵 끝났습니다. 많은 분들의 질문이 이어지고, 스님께서 설법해주시는 사이 세 시간 정도의 시간이 너무나 훌쩍 지나갔습니다. 강연이 끝나자 많은 분들이 스님께 사인을 받기 위해서 길게 줄을 섰습니다.
벤쿠버는 젊은 유학생 및 청년들이 참가를 많이 하였고, 질문도 많았는데,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청년, 장년층의 참여가 많았고, 부부나 연인등 커플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많았고,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튜브등을 통해서 이미 스님의 법문을 듣고 있었고, 또는 나름대로 기도를 해보고 있었던 터라 스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서 그런지 청중들의 호응과 공감이 아주 높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준비해놓은 책들이 거의 다 판매되었고, 일부 책들은 없어서 판매를 못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책 사인회를 통해 많은 분들과 더 가깝게 인사를 나누시고, 오늘의 즉문즉설 강연 일정을 마치셨습니다. 이제 오늘 강연을 준비한 자원활동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나니 10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강연준비를 한 모든 자원봉사자들에게 수고하였다고 감사의 인사를 하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왔으나 11시가 넘었습니다. 돌아와서는 스님께서는 아직 다 못한 원고교정을 보고, 저희는 샌프란시스코 정토법당의 총무님 및 각팀장들과 함께 행사 후 공감나누기를 하였습니다. 지난 6월 행사에 이어서 9월 행사를 준비하였는데, 모든 것에 있어서 역량이 커진 것 같다고 다들 좋아하였고, 장소와 음향과 모든 것들이 애쓴 만큼 잘되어서 모두들 기뻐하였습니다. 그렇게 나누기를 하고나니 2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나누기를 끝내자 스님께서는 1층으로 내려오셔서 식탁에서 아직 다 끝내지 못한 원고교정을 하셨습니다. 저희는 내일 아침 6시30분에 공항으로 출발해야 해서 먼저 짐부터 정리를 하고나니 2시 30분이 되었습니다. 저는 원고를 보고 계시는 스님께 인사를 드리고 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원고교정을 마쳐야 하니까 아마도 밤을 새울 것 같습니다. 내일은 미주지역에서 가장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LA지역으로 갑니다. 내일 LA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즉문즉설 강연 현장 스케치는 샌프란시스코 정토법당의 이승용보살님께서 도움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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