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3월 14일 법륜스님의 하루(프놈펜왕립대학에서 즉문즉설)

오늘은 프놈펜왕립대학에서 스님의 즉문즉설 강의가 열리는 날입니다. 

라오스를 떠나 프놈펜으로 가기 위해 새벽 5시에 라오스의 팍세를 출발하여 다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저녁 6시에 프놈펜에 도착하였습니다. 무려 13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온 것은 프놈펜왕립대학 코이카강당에서 캄보디아 불자회가 주최하여 캄보디아 교민을 위한 스님의 즉문즉설 강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7시 20분 국경에 도착하여 1시간 동안 캄보디아 입국비자를 다시 받는 등 수속을 마치고 캄보디아로 다시 들어섰습니다. 텡트렁 삼거리에서 쌀국수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박지나 대표와 박병수 법우, 문태훈 법우는 라따나끼리 사무실로 돌아가고 스님과 서울에서 온 일행은 정 대표님과 함께 프놈펜을 향하여 달리고 달렸습니다. 프놈펜 시내에 들어서자 퇴근시간에 임박해서인지 길이 많이 막혔지만 다행히 6시전에 강의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장에는 10여명의 교민들이 미리 와서 스님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지난 7일 캄보디아에 오신 스님을 마중한 김재성 거사님께서 스님께 요청하여 캄보디아 교민을 위한 즉문즉설 법회를 계획하신 것입니다. 캄보디아 불자회는 2012년 12월 창립하여 회원 40명이 매월 2회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 법회를 준비한 스탭들은 홍보기간이 짧아 많이 참석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습니다.

법회에는 100여 명의 교민이 모였습니다. 교민들이 모이는 동안 작년에 SBS에서 방영했던 ‘힐링캠프’를 스님과 함께 보았습니다. 6시 20분 캄보디아 불자회 총무 이승익 거사님의 사회로 행사를 시작하였으며, 작년 스님께서 하신 300강 이야기를 담은 ‘법륜스님의 외출’을 함께 보며 300강의 여운과 감동을 다시한번 느끼고 바로 이어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강단에 오르셔서 요즘시대에 성공신화의 기준을 돈과 지위로 잡고 있는데, 돈과 지위가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으로 행복해지 않는다, 돈이 많은 것, 지위가 높은 것이 행복의 기준은 아니라고 하시면서 행복이라는 마음작용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마음작용의 원리를 알아 원리에 맞게 접근하면 괴로움이 사라지고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왜 즉문즉답이라고 하지 않고 즉문즉설이라고 하는지를 설명하신 후 강단을 내려 오려서 청중들과 눈높이를 맞추시고 의문 나는 것을 물으라고 하셨습니다.

첫 번째 질문을 하신 분은 기독교인인데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한 후 팟캐스트에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고 스님 팬이 됐다고 하면서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가장으로 역할을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걱정이 된다고 했습니다.

또 한분은 캄보디아에 온지 1년 반이 됐는데 보증을 서주고 잘못되어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 유투브로 즉문즉설을 듣는다면서 불교신자 중에 젊은 사람이 거의 없고 아들들한테 절에 가자고 하면 창피하다고 안 가려 하는데 그 이유가 뭘까를 물었습니다.

다른 한 여자 분은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안락해지니 이전마음으로 생활하는 모습을 본다, 거만한 마음이 생기니 원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게 잘 안 된다, 혼자 사는 삶의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걸 느낀다. 그런 자신이 욕심이 많은지 당연한 건지를 물었습니다.

한국식당 2개를 운영 중이라는 다른 한 분은 젊은 후배세대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하여 스님께서는 신앙심이 부족하다, 참된 신앙인이 되라고 하시면서 내가 최선을 다하고 설령 실패를 했더라도 그 경험이 쌓이면 더 큰 실패를 막을 수 있다, 실패가 꼭 나쁜 게 아니다, 고통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고자 하면 신앙인이 아니다 라고 하시면서 교회만 다니지 말고 신앙심이 깊어야 한다고 말씀 하실 때 참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 질문에 하신 말씀을 옮겨봅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선배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혜택을 받고 교육을 잘 받아서 혜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마가 다 해줘서 야생성을 상실한 불행한 세대다, 비유하자면 야생동물들이 집에서 키워진 살찐 돼지, 가축 수준이 되어 버린 것과 같다.

지금 50~60대는 젊을 때 초등학교만 나와도 자기 아버지보다 유식했다. 그래서 공부를 하든 안하든 나의 문제, 나의 자유 나의 책임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삶의 방식을 터득했기 때문에 자생력이 있다. 자기가 호기심을 갖고 원해서 공부하면 기억력이 5배 높다. 또 단순지식으로만 남지않고 융합이 일어나고 창조력이 생겨난다.

그러므로 야생성을 키우라, 자기 삶을 살아라. 20세가 넘으면 부모에게 의지하지 마라. 판단은 자기가 하고 부모님께 조언을 구해라.

부모 또한 자녀가 결혼문제를 상의하면 ‘네가 살 사람인데 네가 선택해라, 나는 너를 믿는다. 네가 선택하면 OK다' 라고 말하라. 자식에게 조언이 필요하지 간섭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20세 미만은 다르다. 미성년자라고 하는 것은 최종결정권이 없고 미성숙한 사람이다. 20세가 넘으면 삶이 자립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모에게는 자식이 무거운 짐이 되고 자식에게는 부모가 감옥이 된다. 어릴 때는 보살펴주는 것이 사랑이지만 자식이 커가면 자식의 아픔을 지켜보는 게 사랑이다. 사춘기 때 지켜봐 줘야 한다. 부모는 자식을 독립시키고 정을 끊어야 한다.

자생성, 야생성을 가져라, 고생을 좀 해야 한다. 실패도 해야 한다. 세상의 뜨거운 맛은 젊었을 때 보아야 한다.

자연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스승이 된다. 나는 새도 내일 먹을 것을 걱정 안 하는데 걱정하는 사람은 결국 새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놓아버려라, 방하착. 마음이 가벼워야 한다. 오늘 기뻐야 내일도 기쁘다. 욕망대로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다음에 말하는 다섯 가지는 꼭 지켜야 한다.

- 아무리 화가 나도 남을 때리거나 죽여서는 안 된다.
- 아무리 탐이 나도 훔치거나 빼앗으면 안 된다.
-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 타인의 의사에 반해서 성추행, 성폭행을 해서는 안 된다.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
- 술은 안 먹는 게 좋고 먹더라도 취하면 안 된다.
진리를 알고 진리에 귀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런 계율이 있어서 자기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를 당부한다. 캄보디아 생활, 유학생활, 봉사생활이 하루하루 삶이 소중하게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9시 20분경 법회를 마친 스님께서는 교민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시고 11시 30분발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셨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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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그 동안의 스님의 하루 잘 읽었습니다...<br />수고 많으셨습니다<br />감사합니다..(^_^)

2013-03-22 15:40:36

^^^^

감동입니다~잘 읽었구요..캄보디아 교민불자님들과의 만남을 위해13시간이나 달리시다니,,휴우 ㅠ여건이 되신다면,가끔 들국화님과 함께 번갈아가시며 한국에서의 스님의 하루도 계속 더 써주신담,바꿔가며 읽는 재미가 있을거 같아요.. ㅎ아쉽습니다~

2013-03-19 21:03:35

김홍주

스님께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시고<br />깨달음을 깨우치시는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2013-03-18 22: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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