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1월 21일 법륜스님의 하루(석가족 수련, 수자타로 이동)

오늘도 어제와 같이 새벽 5시 10분경, 새벽길을 걸어서 수련장으로 갔습니다.
오늘이 월요일이라 수련하던 청년들 몇 명이 새벽기차를 타기 위해 수련장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새벽 명상으로 아침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40분 동안 명상을 하고, 시범으로 절하는 연습을 잠시 했습니다.
여태껏 중 제일 오랜 시간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 후, 아침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아침 식사시간에 짜이 한 잔 마신다고 했습니다. 저희는 인도 녹두와 콩, 쌀로
죽을 끓여 먹었습니다. 따끈한 죽과 과일로 아침식사를 하고 바로 수련이 이어졌습니다.

스님께서 담마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화가 난다는 분의 질문을 예로 들면서,
담마를 생활 속에서 체화하게 되면 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 법회가 이어졌습니다. 어제와 달리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손을 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생각이 과거와 미래에 가 있는데 왜 현재에 있지 않냐고 어떤 남자분이
질문을 했습니다. 의대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다는 대학생은 어제 스님께서 욕심이 있으면
괴로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욕심이 없으면 인생의 발전이 없지 않냐며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엔지니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학생은 열심히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집중해서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귀의를 하거나 경전을 읽게 되면 무릎을 꿇게 되는데 그 이유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생활 속의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 말씀을 하니까 사람들이 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스님께서 정말 알기 쉽게 하나 하나 풀어서 말씀을 해 주시는데, 인도 사람들은 잘 알아듣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서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학생에게 스님 법문을 듣고 어떤 지 물어봤습니다.

“여기서 4-5시간 걸리는 바다윤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왔습니다. 부처님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부처님 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얼굴이 환하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 법을 배우면 괴로움과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고, 마음이 깨끗해지고 기쁜 마음을 갖게 됩니다.
저는 스님의 많은 말씀 중에 오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단 말씀이 제일 많이 다가왔어요.
꾸준하게 오계를 지키면서 노력했을 때 결국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말씀이 좋았습니다.
저도 우리 지역에 가면 담마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담마를 이야기해 줄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당당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애요.”
눈을 반짝이면서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여학생을 보면서 옆에서 듣고 있던 저희가 더 감동을 받았습니다.

즉문즉설 법회까지 마치고 스님께서 수련 전체 정리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부처님의 법은 그냥 믿는 것보다는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처님의 법은 어떤 원리를 설명한 것이예요. 세상의 원리, 마음의 작용, 인간관계, 몸의 작용 이런 원리를
설명한 것이예요. 마치 과학자가 이 우주의 원리, 물질세계의 원리를 설명한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담마, 법(法)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담마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행(行)해야 합니다. 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경험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것이 됩니다. 부처님이 훌륭하시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나하고 관계가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붓다 담마가 내 인생의 고뇌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내 병을 치료해야 합니다. 그러면 내가 부처님에 대해서 고마움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저절로 절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무 붓다, 나무 담마, 나무 상가가 되는 거예요.

그런데 내가 부처님으로부터 아무런 이익을 못 받았어요. 아무런 혜택도 못 받았는데
나무 붓다, 나무 담마, 나무 상가 하는 것은 입으로만 하는 거예요. 제가 왜 인도 사람도 아닌데
붓다 담마에 귀의해서 여기까지 와서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겠습니까? 그것은 붓다 담마를 내가 받아들여서
너무나 내 인생의 큰 기쁨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붓다 담마를 믿고 행해서
그런 기쁨을 얻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마지막 정리 말씀 이후에 단체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먼저 여자분들이 사진을 찍고, 이어서 남자분들이 찍었는데, 단체 사진 이후에도 스님과 사진 찍느라고
다들 바빴습니다. 스마트폰, 디지털 카메라와 핸드폰으로 그룹 그룹, 가족을 모아 스님과 사진을 찍습니다.
요즘 스님은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사진 찍히느라 바쁘십니다.

 

 

수련 마치고도 계속 스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거나, 양쪽 발에 예를 표하고 합장을 하며 공경의 예를 올립니다.
문으로 나오는데 이제는 여자분들이 모두 몰려와 스님 발에 예를 올립니다.
사진 찍고 예를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스님께서 수련장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수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수바쓰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수련 전체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어떻게 평가를 하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스님께서 오셔서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스님께서 담마에 대해서 말씀해 주셔서 너무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3일은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스님은 한국에는 내내 계시지만 인도에는 1년에 한 번 오시니까, 내년에는 적어도 5일은 시간을 내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담마를 충분히 이해하기에
3일은 너무 짧습니다. 5일정도 오셔서 부처님 법인 담마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하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번 행사 장소를 제공한 분이 스님을 초대했습니다. 우리 숙소 바로 옆 골목에 있는 집이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니 수련장에서 봤던 얼굴들이 다 모여 있었습니다. 연세드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먼저 스님께 이마를 발에 맞추며 공경의 예를 올리자, 이어서 4명의 아들 부부, 손자, 손녀들이 다
스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이 후 사촌들까지, 동네 청년들까지 모두 스님께 다시 공경의 예를 올리느라
오늘 스님께서 조금 늦게 수련을 마쳤으면 기차 타기도 빠듯했을 것 같았습니다.

이 집 셋째 아들 부부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아이가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 법문을 듣고 마음이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기도문을 주시면서, 어떻게 기도할지 기도문을 주셨습니다. 집안 가득 사람들이 모여들어
잔치집이 되었습니다.

 

인도는 큰 스승에게 올리는 기본적인 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머문 집에도
연세드신 부모님과 아들이 나와 스님 가신다고 꽃으로 공양을 올리며 환송을 해 주었습니다.
저희들은 스님 옆에 있다가 같이 환영을 받아서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동네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동네를 빠져 나와 이따와역으로 향했습니다.
2박 3일이었지만 반짝이는 눈동자의 사람들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스님을 향한 공경의 마음을 보면서
전법의 힘을 느낄 수 있었고, 전혀 높낮이 없이 평등하게 이 곳 사람들을 대하고 정성을 기울이시는
스님의 모습에서 소리없는 감동이 피어 올랐습니다. 그리고 스님께서 뿌린 씨앗으로 인해 이 곳에도
우리와 함께 뜻을 펼쳐 나갈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스님께선 수바쓰지와 향후 석가족 불사에 대한 말씀을 나누시고, 마지막으로 YBS회원들을 격려해 주셨습니다.
수바쓰지와 YBS 회원들이 기차칸에까지 짐을 실어주고 손을 흔들며 환송해 주었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유피(UP)주 이따와역에서 오후 12시 40분 기차를 탔습니다. 비하르주 가야역에는 오후 11시 30분에
도착하게 됩니다. 11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가서, 가야역에서 수자타아카데미가 있는 둥게스와리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늘은 기차를 타고 환한 대낮에 글을 씁니다.

내일부터 6일간은 수자타아카데미에서 한국인 스텝 수련, 인도인 스텝과의 수련, 마을 방문, 공화국 행사,
인도JTS와 인도정토회 이사회, 총회 등의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내일 수자타아카데미에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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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

소식 너무 고맙습니다. 바쁜 일정 중에 밤잠을 줄여가며 쓰셨을 것 같네요. 인도에서 즉문즉설 너무 재미있고, 그들의 진지한 자세가 멋지네요.

2013-01-25 00:05:20

JM

소식 너무 고맙습니다. 바쁜 일정 중에 밤잠을 줄여가며 쓰셨을 것 같네요. 인도에서 즉문즉설 너무 재미있고, 그들의 진지한 자세가 멋지네요.

2013-01-25 00:04:50

산목재

석가족에서 태어나신 부처님의 가르침이 세계를 돌아 법륜스님을 통해 다시 인도로 씨앗이 되어 퍼져나가는군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입니다_()_

2013-01-24 14: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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