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2월 31일 법륜스님의 하루(남산 산행, 대중공사)

새벽 일찍 일어나 천일기도를 하였습니다.
기도 후, 최보살님이 끓여주신 따끈한 김치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남산은 입구부터 얼음빙판이었습니다. 눈이 녹은 곳은 빙판이 되어 있고, 눈이 있는 곳은
그대로 얼어 있었습니다.

 

용장골로 올라갔습니다. 조심조심 천천히 길을 걸었습니다. 날이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상쾌했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과 전체 공동체살이 대중들이 모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 함께 산에 오르니 그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설잠교와의 갈림길을 지나 용장사 삼층 석탑이 잘 보이는 길에 한 줄로 서서 세계에서 기단이 제일 높다는
용장사 삼층 석탑을 바라보며 기도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언제나와 같이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간절히 발원하셨습니다.

 

이영재와의 갈림길에서 이영재로 가지 않고 칠불암쪽으로 걸었습니다. 완만한 골짜기가 걷기에 참 좋았습니다.

산 정상에 가까운 부분에서 작은 저수지를 만났습니다. 마치 천지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날이 추운만큼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스님과 법사님들을 모셔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전체 대중들도 같이 사진을 찍자며 2/3가 모였는데, 얼음 깨지는 소리가 쩡-쩡- 울렸습니다.
놀라서 얼른 흩어지는 바람에 전체가 모이면 찍으려던 사진은 못 찍고 저수지 둑에 모두 서서
겨우 한 컷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릴 적 얼음 지치던 때가 생각나셨는지 신나게 얼음을 지치졌습니다. 

 

칠불암으로 가는 길은 3층석탑을 만났습니다. 저도 횟수로 세기 힘들 정도로 남산에 많이 와 봤는데,
처음 보는 석탑이었습니다. 석탑 앞에서 다같이 기도를 드리고 칠불암으로 향했습니다.

 

칠불암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눈이 녹아 얼음이 되어 바위틈은 빙판이었습니다.

 

스님은 등산화도 신지 않으시고, 운동화만 신으셨는데도 한 번도 미끄러지지 않고 훌쩍 훌쩍 뛰어 다니셨습니다.
칠불암 위 신선암앞의 마애불 앞에서 기도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도문큰스님 아래 출가를 하시고, 이 곳 칠불암에서
정진을 많이 하셨다고 했습니다. 칠불암이 바로 아래로 바라보이는 낭떠러지 위에는 자그마한 바위가
세 개 놓여 있습니다. 그 바위 위에 앉아 정진을 하셨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
스님께 어떻게 앉아서 정진을 하셨는지 여쭸습니다.

“바로 떨어지면 죽는데도 졸음이 와서 깜빡하면, 온 몸이 아찔했는데도 그래도 또 졸음이 오곤 했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해.” 하십니다.

 

“오늘 한 해를 보내면서 3사 순례를 하네? 용장사탑, 3층 석탑, 신선암 마애좌상까지 보고.”하셨습니다.

칠불암 쪽이 가파르고 미꺼러워서 칠불암은 내려다만 보고 발길을 돌려서 금오산 정상쪽을 향했습니다.
이영재에서 순환도로를 만났습니다. 이 곳에서도 용장사 3층 석탑이 멀리 보였습니다.
찬기파랑가를 쓰셨던 충담스님을 기리는 삼화령에서 다시 전체 사진을 찍고, 천천히 포석정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온통 눈길이라 위험했습니다.

 

순환도로 끝나기 전에 있던 배리 율을곡 마애불좌상 앞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렸습니다. 약사부처님 앞에서,
“오늘 기도한 공덕으로 새해에는 건강하세요.”하신 스님 말씀 덕분에
내년 한 해는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잘 내려왔는데, 순화로가 거의 끝나는 무렵에 얼음에 미끌어지면서 두 사람이 넘어져 팔이 부러져
급하게 119가 와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삼릉 솔숲 앞에서 칼국수를 먹고, 2012년 한 해 묵은 때를 벗기는 단체 목욕도 했습니다.
목욕후 다시 두북정토마을에 들어와 2013년 정토회의 사업 방향에 대한 토론을 했습니다.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그동안 보고 느꼈던 점, 제안하고 싶은 사업, 우리가 전체적으로 놓치고 있는 일은
뭐가 있는지 등 많은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을 했습니다. 대중공사였습니다.

 

스님을 포함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고 제안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간에 잠시 저녁공양과 예불을 올리고, 또 토론을 했습니다.
참 좋은 의견도 많고 아이디어도 많았습니다.
대중부와 함께 더 많은 논의들이 진행되어야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마치고 다과를 하면서 친목의 시간도 가지고, 자정에는 법당에 모여 앉아 작은 종을 치며
고요히 2013년을 맞이했습니다. 자정을 넘기면서 스님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새해 인사를 올렸습니다.

 

이렇게 2013년을 맞이하였습니다. 2012년은 정말 하루 하루가 참으로 알차고 보람있고 즐거운 나날이었습니다.
『스님의 하루』와 함께해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자정이 지나서 오늘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오늘은 아침에 일출을 보고, 다시 회의를 잠시 한 후,
서울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지난 한 해,『스님의 하루』를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고 건강한 2013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13년에도 스님의 감동적인 일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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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열

사진 잘 보고, 글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01-10 23:55:59

순자

다친 분도 있나 보군요 다들 쾌유하시길 기원합니다 _()_

2013-01-07 11:42:59

양의눈물

저곳이 스님이 정진하시던 바위군요..보기만 해도 후덜덜합니다

2013-01-07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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