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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정토회 활동가 명상수련이 있었습니다.
전국에서 184명이 정토수련원으로 모여 들었습니다. 추운 날씨라 옷을 켜켜이 껴입고, 한 손에는 침낭을,
한 손에는 눈이 올세라 준비한 우산까지 한 켠에 넣은 큰 가방을 들고, 어떤 분은 웃음 지으며,
어떤 분은 벌써 다리의 통증을 예감하는 듯 비장한 얼굴로 수련원으로 들어섰습니다.
스님의 지도로 4박 5일간 명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대부분이 활동가라 평상시 명상수련과는 달리, 법문도 많지 않고 정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명상하는동안 2번이나 눈이 내려 새하얗고 멋진 풍경을 수련생들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러나 뒷바라지하는 분들이 수련 바라지에 눈까지 치우느라 바라지 일이 두 세 배는 힘들었을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습니다.
수련 4일째인 어제 저녁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수련을 하면서 생긴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하라고 했는데,
그동안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일, 앞으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묻는 질문 등
지난 1년동안 활동하면서의 일들에 대한 질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렇게까지 원을 세워서 300강을 했었구나, 일상에서 저렇게 열심히 정진을 하고 있었구나...
한 분 한 분의 질문이 오히려 감동을 주었습니다.
“역시 활동가들 수련이라 다르긴 다르네요.”하면서 웃으시던 스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오늘 새벽, 명상으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마지막 명상을 마치고, 새벽 천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유수스님의 종성염불과 맑은 종소리에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어서 스님께서 직접 예불을 하셨는데 마음이 절로 숙연해졌습니다.
예불 후, 스님께서 발원을 하셨습니다. 그 중 일부를 옮겨 봅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게 평화와 행복을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줄 아는 기쁨을
살아있는 생명에게는 살아갈 수 있는, 배고픔없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아픔이 있는 중생에게는 그 아픔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양약(良藥)을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기를
중생의 가지가지 소원과 소원이 모두 성취되기를
그리하여 나나 너나 다름이 없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렇게 간절히 발원하옵나니
제불 보살님들은 저희의 이 발원에 응답하여 주옵소서
특별히 발원하옴은
이렇게 추운 겨울에도 입을 옷도 없고 땔감도 없어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는 북한 동포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한 줌의 따뜻한 밥을
몸을 감쌀 수 있는 한 장의 담요와 옷이 주어지기를 간절히 발원하옵나니
저희의 이 발원이 부디 성취되기를
천룡팔부 신중님들은 저희를 옹호하여 주옵소서
저희가 5일동안 용맹정진하고 청정한 마음을 내고 간절히 발원한 이 공덕으로
하루속히 남북이 통일되고, 한반도가 평화롭고,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가 정착되고
지구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생명의 존엄이 지켜질 수 있기를
또한 이번 대선에 희망을 걸고 있다가 절망에 빠진 많은 사람들
특별히, 강정마을 사람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MBC PD와 기자들
그 뿐만 아니라 실의에 빠진 모든 사람들에게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기를 발원하옵나니
제불 보살님들과 천룡팔부 신중님들은
저희의 이 간절한 발원을 증명하고 옹호하여 주옵소서
또한 이번 이 용맹정진에 참여한 대중 일동과
부지런히 수행하고 보시하고 봉사한 정토 대중일동은
지난 한 해 수고한 모든 일들 가운데
상처로 남아있거나 집착으로 남아있는 것들은 즉시 소멸하고
새해에는 보살로 발심하여 용맹정진 할 수 있기를 발원하오니
저희 발원 성취케 하여 주옵소서”
스님의 발원을 들으며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의 온 마음이 담겨있는 발원을 들으며 계속 눈시울이 뜨거웠습습니다.
특히, 쌍용자동차 관계자들, mbc 파업 피디와 관계자들, 강정마을 관계자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어만져 주시고,
이 추운 날 굶주리고 추위에 떨고 있을 북한동포들에 대한 발원을 하실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겨울이 특히 더 시리고 추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우리 전부의 마음이었고, 또한 아픈 마음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회향식을 대웅전에서 했습니다. 방석을 깔지않고 바로 바닥에 앉았습니다.
스님께서도 대중들이 다 바닥에 그냥 앉았다고 방석을 도로 물리시고 함께 찬 바닥에 앉으셨습니다.
손과 발이 조금 시리긴 했지만 우리 수련원의 부처님 앞에 다같이 모여서 청법가를 부르고
법상에 앉아 법문을 하시는 스님 법문을 듣는 것도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후 스님 일정이 계속 해외 일정이라 미리 새해 인사로 3배도 드리고,
선물로 스님과 악수하는 기회도 가졌습니다.
명상수련을 마치고, 오늘부터 1월 1일까지는 정토회 공동체살이를 하고 있는 대중들이 두북정토마을에 모여
수련을 하기로 했습니다.
문경정토수련원에서 두북정토마을로 이동했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고속도로 진입전까지 조심조심 운전을 했습니다.
저녁 6시 30분경에야 모두 두북정토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같이 예불을 모시고, 스님과 함께 60여명의 대중들이 둘러앉았습니다.
명상수련 때 작성한 소감문을 각 자 읽었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모두 조용히 앉아 한 사람 한 사람이 읽는 소감문을 경청했습니다.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 도반은 저런 것을 느꼈구나, 아, 저런 힘듦이 있었구나, 아, 내가 미쳐 생각지 못한 내 모습이 저기 있구나
하면서 상대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고,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내 모습을 도반의 소감문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기쁨도 있었습니다.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소감문을 전체 듣고 스님께서 정리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자신의 까르마를 보고 있는 것과 까르마에 빠져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빠져 있으면 상처가 치유가 안됩니다. 상처가 있지만 그 상처로부터 자신이 분리가 되어 있어야
상처가 치유되어 나갑니다.
어떤 감정과 번뇌가 일어나더라도 빨리 탈출을 해서 자기 갈 길을 가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경계에 반응을 했더라도 상념에 빠지지 않고 자기를 남 보듯이 하면 금방 빠져나올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까르마가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합니다. 짧은 순간 나도 모르게 까르마에 빠져 있을 수는 있지만
금방 되돌아 나와야 합니다.”
내 업식과 나를 동일시할 때 제가 가장 작아지고, 힘들 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스님의 정리 말씀으로 명상수련 4박 5일 전체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300배 정진을 했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그대로 마음에 남았습니다. 내가 내 업식을 멀리서 바라보며 빠지지 않고,
내 원력으로 스스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발원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경주 남산 산행을 하고 수련원으로 돌아와,
2013년 우리 사업에 대해서 마음껏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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