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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날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부처님 오신날보다 더 바쁘게 스님 일정이 짜여집니다.
오랫동안 교류해 왔던 목사님들과 신부님이 계신 교회와 성당을 찾아가 성탄예배에 참가하셔서
축하인사를 드립니다. 작년에는 보름 전부터 찬송가도 준비해서 예배 때 저희가 준비한 찬송가를
부르기도 했는데, 올해는 바빠서 미리 준비하지를 못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제 아침 일어나시더니 감기가 걸린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보니까 콧물이 쉴 새없이
흘러 내렸습니다. 그래서 어제 대전에서 행사를 마치고 올라오면서 코 감기약을 사서 드셨는데,
좀체 잦아들지가 않더니 오늘 아침에는 눈에 실핏줄까지 터져 눈이 벌겋게 충열되었습니다.
“몸이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명상하고 좀 휴식하려니까 감기도 걸리고, 실핏줄도 터지고...” 하십니다.
그런데 시간이 없어서 병원에도 못가고 하루 일정을 시작하셨습니다.
오전 10시에는 경향신문에서 기자들이 와서 2시간 가량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30분부터는 오마이뉴스에서 진행하는 『대선 올레 법륜스님과의 힐링』에 참가하셨습니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준비된 방송으로 오마이TV를 통해
생방송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스님 방송을 듣기 위해 동네분들과 모여 앉아 있다는 사람,
해외에서도 방송들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지인의 문자를 받으면서 작은 방송도 위력이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행사는 대선 이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이 멘붕 상태에 빠져 헤어나오지를 못해
스님의 힐링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준비된 행사였습니다.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님이 진행하면서 스님께 질문을 하기도 하고, 참가자들이 스님께 바로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행사에 참가하면서 51:49로 대선에 패배한 사람들이 상심이 참 컸구나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울면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대로 다 될 수가 없습니다. 또 된다고 반드시 좋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을 좀더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천만 인구 중에는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나와 반대되는 사람도 적어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과 비슷한 수만큼 있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변화가 와야 된다, 새로운 희망을 만들자’ 하는 젊은 세대보다
‘우리 사회가 좀 안정되어야 되겠다, 뭔가 불안하다, 우리가 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나라가 흔들려서 되겠는가’하는 안정을 원하는 기성세대의 단결력이, 그들의 바라는 바가 더
강하지 않았는가 싶습니다. 50대의 투표율을 보면 알 수 있잖습니까? 초유의 일이잖아요?
89.9%! 10명 중 9명이 투표를 하러 나갔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만큼 기성세대가 이 나라를 안정시켜야 되겠다는 것이 변화를 열망하는 젊은 세대보다 강했기 때문에
일어난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다고 안 받아들일 수 없잖아요.
2012년, 2013년도 이후의 대한민국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면, 새로운 현실 위에서
어떻게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나갈 것인가 이런 관점에서
지나가버린 것을 생각하기보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첫 시작 말씀으로 진지한 힐링의 시간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왜 대한민국의 50대 여성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을까?
선거 때마다 있는 북풍으로 인한 분단체제의 현실에 대해서 절감을 했는데 북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선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아프다, 안후보 진영과 민주당 진영의 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투표율이 올라가면 이긴다고 했는데 왜 이런 결과를 예측한 학자는 한 명도 없었을까?
앞으로 5년동안 언론도 더 막힐 것이고, 검찰, 경찰, 선관위까지 다 편파적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적 약자는 더 어려워질 것 같아 희망이 생기질 않는다,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교조 회원인데 이 정부와 새로운 교육감의 정책 속에서 어떻게 내 소신을 지켜나가야 하는가?
머리로는 이해되었는데 가슴까지 내려가는 길이 막혀서 안정이 안되는데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가?
속에 있는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진지하게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두 시간이 금새 지나갔습니다.
스님의 말씀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힐링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마칠 때의 분위기는
시작할 때보다 한층 밝았습니다. 스님께서 가시는 분 한 분 한 분 손을 잡아주고,
스님의 신간 ‘쟁점을 파하다’도 한 권씩 선물로 주셨습니다.
날씨가 매우 추웠는데, 마음이라도 조금 더 따뜻해져서 돌아가셨기를 바래봅니다.
스님께서는 저녁 약속 후에 7시 30분 평화재단에서 경동교회로 출발하셨습니다.
경동교회는 크리스찬아카데미를 운영하셨던 강원룡목사님이 계셨던 곳이고,
지금은 박종화 목사님이 담임목사로 계신 곳으로, 스님과는 오랜 친분이 있는 교회입니다.
오늘은 캐롤송을 중심으로 성탄전야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기 예수 오심을 찬탄하며
성가대들의 우렁차고 맑은 목소리가 교회당내에 울려 퍼졌습니다.
성탄예배에 정토회원 7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에 인사말씀을 하시면서, 성탄을 축하하고, 한국사회가 평화와 통일을 이룰 수 있고,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하셨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박종화 목사님과 여러 신도님들과 간단한 차담을 하시고, 다음 자정 예배가 있는
갈릴리교회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눈이 조금씩 흩뿌려지고 있었습니다.
갈릴리교회에 들어가니 인명진 목사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정토회 가족들이 40여명 참가했는데, 미리 차와 떡과 과일, 잡채 등을 준비해 두고 있었습니다.
매년 이렇게 마음을 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자정이 되자 성탄예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성가대들의 찬송가와 목사님의 인례에 따라
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종교를 떠나 한 분의 성인이 이 땅에 오심을 이렇게 같이 축하할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예배를 마치면서 스님께서 한국사회의 평화와 통일, 양극화 해소로 인한
국가발전과 이 시간에도 어렵고 힘든 사람들, 굶주리고 있을 북한 동포들에게도 성탄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인명진 목사님께서 마지막 정리말씀을 하시면서, 대중들 뒤에서 유애경 님이 들고 있던
“오늘 아침 북한 아이들도 밥은 먹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펼침막을 보고, 원래 북한 아이들
1인 1만원씩 500명을 후원하고 있는데, 성탄절 아침을 맞이하여 3000명의 아이들에게
후원을 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감사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눈이 하얗게 내려 있었습니다.
“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누군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을 축하하며, 오늘 하루 스님도 바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정토회관에 들어오니 새벽 2시가 다 되었습니다.
내일 스님께서는 오전 11시 쑥고개성당 성탄 미사에 참가하실 예정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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