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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전국 청년정토회, 청년포럼, 청년리더쉽 아카데미 청년들이 모여 이 곳 두북정토마을에서
수련을 하고 있습니다. 90여명이 모여서 친목을 다지고, 1년간의 사업을 점검하고,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논의하고 계획하는 수련입니다.
새벽같이 기도를 하고, 7시에 뜨끈한 김치국밥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그런 후, 스님과 함께 경주남산 산행을 했습니다. 날이 전날에 비해 조금 풀리긴 했지만, 아침공기는 찼습니다.
스님의 걸음은 항상 빠릅니다. 오늘도 선두에 서신 스님께서 남산 안내를 하셨습니다.
용장골로 올라가 이영재를 넘어 포석정으로 돌아오는 코스였습니다. 남산은 소금강이라 할만큼
골짜기도 많고 아름답습니다.
스님과 함께 남산을 오르며 볼에 마구 부딪히는 차가운 바람과 오르막을 오르는 숨소리와
몸에서 번져오르는 더운 열기를 느끼며 옛 선조들을 생각하고, 옛 역사를 떠올리고,
오늘의 한국 현실을 생각했습니다.
3시간 가량 남산 산행을 하고 두북정토마을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고, 자체 토론을 했습니다.
분과로 나눠서 1년을 평가하면서 성과가 무엇이었는지, 한계가 무엇이었는지,
이후 어떻게 개선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각 분과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뒤에 앉아서 경청을 하셨습니다.
각 분과에서 토론한 내용을 모두 발표하고, 스님께서 정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한 후 평가하는 것의 의미에 대한 말씀이 좋았습니다.
“누구든 일을 마무리 하면서 평가를 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어떤 것이 부족했나를 아는 것은
나를 부끄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보충을 해야 하는가를 알면서 미래의 가능성을 알게 합니다.
무엇을 잘못했나? 뭘 실수 했나? 다시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살펴보게 됩니다.
잘못했다기보다 모르면서 한 일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우리가 뭘 모르고 시작했구나. 사전에 먼저 알았더라면 잘 했을텐데...’ 이런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과거를 평가하는 것은 앞으로의 일을 잘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지나간 것에 대해서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 일을 효과적으로 해나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어서 청년들이 이렇게 모여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청년 활동의 목표에 대한 점검을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모여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왜 모였나? 제일 첫 번째 요인은 자기 개인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조금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이 곳에 와서 내면의 고민을 해소하거나, 남을 도우면서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을 수행이라고 하는데, 모든 사람들에게는 수행에 대한 요구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수행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정토청년회 활동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변화에 기여하자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모인 청년들은 적어도 인간과 자연의 조화, 자연은 우리 삶의 토대라는 인식,
환경적인 가치에 대한 배움과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여러분이 정토청년, 한국청년을 넘어서
지구적, 인류적인 인간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삶의 폭을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는 부족하지만 우리는 인류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청년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북한의 어린이, 캄보디아 어린이, 인도 어린이 등
지구 상에서 사람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음식이 부족해서 굶주리는 어린이와 나눌 수 있고,
질병에 걸린 이들에게도, 초등학교를 못 다니는 아이들에게도 내가 아무리 어려워도
일부 기부할 의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번째 우리 조국에 대한 조국애입니다.
약간의 비난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우리 동포에 대한 애정으로 북한 동포를 포용해낼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는 적어도 한쪽 편향을 넘어 저쪽의 입장도 생각하며 평화가 얼마나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가를
이야기할 의향이 있습니다. 남북은 현실적으로는 적이지만 미래 함께 살아가야 할 우리 동포입니다.
남북이 서로 협력하고 교류하면서 평화적으로 통일한다면 이것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고
이웃나라에도 이익이 될 것입니다. 이런 통일한국을 꿈꾸는 젊은이들입니다.
환경을 고민하는 지구적 인간, 빈곤 퇴치를 위하여 노력하는 인류적 인간,
조국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는 민족적 인간을 우리 삶의 바탕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하든 그 바탕을 가지고 일을 해가야 합니다.
교사를 해도, 군인이 되어도 그것을 바탕으로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평화의 가치를 고민하고 추구해가는 것입니다. 군인이어도 1차는 평화의 가치를,
2차적으로 응징을 고민할 것입니다. 주부로서도 생활비 중 정기적으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서 보시하고,
음식쓰레기를 줄이고 분리수거를 하고 남북갈등이 있을 때도 적개심에 휘둘리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는
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직장, 어떤 직책, 무엇을 하든 정토청년회 소속이라면
조금 품격이 달라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이것이 자기 행복만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환경보존, 가난한 사람, 내가 자란 조국에도 도움이 되는 삶입니다.”
스님께서 정토청년으로서의 위상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사업의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방향을 잡아주셨습니다. 스님의 청년들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청년들이 눈을 반짝이며 스님 말씀을 들었습니다. 청년들도 스님 말씀을 통해
개인적으로도, 사업적으로도 많은 힐링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청년들은 스님이 어려우면서도, 한편으로 자기들의 모든 고민을 다 틀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멘토이기도 한 것 같았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스님과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즉문즉설로, 청년들이 질문하고 스님께서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질문이 많았습니다.
특히 통일문제에 대한 질문이 많았고, 새로운 정부에 대한 질문도 많았습니다.
새로운 정부 5년간의 대북정책이 궁금하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 나가는 것이 좋은지 묻는 청년,
새로운 정부 5년동안 통일의 희망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청년,
평화통일을 바라는 다른 단체들과 연대를 해서 함께 해 나갈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청년,
통일의 주역이 될 수 있는 20대인데 이 세대에게 어떻게 통일을 인식시키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청년,
이번 선거를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세대별로 ‘정의’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있는 것 같아서
이를 어떻게 공유를 해 나가야 하는지 궁금하다는 청년,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은 속에서 통합이 이뤄내어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청년,
앞으로 5년동안 다른 문제들이 많이 발생을 할텐데 앞으로 5년간의 그림을 그려봐 달라는 청년 등
2013년 이후, 어떻게 관점을 잡고 어떻게 활동을 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일 많았습니다.
스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질문에 대해서 자상하게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스님 말씀을 듣고 있으면 어떤 사람의 질문이라도 한 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마음을 다해
설명을 해 주시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곤 합니다. 청년들도 발랄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고,
부족하면 다시 질문을 하면서 밤이 깊어갔습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청년들은 간단히 나누기를 하고, 뒷풀이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도 밤이 늦도록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시고,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드셨습니다.
내일은 대전정토회에서 정토회 활동가 만남의 날이 진행됩니다.
내일 아침 일찍 대전으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대전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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