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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지입니다. 24절기 중의 하나로 일년 열 두 달 중 낮이 제일 짧고 밤이 제일 길다는 날입니다.
나이만큼 새알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날이기도 합니다.
어제 공양간에서 많은 분들이 새알을 빚고, 팥을 삶아 앙금을 내고, 음식물 쓰레기를 없애기 위해서
팥껍질까지 믹스기에 갈아 넣어 팥죽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본 잔치집 같아서
괜히 기분이 설레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동지법회는 2012년을 보내는 송년법회도 겸해서 했습니다. 특히 스님께서 직접 강의를 하셔서 그런지,
눈이 오고 날이 궂은데도 법당 빽빽히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법회가 시작되고 먼저 스님의 법문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동지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기도의 성취는 내가 원하는 때에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기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모양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영험이 없다, 가피가 없다,
기도할 필요가 없다 하고 실망하곤 합니다. 그러나 지은 인연의 과보는 없어지지도 않고 피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씨앗을 심었을 때 바로 열매가 맺히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씨앗을 심어보면 싹이 터지 않아
죽었나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후에 싹이 터 올라옵니다.
인연의 씨앗을 심고 그 열매가 맺히는 데는 시차가 있어요. 즉시 나타나는 것도 있고
1년이 지나서 나타나는 것도 있고 30년 후에 나타나는 것도 있고 어떤 때는 자기한테 나타나지 않고
자손한테 나타나는 것도 있습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다. 깊은 산속 깊은 바다 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이것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인연과보의 이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믿어야 합니다.
좋은 인연을 지어놓으면 그 과보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믿음이 있으면 초조, 불안하지 않습니다.
동지는 1년 중에 해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입니다. 그러면 동지 때 제일 추워야 되잖아요?
그런데 실제 그렇지가 않습니다. 동지 지나고 한 달 더 지난 후에 가장 춥습니다. 그 때를 ‘대한’이라 합니다.
대한이 지나면 이제 이보다 더한 추위는 없습니다. 지금 춥지만 이제 최고 추위는 지났으므로
봄은 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를 입춘이라 합니다. 그러나 입춘이 지나도 봄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그러고도 한 달 보름이 지나 추분이 되어야 이제 봄을 조금 느낄 수 있습니다.
춘분이 지나서 양지바른 곳에 새싹이 나는 것을 보고 봄이 오는 것을 아는 것은 누구나 다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람은 입춘 때 이미 봄이 올 수밖에 없음을 압니다. 그러나 더 지혜로운 사람은
동지가 지나면 봄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 수행도 이와 똑같습니다. 오늘 발심을 해서 수행정진을 해도 좋아지지 않습니다.
좋아지기는커녕 도리어 더 나빠집니다. 그래서 며칠 하다가 대부분 그만두게 됩니다.
동지처럼 오늘 발심을 딱 하면 좋은 날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나쁜 과보가 나타나는 것은
과거에 지은 나쁜 인연의 과보가 지금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기도하기 때문에 나쁜 과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기도를 잘못해서 그런가 해서
기도를 그만두게 됩니다. 기도를 시작하면 바로 오늘 동지를 지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자는 동지 때 벌써 봄이 시작되는 것을 아는 것처럼 수행을 시작하면 봄이 올 것을 알기 때문에
나쁜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 장애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수행정진을 해 나가서
결국 좋은 날을 맞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동지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이어서 대통령 선거 이후 멘붕 상태라는 사람들에게 귀한 한 말씀 더 이어 주셨습니다.
"오늘 어떤 뉴스에서 멘붕 상태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이럴 때 마음을
어떻게 가져야 되는지 얘기를 해주십사 제안을 받았습니다.
지방에 계신 어떤 스님들도 멘붕에 빠졌다고 연락이 왔어요.
새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까지는 자신을 지지해준 사람들에 의해서 대통령이 되었죠.
지지해준 사람들이 참 고맙게 느껴지겠죠. 그러나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으니까
반대한 사람들의 대통령이기도 합니다.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을 향해서
정치를 해야 합니다.
반대하는 쪽에 훌륭한 인재가 있다면 대한민국의 인재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의 정책 가운데 좋은 정책이 있다면 그 정책이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여서 통합된 대한민국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진 쪽에서 마음의 상처가 크기 때문에 더 위로하고 격려를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새로운 대통령이 된 사람은 항상 '자신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한 정당 한 계파의 대통령이 아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정치를 하면 잘 할 수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도 생각을 바꾸셔야 돼요. 뽑을 때는 나는 이 사람이 좋다, 나는 저 사람이 좋다 하고 선거를 했죠.
그러나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안 되었더라도 이미 뽑힌 대통령을 계속 욕하면 안 됩니다.
이미 뽑혔으면 이제는 그 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지지를 해줘야 합니다.
앞으로 5년 우리나라를 이끌 사람이니까요. '너희들 대통령이지 우리 대통령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제는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지금은 내가 지지해주던 사람이든 안 해주던 사람이든 관계없이 이미 한 표라도 더 얻어서 승패가 결정되었다면
바로 승복을 하고 축하해주고 우리나라를 잘 이끌도록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그분이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서 제대로 못하면, 약속한 것을 안 지키면,
내가 지지해주던 사람이었더라도 비판을 해야 합니다.
사심에 끄달리지 말고 항상 공심으로 임해야 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새로 뽑힌 대통령이
지난 정부의 부족한 것들을 보완해서 나라를 잘 이끌 수 있도록 지지를 해주는 일이지,
어디 앉으면 욕이나 하고 이렇게 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 당선된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든,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든 모두 스님 말씀에
힐링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법회가 끝난 후에 스님의 정리 말씀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오늘은 송년법회라 서울 인근 정토회 회원들도 같이 참가를 했습니다.
1년동안 수고한 회원들에게 작은 시상도 하고, 우리를 잘 이끌어주신 스님과 법사님들께도
감사의 선물도 전달했습니다.
매일 아침 9시전에 법당에 출근해서 방석깔고 향 올리고, 청수 올리고 주변 청소까지 하시는 하얀 백발의
이광섭 보살님이 하얀 저고리에 파란 치마를 입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스님께 감사의 꽃다발 전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처님 법을 만나고, 스님의 가르침에 따르면서 딸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을 해결해 가는 과정을
수행담으로 잔잔히 표현해 주신 보살님의 발표를 들으면서는 다들 같이 훌쩍거렸습니다.
아직도 넘어지지만 오늘도 감사의 기도를 한다는 보살님의 말씀을 들으며, 아직 다 깨닫지는 못해도
법의 이치를 알고, 꾸준히 정진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유로움을 얻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항상 견도와 수도를 이야기하며 저희들을 이끌어주시는 스님 말씀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스님의 발원으로 많은 활동을 했던 한 해를 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한 해를 다짐하며
더 큰 원을 가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법회 후 조상 영가 천도재를 하고, 팥죽과 시원한 동치미 김치로 점심 공양을 했습니다.
저녁 법회도 송년 법회로 오전과 거의 같이 진행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정토회관에서 스님께서 직강을 하셔서인지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의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오전보다 더 많이 와서 신도사무실에까지 빽빽이 앉고, 신발 놓을 곳이 없어 현관 마루에까지 신문지를 깔고
신발을 놓았습니다. 잔치집 이상이었습니다.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고, 스승님의 법문도 들으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 법문을 듣고, 1년동안 수고하신 분들 중 몇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보고보고또보고상, 법당지킴이상, 교육 봉사상, 투명인간상, 젊은 오빠상, 희망캠페인짱상, 투명인간상,
초지일관 모범상, 신인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많은 사연을 담은 상들이 시상되었습니다.
이어서 1년 연간 사업 보고에 이어 장기자랑도 있었습니다. 송년회의 밤이 깊어갔습니다.
스님께서 1년내내 관공서나 강연장만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시다가, 오랜만에 정토법당에서
우리 가족들과 함께 모여 법문을 하시니 참가한 사람들이 참 좋아했습니다.
즐겁고, 훈훈하고 따뜻한 하루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법회를 마치고 인사를 하신 후, 내일 청년들과의 수련이 아침 일찍부터 잡혀 있어서
밤 10시에 서울에서 울산 두북으로 출발하셨습니다.
내일 하루는 울산 두북에서 하루 종일 청년들과 함께 수련을 하실 계획입니다.
내일 청년들과의 수련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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