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1월 10일 법륜스님의 하루(두북어르신잔치, 지방분권 토크콘서트)

어제 새벽 1시경 서울에서 울산 두북으로 출발했습니다.
새벽 5시경 두북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하고, 10시부터 어르신잔치에 참가를 했습니다.

두북정토마을은 법륜스님이 다니셨던 초등학교인데 폐교가 되어 현재 한국JTS 국내 사업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 스님의 초등학교 동문들이 다른 단체에서 관리하는 것보다
스님께서 관리를 해 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현재 저희가 맡아서 관리고 있습니다
.

두북정토마을이 울산에 속해 있어서, 가까운 지역인 대구, 부산, 마산, 울산 등에 있는 정토회원들이
봉사를 하러 옵니다
. 두북정토마을 주변 마을의 독거노인, 연세가 많아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 집에
가정 방문을 해서 청소봉사도 하고
, 미용봉사도 하고, 반찬 봉사도 합니다.
벌써 봉사한 지도 10여년이 되어서 이제 어르신들과도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매년 한국JTS에서는 이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봄, 가을 어르신 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봄소풍처럼 유명한 사찰 순례를 하고 온천도 하고, 가을에는 가을걷이를 마칠 즈음에
오늘처럼 두북정토마을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잔치를 합니다
.

10시에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날이 우중충해서, 비가 올지도 몰라서 비설거지를 해야 해서 늦게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날은 흐려도 비는 안 옵니다. 그러자 한 분 한 분 학교로 찾아오셔서 160명이 넘는
할아버지
, 할머니들이 행사에 참가하셨습니다.

 

먼저 스님께서 법문을 하셨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해야 할 일이 두가지라고 하셨습니다.
죽을 때 편안히 죽어서 좋은데 가고, 자손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부모는 다 가지고 있는데 
죽고 나서 좋은데 가려면 살아서 집착을 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내 자식, 내 새끼라는 집착을 놓고
편안해야 하고 나이들어서 너무 과하게 먹지도
, 일하지도, 욕심내지도 말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손이 잘 되려면 인색하지 말고, 천원이든 만원이든 형편 되는대로 보시를 많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자손을 위해서는 베풀어야 하고, 마음을 후하게 가져야 그것이 거름이 되어 자손들이 잘 된다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서 법문을 마치시면서 기도를 하셨습니다. 기도를 할테니까,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예수님께 빌고,
부처님을 믿는 사람은 부처님께 빌어라고 하시면서, 오늘 참가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성함을
한 분 한 분 다 부르면서 축원을 해 주셨습니다
.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간절하게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정토마을 원장님, 마을 이장님, 노인회 회장님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장님과 노인회장님은
항상 봄
, 가을로 이런 행사를 해 주시는 스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하시면서,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우리 스님이라는 말을 몇 번씩 하십니다.
우리 고장이 나은 스님이 참 자랑스럽다 하시면서 흐뭇해 하십니다.
그리고, 정토마을을 관리하고 있는 법성행보살님에 대해서도 고맙다는 인사를 놓치지 않으십니다.

 

인사말이 끝난 후 오늘 오신 분들에게 작은 선물 하나씩을 전달하고 바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어제부터 미리 와서 음식을 준비했던 자원봉사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어르신들 식사를 챙겨드렸습니다.
마을에서 함께 온 분들끼리 모여서 앉기도 하고, 남자분들은 남자분들끼리 모여서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하십니다
. 이 곳 저 곳에서 이야기꽃이 피었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 오늘 사회를 맡으신 분이 강당에서 노래자랑이 있으니, 식사를 다 하신 어르신들께서는
강당으로 천천히 오시라고 공지를 했습니다
. 사회를 맡으신 분은 대구정토회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분인데,
노래를 참 잘 하십니다. 특히 옛날 노래를 잘 하셔서, 어르신들에게는 언제나 인기 짱입니다.

 

마이크를 타고 흘러간 옛 노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식사를 덜 마친 어르신들도
엉덩이가 들썩들썩합니다
.

풍물패가 들어와서 한 판 놀기 시작하니, 참가하신 모든 어르신들이 강당으로 모였을 뿐만 아니라
흥겨워 춤을 추며 한 판 놀이가 시작되었습니다
. 꽹과리 소리만 나면 춤이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풍물패의 한 판 놀이가 끝나고 어르신들 노래 자랑을 했습니다. 노래방 기계에서 신나게 음악이 터져 나오고,
어르신들도 목이 터져라 노래를 하십니다. 강당이 큰 관광버스가 되어 뽕짝 음악에 따라 신이 난 어르신들이
즐겁게 춤을 춥니다
. 내일 아침이면, 아야, 아야 하면서 일어나지 못하실 것 같아 걱정이 되는 어르신들도
여러 분 있었습니다
. 즐겁게, 신나게 노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우리 민족은 정말 신명이 있는 민족인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중간에 강남 스타일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80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도 두 팔을 가윗자로 하면서
말춤을 추십니다
. 너무 너무 많이 웃었습니다. 강남스타일이 유명하긴 유명한가 봅니다.
시어머니를 따라 온 외국인 며느리도 스님 뒤에서 자원봉사자와 함께 신나게 말춤을 추었습니다.
스님은 어르신들을 바라보며 내내 웃고 계셨습니다.

 

마치고 나서 스님께서 웃으시면서
내가 중이 되긴 잘 된 것 같애. , 다들 잘 노시지? 어떻게 저렇게까지 놀아질까?” 하셨습니다.
허리도 굽은 할머니가 거의 쉬지 않고 한 시간 이상을 춤 추며 노는 것이 참 대단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정말 신나게 맘껏 노신 것 같습니다.

집 앞까지 자원봉사자들이 한 분, 한 분 다 모셔 드리고 오늘 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자원봉사하신 분들, 수고많으셨습니다.

두북에서 행사를 마치고 바로 경북대로 이동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 지방분권과 희망세상이라는 주제로
스님을 모시고 분권토크콘서트를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 중간에 차가 막히기도 했지만 5시전에 도착해서
관계자분들과 간단한 사전 차담을 나누고 콘서트에 들어갔습니다
.

이 단체는 중앙집권의 심각성과 함께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국가 중심에서 시민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세계가 가고 있는데 이것이
21세기 세계 문명적 방향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주민들이 일상에서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분권과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 그리고 한국내 지방분권을 넘어서서 지방분권과 통일이 함께
이야기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 분권형 통일국가에 대한 비전을 보여 주셨습니다.

 

대담을 했던 교수님도, 객석에서 질문을 하신 교수님도 스님의 강연을 듣고 놀라워 하였습니다.
한 분은 통일에 대해서는 워낙 뛰어나는 말을 들어왔고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다양한 분야에 이렇게까지
넓은 인식을 가지고 계신 지 몰랐다며 존경스럽다고 했습니다
.
그리고 한 분은 정치학를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신이 번쩍 든다며 분권을 비롯한 사회과학적인 면에서까지
이렇게 뛰어나신 줄 몰랐다고 하셨습니다
. 지방분권 뿐만 아니라 남녀분권에 대한 의견을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강연장에는 교수, 학생, 시민들이 100여명 참가했는데, 전에는 이런 강연을 이 사람들만 들어서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 오늘은 이 자리가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는 자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새삼 감동스러웠습니다
. 문명의 큰 흐름,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 개인의 진실한 삶에 대해 지혜롭게 바라보고
길을 열어주시는 분과 동시대에 살고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

 

내일은 스님께서 새로운 책 출판을 위한 원고 교정 작업과 실무자 모임 등으로 내부에서 작업을 하실
계획이십니다
. 그래서 내일 스님의 하루는 쉬겠습니다.

월요일날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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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하루를 읽다보면 언제나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세상의 희망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br />

2012-11-13 23:45:49

혜향

두북정토마을의 현재상황을 얘기해주시니 좋습니다. ^^<br />어르신들 사이에 웃고 있는 스님이 참으로 젊어보이십니다. 낮은 자 앞에서는 더욱 낮아지고 높은 자들 사이에서는 깊은 통찰력의 말씀으로 한없이 높아지는 스님! 항상 감사합니다._()_

2012-11-12 21:53:06

푸른하늘

스님의 한 말씀에 그만 읽다가 빵 터졌습니다. 이렇게 따라가다 보니 융통성도 생기고 시야도 넓어지는것 같습니다.

2012-11-12 1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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