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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광주 광산구와 청주에서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울산 두북에서 새벽 5시경 광주로 향해 출발을 했습니다. 장거리 이동입니다.
그런데, 너무 깊이 잠을 자서, 눈을 뜨니 어느새 광주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광산구청에 내리니 광산구청장님이 강연장 입구에서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구청장님은 인사말씀에서 “요즘 모시기 힘든 사람이 두 사람 있습니다. 한 사람은 전 세계로 불러다니는
싸이인데요, 싸이 알죠?(대중들 폭소) 그 다음이 누군 줄 아세요? 예, 바로 법륜스님입니다.
싸이는 돈과 대중이 있으면 부를 수 있지만, 스님은 대중을 보고 오시지 돈으로는 안됩니다.
그리고 제가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스님은 역사의 세례를 받으셨다, 바로 80년 광주민주화항쟁이 스님께 역사의 세례를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광주와 스님은 인연이 깊습니다.
이렇게 바쁜 스님이 오늘 광산구에 오셨습니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494석인 강연장에 574명이 참석했습니다. 복도에도 앉아서 강연을 들었습니다.
즉문즉설을 들으면서는 항상 많이 웃습니다. 오늘 광산구청에서도 많이 웃었습니다.
아들이 청약예금을 11년동안 들었는데 직장을 그만 두게 되어서 청약예금을 해지해야 하는지,
청약예금 해지하면 아까우니까 아들에게 돈을 대줘야 하는 지 물어서,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예금 해지하는 것도 스님께 묻습니다.
일본에 유학갔다가 후쿠시마 원전 대지진을 겪은 후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분,
불교공부를 하다보니 인과, 카르마에 막혀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는데
세상현실에 어떻게 접근해야 되는지 묻는 분,
폐쇄공포증이 있고 어릴 때의 배고픔의 기억 때문에 밤만 되면 짐승처럼 음식을 먹어야 하고,
딸이라 험한 일을 다하면서 성장해서 지금도 공한증에 시달려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직장에 연가를 내고 강연에 참가했다는 여자분 등
오늘도 많은 분들이 인생의 고민 보따리를 안고 스님을 찾아 왔습니다.
“영국의 학교에 합격을 했는데 집안형편상 올 해 못가고 내년에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안가도 돼요.”
“지금부터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내년에 가고 싶은데 가야 할지, 포기해야 할지...”
“시험에 합격한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합격을 해도 경제적 지원이 없으면 안되지요.
인생이란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합격이란 그 중의 하나이지 전부는 아닙니다.
경제적인 지원이 없다면 영국에 가서도 공부에 집중할 수 없어요.
조건이 좀 못하더라도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합격을 했는데 돈이 없어서 못간다고
인생을 비관하지 말라는 겁니다. 부모가 경제적지원을 못해준다고 해도 부모를 원망하지 마세요.
지금까지 우리는 늘 따라 배우기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선진국과 우리의 지식 차이가 거의 없어요.
그러니 선진국에 가서 유학을 해도 별다른 경쟁력은 없어요.
해외 유학을 하고 돌아와도 좋은 일자리는 보장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학벌이 중요한게 아니예요.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IMF가 와서 해결을 했는데
지금은 미국이나 유럽이 자기들의 금융위기도 해결을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창조적 사고가 중요합니다.
창조란 고도로 집중했을 때 터져나오는 현상인데 이것을 옛날에는 문리가 터졌다고 합니다.
지금 말로는 통찰력이지요. 통찰력이 있어야 창조적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그런데 집중이 될려면 자발적일 때 가능하므로 학습에 있어서 자발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입식 교육은 따라 배우기 할 때는 효과적인데 지금처럼 창조적사고가 필요할 때는 효과가 없습니다.
안전하기는 따라 배우기가 안전하지만 10년 후를 생각한다면 창조성을 키우는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학을 가더라도 창조성을 키우는 공부를 하세요.
주경야독하면 공부의 욕구가 자발적이라 집중할 수 있고 집중하면 창조성이 나옵니다.
유학을 갈 수 있으면 가는 것도 좋지만 가지 못하더라도 너무 유학에 목메지는 마세요.”
이런 저런 여러 사연들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괴로움도 반면거울 삼아 풀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원활동가들이 신이 났습니다. 나가는 사람들에게 모금을 권하고, 스님 책을 판매하느라 바쁩니다.
광주에서는 꼬마김밥을 받았습니다. 김밥을 김치와 같이 먹으면 평소보다 배 이상 먹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고민이 생겼습니다. 운동은 못하고, 뱃살은 자꾸 친구하자며 따라옵니다.
그런데도 오늘도 달리는 봉고를 식당 삼아, 정성스레 싸주신 배, 포도, 감, 사과도 같이 곁들여서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다음 저녁 강연은 청주에서 있었습니다. 청주로 향하는 차창 밖 가을 하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청주에는 정토회 초기부터 정토행자로서 열심히 활동을 하셨던 실상화보살님이이 계십니다.
지금은 연세가 많아 집에서 나오지 못하고, 혼자 지내고 계십니다.
스님께서는 어르신들을 참 지극정성으로 모십니다.
어르신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스님 앞에서는 어리광도 부리고, 또 부모같이 뭐라도 해 주고 싶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강연전까지 실상화보살님댁에 가서 잠시 쉬었습니다.
실상화보살님은 스님이 잠시의 틈나는 시간에라도 이렇게 찾아와 주는 것을 참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청주 부근에 올 때는 오늘처럼 잠시 들리거나, 아니면 잠을 자야 할 경우
늦은 시간에라도 실상화보살님댁에서 자고, 새벽 일찍 다음 장소로 이동하곤 합니다.
한 시간정도 실상화보살님댁에서 머물고, 청주 강연장으로 갔습니다.
전에는 고인쇄박물관에서 몇 차례 강연을 했는데 오늘은 청주문화예술회관입니다.
바깥에서 보는 건물의 위용부터가 다릅니다. 좌석도 1500석이나 된다고 합니다.
강연장에 들어가니, 1층은 다 차고 2층에는 사람들이 계속 들고오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나가서 인사를 하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니, 부산이나 광주같은데서야 항상 있는 일이지만,
충청도에서는 여태껏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강연 중에도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웃고, 즐거워합니다.
재미있었습니다.
“어? 오늘은 부산같은 분위긴데? 청주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는군요.” 하면서
저희들끼리 새로운 뭔가를 발견한 것처럼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질문하는 층도 다양했습니다.
“저는 11살의 이주원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입니다. 저는 꿈이 무기만드는 과학자예요. 그런데
게임을 좋아해요. 과학자는 실험을 좋아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게임을 좋아해요. 어떻게 해요?”
“그럼 과학자가 못 되지.”
“과학자 되고 싶어요.”
“그럼 게임을 안 해야지.”
“그런데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그러면 게임을 열심히 해서 프로그래머가 되는 방법이 있어요. 과학자와는 달라요. 과학자가 될려면
연구를 많이 해야 됩니다. 원리가 뭔지 연구를 많이 해야 돼요.
지금을 생각하면 게임이 좋지만, 먼 미래를 생각하면 공부를 해야 되겠지? 자기가 선택을 해야 돼요.”
주원이는 스님말씀에 고개를 갸웃뚱 하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면서 스님과 문답을 계속합니다.
“어떻게 하겠어요? 과학자가 되겠어요? 계속 게임하겠어요?”
“게임은 그만하고 과학자가 되겠어요.” 주원이가 또렷하고 힘있게 대답을 합니다.
사람들이 자기 자식 일같이 기뻐하며 우뢰와 같은 박수로 격려를 해줍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입니다. 성적상담입니다.
어제 오늘 시험을 봤는데 잘봤다고 생각했는데 성적이 못나왔어요. 부모님이 평정심을 잃으시고,
화나셔서 아까 집에서 혼나고 이제 아빠한테 혼날차렌데요,
어떻게 해야 부모님 분노를 잠재울수 있을까요?”
부모님이 화가 나서 평정심을 잃었다는 말에 대중들이 공감을 하는 듯 박장대소를 합니다.
“화낼 일이 아닌데 부모가 미쳐서 화내는 거예요. 부모가 화내면 누구 손해예요?”
“부모한테 잔소리 들으니까 제가 괴로워요.”
“평정심을 잃는 건 부모님이 제 역할을 못하는 거예요. 화를 내면 부모님만 괴로워요.
괴로워하도록 내버려 두세요. 너무 신경쓰지 말고. 부모가 수준이 안 되어서 그러니까
그냥 두고 보세요.(대중들 박장대소)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는 것, 성추행하거나 폭행하는 것,
속이거나 거짓말하는 이 네가지 빼고는 아무거나 해도 괜찮아요.
성적이 이번에 많이 떨어졌으면 좋은일 많이 한 거예요. 자기 때문에 성적이 오른애들 있지요?
그애들 기분 좋겠지? 내가 조금 힘들더라도 남 기분좋게 했으니 좋은 일 한거예요.
부모님이 수준이 안되어서 그걸 가지고 자식을 야단하는 거야.
성적에 연연하지말고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세요. 성적은 공부한 것에 비해서 너무 낮게 나올 때도 있고
높게 나올 때도 있어요. 성적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어요. 성실히 공부하면 내 실력은 남아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합니다.
24세의 대학생, 시험을 준비중인 수험생, 아들 둘을 둔 어머니, 중학생 아들은 둔 아버지,
한국에 온 지 6개월된 새터민 등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다양했습니다.
왜 남한의 사람들은 통일을 원하지 않는지 묻는 대학생인 새터민은 질문만 들어봐도
똑똑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여성으로 보여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책 사인을 무대에서 진행했습니다.
줄이 끝없이 서서 스님 사인을 기다리는 사람들. 마지막까지 대중들의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자원봉사자들도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안내하고, 정리를 해 나갑니다.
법륜스님의 희망편지 앱설치를 도왔던 자원봉사자들의 밝은 표정을 화면에 담아봅니다.
내일은 대전정토회 가을강좌 두 번째 날입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네요.
비온 후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옷 잘 챙겨 입고 외출하시기 바랍니다. 대전정토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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