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7일 법륜스님의 하루(통일체육축전,청주 북콘서트)

새터민들의 즐거운 하루, 통일체육축전 열려
오늘은 제 10차 통일체육축전이 있었습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양강중학교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새터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어울려 신나게 한 판 놀았습니다
.
2003
년 처음 통일체육축전을 시작해서 올 해 10차를 맞이했습니다.

오랜 기근으로 굶어 죽은 부모님, 버리고 온 조상 산소, 당당히 북한에서 왔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
낯선 환경에서 움츠리고 어깨를 펴지 못하는 사람들.
추석 바로 다음 일요일날, 북에서 온 사람들이 다함께 모여서 못 지낸 조상 제사도 지내고,
이 날만큼은 당당하게 나는 북한 어디에서 왔노라.” 이야기도 하고, 신나게 한 번 놀아보자며
시작한 행사였습니다
. 그래서 이름도 북한에서 짓듯이 축전이라 하고,
놀이도 북한 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말이 통하 는 새터민들이 만나서 같이 춤도 추고,
체육 경기도 합니다. 같은 고향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하나원 동기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자원봉사자들과도 어우러져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공간이 만들어져 왔습니다.

 

새터민들은 경기를 할 때, 노래 부르고 춤 출 때 보면 정말 열정적입니다.
달리기 할 때, 아예 신발을 벗고 뛰는 분도 있고, 치마를 입고 경기에 나서기도 합니다.
온 몸으로 춤을 추고, 온 몸으로 노래를 합니다. 그 열정을 맘껏 드러내는 축전은,
그래서 뜨겁고, 그래서 즐겁고, 그래서 감동이 있습니다.

오늘은 1부 합동 차례는 배추머리 김병조씨가 사회를 봤습니다.
스님께서는 환영사를 통해, 3가지를 당부하셨습니다.

저는 3가지만 당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어떻든 행복하게 웃으며 살자.
둘째, 내가 떠나온 고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여러 가지 정치적인 문제로 미움도 있고 악감정도 있겠지만 북에서 온 우리가 북을 자꾸 욕을 하면
 한국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 얼굴에 침 뱉는 것이다 이런 얘기예요
.
그래서 여러분들이 북쪽 고향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셋째, 여기서 정착해서 잘 사는 것도 좋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꿈을 우리가 키우자.
그럴려면 빨리 통일이 되어야 됩니다. 그 전에 평화가 와야해요.
자꾸 악감정으로 싸우면 평화도 안 오고 통일도 안 와요.
그러니까 지난 감정을 우리가 좀 묻어두고 남북 간의 교류와 협력으로 신속하게 통일을 해서
우리가 가진 재능들을 고향을 아름답게 가꾸고 고향을 발전시키는데 기여하자
.
그래서 고향에 두고 온 어렵게 사는 친구들에게 내가 희망이 되어주자.
빨리 가서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그런 삶을 살자. 그런 원을 여러분들이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2년동안 새터민 자녀들을 위한 희망 배움터 사랑이 있는 아이들의 숲(사이숲)’을 지원해준
배우 신민아씨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일정 중에도 잠시 참가해서 감사 인사말을 했습니다
.
신민아씨는 얼굴도 예쁘고 마음도 고운 것 같습니다.

 

운동장 위에서 팔랑이는 만국기, 서로를 응원하는 고함소리, 땀범벅이 된 얼굴들,
역시 남남북녀를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공연단원들. 통일 연습이 이 작은 공간에서부터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 얼른 통일이 되기를, 남북한 동포가 한 데 어우러져 쾡과리 소리에 따라
덩실덩실 춤 출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

청주에서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 열려
축전을 마치고 청주로 향했습니다. 고인쇄박물관에서 새로운 100년 북콘서트가 있었습니다.
오연호 대표님과 오늘도 같이 호흡을 맞추며 콘서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질문을 한 사람이 많았는데, 충북대, 청주교대, 한국교원대 등 대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도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스님과 젊은이들의 진지한 대화를 들으며 이렇게 희망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

오연호 대표님의 질문들, 강연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들으면서,
발상의 전환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변 하나 하나를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기도 했습니다
. 한정된 공간이 아쉽습니다.
간명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명쾌한 스님 말씀 중
일부를 전합니다
.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은 북한과의 통일이 꺼려지는데...

오연호 님 : 통일은 해야 하는데, 통일의 상대인 북한은 3대 세습, 인권유린,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과 같은 부정적으로 보이는 요인들이 많습니다.

법륜스님 : 어떤 사물을 볼 때 어떤 측면에서 볼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고, 밭에 있으면 거름이 됩니다. 그러나 똥은 똥입니다. 이것이 똥 철학입니다.
이것이 존재의 참모습입니다. 똥은 공합니다. 공하다는 것은 오물도 아니고 거름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오물이고 또 이렇게 보면 거름입니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이 정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체유심조라 합니다.

북한은 북한입니다. 이것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독재를 한다, 인권침해를 한다, 굶어 죽는다, 이것은 오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통일을 하려면 북한을 껴안아야 되지요? 북한이 나쁜 점이 많다는 것은
통일하기 쉽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오히려 북한체제의 여러 문제들 때문에
우리가 조금만 잘하면 북한 민심이 남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사물을 거름으로 볼 것이냐, 오물로 볼 것이냐의 차이입니다.
2
천만 동포를 먹여 살려야 한다고 보면 엄청난 손실이지만,
2
천만의 값싼 노동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이익입니다.
북한이 어려움에 처해졌기 때문에 남한 중심의 통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조금만 아량과 포용을 베풀면 통일을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불리한 것을 고쳐서
유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 다른 관점에서 보면 불리하다고 생각한 것이 훨신 유리한 부분이 됩니다.
이런 것을 통찰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군정, 실용적 입장에서 친일파 다시 등용

참가자 질문 : 우리 역사를 보면서 제일 한탄스러운 것이 친일파입니다.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아서, 친일파 자손은 잘 살고, 독립운동가 자손은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청산하지 않은 과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

법륜스님 : 교사, 의사, 판사, 행정공무원 등은 일제시대 지배 질서에 참여하면서 혜택을 받았어요.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탄압을 받고 핍박을 받았잖아요. 독립이 되었어요.
친일파는 매국노로 탄압을 받게 되었고, 독립운동가는 나라를 지킨 사람으로 칭송을 받았어요.

그런데 분단이 되고 미군정이 남한에 들어왔습니다.
미군의 입장에서는 통치를 하고 치안을 유지하려면 경찰이, 학교 운영할려면 교사가,
행정을 운영하려면 행정공무원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 것은 해 본 사람이 잘 하죠?
그러니까 실용적인 입장에서 일제시대 때 해본 사람들을 받아들여서 하겠죠?
거기서부터 복잡해진 거예요. 미국사람에게는 실용적으로 이 사람이 기술이 있으냐, 없느냐가
중요합니다
. 그래서 해방되자마자 이제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엎드려 있던 친일한 사람들이 도로
등용이 되면서 살아난 것입니다
.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는 해방된 나라에서 친일파를 청산하지 않고, 다시 등용하니까
거기에 저항을 한 것입니다
. 이렇게 역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친일 청산이 제대로 안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비해 북한은 비교적 친일청산이 된 편입니다 

남한 국민, 끊임없는 저항으로 민주 정부 만들어

우리는 친일청산이 안 되어서 국민이 정부에 저항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계속 저항을 하면서 현재와 같이 민주 정부를 구성해 온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저항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국민이 주인이 된 민주사회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북한은 친일파를 청산함으로해서 초기에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습니다.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받으니까, 주민들은 정부에 복종을 한 것입니다.
세월이 흘러 가면서 정부가 독재를 해도 저항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보면 북한은 남쪽보다 더 비민주적 사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는
과거는 나빴지만 지금은 개선된 것이고
, 북한은 출발은 좋았지만 지금은 나빠진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는 이 모두를 사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친일 후손도 대한민국의 국민, 차별받아서는 안 돼

그러고 보면 일제 청산이 안 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청산의 과제가 남아 있었기에 그 과제를 청산함으로 해서 우리는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말끔히 청산이 되지 못하고 청산의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일제 친일한 사람의 후손도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어 있죠?
그 때 친일했던 사람들은 거의 다 죽었잖아요? 과거 친일한 사람에 대해서는 친일했다고 기록하되,
 
그들 중 일부가 국가 건설에 기술적으로 기여를 한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을 규명은 하되 역사의 화해는 해야 합니다. 즉 규명도 하고, 화해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규명은 안하고 화해를 하면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고,
규명을 하고 화해를 안 하면, 국론이 분열되어 국민 통합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또 친일의 후손이라고 차별하면 이등국민이 생기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지금 북한이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을 정확히 인식을 해서 청산은 하되 화해를 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조상의 전역 때문에 누구도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나가야 대한민국이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지고 국민이 하나로 통합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질문과 명쾌한 답변이 많았지만, 다 나눌 수는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다음 북콘서튼 1025일 대전 카이스트 대강당에서 있습니다.
사회문제, 통일문제에 대해서 시원한 스님의 해법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일 경북 영덕, 영월, 울주에서 강연

내일은 경북 영덕, 영양, 울진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내일은 경북의 날이네요.
하루 3강연을 하려면 강연하고 이동하고, 강연하고 이동하며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겠네요.
내일 영덕에서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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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파란 하늘이 참 좋네요<br />오늘도 새로운 것을 많이 새기고 갑니다

2012-10-11 09:25:11

김은수

어제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님 모습이 많이 피곤해 보이신 것이 나만의 착각일까요?<br />부디 스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012-10-08 22:35:46

길미숙

지혜롭고 지혜로우신 법륜스님의 말씀들.어느 누가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이처럼 지혜롭게 해결하실 수 있을까요? 참으로 훌륭하신 생각과 말씀에 한없이 고개가 숙여집니다.()()() 남편도 완전 감동이래요.

2012-10-08 15: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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