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5일 법륜스님의 하루(강원도 철원, 경기도 양주)

오늘은 가을 100강 중 17, 18강이 있는 날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0강이 다 되어 갑니다.
이렇게 쉴 새 없이 다니다보면 어느새 300강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전에는 강원도 철원군
, 오후에는 경기도 양주시에서 강연이 있었습니다.

철원으로 가는 길에 벼가 노랗게 익어서 추수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윗 쪽 지방은 추수가 빨라서 지금이 한창 바쁜 철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또 철원 장날이라, 강연 참가자가 적을 것 같아서 철원 희망지기가 걱정이 많았는데
360명이나 참여를 해줘서 참 고맙다며 인사를 합니다.



첫 질문은 약간 연세드신 아저씨가 스님의 금강경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공과 연기
, 실상, 무아를 총괄해서 이해할 수 있는 지 물었습니다.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고, 밭에 있으면 거름입니다.
사실 똥은 거름이기도 하고 오물이기도 한 것이 아니라 똥은 똥일 뿐입니다.
철학적인 용어로 이야기하면 똥을 똥인 줄 아는 것을 실상이다, 공이다라고 합니다.
똥이 공하다 할 때 공은 거름도 아니고 오물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똥은 때로는 오물이라고 불리고 때로는 거름이라 불립니다. 이것은 우리 마음이 짓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체유심조라 합니다.”하면서 여러 가지 예를 들면서 쉽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시어머니가 교회에 다니라고 강요를 하는데 좋게 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묻는 며느리에게는
첫째, 성경의 오리를 가자면 십리를 가줘라.”“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벗어줘라.”는 말씀처럼
첫째 해결책은 시어머니가 교회 가자고 하기 전에 내가 먼저 가버리면 이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
그러면 이런 것은 교회 가냐 안 가냐의 문제를 넘어서 수행이라고 합니다
.
시어머니에게 억지로 끌려 가면 시어머니에게 멱살 잡혀 가는 꼴이 되지만 내가 먼저 가버리면
시어머니에게 끌려 다니지 않습니다
.
교회 안 가는것만 자유가 아니라 교회 가는 것도 자윱니다.”
스님의 뜻밖의 답변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합니다.
이어서 스님께서 대한민국은 신앙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다며
두 번째
, 세 번째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가까운 사람이 거짓말을 자주 하고 가르치려고 들어서 밉고 사이가 안 좋다는 여자분의 질문에,
그 가까운 사람이 남편이지요?” 하고 스님이 묻자, 여자분이 하고 답을 합니다,
그냥 툭 터넣고 이야기하세요.” 하자 또 사람들이 까르르 웃으며 넘어갑니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것은 내가 남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고,
상대가 거짓말 하는 것을 보고 내가 싫다고 해도 상대가 안 고치면 그만이잖아요.
저 사람은 말에 뭔가 풍이 있구나 하며, 거짓말하는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내가 편하고,
따지면 내가 괴롭습니다. 남편을 고칠 능력이 있어요? 없죠?
지금까지 남편과 살아온 것을 보면 남편 거짓말이 소소하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 정도는 용인하고 사세요. 미움이 생기면 내가 괴롭잖아요? 미워하면 결국 내 손해입니다.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가꿔 나가세요.”

강연을 마치고 책 사인회를 하고 자원봉사자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철원에는 기존 인연이 많지 않아서 이 곳 저 곳에서 지원을 한 것 같습니다. 다들 수고많으셨습니다.



철원 강연을 마치고
, 다시 서울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재단에서 일상 업무를 보신 후, 5시에 양주로 향해서 출발했습니다.
스님이 서울에 계실 때는 잠시의 틈도 없습니다. 분과 초를 다투어 생활을 하십니다.
지역 다니는 일정도 만만치 않은데 서울에 오면 더 만만치 않은 일정이 스님을 기다립니다.

특히, 오늘부터는 대만에서 오신 손님들이 있어서 손님들도 함께 동행을 해서 다닙니다.
스님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손님들과 같은 차를 타고, 차안에서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재단에서 양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가 아닌데다가, 저녁 퇴근시간까지 겹쳐서 길이 많이 막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5분가량 늦어서 강연은 큰 차질없이 진행할 수가 있었습니다.

양주는 강연을 시작하는 첫 환영영상이 나올 때부터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습니다.
강연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중간 중간 스님의 말씀에 웃음이 터지고, 관객석 중간에서
스님 말씀에 추임새처럼 답변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
뭐가 즐거운지 내내 웃으면서 강연을 듣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주는 특히 남자분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 직업 군인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분은
질문을 시작할 때
, 마칠 때 큰 소리로 거수 경례를 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올 해 나이 55세라는 분은 열심히 살아왔는데 아직 처자를 만나지 못해서 고견을 듣고 싶다고 했고,
 
스님이 성불하셨는지 알고 싶다는 연세드신 남자분도 있었습니다.
아내와 이혼하고 괴로워할 때 스님 말씀을 접하게 되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는 남자분은
아이들을 자신이 키우고 있는데 폭력적인 큰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질문을 했습니다
.

 

그리고, 의정부 교도소에 근무하는 교도관이라고 밝힌 남자분은
갈수록 흉악해지는 범죄자들을 매일 접하면서 왜 우리나라는 사형제도가 있으면서
사형을 시키지 않는지
, 흉악범은 처벌을 더 해야 하지 않나? 이제는 제소자들 교화에 회의가 든다며
 목소리에 감정이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 스님의 답변 과정에도 댓구를 하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 교도관 생활에 지친 느낌이었습니다.
철원 강연에서도 아이 둘을 가진 엄마가 요즘의 묻지마 범죄 때문에, 특히 딸을 가진 엄마로서
성폭행범들 때문에 불안하다며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

스님께서 인권이 무엇인지, 인도주의가 어떻게 자리잡아왔는지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특히 어린이 성범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을 해 나가야 하는지,
죄형법정주의에 대해서, 사형제도에 대한 선진국들의 추세에 대해서,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들어서 하나 하나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 하더라도 인간으로서의 기본 권리가 있다는 말씀은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처음 목소리에 화도 묻어있고 감정이 격해서 질문하던 교도관 님은
스님 말씀 중간 중간에도 불쑥 불쑥 튀어나와 스님 의견에 대해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었는데
,
마지막에는 감정이 싹 가신 편안한 목소리로, “가르침, 감사합니다.”하며
스님께 공손히 인사를 했습니다
.

 

강연을 마치고 책 사인회를 하는데, 스마트폰 부대가 스님 앞에 쫙 서서 사진을 찍어댑니다.
그런 정도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단체 사진을 찍는다고 스님께서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앉았는데도
 스마트폰 부대는 떠나지 않고 스님 사진을 찍어댑니다
.
가는 지역마다 이런 저런 특색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양주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다시 재단으로 가셨습니다.
아마 오늘도 스님은 늦은 밤까지 주무시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스님께서 중국에 가시는 날입니다. 그래서 내일 스님의 하루는 쉬겠습니다.
일요일은 북한동포들과 함께하는 통일체육축전이 있는 날입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청주에서 북콘서트가 있습니다
. 일요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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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향

교도관이 질문했는것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꼭 듣고 저또한 가르침을 받고 싶습니다.<br />많이 궁금하네요. 그쪽으로 저의 의견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못하고 그 교도관이 가졌던 의문이 미약하게 남아있어서 ......오늘도 좋은날입니다. 감사합니다._()_

2012-10-06 12:20:27

솔바람

이곳저곳 나투시느라 우리 스님과 우바새 우바이님들께서 초를 나누어 사시는구나! _() () ()_

2012-10-06 12: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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