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10월 4일 법륜스님의 하루(전남 강진, 장흥)

오전 6시경 울산 두북에서 전남 강진으로 출발했습니다.
가는 길에 휴게소에서 싸간 도시락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10시경 강진에 도착했습니다.
강연전에 강진군수님과 간단한 차담을 나누었습니다.
강진은 태풍 볼라벤으로 인해 피해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요즘 농촌으로 가면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정부 지원금
, 보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앞으로 농촌 정책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싶었습니다.

인구 4만의 강진은 도자기가 특산품이라며 군수님께서 스님께 다기 세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먼 남도의 강진까지 스님이 오신 것에 대해서 감사해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350
명이 참가했는데, 이 좋은 행사에 군민이 많이 참가하지 못했다며
내년
3월에 다시 강진군에 와서 전체 군민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꼭 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강진에서는 저는 강진 사람입니다.”하면서 첫 질문을 시작해서 많이 웃었는데,
강진에서는 외지인보다 강진 사람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큰 며느리와 종교적인 갈등으로 7년째 안 보고 있어 손자들도 보고싶은데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묻는 아주머니
,
열등감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열등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는지 묻는 젊은 남자,
암에 걸린 여동생의 시댁과의 관계의 어려움에 대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묻는 언니,
공부해야 할 시긴데 공부가 하기 싫다는 남자 고등학생,
산소에 손을 대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하는데, 맞는 말인지 묻는 여자분.
여러 가지의 많은 고민들과 갈등들로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의 답변으로 여태껏 가지고 있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강연을 마치자 마자 바로 장흥으로 이동했습니다.
장흥이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 강진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장흥이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장흥 체육공원 정자에서 마련해준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여유있게 장흥 강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

장흥은 강연장 입구부터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자원봉사자만이 아니라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군수님이 오시니 스님과 약속이 있는 접견실에 우루루 같이 들어 왔습니다.

군수님, 교육장님, 군의회 의장님, 문화원장님 등 장흥지역 유지분들은 다 참석을 하였습니다.
스님 강연이 장흥군의 큰 행사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장흥은 강진보다 1200명 정도 인구가 많아 42천명정도 된다고 하는데
강연장에는
450명의 대중들이 참가해서, 밝고 활기찬 느낌으로 강연 진행되었습니다.

 

강연장에 들어가서 스님께서 대중들에게 인사를 하니, 큰 박수가 쏟아집니다.
장흥에는 광주 등에서 원정 질문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여러 질문 중,
연세드신 할머니 한 분이 올 해 76세인 할아버지의 우울증에 대해서 물어보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노인 우울증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고, 가까이 아는 할아버지가
우울증으로 얼마전 병원에 입원한 일도 있어서
, 저도 스님의 답변을 귀 기울여 듣게 되더라구요.

제가요 나이가 많은데 바깥 양반이 우울증을 앓은지가 20년이 되었어요.
항상 마음이 불안해 지고, 바깥양반이 어디에 가시면 오늘은 무슨 일이 없을까? 불안해집니다.
옆에서 어떻게 해줘야 덜 불안해 할까요
?”

남편이 우울증 환자라고 했죠? 불안해하는 것이 병이라고 했잖아요.
그것을 보고 나도 같이 불안해 하는 것이 나아요? 아니면 남편 혼자 불안해 하는 것이 나아요?
둘 다 불안해 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만 불안해 하는 것이 낫겠죠?
자꾸 남편을 정상적인 사람으로 요구하니까 불안한 것예요. 남편이 다리 하나가 부러졌다 했을 때
 옆에서 안스러워 하는 것이 다리 부러진데 도움이 되요
?
다리가 부러진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줘야 합니다.

우울증 환자의 상태로 약을 먹으면서 좀 나아지기도 하고 그런 거예요.
자꾸 두려워하면 질문자도 늘 우울증 환자처럼 불안해 하게 됩니다. 올 해 연세가 76세이면
사고가 나더라도 단명할 수준은 넘어섰잖아요
? 이제 생긴대로 살 게 놔 두세요.
이제 자기 인생 사세요. 길에 넘어지면 모시고 오면 되고, 돌아가시면 장례 치뤄 주면 됩니다.

이제부터는 남편이 우울하든 병이 나든 걱정하지 마세요. 살만큼 살았다 생각하세요.
그리고 내가 건강해야 혹시 남편이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간호할 수 있잖아요.
부처님 감사합니다. 우리 남편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면 안 됩니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입니다.”  

질문하신 할머니가 고개를 연신 끄덕끄덕 하십니다.
할머니의 불안함이 기도하면서 없어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장흥에서 강연을 마친 후, 광주로 달려 갔습니다.
광주에서 몇 몇 분들과 잠시 얼굴을 보고는 바로 약속이 있는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바쁘게 오느라 휴게소 들를 시간도 없이 총알택시처럼 서울로 이동했습니다.

내일 오전은 강원도 철원에서 강연이 있습니다. 오후에는 양주에서 저녁 강연이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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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향

오늘은 마지막 사진이 꽃이 아닌 가을들판풍경이네요.<br />평화로운 사진입니다.<br />우리네 인생살이도 좀 더 풍요롭고 평화롭기를 기원합니다._()_

2012-10-05 09:45:55

별먼지

아침에 이유없는 불안감에 마음이 많이 흔들렸는데, 스님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이러고 하루종일 괴로워했을테지만...스님 말씀에 그 불안하고 흔들리는 마음...그냥 오롯이 바라보며 내 상태가 그렇구나하고 인정해봅니다. 고맙습니다.

2012-10-05 09: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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