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5.3.2 백일법문 14일째, 명상, 전법행자대회
“탄핵 정국과 국론 분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백일법문 14일째 날입니다. 스님은 오전에 대중들을 위해 명상을 안내한 후 오후에는 정토행자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오전 10시에 정토사회문화회관으로 향했습니다. 3층 설법전에는 320여 명의 대중들이 명상을 하기 위해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있었습니다.

대중들이 스님에게 삼배의 예로 법문을 청하자 스님이 명상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자세를 바로 합니다. 가부좌를 틀고, 허리를 딱 펴고 고개를 반듯이 들고, 얼굴은 정면을 향한 상태로 눈을 편안히 감고 두 손은 앞으로 모읍니다. 팔이 짧은 경우라면 양 무릎에 두 손을 얹어도 좋습니다. 죽비를 치면 다음 죽비를 칠 때까지는 어떤 동작도 멈춰야 합니다. 몸이 가려우면 가려운 줄 알고, 통증이 있으면 통증이 있는 줄 알고, 더우면 더운 줄 알고, 불편하면 불편한 줄 알 뿐입니다. ‘이런 감각이 있구나’ 하고 알 뿐이지,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 움직이거나 다리를 펴거나 억지로 참지 않습니다. 다만 알아차립니다.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이렇게 자세를 바로 한 후에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합니다. 그리고 콧구멍 끝에 관심을 두고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숨이 들어올 때 들어오는 줄 알고, 숨이 나갈 때 나가는 줄 압니다. 의도해서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호흡을 그냥 알아차립니다.”

스님의 안내가 끝나자 죽비 소리와 함께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탁, 탁, 탁!”


30분간 명상을 한 후 다시 죽비 소리가 울렸습니다.

“천천히 다리를 폅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바닥에 표시된 곳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걷습니다. 일어날 때는 일어나는 줄을 알고, 걸을 때는 걷는 줄을 압니다. 몸의 동작과 자세를 알아차립니다.”

10분 간 포행을 했습니다. 포행을 할 때는 자세와 동작을 알아차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중간중간에 스님이 자세하게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안내에 따라 다시 자리에 앉아 명상을 했습니다.

“숨이 들어오면 들어오는 줄 알고, 나가면 나가는 줄 압니다. 숨이 가쁘면 가쁜 줄 알고, 부드러우면 부드러운 줄 압니다. 숨이 길게 들어오면 길게 들어오는 줄 알고, 짧게 들어오면 짧게 들어오는 줄 압니다. 밖에서 어떤 소리가 나든, 몸에서 어떤 감각이 일어나든, 머리에서 어떤 생각이 일어나든, 거기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오직 콧구멍 끝에만 관심을 두고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립니다. 잘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된다고 좋아하지도 말고, 안 된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지도 말고, 다만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편안한 가운데 긴장하지 않습니다. 놓치면 다시 합니다.”

다시 30분간 명상을 했습니다.

“탁, 탁, 탁!”


오늘은 30분간 세 번 명상을 한 후 마쳤습니다.


대중들은 모둠별로 마음 나누기를 하였고, 스님은 3층 설법전을 나와 정토회관 방송실로 향했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2시부터는 전법행자대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모든 전법회원들이 온라인 공간에 모여서 정토회 전체 사업을 공유하고 제안하는 자리입니다. 2차 만일결사를 시작하고 나서 다섯 번째로 열리는 전법행자대회입니다.

국내외에서 2100여 명의 전법회원들이 화상회의 방에 모두 입장한 가운데 전법행자대회를 시작했습니다. 대중이 삼배의 예로 스님에게 법을 청하자 스님이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탄핵 정국과 국론 분열 속에서 어떤 자세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강조했습니다.

탄핵 정국과 국론 분열,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요?

“현재 한국은 정치적 혼란 속에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이후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어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심의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찬반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국론이 완전히 분열된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국제질서에 변화가 생겨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은 공개된 장소에서 설전을 벌이다 결국 결렬되었습니다. 보통의 정상회담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국제질서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자주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안 요인이 산재되어 있는 대한민국

이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국론분열, 경제위기, 세계질서의 재편 등 여러 불안 요인이 산재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현 상황이 작년보다는 나아진 측면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에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역설적이지만 우리에게 가장 혼란을 가중시킨 사람들에 의해서 전쟁의 위험이 좀 완화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전쟁의 위험이 오히려 완화되는 효과를 본 것입니다. 이것은 지난 몇 년간 전쟁 위기로 치닫던 긴장이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전쟁을 막기 위해 정토회에서는 6.13만인대법회를 치르느라 많은 힘이 들었습니다. 만약 전쟁의 위험이 더 고조되었다면, 정토회는 지금쯤 모든 사업을 중단하고 전쟁을 막기 위한 활동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을 겁니다. 그러나 어쨌든 전쟁의 위험이 완화가 되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무슨 일에든 대가가 따르듯이 전쟁의 위험이 완화되어 좋은 점이 있는 한편으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장벽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지불해야 할 대가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무산되지 않았더라면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려야 했을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계엄이 무산되어서 천만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탄핵 국면과 그로 인한 국론분열, 새로운 대통령 선거로 인해 혼란이 계속 이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면을 부각해서 보면 부정적인 일 같지만, 항상 이런 혼란을 감수할 만한 또 다른 긍정적인 일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어난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국론 분열을 완화시키고 미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면

지금의 혼란보다 오히려 염려되는 것은, 대통령이 탄핵되든 안 되든, 새로운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양분된 이 갈등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백일법문 기간에 한국에 있다 보니 우리나라의 정세를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는 소리가 많이 들려옵니다. 한두 명이 아니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저를 찾아와서 걱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대통령이 당선되든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일을 이제는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국제정세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국내정세까지 이렇게 불안정하면 앞으로 대한민국이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자동 로봇 분야에 국가 간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때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오히려 우리보다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정치 지도자들은 지나간 얘기를 붙잡고 권력 잡기에만 급급해서 우리나라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정치 상황에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말고, 정신을 차려서 혼란을 잠재우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믿음의 문제와 사실의 문제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

대한민국은 누구나 다 생각의 자유, 믿음의 자유, 정치적 소신을 가질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다 사실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의무도 따릅니다. 요즘 한창 부정선거에 대해 논쟁이 거셉니다. 이것은 마치 신이 있느냐, 없느냐와 같은 믿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아직 어떤 증거도 나타나지 않았는데 거의 종교적인 믿음처럼 확신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심이 들 수도 있고 믿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회 회원이라면 붓다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진실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불확실한 것을 마치 사실인양 주장해서는 안 됩니다. 부정선거와 같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문제는 사실이 확인되기 전까지 의심은 할 수 있지만 신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계엄법을 위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에 군대를 파견한 일은 명백한 위법 행위입니다. 그런데도 ‘국회가 자꾸 방해하니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감정이지 진실과는 거리가 먼 자세입니다. 법을 위반했지만 그것이 대통령을 그만둬야 할 만큼 심각한 범죄냐 아니냐에 대한 문제는 생각을 달리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탄핵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탄핵이 안 돼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가 ‘아무 죄도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진실마저도 외면하는 일입니다. 신앙의 자유, 믿음의 자유, 사상의 자유와 이 진실의 문제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일부 유튜버들의 선동으로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마치 사실인 양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분은 믿음의 문제와 사실의 문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논쟁하기보다는 상대를 포용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면서 남한에서 살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북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갈등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어린아이들과 주민들은 이런 정치적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가져야 합니다. 북한의 어린아이들이나 주민들이 굶주린다면 식량을 지원하고, 아프다면 약을 지원하고, 이렇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갖는 수준은 되어야 정토회 회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놈들은 죽어도 싸. 그런 놈들한테 왜 식량을 주냐?’ 이렇게 생각한다면 수행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개인의 뜻은 존중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가르침은 중도이고, 연기이고, 대자대비(大慈大悲)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런 생각은 중도(中道)라기보다는 극단에 속하고, 연기라기보다는 개별적 존재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이런 정치적 상황에 대해 논쟁하기보다는 나와 다른 상대를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늘 진실을 보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어떤 가치관을 갖느냐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고 포용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상황을 너무 혼란스럽게만 받아들이지 말고 좋은 점도 보면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힘을 쏟으면 좋겠습니다. 전쟁의 위험에 처했다가 이제 벗어나게 되었으니 ‘아이고, 살았다’ 이렇게 하기보다는 ‘내가 살았으니 이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 하는 관점을 갖는다면 우리는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입니다.”

이어서 개회를 선언하고 본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입재 법문을 마치고 스님은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손님이 찾아와 혼란한 국정을 안정시킬 방안에 대해 조언을 해 드렸습니다.

오후 5시가 넘어 다시 전법행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토회관 방송실로 이동했습니다. 5시 20분부터 본회의를 모두 마치고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정토회 임원단의 합동회의를 거친 후 모둠 토론 시간도 가졌는데, 올해는 백일법문 기간이면서 동시에 불교대학 집중홍보 시기여서 사업 보고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전국 사업, 특별지부 사업, 온라인불사위원회, 사회활동위원회의 2024년 사업평가와 결산, 2025년 사업계획과 예산을 차례대로 발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3시간 동안 많은 발표와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중들은 스님에게 회향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전법회원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활동을 해나가면 좋겠는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이번 백일 기간 동안 우리는 특별정진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안정되기를 바라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우리가 마음을 모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점점 혼란스러워질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국가의 평안을 위해 정성을 기울여 기도를 해야 합니다. 기도하고 전법하고 복을 짓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의 중요한 인사들을 격려하고 설득해서 좀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방금 전에도 정치 지도자를 만나서 안정된 국가 운영을 위해 협치 하는 마음을 내기를 요청하고 또한 격려도 했습니다.

백일 후에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지금은 백일법문과 특별정진 기간이므로 여러분들이 매일 꾸준히 정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백일 기간이 지나면 우리의 염원에 대한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기적은 아니고 우리가 노력해서 이룬 결과입니다. 그러나 보통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면 우리가 보통 기적이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작년에 6.13만인대법회를 하고 나서 연말에 변화가 일어났듯이, 이번 백일 기간에도 우리가 정성을 기울여서 기도하면 이 기도가 끝날 시점에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품고 꾸준히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너무 사소한 일에 집착하고 사로잡혀서 분별심을 내면 본인만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는 마음을 갖고 소소한 것은 그냥 놔두고, 좀 더 멀리 보면서 꾸준히 정진하는 자세를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랬을 때 우리 각자가 붓다의 한 조각이 되어 모자이크 붓다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의 활동에 감사드리고, 또한 올해 일 년 동안에도 수고해 주십사 부탁드립니다.”

스님의 법문을 되새기며 사홍서원을 한 후 전법행자대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실내에서 업무와 원고 교정을 본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백일법문 15일째 날입니다. 오전에는 천도재를 하는 의미에 대해 강의하는 열린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다음 천일결사를 준비하는 상임천일준비위원회 위원들과 회의를 한 후, 저녁에는 ‘법성게’를 주제로 열린법회를 할 예정입니다.


2025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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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관

고맙습니다...

2025-03-05 08:00:19

정의웅

지혜로운 말씀 감사합니다.~

2025-03-05 07:45:41

최상훈

고맙습니다 ^^

2025-03-05 07: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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